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봉당한 노동자들과 2mb, 오바마

이 대통령은 또 내년도 공무원 보수 동결방침을 밝히며 “정부로선 어려운 결정을 내린 것이고, 이런 고육의 결정이 긍정적 파급효과를 내도록 기업들도 임금인상을 자제하고 고용을 늘리는 고통분담의 자세를 가져달라”고 임금 동결을 주문했다.
- 경향신문, 9월18일자 『李대통령, 재계가 원하는대로 ‘줄것 다 줬다’』

물가와 땅값이 무섭도록 상승하는 대한민국에서 임금 동결이라는 것은 사실상 감봉을 뜻한다.
경제주체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21조에 이르는 대규모 감세를 단행한 것은 대체로 부유층에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임금동결 역시 기업의 경제비용을 줄이고, 국가의 재정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보인다.
기업은 제도적으로 온갖 이익을 누리지만, 그 대신 노동자들은 물가와 부동산 상승, 전월세 상승의 고통을 고스란히 떠안는다. 하기야 2mb는 대통령후보 수락에서부터 취임에 이르기까지 '노동자'라는 단어를 단 한번도 꺼낸 적이 없다. 

“우리는 경제의 힘을, 억만장자들이 몇 명이고 포춘지 500대 기업들의 이익이 얼마인지로 평가하지 않는다. 우리는 아이디어를 가진 누군가가 새로운 사업에 도전할 수 있는지, 손님에게 받은 팁으로 살아가는 웨이트리스가 일자리 잃을 걱정하지 않고도 아픈 아이를 돌보기 위해 하루 휴가를 낼 수 있는지를 가지고 평가한다. 우리는 노동의 가치와 존엄성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경제를 만들려 한다”
- 오바마, 대통령후보 수락연설


노동자의 고통을 헤아려줄 수 있는 지도자는 어디 있는가.
 




우리 가족 다툼의 원인은 사회적이다.

우리 집에서 싸움이 그칠 날이 없다
싸움의 원인은 대부분 부동산 때문이다.

월세는 꼬박꼬박 50만원씩 나가고,
전세로 가도 매달 전세이자 수십만원씩 나간다.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도 가계수입은 항상 마이너스다.

동굴이나 비닐하우스 등 상상하지 못할 만큼 열악한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은 11만명이나 된다.
그것도 대부분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이들은 언론에 노출되지도 않는다.
얼마 전 <부동산 계급사회>의 저자 손낙구 씨가 이들에 대한 현황을 밝힌 보도자료를 제시하자
언론과 세상이 놀란 것은 이들에 대한 우리들의 무지를 가리킨다.
문제는 우리가 복지나 국가의 보호를 받은 경험이 전무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이유로 돌린다는 데 있다.
내가 공부를 안 해서, 내가 못 살아서 지금의 상황이 된 것이라는 체념이다.
이것은 분명 사회적인 불만이다.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쉬지 않고 일해도 땅값이 오르면 평생 집을 살 수 없는 구조인데도
내가 일을 열심히 안 해서 그렇다고 하는 것은 조작이다.
정부와 언론은 매일처럼 이런 조작을 일삼는다. 

매일 가족과 아내와 남편과 돈 문제 때문에 다투지 말고, 
사회적으로 불만을 확대할 수는 없을까?

나는 이것을 '노름판의 원리'라고 부른다. 
학창시절 노름판에 빠지면서 방황했던 적이 있다. 
영화 '타짜'를 보면 노름판의 원리를 잘 알 수 있는데
상대방이 사기를 친다고 하더라도 
호구들은 착하게 돈을 바친다. 노름판의 룰을 신봉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들이 사기를 치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그리고 노름판 자체가 사기 그 자체라는 사실을 안다면
호구들은 들고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사회도 마찬가지로 어떤 집단이 광범위하게 조작과 조장을 일삼고 있는 상황을 명백히 밝힌다면
사회적 불만이 일어나 해소를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분명 헌법에 보장된 인권을 침해당하고 있으며, 주거권을 요구할 정당한 권리가 있다.



<부동산 계급사회>(후마니타스)를 보면 2007년말 국내총생산은 901조원인데, 이는 그 해 공시지가의 1/3도 안 된다. 미국의 공시지가는 GDP 대비 74.7%, 프랑스는 29.4%, 캐나다는 70.1%인데 우리나라는 무려 804.9%이다.
부동산이 모든 것을 좌우하던 때는 봉건사회였는데, 자본주의라는 것은 최소한 땅에 짓눌리지 않겠다는 시민들의 의지이다. 때문에 자본주의가 발달한 사회에서는 부동산의 고통이 덜하다. 이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우리나라는 자본주의도 아니다. 부동산을 생각하지 않고 대한민국의 자본주의를 생각할 수 있을까? 땅값이 좀 진정됐는지 모르겠지만,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부동산 문제, 땅값 문제를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니 대통령이 아니라 그냥 건설사 사장님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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