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으로 숑숑 1 : 고조선으로 빨려들다 - 고조선 편 역사 속으로 숑숑 시리즈 1
이문영 지음, 아메바피쉬 그림 / 토토북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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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쓰기'의 어려움

대치동과 강남을 누비며 논술강사 생활을 3년 하면서 논술문제집도 많이 만들어 보았지만, 가장 난감한 부분은 '난이도'였다. 어렵게 만드는 게 어려운 게 아니라, 쉽게 만드는 게 어려웠다.
쉽게 만든다고 쉽게 만들어도 문제를 푸는 학생들(대부분 강남 아이들)은 반도 못 맞혔다. 그래서 얻은 결론은 너무 쉽게 접근했구나 하는 점이다.
문제를 쉽게 낸다는 것은 아이들의 시선에서 사물을 바라볼 줄 알아야 할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상황과 교육 과정에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 이때 어른들의 '교양장벽'은 쉽게 넘을 수 없는 철옹성이라는 것을 꺠닫게 된다. 애초부터 '쉽게 만든다'가 아니라 아이들과 눈높이를 가까이 하고 전혀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토토북의 <역사속으로 숑숑> 시리즈(이하 숑숑, 고조선 편)는 성공작이라 평가할 수 있다. 이렇게 평가하는 이유는 어른인 내가 보았을 때 뻔하고 쉽고 간단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3학년인 조카에게 이 책을 보여줬더니 앉은자리에서 후딱 다 읽고 <3권>은 언제 나오냐고 독촉할 정도니 출판사가 들으면 기분 좋을 만한 뉴스다^^. (현재 숑숑시리즈는 2권까지 나온 상태다) 독자로서 성에 차지 않지만, 아이들 대상의 학습 책을 만드는 사람이나 글을 쓰는 사람으로 보면 그것이 정답이다. 이제까지의 역사 판타지와 이야기 학습물이 실패할 수밖에 없어던 이유는 과도하게 교육적인 관점을 강요했기 때문이다. <숑숑>은 교육적인 내용을 많이 담지 않았지만, 완전히 배제한 것도 아니다. 스토리에 완곡하게 녹아 있다는 점에서 아이들은 무의식적으로 당대의 권력관계와 시대상황을 받아들 수 있다. 예컨대 해우와 해우네 마을 사람들이 리아와 지대로 아저씨를 경계한 이유는 자신들의 땅을 빼앗고 내쫓은 연나라 때문이다. 리아와 지대로를 연나라 첩자라고 오해한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만난 '열이'라는 남자친구의 입을 통해서 고조선이 한나라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는 이유를 이야기해주고 있다. 당대의 시대상황과 문맥, 이해관계를 무리없이 스토리에 담았다고 할 수 있다.


▲ 숑숑시리즈는 잘생긴 남자라면 사족을 못 쓰는 주인공 리아와 책벌레 지대로 아저씨가 다양한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경험하는 것을 주된 글감으로 삼았다.



<숑숑시리즈>로 역사신문 만들기를 하면 좋겠다

<숑숑>은 주인공 리아와 책벌레 지대로 아저씨, 납치당한 리아의 동생 지아, 지아를 납치한 항아가 밀고당기며 스토리를 이어가고, 시대와 지역을 대표하는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는 구도로 되어 있다. 지아가 납치된 것은 서로 미워하고 싸우고, 항아에게 동생과 언니가 없어져도 좋다고 동의를 했기 때문인데, 이것은 사소한 계기일 뿐 아직까는 이야기의 개연성을 설명해주지 못한다. 작가가 아니라 스토리에 개입할 수는 없지만, 소중한 역사책을 찢고 오려서 딱지치기를 한다든지 유물을 패대기친다든지 하는 행동을 한 죄로 우리의 역사적 과정을 다 살펴봐야 하는 '벌'을 받는다든지 하는 식으로 끌고 가면 주인공들에게 일어난 신상을 변화가 더 잘 설명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책은 스토리 안에 역사적 사실이 쉽게 녹아 있으면서 중간에 각주나 역사 들여다보기(정보페이지)로 이루어져 있다. 권말부록에는 관련 연표와 그림이 첨부돼 있다. 이 책은 역사적 사실을 다루기 때문에 단군신화 부분은 넣지 않았고, 그 대신 동이전과 사마천 사기열전의 <조선 열전> 등 역사적으로 검증됐다고 판단한 사실을 이야기로 담았다. 때문에 단군조선설과 기자조선설에 관한 논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
만약 내가 다시 학원강사가 돼서 초등학생들을 이 책으로 가르치게 된다면 '역사신문 만들기'를 시도해볼 것이다. 연나라에게 쫓겨난 해우나 하란마을 사람들을 전격 인터뷰하거나 사설을 이용해서 한나라와 연나라의 행위에 대해서 비판을 하고, 역사적 사실과 관련된 광고 등을 제작하게 해서 각 모둠이 역사신문을 만들어서 인터넷에 올리는 등의 활동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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