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뫼비우스 그림,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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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의 진화를 찾아나서는 신비로운 모험!

 

우리는 한번이라도 마음이 진실로 원하는 것을 위해서 위험을 감수해 본 적이 있었나? 하다  못해 학창 시절에는 대학에 가기 위해서 하고 싶었던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했고, 대학교에 가서도 취직 공부 때문에 학문다운 학문을 못해보고 대학문을 나서는 경우가 허다하다. 젊은이 산티아고는 평판을 얻기 위해서 성직자가 되길 바라는 부모의 바람을 뒤로 하고 목동이 되었다.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하룻밤의 강렬한 꿈을 표지로 삼아 삶의 터전이었던 양떼마저도 포기하고 단 하나 자신의 마음이 가리키는 ‘표지’를 향해서 긴 여행을 떠난다.

여행 중에 커다란 좌절을 경험하고 세속의 성공을 이루고 많은 안내자들을 만났지만 그것은 산티아고가 자신의 마음과 대화하기 위한 과정에 지나지 않았다. 만물의 언어를 익히고 바람과 해와 사막과 이야기를 나누고 만물에 새겨진 신의 뜻을 따라 도달한 곳은 결국 자신의 마음이었다.

이 책은 초자연적인 신비와 자연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숙명에 대해서 동화처럼 잔잔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전체적인 뼈대는 연금술사가 금을 만들어내는 과정과 유사하다. 공장에서 제품을 만들 듯 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자연의 산물들을 자연의 언어에 따라 아주 오랜 세월 동안 가열하여 금속 특유의 물질적 특징을 발산시키고 오직 만물의 정기만을 만들어 낸다. (137쪽) 연금술사에 의해서 절대적인 영적 세계와 물질 세계가 만나게 된다. (231쪽) 뿐만 아니라 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연금술사의 영혼조차도 함께 용해되어 불순물들이 제거된다. 이들이 만들어낸 금이라는 것은 단지 값어치 나가는 결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영적 세계와 물질 세계와 인간의 영혼이 결합된 진화의 상징인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현자들, 즉 연금술사들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진화의 상징인 금이 전쟁의 신호가 되어 버렸다. (222쪽)

이 책을 읽으며 경계해야 할 것은 바로 ‘유명세’이다. 이 책의 모든 감명은 스스로 이해해야 한다. 많은 찬사와 호평이 이를 대신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이 작품은 ‘물질적인 금’이 되고 만다. 산티아고를 비롯해서 이 작품에 나오는 여러 인물들과 자신의 삶을 동일시하여 대화를 나누고 책이 들려주는 만물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마침내 감동을 발견해야 한다. 혹은 이 작품이 너무 예언적이지는 않은지, 산티아고의 여행과정이 너무 비현실적이지는 않은지, 등장인물들이 너무 빈번히 나타났다 사라지지 않는지 회의와 비판의 시선도 물론 독자들이 잃지 말아야 할 자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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