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넘나 강렬한 소설집 목차의 첫번째 소설!
‘세희에게˝ 라는 제목의 책장을 넘기니
심장을 두둥하게 만드는 글이 등장한다.

늙은 꽃에 물을 주었다.

우린 보통 시든꽃이라고 말하곤 하는데
늙은 꽃이라고도 표현하는 작가.
그러고보니 그런것도 같다.
늙어서 수명을 다해 더이상 살아날 수 없는 상태인
그런 꽃에게도 물을 주는 이유가
아름답게 질 수 있도록이라니....

꽃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안다.
꽃이 질때도 아름다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그렇게 사람도 숨이 다해 생을 마감할때도
아름다울 수 있다면....

시아버님 임종을 앞둔 지금,
꽃이 아름답게 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떠나가시는 아버님의 마지막 걸음 또한
여한없이 아름다울 수 있기를....





늙은 꽃에 물을 주었다.
이미 수명이 다했지만, 그래도 물을 주었다.
낙화한 꽃잎마저 아름다울 수 있도록,
만개한 꽃잎처럼 찬란할 수 있도록.
너는 다시 개화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시든 꽃에 미련을 부어주어라.
미련이 낙으로 바뀌는 순간,
너도 온전하게 지게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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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절절,,
인데 구구절절 내 이야기같은건 왜지?
요즘 흔히들 말하는 느리게 사는 삶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담은 이 책,
아무것도 대단하거나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위로를 주네!
어떻게 살까를 고민하기보다
그냥 오늘 점심은 뭐먹지 정도만 고민한다는 것도 공감!
게다가 뒷걸음을 걷는다니 와우!
진짜 그러고보니 뒤로 걷는것도 걷는거지!
후퇴하는 삶,
더 못하고 더 불편한 삶을 기꺼이 살겠다는 생각,
그런 삶을 살지만 이런걸 글로 쓰는건
아무나 못할듯!

앞으로 뭘 하고 살아야 할까. 나는 그냥 오늘을 살아내는 것으로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해야겠다. 그 이상은 생각도 안 나고, 생각하고싶지도 않다. 오늘 점심은 뭘 먹을지 정도의 고민만 하련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큰 보폭을 만들어 뒷걸음을 걷겠다(뒷걸음을 치겠다는 문장이 읽기에 더 익숙하지만, 뒤로 걷는다‘라는 감각을 표현하고 싶어서 이렇게 쓴다), 후퇴하는 삶을 사는 것으로 내 미래를 그려본다. 좀 더못한 삶 좀 더 불편한 삶, 나는 그 삶을 기꺼이 선택하겠다.
- P75

명함 한 장으로 깔끔하게 설명되는 삶을 꿈꿨다. 하지만 지금은나를 소개하려면 시간이 드는 구구절절한 삶을 살고 있다. 가끔은나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헷갈릴 정도지만, 뭐 크게 상관없다. 지금처럼 조금씩 천천히 내 속도에 맞춰 돈을 벌고, 돈을 모은다. 태산을꿈꾸며 티끌의 삶을 하루하루 살아간다.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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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젤로 예쁘다고 하면 활짝 핀 꽃을 떠올리기 마련,
그런데 이 할머니의 말에 수긍이 가는건 왤까?
사실 모란을 기다리는 그 시간마저 꽃은 예쁜거고
막 피기 전의 꽃봉오리도 예쁘고
할머니의 이야기처럼 막상 꽃이핀걸 보지 못한,
떠나 있던 그 순간 정말 젤 예쁘게 피었을 꽃!
꽃이라는 단어에서조차
꽃의 아름다움을 떠올릴 수 밖에 없는
필연적인 아름다움의 순간들!
사랑도 그러하다는 것을....



"모란이 피어 있는 건 고작 닷새뿐이라는 얘기야. 삼백예순다섯 날 빼기 삼백예순 날이면 닷새. 그것도 한 송이로 치자면 딱 사흘뿐이야. 진짜. 사흘, 그리곤 뚝뚝 떨어진다고.뚝뚝. 그 큰 것이 말이야. 아휴. 모란이 아름다운 건 그 때문이야. 지고 나면 삼백예순 날을 기다려야 해서. 긴 기다림이있어서 더 아름다워지는 거지. 그런데 모란이 진짜로 아름다울 때는 언제인 줄 알아?"
할머니가 또 물었다. 미르는 또 고개를 저었다.
"여행을 떠났을 때야." 할머니가 말했다. 
"어느 5월 아들내외가 오라고 성화를 해서 미국에 갔었지. 그때가 하필 5월이었고 모란이 필 때였어."
미국의 아들네 집에도 이런저런 화초가 피어 있었는데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두고 온 모란이 보고 싶어 그만 며칠 잠을 설쳤다고 했다. 수척해질 정도로.
"모란이 제일로 예쁠 때는 말이지…… 보고 있지 못할 때야 그걸 알았어."
- 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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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이나 그대로 남아 있을 빵집이 있을까?
라는 생각은 1도 없이
그냥 단팥빵이 먹고 싶다는 그 생각 하나만으로
미국에서 28년만에 단팥빵을 찾아 한국에 온 미르와 엄마,
인터넷검색으로 찾은 온갖 맛있다는 단팥빵은 다 먹어봤지만 그때 그 단팥빵은 찾을수 없고
....

이상과 현실은 다른거라고 말하는 철든딸,
아무 이유가 의미 그런거 없이
그저 단팥빵이 먹고 싶으니까
단팥빵만 생각하면 된다는 철없는 엄마,

뭔가 좋아하는게 생각나고 찾고 싶고 하고 싶을때
이 엄마처럼
오로지 그 하나만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살 수 있다면 참 좋으련만
정말이지 이상과 현실은...

과연 그때 그 단팥빵을 찾을 수 있을까?
그 단팥빵을 찾게 된다면 어떤 일이 생기게 될까?
미르와 엄마의 행보가 궁금해서 계속 읽게 되는
구효서의 장편소설!



"엄마, 정말 우리가 지금 여기서 뭘 하고 다니는 걸까?"
미르가 실의에 빠지는 시늉을 해도
"뭘 하긴. 한국에 와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단팥빵을 찾고 있는 거지."
라며 엄마는 빵 찾기 순례의 의지를 꺾지 않았다.
"단팥빵이 먹고 싶은 거니까 단팥빵 찾을 때는 미르야, 단팥빵만 생각하는 거야. 다른 이유, 의미 그런 건 없어. 살고죽는 게 그렇듯."
"알았시유.‘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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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마지막에 한국으로 건너와 지난날을 추억하는 경희,
생애 처음 와 본 한국에서 먹어 본 적 없는 단팥빵의 달인을 찾는 미르,
자신의 빵 맛에 만족하지 못해 수많은 팬을 뒤로하고 모습을 감춘전설의 제빵사 정길.
세 사람의 시간이 따뜻한 빵 향기 속에 어우러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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