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라이터를 그만 놓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난놈', 아니 '난*'이 아니라면 광고바닥은 소시민이 견디기에는 너무 소모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녁 아주 늦게 들어오면 '오늘은 일찍 오는구나' 하고 생각하는 게 수년째~
한계에 도달했다.
나이가 그리 많은 것도 아니니 다른 직종에 도전해 봤다.
그래도 나름 국문학 전공하고 뉴스도 많이 보고 했으니
초등독서논술 같은 거 해도 좋겠다 싶어서
여기저기 알아봤는데 마침 그 업종이 연수생을 대량으로 모집하는 시즌에 걸려서
고를 게 많았다.
한우리는 일단 믿음이 안 갔다.
이유는 별로 없다. TV광고를 너무 많이 해댄 게 첫 번째 이유이다.
광고비를 소비자가 다 부담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내실 있는 프로그램이 아닐 거라고 단정해 버렸다.
그도 그럴 것이 나도 한우리에서 연수를 받은 기억이 있기 때문에 제꼈다.
묻고 물어서 찾아간 곳은 '이화여대 평생교육원'
민간의 논술지도자 교육 과정의 시조라고 한다.
일주일에 1번 우리는 함께 '외출'을 한다.
나는 항상 가던 길을 가는 거지만
마눌님은 나랑 길이 같아서 지하철에서 몇 분 더 보는데
그 느낌이 좋다.
항상 집을 나서면서 '갔다올게'하면서 유난히 '게'를 강조하는 데 재미를 붙였다. (발음은 께로
하지만 표기는 게로 하는 게 그냥 재밌다..시시하게도ㅡ..ㅡ)
마눌님과 함께 숙제하는 날이 기다려진다.
아마 이번 주에 가면 숙제를 많이 받아올 것이고
많이 답답도 할 것이다.
나도 작년에는 퍼지게 놀았고 전업을 해버리는 동안
마눌님이 골병이 들었는데, 그 역할을 내가 해야 한다.
총알을 좀 비축해두긴 했지만,
돈 들어갈 데가 여간 많지 않다.
문제는 내 수입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인데~
걱정이다. 잘 이겨 나갈 수 있을까?
오늘 지하철에서 마눌님께 물었다.
광고판에서 유혹이 오지 않냐고.
마눌님은 '여차하면 튈 거다!'고 대답한다. 당연하다는 듯이..
우리 가계의 반절에다가 나머지 반절에도 기여를 많이 했던 마눌님으로서는
수입이 없는 상황이 견디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내가 반절 정도는 해줘야 마눌님이 편할 수 있을 텐데..
이명박 씨는 애를 낳으면 임대주택 하나라도 준다고 한다.
그런데 만 34세 미만만 대상이다.
지금 수입으로 마눌님이 가세한다 해도 40이 훨씬 넘어야
던져주는 임대주택을 받을 수 있을 텐데.. 그냥 그 떡고물은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언제 이명박씨한테 뭐 바란 적 있었나.
에구~~ 또 정치 얘기다.
우리 가족은 근사하게 재편될 것이다.
내 머리속에는 이 그림만 있고,
잠을 자도.. 지하철을 한 정거장 지나쳐도
내 머리 속에는 이 생각뿐이다.
어차피 하나둘 직업 가지고 못 사는 인생
좀 멀티하게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