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사건 증인은 가짜다”
 

[7호] 2007년 10월 29일 (월) 09:59:08 주진우 기자 ace@sisain.co.kr
 


   
 
ⓒ뉴시스박노빈 현 에버랜드 사장(왼쪽)과 허태학 전 에버랜드 사장은 실형을 받았다.
 
 
김용철 변호사에 따르면 삼성의 경영권 대물림도 구조조정본부 시절 이학수·김인주 등 핵심 임원들의 작품이다.

1996년 12월3일의 일이다. 삼성 계열사들은 전환사채 인수를 포기했고, 이 전환사채를 헐값으로 이건희 회장 자녀들에게 배정했으며 이건희 회장은 48억3000만원을 세 딸에게 인수자금으로 증여했고, 이 회장 자녀들이 이 돈으로 전환사채를 인수했다. 이 모든 일들이 하루에 삼성 본관 주변에서 일어났다. 누가 봐도 삼성 지배권의 세습 작전이었다. 이 회장의 부인 홍라희씨도 경영권 승계를 두고 처음에는 “무리하는 것 아니냐”라며 불안해했다고 한다.

뒤처리는 김 변호사가 팀장을 맡고 있던 당시 구조본 법무팀 몫이었다. 수뇌부가 관제팀과 함께 기본 골격을 세웠다. 법무팀은 논리상 허점을 고쳐서 세밀한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그리고 질문에 대한 모범답안을 만들었다. 구조본은 삼성 본관 옆 태평로빌딩에 실제 검찰청 조사실과 비슷한 방을 꾸며놓고 검찰 수사에 대비해 반복해서 예행연습을 했다. 검사 출신 변호사가 검사 역을 맡았다. 예행연습은 실제처럼 진지했다. 이학수 부회장도 엄숙하게 임했다고 한다. 김 변호사는 “유죄를 받은 허태학·박노빈은 이 일과 무관하고 일부 증인은 시나리오에 의해 가공된 인물이다. 고령이어서 답변에 미숙하거나 욱하는 성격이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으로 교체하거나 외국으로 내보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잘도 넘어갔다. 검찰은 공소시효 만료 하루를 남기고 기소를 했다. 일부는 기소하고, 이건희 회장 일가와 관련한 일부는 그대로 둔다는 분리 기소를 했다. 기소를 강력하게 주장했던 간부 한 명은 옷을 벗었고, 한 명은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 이건희 회장 소환을 놓고는 아직도 검찰총장도 서울지검장도 폭탄 돌리기를 하듯 시간만 끌고 있다.

김 변호사는 에버랜드 수사를 맡은 검사들의 부적절한 처신도 많이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검사가 삼성만 만나면 자포자기한 측면이 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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