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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소설, 인문학이 한데 어우러지는 책 축제의 향연

풍성한 한가위가 머무는 9월이라 그런지 9월의 책 행사에는 '넉넉함'이 깃들었다. 눈에 띄는 몇 가지 행사들을 미리 한 번 살펴보자.

9월 26~28일 서울 홍대 부근에서 열리는 '와우북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전북 익산, 대구, 제주 등 전국 10여 개 지역에서 책과 관련한 지역축제가 열린다.

9월 26일 저녁 7시 30분 홍대 부근의 이리카페에서는 '제4회 문학과지성사 낭독의 밤' 행사가 열린다. <그들이 지구를 지배했을 때>를 펴낸 이원 시인의 사회로 김혜순, 문태준 시인이 시의 향연을 펼친다. 지금까지 같은 도형을 그린 적이 없는 시인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9권의 시집을 통해 매순간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낸 김혜순 시인은 주로 실존의 모습을 담아 냈다. <불쌍한 사랑 기계>(문학과지성사, 1997), <나의 우파니샤드, 서울>(문학과지성사, 1994) 등 그간의 제목을 보면 그의 시세계를 알 수 있다.

문태준 시인은 김연수, 김중혁 작가와 함께 '김천 트리오'로 더 유명하다. <가재미>(문학과지성사, 2006)라는 시로 유명한 그의 시세계는, 그가 한 인터뷰에도 밝혔듯이 "쉬우면서도 감동이 있는 시, 아름답고도 슬픈 서정시"를 지향한다. 특히 그의 세 번째 시집인 <가재미>는 작년에 시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집으로 꼽혔다. 이 책은 2006년에 출간됐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삶의 깊은 성찰을 담고 있으면서도 매번 새로운 아홉 개의 시집을 품은 시인과 쉽고 사랑스러운 시어로 독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시인들이 하는 낭송은 또 하나의 시 그 자체일 것이다.

언어의 정수가 농축된 시향(詩香)이 어지럽다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소설을 만나보자. 벽초 홍명희의 대하 소설 <임꺽정>이 사계절출판사에서 올초에 출간되었는데, 세 가지 맛으로 버무렸다. 대중적인 역사서로 인기가 많은 이덕일씨는 역사적인 관점에서 <임꺽정>을 분석했으며, 고미숙씨는 고전평론과 인문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유의 바다에서 임꺽정이라는 월척을 건져올릴 것이다. 더는 설명이 필요 없는 문장 관리자 김훈은 벽초의 소설을 소설가의 관점에서 구수하게 풀어낸다.

9월 27일에는 고미숙씨가, 10월 4일에는 김훈씨가 기다리고 있다. 홍대 상상마당 4층 아카데미 대회의실에서 오후 2시. 주지하다시피 <임꺽정>은 2006년 6월 5일 남북 최초로 평양에서 '출판권 설정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유명하다. 사계절 출판사의 노력으로 우리는 벽초 홍명희의 원작을 고스란히 만날 수 있게 됐다.

두 행사를 공동으로 진행하는 인터넷서점 알라딘에서는 '보너스 이벤트'를 걸었다. 강연을 듣고 나서 '후기'를 올려주는 독자에게는 최대 10명에게 적립금 1만원을 증정하기로 한 것이다. 그야말로 좋은 작가도 만나고 상금도 얻을 수 있는 기회다.






제대로 읽고, 놀면서 공부하자

태어나서 가장 처음 만나는 책은 <백설공주>일 확률이 높다. 인터넷 서점에서 '백설공주'를 쳐보면 현존하는 종은 무려 168개나 된다. 여기에 1종을 더 추가하겠다고 나선 사람이 있다. 정확히 말하면 169번째 백설공주가 아니라 첫 번째 백설공주인 셈이다.

