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독립언론 시사IN을 만든 '국민'의 두 얼굴

- '제9회 민주시민언론상'을 수상한 얼굴없는 독자가 보내는 편지

 

 

<2007년 12월 21일 제9회 민주시민언론상을 받은 시사모의 면면을 살펴보면 직장인, 출판기획자, 대학교 강사, 대학졸업생, 사회초년생 등 다양한 연령/계층대의 얼굴없는 일반독자들이었습니다>
 

2007년은 언론사상 가장 끔찍하지만 가장 빛난던 해

 

2007년은 우리 언론사상 가장 끔찍한 한 해이자 가장 빛나는 한 해가 되었습니다. 시사저널 사태에서 삼성비자금 고발, 2007 대통령선거 등 굵직한 이슈를 거치면서 우리는 언론이 공적 기능에서 멀어져 일개 사기업으로 전락하는 모습을 보았으며 자본과 권력에 중독돼 끊임없니 '있는 자'에게 머리를 숙이고 심지어 그들의 '나팔수'가 되어 몸을 파는 모습까지 보아야만 했습니다.

언론의 기본적 책무를 기억하는 독자들에게는 상당히 괴로운 시간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시사저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시사모')은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얼굴없는 독자들이 자발적으로 일어난 일종의 시민단체였습니다. 처음에는 시사저널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기자들에게 힘을 주고자 형성된 '도우미'의 성격이 강했으나 점점 사태가 악화되고 해결의 기미 없이 갈등이 지속되자 시사모는 자연스럽게 조직을 정비하고 전투태세를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2006년 10월 16일에 발족한 시사모가 2007년 10월 13일에 해단하기까지 무려 73개의 언론기관(방송사, 대학신문사 포함)가 821건의 보도로 참여했습니다. (2007년 8월 29일까지의 통계) 언론을 통해 기자들과 독자들의 힘든 싸움이 알려지면서 각지에서 도움의 손길도 이어졌습니다. 시사모 해단식 직전까지 3,000명에 이르는 독자들이 실명으로 등록을 해주었고, 해외에 계신 분들도 따로 '시사모 해외지부'를 만들어 왕성한 지원활동을 벌였습니다. 창간 시사IN의 첫 번째 특종 역시 해외에 있는 시사모 회원에 의해서 성사될 정도였습니다.

기자들은 8개월간 봉급이 끊긴 상태에서도 대오를 잃지 않았고 독자들은 시사저널 사측에 의해 고발을 당해 검찰조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물러서지 않고 성원을 계속해 주었습니다. 큰 뜻을 위해 싸우면서도 가족에게는 큰 죄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가장 많은 고생을 하면서도 큰 힘이 되어준 사람들은 기자들의 가족들이었습니다. 지금이라도 기자들의 가족분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이런 노력을 가상히 보아주었는지, 시사모는 '민주시민언론연합'(이하 '민언련')이 주관하는 '제9회 민주시민언론상 본상'에 선정되었으며, 시사IN의 전신인 '참언론실천시사기자단'은 <오마이뉴스>가 뽑은 <올해의 인물>에 선정되었습니다. 우리 시사모의 독자들과 시사IN 기자들의 싸움을 아름답게 기억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민언련은 제9회 민주시민언론상 심사평에서 "언론개혁과 시민언론운동의 발전을 위해 큰 기여를 한 개인, 단체를 선정하여 수상한다는 선정 규약과 한 치의 오차 없이 딱 들어맞는 후보이면서, 동시에 우리 사회의 소중한 자산이 된 독립언론 ‘시사IN’의 산파역을 완벽하게 수행한 ‘시사모’는 바로 민언련이 꿈꾸는 민주시민의 전형"이이라는 과분한 찬사를 주었습니다> 

 

 

밑바닥에서 끓어오르는 독자들의 열망

 


언론소비자운동을 하면서 확인한 것을 말씀드리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하고자 합니다.
시사IN의 문정우 편집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밑에서부터 끓어오르는 독자들의 열망을 확인해 두렵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한국 사회구조에서 시사IN이 창간한 것은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른바 ‘시사IN' 현상입니다. 시사IN 현상은 진정성과 진전성의 만남으로 성립됐습니다. 위험을 무릅쓴 기자들과 독자들의 진정성이 한데 모인 결과가 바로 시사IN입니다. 이들의 신분변화를 살펴보면 현상이 설명이 됩니다. 기자들은 시사저널 기자-부분파업 기자-전면파업 기자-징계 기자-중징계 기자-피고발인 기자-단식기자-사직기자-시사IN 복직기자라는 복잡한 과정을 거칩니다. 독자 역시 시사저널 독자-시사모 회원-피고발인 독자-서포터스 독자-시사IN 독자라는 매우 순탄치 않은 신분변화를 거듭한 끝에 시사IN 기자와 시사IN 독자가 만나게 된 것입니다. 김은남 기자와 정희상 기자가 끝내 단식에 돌입했지만 기자들 모두 8개월 동안 단식을 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생계의 근거가 끊긴 상태에서 싸움을 계속 했기 때문입니다. 독자들은 기자들의 이런 위험을 무릅쓴 진정성을 믿고 진심으로 함께 싸울 수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순간은 시사IN이 창간 선언을 하고 나서 1주일간입니다. 하루종일 독자들의 정기구독 예약, 소액투자 문의, 소액기부금 문의, 각종 응원메시지 등 화장실도 가기 어려울 정도로 독자들의 뜨거운 열정을 확인했습니다.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던 밑바닥에서 끓어오르는 독자들의 열정을 확인한 것이 시사IN 현상에 참여하면서 얻어낸 가장 커다란 결실입니다.

