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슬프다.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여성이 아닌 내가 생각해도 너무 슬프다.
간만에 와서 슬픈 글을 남긴다.

무슨 방법이 있겠지, 있지 않을까? 혹 있을지도.........................

 

[사설] 여군 헬기 조종사의 날개를 꺾지 마라

입력: 2006년 11월 29일 18:19:15
 
대한민국 최초의 여군 헬기 조종사인 피우진 중령이 오늘 강제 전역 조치된다. 가장 남성적인 조직인 군대에서 갖은 불리와 차별을 딛고 그는 27년여 동안 군인을 천직으로 알고 복무해 왔다. 1,000시간 비행 기록도 갖고 있다. 최근에는 책을 통해 군대내 성 차별과 성희롱 등 그릇된 군대문화의 타성을 일깨우기도 했다. 하지만 정년의 그날까지 조종간을 잡고 싶어했던 그의 꿈은 무참히 좌절됐다.

피중령은 2002년 10월 왼쪽 가슴에 유방암 선고를 받았다. 군 생활을 더 잘하고 싶었던 그는 “평소 항공비행 중 불편하다고 느낀 유방을 양쪽 다 절제해달라”고 간청해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군에 복귀, 아무런 문제 없이 2년여 동안 조종사의 길을 다시 걸었다. 체력검정에서는 1급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정례 신체검사에서 양쪽 유방을 절제한 것이 문제가 돼 결국 퇴역 처분을 받았다. 신체 일부가 없으면 군인사법 시행규칙상 장애등급 2급에 해당된다는 이유였다. 이제 피중령이 마지막 희망을 걸 수 있는 것은 다음달 열리는 인사소청위원회뿐이다.

피중령의 꿈을 좌절시킨 군인사법 시행규칙은 교조적이고 불합리하다. 암이 완치됐고, 이후 2년여 동안 아무 지장 없이 군 생활을 했고, 체력검정에서 합격 판정을 받았음에도 오로지 암 병력과 양쪽 유방이 없다는 이유로 퇴역 처분을 내린 것은 설령 군의 특수성을 인정한다손 치더라도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
“남성 군인과 똑같이 가슴이 없다는 게 문제될 줄은 몰랐다”는 피중령의 고통스러운 언어는 차치하고라도 완치된 암 병력, 군복무에 전혀 지장이 없는 신체 부문을 이유로 강제 전역을 시키는 규칙은 당연히 개정되어야 한다. 국방부도 뒤늦게 개정 논의를 하고 있다니, 이참에 시대에 뒤떨어진 규칙의 전면적 개정이 이뤄져야 할 터이다.

그리고 불합리한 규정에 의해 27년의 군생활을 불명예스럽게 끝내게 된 피중령의 소청이 인사소청위원회에서 받아들여지길 기대한다. “저는 여전히 군을 사랑하고, 다시 태어나도 군인이 될 것이고, 그리고 우린 군대를 믿습니다.” 갖은 차별 속에서도 군인으로서의 길을 자랑스럽게 여겨왔고, 멀쩡한 나머지 유방 하나를 잘라서라도 조종사로서의 삶을 지키고 싶어한 피중령의 날개를 꺾지 않기를 바란다.

 

 

헬기女조종사 피우진씨 퇴역취소 소청 국방부서 기각
입력: 2006년 12월 13일 22:14:06
 
‘대한민국 여성 헬기조종사 1호’ 피우진씨(52)와 공군 조종사 35명이 제기한 인사소청을 국방부가 모두 기각했다.

국방부는 13일 ‘중앙 군인사 소청 심사위’를 열어 퇴역처분을 취소하라며 피씨가 제기한 인사소청에 대해서 “현행 군인사법령의 ‘심신장애 전역’ 기준에 따라 적법하게 의결, 발령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

1978년 소위로 임관해 육군 항공병과에 자원, 81년 첫 여성 헬기조종사가 된 피씨는 2002년부터 유방암을 치료했으나 군 신체검사에서 2급 장애판정이 내려져 퇴역명령을 받고 지난달 29일 퇴역했다.

국방부는 피씨의 인사소청을 계기로 제기된 군인사법상 ‘심신장애 전역’ 문제의 개선 여부에 대해서는 관련 부서에서 심층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사위는 또 공사 42기 출신 공군조종사 35명이 전역제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제기한 인사소청에 대해서도 기각 결정을 내렸다. 심사위는 “다수의 조종사가 한꺼번에 전역할 경우 현 국가안보 상황에 비춰 군 전투력 운용에 막대한 차질을 초래하게 된다”고 밝혔다.