백설공주는 그림 형제의 대표 작품인데, 독일어 원전에는 '공주'라는 표현이 전혀 없다는 게 이 책의 저자 이양호씨가 밝힌 바다. 즉 원어 슈네비츠현(Sneewittchen)에서 Snee는 하늘에서 내리는 눈, witt는 하얗다는 뜻, chen은 자그마하다는 뜻으로 굳이 번역하자면 '새하얀 눈 아이'가 된다.

'공주'라는 표현이 어떻게 해서 들어온지는 알 수 없지만, 명확히 알 수 있는 사실은 일본어 번역에 '공주'라는 표현이 보인다는 점이다. '시라 유끼 히메(白雪姫, しらゆきひめ)'라는 번역어 중에서 '시라'는 '희다' 유끼는 '눈', '히메'는 '공주'를 뜻한다.

백설공주의 '공주'라는 표현은 계급적일 뿐만 아니라 콤플렉스의 표현이란 점에서 교정되어야 하며, '동화'라는 것 역시 어린이들에게 읽히는 쉬운 작품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보는 전래동화'라는 원래의 의미를 되살려야 한다는 것이 작가의 주장이다.

도서포털 리더스가이드는 9월 26일 오후 3시 영풍문고 종로점에서 <백설공주는 공주가 아니다>(글숲산책)의 작가 이양호씨를 초청해 일곱 번째 작가와의 만남을 마련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예스24의 독서도우미클럽과 공동으로 주최하며, 독자가 직접 작가와의 만남을 진행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전래동화는 동화와 어떻게 다른가요", "전래동화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새로운 교육 문화, 이렇게 시작합시다"라는 주제로 동화 번역과 교육에 관한 유익한 이야기를 주고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역사를 좀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방법 없을까, 어떻게 하면 '이야기'라는 그릇에 역사를 근사하게 담아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출판사 있다. <역사속으로 숑숑> 시리즈를 출간하고 있는 토토북 출판사이다.

역사 판타지 시리즈라는 전무후무한 장르에 도전한 출판사는 독자들과의 소통을 위해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데, 1,2권 출간을 기념하여 어린이 독자들에게 흥미로운 선물을 선보였다. 이른바 '숑숑 올림픽'은 <역사속으로 숑숑> 1,2권을 무료로 나눠주고 책을 읽고 풀 수 있는 문제를 직접 출제하거나(문제 내기) 10문10답에 답하는 '어린이서평'이라는 두 가지 종목으로 나뉜다.

 

책은 둘 중 한 권만 신청해도 되고 두 권 모두 신청할 수 있다. 종목도 역시 두 종목 모두 참여가 가능하다. 10문10답은 워드프로세서 등으로 가능하지만, '문제 내기'는 반드시 종이에 친필로 글씨를 써서 보내야 한다. 새로운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경기가 진행되며 입선한 독자는 다음 권과 토토북의 다양한 책을 상품으로 받는다. 입선하지 못한 독자도 누구나 경기에 참여가 가능하다. 이렇게 경기의 결과를 집계해서 10권 완결본이 나올 즈음에 '종합우승자'를 가려 토토북의 '야심찬 선물'을 줄 예정이다. '야심찬 선물'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 토토북 출판사의 윤정현 팀장은 "어린이를 위한 역사판타지인 만큼 어린이가 이 책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행사의 취지를 밝혔다. 현재 티스토리 블로그(http://liastory.tistory.com/)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totobooks)에서 신청자를 접수받고 있으며, 10월 1일부터 한 달간 우승자를 가린다.(자세한 내용은 블로그를 참조)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한달 동안 15세 이상 서울시민 2만명을 대상으로 독서실태를 조사한 결과 1년 동안 만화책조차 읽지 않은 시민이 36.1%에 달한다고 밝혀졌다.(경향신문 9월 18일자 보도) 그것은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의 범람과 지식공유의 속도라는 시대변화 때문이기도 하지만, 책이 독자에게 다가갈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낭동회나 강연회 같은 고전적인 책 행사에서부터 블로그를 이용한 '색다른 올림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도가 돋보이는 이유다.

 




<책 행사 관련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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