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메 소세키 셀프 디스를 보면 속이 후련하다. 고양이에 대한 글을 강제로 써야 하는 상황이 생겨버렸다.

내 주인은 나와 얼굴을 마주치는 일이 좀체 없다. 직업은 선생이라고 한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하루 종일 서재에 틀어박혀 거의 나오지않는다. 식구들은 그가 뭐 대단한 면학가인 줄 알고 있다. 그 자신도면학가인 척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그는 식구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부지런한 사람이 아니다. 나는 가끔 발소리를 죽이고 그의 서재를엿보곤 하는데, 대체로 그는 낮잠을 자고 있다. 가끔은 읽다 만 책에침을 흘린다. 그는 위장이 약해서 피부가 담황색을 띠고 탄력도 없는등 활기 없는 징후를 드러내고 있다. 그런 주제에 밥은 또 엄청 먹는다. 배터지게 먹고 나서는 다카디아스타제라는 소화제를 먹는다. 그다음에 책장을 펼친다. 두세 페이지 읽으면 졸음이 몰려온다. 책에 침을 흘린다. 이것이 그가 매일 되풀이하는 일과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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