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하고 기이한 이야기를 통해 희망의 불씨를 보다.

청춘기담 ㅣ 사계절 1318 문고 95
이금이 지음 / 사계절 / 2014년 10월

몇 안되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중 한명인 이금이 작가! 이금이 작가와의 만남은 우리 아이들때문이다. 딸아이가 어릴적에 '너도하늘말라리아'라는 책을 읽고는 너무 감동적이라며 엄마인 내게 권하길래 아무 생각없이 읽었다가 딸보다 더 감동해 반해버린 작가다. 그당시 이금이 작가는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를 주로 쓰는 작가였다. 그런데 자신의 아이들이 자라는만큼 작가의 이야기속 주인공도 이야기도 점 점 자라고 있다. 아이의 이야기에서 멈추지 않고 성장하는 작가! 그래서 더 좋은지도! 그리고 무엇보다 소외받고 아픈 상처를 안고 있는 아이들을 돌아보게 만드는 작가여서 더 좋다. 

청춘기담이라고 하는 그 청춘의 기준은 참 애매모호하다. 보통 청춘이라 하면 20대를 연상하게 되는데 이 책의 제목속 청춘이란 그저 푸르고 아름다워야 할 십대의 아이들을 아울러하는 말인듯! 지금 우리나라의 십대 청소년들을 떠올려보면 한숨부터 나오는게 사실이다. 아이들이 불량해서가 아니다. 학원과 공부에 치이고 친구들에게 따돌림 당하고 심하게는 자살을 서슴치 않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이 어쩌면 이 책속의 주인공이 되어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는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문득 한다. 이처럼 이 책의 이야기는 이런 기이한 느낌을 주는 여섯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진과 어울려 핸폰 셔틀을 하다 자신을 버리고 떠난 엄마에게 문자를 받게 된 현기의 이야기 [셔틀보이]에서는 정말이지 새로 장만한 핸폰에 전혀 엉뚱한 사람이 문자를 하거나 전화를 걸어오는 일들이 많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된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엄마를 그리워하는 아들의 이야기로 승화시키다니 참 놀랍다. 그리고 영화나 소설에서 한번쯤 접해봤을 법한 엄마와 딸이 바뀌는 [검은거울] 이야기에서는 나또한 우리 딸이랑 바뀌면 어떤 기분이 들까 상상하게 된다. 새로 이사한 아파트 앞을 어슬렁 거리는 십대 소년에 대한 가족들의 속내를 보여주는 [1705호]이야기에서는 우리집 앞에서 자주 보게되는 누군가를 떠올리게 되고 모른척 지나치지 말고 한번쯤 말을 걸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신체 나이가 아닌 정신의 나이가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나이에 관한 고찰]이야기에서는 공부에 시달리는 우리 아이들의 무거운 어깨가 눈에 선하게 보이는듯 하고, 집을 뛰쳐나와 짓다만 아파트에 머물면서 만나게 된 소녀와 고양이에 대한 [천국의 아이들]이야기에서는 갈곳 없어 이리저리 헤매고 있을 우리 아이들 생각에 괜히 눈시울이 붉어지고, 교통사고가 나고서야 자신이 입양되어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소녀의 [즐거운 유니하우스]이야기에서는 진정 우리 아이를 제대로 사랑하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여섯편의 단편은 대부분 혹시 '귀신?' 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하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로 깜짝 놀라게 하기도 한다. 또한 공부나 왕따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으며 그리고 엇갈린 부모와의 사랑을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풀어내어 울컥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금이 작가의 글이 좋은 이유는 스토리가 탄탄하면서도 감동을 준다는 사실이다. 작가가 말했듯 자신의 아이들과 겪었던 일들을 토대로 쓴 글이어서 더 생생하게 살아 있는건지는 모르지만 단편적인 어느 사실 하나만으로 어딘지 미스터리한 느낌을 주는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 낸다는 사실이 놀랍고 거기에 감동까지 얹어주니 더 놀랍다. 단편에 등장하는 아이들이 혹은 부모가 모두 우리의 이야기라는 생각을 하니 책속의 누군가 나를 보고 있는것만 같은 그런 느낌마저 든다. 조금은 우울한 십대 청소년들의 판타지하고 기이한 이야기를 통해 그래도 희망의 작은 불씨를 보는것 같아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남녀가 차이고 차는것에 대한 수학공식을 만든다구?

이름을 말해줘
존 그린 지음, 박산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10월

이 작가 참 똑똑하고 재밌는 작가네요,안녕 헤이즐의 원작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라는 책으로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야기를 끌어가는 방식이나 등장인물들이나 모두 참 매력적으로 다가오게 만들어요, 게다가 결론은 희망이라는 사실!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콜린은 캐서린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친구에게 열아홉번 차이게 된답니다. 한 여자친구에게 열아홉번 차인게 아니라 열아홉명이나 되는 캐서린이라는 똑같은 이름을 가진 여자랑 사귀다가 열아홉번이나 차인거랍니다. 기가막히고 코가막히고 말도안될거 같은 이런 상황을 소재로 삼는 작가라니요, 그런데다 이 주인공 콜린은 실연의 아픈 상처를 견디는 방법으로 자신이 그동안 차였던 야이기를 수학적 공식으로 만들려고 해요,세.상.에!