저희들처럼 시간과 비용을 할애하고 고생한 '행동하는 독자'들도 중요하지만 더 소중하고 중요한 분들은 시사저널 사태의 심각성에 관심을 갖고 독립언론 시사IN을 계속 지켜봐 주시는 독자들입니다. 사실 시사모는 그 분들의 뜻을 대변한 사람들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오마이뉴스는 <2007년 올해의 인물>에 <참언론실천시사기자단>('시사IN' 전신)을 선정하였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이미 대한민국에서 사라진 것 같은 '언론정신'의 가치를 끝까지 지키고자 한 기자들의 '어리석음'이 세상을 이롭게 할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선정이유를 밝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독립언론 시사IN을 만든 것은 같은 이름의 '국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측에서는 이번 대선의 결과를 절반 가까운 압도적 지지(48.4% 득표율)로 해석하고 싶어하는 모양이지만, 유권자이자 언론을 걱정하는 독자의 관점으로 보았을 때 30.5%로 기권표(총 유권자 37,653,518명 중13,190,664표 기권, 37.0%)보다 적은 득표수라는 분명한 사실을 지적합니다.

3명 중에 2명은 어떤 방식으로든(대부분 기권표의 방식으로) 이명박 당선자를 거부했다는 사실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만약 전체 유권자의 2/3를 포용하지 못하고 '절대적 지지' 운운하며 일방적이고 오만한 정책을 쏟아낸다면 2/3의 유권자를 포함해서 이명박 당선자에게 표를 준 유권자의 다른 표정을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만큼 대통령 당선자는 위태로운 국면에 서 있다는 점을 환기시키고자 합니다.

분열된 여론은 통합하는 작업은 녹록치 않은 일입니다. '같은 이름의 국민'이지만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는 '국민들'을 어떻게 포용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방향이 결정될 것입니다.

이번 대통령선거의 결과를 두고 유권자의 성향에 대해서 말이 많습니다. 보수 실용으로 기울었다거나, 정치에는 관심이 없어졌다거나, 노동자이면서 자기배반의 투표를 했다거나 하는 말은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정치인들이나 호사가들의 불평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이번 선거는 집권세력의 '자기배반'에 대한 반작용으로 보아야 마땅합니다.

만약 이번 투표결과에 대해서 받아들일 수 없다거나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분들에게, 시사IN 기자들과 이를 지지한 독자들이 1년간 싸워온 과정은 정치에 있어서도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지지를 구하는 기자들은 자신의 것을 내놓았을 뿐만 아니라(신분, 봉급, 기득권)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싸움을 멈추지 않고 차가운 천막에서부터 현재의 둥지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거처를 전전했습니다. 독자들이 기자들에게 지지를 보내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독자와 유권자의 지지는 양날의 칼입니다. 조형근 전 시사모 부회장은 민주시민언론상을 수상하는 자리에서 "우리는 얼굴 없는 독자로 돌아가지만, 시사저널 사태와 같은 부당한 일이 다시 벌어진다면 머뭇거리지 않고 다시 모이겠다"고 밝혔습니다. 다시 돌아올 준비는 언제나 되어 있습니다.

이명박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든 것도, 그리고 시사IN이라는 언론매체를 만든 것도 모두 대한민국 국민과 대한민국 언론이라는 점을 기억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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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03 16: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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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주나무 2008-01-03 16:44   좋아요 0 | URL
아닙니다. 저도 그것 때매 속상하답니다.
그거 담당한 분이 자꾸 미적미적해서 이벤트도 다 김새버리고..
조만간 '쓰기'가 가능할 겁니다.
이상한 메시지는 아직 2007년 12월 29일 데이터를 쓰고 있어서 그런 거 같습니다. 쬐끔만 더 지둘려(기다려) 주시면...정상화 해노께요~~

2008-01-04 08: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승주나무 2008-01-04 10:46   좋아요 0 | URL
그래서..
내가 와짠나~~(웃찾사 버전ㅋ)

알지에서 알라딘에 파견나온 직원입니다 ㅋㅋㅋ

그나마 해적 님이 알라딘에 있어서 회원님들이 뭘 궁금해 하고 답답해 하는지 알 수 있어서 너무 좋네요..해적님도요~~ 꼭 16강에 오르시기 바랍니다!!!

메롱 2008-01-04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일아저씨 사진출처는 적어주셔야지요 흥!
메롱입니다.

-대략 제주에서 씀

승주나무 2008-01-04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마이에는 제대로 썼는데..
쓸까말까 망설이다가.. 암튼 지송 ㅡㅡ;

2008-01-04 16: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05 0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05 1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05 1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05 1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털짱 2008-01-10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망설이다 인사드립니다.

다른 분의 서재에 갔다가 전해들었습니다.

힘드시겠지만 기운내시길....

-알라딘마을 서재인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