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의 ‘대선 게임’ 주사위 던졌다
입력: 2007년 01월 27일 09:18:08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 정국의 한복판으로 뛰어들었다. 지난해 말부터 “할말은 하겠다”며 정치현안에 대한 발언 수위를 높여온 노대통령은 이제 차기 대선에 분명한 역할을 할 것임을 공언하고 나섰다. 여권을 재결집시키고 대선구도의 지형을 새롭게 짜는데도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해 보인다. 여권에는 유력한 대선후보가 부상하지 못하고 있다. 노대통령의 공간은 충분하고 파괴력도 무시할 수 없는 구도다. 여야 모두 노대통령의 ‘대선 게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배경이다.


청와대는 26일 “대통령에 대한 정치중립 요구는 법과 사리에 맞지 않는다”는 공식 브리핑을 내놓았다. 지난 25일 신년기자회견에서 향후 대선구도와 열린우리당 사태에 대해 적극적인 견해를 피력한 것에 대한 야당의 비판을 반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청와대는 “대통령은 정당인이므로 정치적 의견 표명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선거중립과 정치중립은 다르다. 노대통령이 정치중립까지 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덧붙였다. ‘정치인 노무현’으로서 노대통령이 적극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노대통령은 이미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은 의지를 분명히 했다. “헌법에 임기 1년 남은 대통령 권한을 제한하는 내용이 있느냐”는 반문이 그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불리한 여건속에서 역전을 노려야 하는 여권의 대선 전략까지 제시했다. 노대통령은 우선 열린우리당을 중심으로 한 범여권의 통합을 주문했다. “대통령더러 나가라면 당적을 정리해주겠다”는 발언을 통해 진정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한나라당에 맞선 여권의 통합에 훨씬 더 무게가 실려있다.

구체적 전술도 제시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비롯한 한나라당 후보들이 참여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를 부각시키고 있는 것을 감안해 “경제정책으로는 차별화가 안된다”고 어깃장을 놨다. 대신 사회복지나 민주주의, 인권 문제 등을 통해 전선을 형성해야 한다고 훈수했다. 노대통령은 후보 선출시기에 대해서도 선거를 앞두고 자신이 10월에 가서야 역전에 성공했던 사례를 들면서 “내려갔다가 올라오지 말고 막판에 바로 올라와도 되지 않느냐”며 자신감도 불어넣었다.

노대통령의 ‘여권 복원 프로젝트’도 실행에 옮겨지고 있다. 노대통령은 지난 24일 저녁 여당내 참정연 소속 김형주·김태년·이광철 의원 등을 청와대에서 만나 전대 쟁점인 기초당원제 수용을 직접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대통령은 “무엇보다 당을 살려야 한다”며 “당이 깨지면 국민은 대통령을 탓하지 않겠는가. 대통령 한번 좀 봐달라. 큰 뜻으로 가야 한다. 대선 국면에서는 나갔던 분들도 다시 돌아오게 될 것”이라며 참정연의 양보를 호소했다. 당적 정리 건의에 대해서는 “그렇게 원한다면 내가 물러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노대통령의 정치행보는 계속될 전망이다. 노대통령이 거센 비난을 예상하면서도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를 당부한 것은 한나라당 재집권에 대한 강력한 거부감을 공개한 것과 같은 의미다. 노대통령은 벌써 한나라당에 대한 전선을 구축해두고 있다. 개헌발의가 첫번째 카드였다. 노대통령은 앞으로도 ‘경제 대(對) 사회복지’ 논란 등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노대통령의 행보는 집안단속 효과도 가져올 전망이다. 더구나 현재 여권에는 노대통령의 행보를 당장 위협할 만한 뚜렷한 대선주자도 없는 상태다.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됐던 고건 전 총리는 이미 낙마시킨 상태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노대통령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면 10%대에 머물던 지지율도 상당히 올라갈 것”이라면서 “노대통령이 이를 바탕으로 범여권 결집과 정권재창출의 울타리 역할을 자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근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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