그냥 수학 공식 외우는것도 어려운 일이거늘 이 친구는 도대체 어떤 뇌구조를 하고 있길래 남녀지간에 차고 차이는걸 수학 공식으로 만든다는건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게 되지만 콜린이라는 주인공의 순수한 캐릭터에 그가 꼭 그 공식을 만들기를 희망하게 된다죠, 이미 눈치 챘겠지만 그는 보통의 평범한 그런 십대가 아니라 남들이 듣기 좋은 소리로 이야기하는 신동 또는 영재였던 거에요, 몇개국의 언어를 할줄 아는데다 흥미를 가진 것은 뭐든지 외우고 마는 그런 신동이요!

하지만 다들 잘 알다시피 신동이나 천재나 영재들은 또래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거나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않잖아요, 물론 책속의 주인공 콜린도 그렇답니다. 그래서 결국 어려서는 학교에 가지 않고 홈스쿨링을 하다가 나중에 가서야 친구들과 같이 학교라는 사회속에서 공부하게 되요, 그때 또 특이한 캐릭터로 등장하는 아랍인 친구 하산, 이 친구 또한 콜린만큼이나 독특한 캐릭터여서 그랬는지 친구가 없어서 그랬는지 콜린과 친구가 되어준답니다. 아무튼 여차저차 두사람은 고등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자동차를 몰고 기약없는 여행을 떠나게 되요, 

이제 막 학교를 졸업한 아이들 둘이서 자동차 여행이라니요,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불가능한거 아닌가 싶은데 저는 우리 아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학을 가든 안가든 그런것과는 상관없이 자신을 찾아가는 이런 여행을 했으면 싶네요, 아무튼 그렇게 무턱대고 차를 몰고가서 도착한 마을에서 새로운 친구를 알게 되고 얼떨결에 그곳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아르바이트도 하게 되는등 갖가지 다양한 일들을 겪게 된답니다. 무엇보다 탐폰끈을 만든다는 그 지역 주민들을 살아가게 만들기 위해 애쓰는 홀리스 아주머니와 그의 사랑스러운 딸 린지는 콜린과 하산에게는 인생에 있어서 정말 소중한 인연일거 같아요, 

참, 콜린이 수학공식을 만들었느냐구요? 글쎄요, 어땠을거 같은가요? 혼자서 머리를 싸매고 수학공식을 만들던 콜린이 포기하려는 순간 전혀 신동이나 영재가 아닌 린지라는 소녀가 생각지도 못한 변수를 이야기해서는 다시 시도하게 된답니다. 그러고보면 린지라는 여자아이에게도 사연이 많은데 그 마을 나이많은 사람들이 모두 린지를 끔찍하게 생각하는걸 보면 반항기에 있는 린지지만 참 사랑스러운 소녀라는 사실을 금새 알게 되요, 여기서 뭔가 좀 느낌이 오는 분들은 아마 린지와 콜린이 뭔가 썸을 탈거 같다는 생각을 하시게 될지도! 그게 그러니까 썸인지 뭔지 모르지만 아무튼 두 사람만의 비밀 이야기도 오고가고 하는걸 보면 썸타는게 맞는거 같기도!

참, 콜린이 공장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그동안 차였던 여자아이들과 이름이 똑같은 캐서린이라는 여자에게 질문을 받아요, 그게 샤워할때 왜 샤워커튼이 안으로 자꾸 말려들어가느냐는 질문인데 저도 늘 그게 궁금했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해답을 찾게 되다니 이 작가가 혹시 독심술을 하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말도 안되는 상상을 혼자 했네요, 그 해답은 샤워기에서 분사되는 물때문에 바람이 일어 회오리가 생겨서 그렇다는군요, 일부러 그런 현상을 연구한 사람도 있다는데 세상에는 비슷한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이 분명 존재한다는 사실!

십대 아이들의 성장소설이지만 어른인 제가 읽어봐도 참 재밌는 이야기였어요! 일부러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위해 그런건지 아니면 재미로 그런건지 중간중간 콜린이 만들고 있는 수학공식 그래프가 등장해요, 점 점 달라지는 그래프지만 뭐가 달라지고 있는지는 린지도 그랬지만 전혀 감을 잡지 못하는겠는거 있죠, 나중에 수학 공식도 진짜 등장하는데 소설이지만 실제처럼 보이려고 하는 작가의 의도인지 아니면 진짜 그 공식이 맞는건지 누구 아는사람 있으면 풀어보라고 하고 싶다는,,,ㅋㅋ

마라톤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

마라톤 1년차 - 초보도 따라 하기 쉬운 즐거운 달리기 프로젝트
다카기 나오코 지음, 윤지은 옮김 / 살림 / 2014년 10월

어떤것이든 단계가 있다. 마라톤도 그렇다. 마라톤이라고 하면 무조건 달리는것만 생각하게 되는데 마라톤의 시작은 걷기다. 30분 걷기를 잘할 수있어야 30분 달리기를 잘할 수 있으며 근육 운동 또한 함께 해주어야 쉽게 지치지 않는다. 그런 기초적인 지식을 모른채 턱하니 마라톤을 시작한 저자는 처음 달리기를 하고 근육통에 시달린 이야기등, 마라톤의 시작을 자신의 경험담을 담아 흥미진진한 만화로 담아 놓았다. 마라톤에 사용된 도구들과 대회에 나가게 된 사진들을 담아서 마라톤 과정을 보여주고 있으니 나도 뭔가를 배우게 될때는 이렇게 해보고 싶다는 도전의식을 불태운달까?

