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화천 500억, 태백 150억원. 올겨울 산천어축제와 눈꽃관광열차로 두 지자체가 벌어들이거나 예상되는 수입이다. 관광이 지역경제를 바꾸고 있다. 과거엔 겨울이면 관광객이 없어 ‘죽은 도시’나 다름 없었지만 요즘은 밀려드는 사람들로 지역경제가 활로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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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관광객들이 얼음 낚시를 즐기고 있는 산천어축제행사장(사진 왼쪽). 어린 남매가 얼음구덩이에 낚싯대를 드리운 채 한눈을 팔고 있는 모습(오른쪽)이 귀엽다. /박민규기자 | 화천군은 지난 6일부터 28일까지 열린 ‘제5회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에 125만4250명의 관광객이 찾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주민 2만4000명의 작은 화천군에 3주동안 전체 주민의 50~60배에 달하는 관광객을 불러 모은 셈이다. 축제 개최 기간 중 34만740대의 차량이 몰리다 보니 시가지 전체는 아예 주차장으로 변해 버렸다. 지역경제 파급 효과도 지난해 485억원을 훌쩍 뛰어 넘어 5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민들은 겨울 축제 하나로 화천경제가 돈다고 할 정도다.
축제의 성공요인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매년 색다른 모습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화천군은 북한강 상류에 위치한 전방지역이란 지리적 한계로 인해 상수원 보호법, 군사시설보호법 등 각종 규제에 묶여 제대로 개발되지 못하는 등 소외감이 팽배한 지역이었다. 내세울 것이라곤 아름다운 자연 환경 밖에 없었다. 관광상품 개발을 위해 골몰하던 주민들과 지자체가 2002년 아이디어를 모아 만든 것이 ‘산천어 축제’ 였다. 산천어낚시 외에 눈·얼음썰매, 봅슬레이, 얼음기차 등 각종 겨울 레포츠를 접목해 가족단위 관광객을 불러들인다는 전략은 관광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2만명 유치 목표였던 2003년 산천어축제에 22만명이 몰려들었다. 2004년 58만명, 2005년 85만명, 2006년엔 107만명이었다.
썰매를 대여(5000원)하거나 낚시 입장권(1만원)을 구입하면 5000원짜리 현지 농특산물교환권을 지급,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 관광객은 더욱 폭증했다. 주민 소득 증가에도 큰 도움이 됐다. 산천어축제가 인기가 높자 이를 벤치마킹 하려는 자치단체 관계자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민간인으로 축제를 총괄하고 있는 나라축제위원회 장석범본부장(51)은 “산천어축제 수용인원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어 내년부터는 각 읍면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개발, 관광객들을 분산시킬 계획”이라며 “대중교통이용자 우대방안, 주말예약제 실시 등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태백은 눈꽃열차가 바꿨다. 태백은 다른 지역에 비해 겨울이 길고 눈이 많아 눈꽃열차가 다니기 전인 90년대 초반만해도 이곳 사람들에게 있어 겨울은 ‘동면의 계절’이나 마찬가지였다. 4~5개월의 긴 겨울 동안 모든 생산은 멈췄다. 요즘은 겨울이 성수기다.
눈축제기간(1.26~2.4)인 요즘 태백에는 평일 열차 4대에 3000명, 주말 7~8대에 1만~1만3천명이 찾는다. 축제기간이 아닌 때에도 1000~2000명 정도가 열차를 이용한다. 지난해의 경우 눈축제의 관광객 18만7000명중 무려 80.2%인 15만명이 열차를 타고 태백을 찾았다. 주유소, 버스회사, 택시회사, 음식점들이 모두 신났다. 당일치기 손님이 많아 숙박비 지출은 적은 편이지만 그래도 1인당 평균 6,700원을 숙박비로 썼다. 관광객들은 또 기념품·특산물 등을 구입하는데도 1인당 1,700원 정도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한기를 맞은 이 지역 농민들이 짭짤하게 수입을 올린 셈이다. 관광객들은 또 노래방비용, 술값 등으로 1인당 평군 1,700원 정도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백시는 관광객 1인당 지출액은 5만9585원이나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눈축제로 89억8천5백만원의 돈이 태백에 풀렸다. 올해는 눈축제 기간을 포함, 눈꽃열차가 운행되는 12월부터 2월까지 약 15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태백 당골상가번영회 김백수(57)회장은 “평일 손님의 60~70%가 눈꽃열차를 타고온 관광객들이다”며 “22개 상가 회원들에겐 눈꽃열차가 그야말로 오아시스 같은 존재라고 할수 있다”고 말했다. 태백산도립공원 내에서 명산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영애씨(54)는 “과거엔 휴일과 태백산 눈축제 기간 등에만 반짝 특수를 누렸었는데 요즘은 눈꽃열차 덕에 평일에도 손님들이 심심치 않게 찾고 있다”며 “목좋은 곳 뿐 아니라 비교적 외진 지역에 위치한 식당에도 손님들이 찾고 있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태백시 정운교 관광문화과장은 “과거 태백의 겨울철 경제활동은 사실상 정지돼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며 “그러나 눈을 테마로 한 열차관광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이제 ‘겨울’과 ‘눈’은 태백의 경제를 떠받치는 중요한 축으로 자리를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희일기자 yhi@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