〈박성진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피우진 중령 “부당한 軍인사법 행정소송 낼것”
입력: 2006년 12월 14일 18:23:28
 
대한민국 1호 여성 헬기 조종사인 피우진 예비역 육군중령(51). 1979년 27기 여군사관후보생으로 입대, 여군 최초로 1,000시간 비행기록을 수립한 주인공이다. 최근에는 자신의 군생활 역정을 담은 에세이집 ‘여군은 초콜릿을 좋아하지 않는다’를 출간했다. 지난 9월 양쪽 유방을 절제했다는 이유로 전역 명령을 받은 그는 국방부 중앙 군 인사소청 심사위원회가 퇴역처분 취소 소청을 기각하자 14일 행정소송을 하겠다며 변호사를 찾았다. 그에게 그간의 사정과 함께 “책을 출판하고 새삼스럽게 과거의 문제를 들추는 배경이 뭐냐”는 비판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에세이는 軍사랑해서 쓴것뿐

-최근 몇년간 암에 걸린 여군 고급장교가 많았다는데.

“맞다. 1999년에는 동기생인 양혜정 중령이, 2000년에는 엄옥숙 대령이, 2002년에는 내가 암에 걸렸다. 이것은 남군 위주의 군대에서 여군으로서 살아 남으면서 받은 스트레스와 연관이 있다고 본다. 어떻게 30년 가까이 군에 복무한 여군 최고참 5명 가운데 3명이나 암에 걸릴 수 있겠는가.”

2002년 유방암에 걸렸을 때 왜 멀쩡한 오른쪽 유방까지 절제했나.

“그전부터 유방이 임무수행을 하는데 불편함을 줘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다. 체력 테스트를 할 때나 헬기 조종을 할 때 그랬다. 그렇지만 이를 극복하고 생활했다. 군복을 입었을 때 가슴이 안보였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했다. 군 문화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국방부는 군 임무의 특수성 때문에 완치 진단서를 내라고 했다던데.

“의사의 진단서와 소견서를 다 냈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완치란 용어를 쓰지 않는다. 예후를 5~10년 동안 봐야 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느냐 여부다. 지난 4년간 임무를 훌륭히 해왔고 의사도 임무수행에 전혀 지장이 없다는 소견서를 써줬다.”

-여군에 대한 성추행 등 왜 책에서 지적한 문제들을 사건 당시에 강력하게 외부에 제기하지 않았나.

“얘기했다. 그러나 정식 보고를 해야 하는데 그 경로에 있는 사람이 그런 문제들을 일으키곤 했다.”

-사단장 성희롱 사건 등은 과거의 일인데 왜 지금 꺼내 군을 비난하느냐는 비판이 있다.

“여전히 여군을 보는 문화는 다르지 않다. 비록 성희롱이나 성추행, 성폭력은 아니지만 아직도 성차별은 여전히 존재한다. 여군을 보는 눈을 바꾸고 싶었다. 군대는 여전히 힘의 논리다.”

-책을 쓰게 된 동기는.

“정말 군을 사랑하기 때문에 썼다. 여러 부정적 영향을 얘기하지만 그 정도로까지 미숙한 군은 아니다. 하지만 이 기회에 여군에 대해서는 재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책은 지난해 1년 동안 시간이 있어 정리한 내용을 엮은 것이다. 현역에 있으면서 얘기하고 싶었던 것들이다.”

▶후배들 위해서라도 포기 못해

피중령은 2005년 현역 간부 정례 신체검사를 받던 중 심전도 검사에서 양쪽 유방이 없는 것이 드러나 심신장애등급 2급을 판정받았다. 장애등급 1~9급이면 군 인사법 시행규칙에 따라 전역 처분된다. 이에 대해 피중령은 팔굽혀펴기 23회 특급, 윗몸일으키기 58회 특급, 1.5㎞ 달리기 9분30초 1급이 적힌 체력검정 보고서를 들고 처분의 부당함을 지적했다.
또 지난달에는 해남~고성 800㎞ 거리를 23일간 종단하면서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국방부는 지난 9월19일 피중령에 대해 퇴역 처분을 내렸다. 국방부는 군 임무의 특수성과 함께 다른 암질환자들과의 형평성을 맞추기 힘들다는 이유로 퇴역 처분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내가 남긴 발자국이 다음 사람에게 길이 되길 바란다’(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는 글귀처럼 후배들에게는 남군과 공평하게 군인의 길을 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했다.

〈박성진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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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랑 2006-12-15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인가 그제 기사에 전역으로 판결인지 결정났다고 본거 같아요.. 참 우울하죠..

승주나무 2006-12-25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토랑 님// 우리의 현실인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