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를 위한 단상을 적어둔다. 갈수록 한줄한줄 늘어날 것이다.

이명박과의 한판승부에서 승리하면 민주주의가 회복될까?
조중동을 응징하면 언론자유를 쟁취할 수 있을까?

그래서 얻어질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라면 차라리 환상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는 중병이 든 상태이며 중병의 책임은 모두에게 있다.
조중동과 이명박은 오랜 고름이 터져서 몸을 아프게 한 것뿐이다.

정론매체와 언론소비자운동의 적극적인 실천가들은
조중동과 이명박에 대해서 수세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프레임 싸움에서 밀리고 있다.

광고주 불매운동 자체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의미를 절대로 낮게 평가하지 않는다.
안티 조선일보 운동이 10년이나 지속돼 왔음에도 건드리지 못했던 아킬레스건을 제대로 건드렸고, 언론소비자운동의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본다.
하지만 현재 언론구조가 안고 있는 본질적인 문제에 접근하기보다는 다소 대증적인 처방이라는 측면이 강하다. 그런 의미에서 촛불과 광고주압박운동은 제2, 제3의 대안에 의해서 분화하지 않으면 존립이 위태로울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광고주는 압박운동을 어떻게 바라볼까? 한마디로 '소나기' 혹은 '쉬어가는 페이지' 정도 될 것이다. 조금 길기는 했지만, 곧 사그러들 거라는 확신이 아직도 깔려 있다. 오히려 광고주는 광고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서 나쁠 것도 없다.
이에 비해 치른 비용은 적지 않다. 출금 조치돼고 선동꾼이니 테러니 하는 온갖 모욕을 다 입고, 당국에게는 엄포를 당하고, 법적 시비에 연루되고 참으로 고단한 지경이다.

이에 비해 조중동이나 정부는 '리모컨' 수준이다.
욕은 좀 듣더라도 정론매체 보도 무시하면 그만이고,
어청수 불러서 강경진압으로 본때를 보여주면 되고,
촛불은 그냥 놔두거나 때려서 꺼뜨리면 된다는 사고를 아직도 가지고 있고,
이 사고에 대해서 결정적인 자극을 줄 계기를 마련하지 못했다.
최고지도자의 머리 문제이기도 하지만, 짧지 않은 여정이 될 듯하다.

한 에세이스트는 '우리 안의 이명박'이라는 표현을 썼다. 
적은 우리 안에도 있는 셈이다. 
우리는 민주주의와 언론자유, 자본주의, 시장독재를 모두 상대해야만 한다.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를 동시에 담보할 수 있는 키워드는 '지방'이라고 생각한다.
지방신문과의 연대 혹은 지방독자들을 위한 유통구조 마련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지방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토호세력과 기득권 세력이 모두 잠식해 제대로 된 풀뿌리 민주주의가 없는 지경이다. 지방언론은 구조가 매우 취약해 활동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은 중앙과 지방의 연대이다. 이것은 당연히 조중동과 당국이 밀고 있는 프레임 안에 들어있지 않은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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