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시로 좀 날렸던 적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취하기보다는 동아리 운영비로 많이 썼지만,
선배들 결혼식만 챙겨도 적잖은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선배들의 수요와 우리들의 수요가 적절히 만난 것이다.
솔직히 나 결혼할 때도 누가 축시 써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더라.
내 얼마 없는 동아리 동기 중 한 명이 결혼을 한다는데,
남은 동기가 축시를 써달란다. 최근에 썼던 소재도 있고 해서 흔쾌히 허락을 했는데,
이것이 또 시로 쓸 때가 다르다. 시를 더럽히지 않으려고 했으나 잘 모르겠다.
아무튼 다른 거는 다 빼고 마음만 전달되기를 바랄 뿐이다. 음.... 나 욕심쟁이 맞다^^
아내는 내 언어의 집에 산다.
오늘도 내 아담한 집은 아내의 언어로 넘쳐났다.
가족, 친구와 악의없이 떠드는 잡담과
TV를 보며 울고 웃고 떠드는 일상은 죄다 언어로 이루어져 있다.
나는 대개 말수가 적은 편이지만 행복하다.
언어는 마술의 방과 같아서
아내와 맞댄 살보다 더 가까이 있는가 하면
아내와 나 사이에 커다란 우주가 끼어들기도 한다.
우주를 건너려면 100일 동안 따뜻한 언어로 녹여야 한다.
귀기울여야 들을 수 있는 언어의 집에는
많은 표정들이 산다.
작은 한숨, 미세한 실망, 불편한 얼굴 속에 떨고 있는
아내의 영혼을 발견하기까지
너무나 많은 언어를 소비했다면
그저 말없이 아내의 손을 맞잡을 것
그리고 표정으로 사과할 것
아내의 영혼이 화답할 때까지 기다려줄 것
그제서야 "사랑한다"고 말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