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으로 숑숑 2 : 광개토대왕을 구하라 - 고구려 편 역사 속으로 숑숑 시리즈 2
이문영 지음, 아메바피쉬 그림 / 토토북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점점 드러나는 <숑숑> 시리즈의 스케일

10부작 장편 역사판타지답게 <역사소으로 숑숑>의 스케일이 커지고 있다.
애초에 리아를 위협하던 '항아'는 지령을 전달하는 전령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더 세고 무시무시한 녀석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의 존재가 드러난 것은 아니다. 

 


▲ 독수리로 변한 항아에 매달려 위기를 탈출하는 리아가 위태로워 보인다


1권에서는 다소 주변인에 머물렀던 리아와 지대로는 역사의 중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모습으로 변화했다. 연나라에 해우네 마을사람들이 쫓겨나고, 위만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한나라에게 지배를 당하는 고조선의 역사에서 리아 일행의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2권은 고구려의 이야기다. 고구려는 광개토대왕이라는 영웅이 등장하고, 국가의 모양이 갖춰지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1권이 고조선 북쪽 마을의 해우와 역계경의 아들 열이라는 가상인물을 등장시킨 데 비해 2권에서는 고구려 제15대 대왕이 되는 을불과 제17대 대왕이 광개토대왕이라는 역사적 인물을 전면에 내세우고, 리아 일행은 그들의 목숨을 지키는 중대한 역할을 맡게 된다. 물론 역사적 상황과 똑같이 전개되는 것은 아니다. 판타지의 요소를 가미해 임무를 주고 이를 해결하는 식이다. 터미네이터에서는 저항군 지도자 존 코너를 죽이려는 터미네이터와 이를 막으려는 터미네이터가 과거로 와서 결전을 벌이는 이야기인데, 리아 일행도 터미네이터와 비슷한 임무를 맡게 되었다.


터미네이터, 아이템, 그리고 아이들

"그럼 고구려의 역사는 어떻게 되는 거지? 전국의 육십만 수험생이 지금껏 외운 건 또 어떡하냐고! 아 큰일이네, 큰일."(고구려편, 59쪽)
"지금까지 우리가 한 일은 누군가에 의해 역사의 흐름이 바뀌는 걸 막는 거였어."(고구려편, 153쪽)

하지만 터미네이터의 역할이 너무 단순하다는 점이 좀 아쉽다. 우리의 역사 중에서 현재에 위협이 되고 있는 점이 많은데, 온전한 역사적 사실에 위협을 가해 이를 돌려놓는 설정이 다소 무리하다는 느낌이다. 중국의 동북공정 위협이라든지, 점점 사라져가는 역사의 의미와 당시 국가를 경영했던 인물들의 뜻이 희석되는 현상을 모티브로 설정해 이를 구출하는 구조를 썼다면 훨씬 개연성이 있지 않았나 싶다.

터미네이터와 함께 흥미를 끌던 것은 아이템이다. 1권에는 도깨비 두건이 나왔는데, 2권에도 놀라운 아이템이 나온다. 

 

▲ 도깨비 두건을 쓰고 투명인간이 돼 못된 중국의 사신을 혼내주는 리아

 

▲ 신으면 하루에 3번은 어디든 갈 수 있는 요술신발. 하지만 성질이 까칠해서 정확한 장소를 대야지만 데려다 주고 3번이 넘으면 들은 체도 안 한다.


날이면 날마다 나오는 아이템이 아니어서(지금까지는 1권에 한 개만 나온다) 더 흥미롭다. 전자오락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아이템이 늘어날수록 '쎈 놈'들이 나온다. 이 책에서도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점점 쎈놈들이 기다리고 있다. 작가를 졸라서 미공개 아이템 하나만 말해달라고 했는데 '깃털'이 나온다고 한다. 요술신발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강력한 아이템인데 원하는 시간대로 데려다주는 신비한 보물이다. 이걸 언제 써먹을지 기대가 된다.

이야기의 기본 틀은 판타지 스토리라는 기본적인 형식에 역사라는 소재를 빌려서 담았다고 보는 게 옳겠다. 일단 두 마리 토끼 중 '재미'를 먼저 잡아가겠다는 발상이다. 이제까지는 역사나 교훈, 의미 같은 토끼들을 잡으려고 하다가 실패한 전력이 많은 만큼 신선한 접근이라 생각된다.

역사적 인물들과 주인공들의 모험담과 아직 정체를 드러내지 않은 항아와 '쎈 놈'의 훼방, 주인공들의 일상 이야기라는 세 가지 틀이 비빔밥처럼 섞어 들어갔는데, 주인공들의 일상 이야기가 사실감이 있다. 처음에는 지아와 리아의 싸움 때문에 항아가 벌을 줬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것은 핑계에 불과했기 때문에 권말에 가서도 리아 자매는 화해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는다. 2권에서는 친구들과 싸우고, 까칠한 리아의 진면모가 드러나는데, 그림자처럼 무시당하는 명호가 어떤 방식으로 자신감을 찾아가는지 저자는 세심하게 살펴주고 있다.

리아, 지아 자매와 거의 동갑내기인 두 딸의 아버지로서 역사학을 전공한 데다가 파워블로거이며, 게임기획사에 근무하며 삽화비를 아낀다고 손수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역사소설과 그림책을 많이 만들어본 저자의 내공이 어디까지 펼쳐질지 궁금증은 더해간다. 이러다가 숑숑폐인이 되는 거 아닌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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