특히 운동은 금방 지치고 지루해져서 오래 계속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목표를 정하고 연습하고 도전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또한 함께 달려주는 친구가 있다면 좋겠고 책이나 전문가에게 조언을 듣고 마라톤의 자세를 배워보는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마라톤 같은 지구력이 필요한 운동은 특히나 달리는 과정에 뭔가 재미를 줄 수있어야 하는데 저자는 골목길을 달려본다던지 공원을 달리고 또 맥주를 마시기 위해 달리는등 자신의 관심사를 넓혀 마라톤에 적용한다. 사실 땀을 흠뻑 흘리는 마라톤이라면 실컷 달리고 시원한 맥주한잔 정도를 마셔줘야 되지 싶다. 그리고 공원에서의 재미난 이야기를 네컷만화로 실어놓아 소소한 즐거움을 준다. 

무엇이건 처음 시작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하지만 일단 시작을 했다면 내 몸에 꼭 맞는 간편하고 편안 운동복과 운동화를 준비하고 얼마큼 거리를 얼마나 달렸는지를 측정해주는 도구와 아이팟 같은 음악기기의 도움을 받으며 뭔가 체계적으로 운동을 하는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어쨌거나 짧은 구간이라도 무슨 무슨 대회에 참가 신청서를 내고 나면 그것을위해 꾸준히 연습해 나가게 되고 완주했을때는 최고의 성취욕과 기쁨을 얻을 수 있다.  무엇이건 급하게 먹으면 체하듯 마라톤은 더더욱 천천히 자신의 신체를 다지고 하나하나 차근 차근 밟아가야하는 운동이다. 그러려면 이왕이면 즐겁게 맛있게 행복하게 마라톤을 시작할 수 있어야 함을 알게 해주고 또 시작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100자평] 뽀짜툰 2

뽀짜툰 2 - 고양이 체온을 닮은 고양이 만화 ㅣ 뽀짜툰 2
채유리 지음 / 북폴리오 / 2014년 10월

귀엽고 앙증맞고 시랑스러운 고양이와의 일상을 재미난 만화로 딤아 놓은 책.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고양이에게 반하게 되는 책!^^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이웃집 용!

용이 산다 2 ㅣ 용이 산다 2
초(정솔) 지음 / 북폴리오 / 2014년 9월

오늘 미용실에서 머리 염색을 하며 이 만화책을 펼쳐보고 있으니 

어린아이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더군요,

어른이 만화를 본다는게 너무 신기했던건지 아니면 용이 그려진 표지가 탐이 났던건지,,,ㅋㅋ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좀 색다른 소재로 재미나고 흥미롭고 공감가게 그려 놓은 만화책이에요,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가 용이잖아요,

물론 어른이 되었지만 용이 등장하면 왠지 신비로운 느낌을 부인할 수 없어요, 

그런데 그 용이 우리 옆집에 산다고 생각해보세요, 

있을수 없는 일이지만 정말 그렇다면 왠지 재밌는 일이 가득할거 같은 기분이 들지 않나요?

바로 이 책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처럼요,^^

참 이 만화 작가가 지난번에 읽었던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의 만화가였더라구요,

그때랑 이 만화책의 그림체가 좀 다르게 느껴지는건 용이 등장하는 만화여서인건지,,,

새삼 더 관심을 갖고 보게 되었네요, 

정말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지만 단하나 백수라는 단점을 안고 있는 최우혁,

그의 옆집엔 김용과 김옥분이라는 인간의 탈을 쓴 용이 살고 있었으니

(사실 1편을 보지 않아 어떻게 된 스토리인지 몰라도 책 읽는데는 별 지장이 없어요ㅋㅋ)

김용은 거의 오타쿠 수준의 게임 폐인이요, 늘 최우혁에게 뜬금 없는 일들을 요구하기 일쑤!

그런데 김용의 누나 김옥분은 거의 남자라고 해도 될 정도로 박력이 넘치지만

빵가게 이영수를 짝사랑하는 속은 진짜 여자인, 사랑에는 무척이나 소극적인 용이에요, 

김용이 시도 때도 없이 우혁을 괴롭히지만 가만 보면 

우혁도 귀가 솔깃해져서 결국 따라 나서거나 부탁을 들어주고 말죠,

텐트용품을 잔뜩 사서는 캠핑을 가자는데 그많은 짐을 도무지 들고 날아갈 수 없으니 

옥상에서 캠핑을 하게 되는가하면

그일로 부녀회가 김용의 캠핑 도구를 빌려 옥상에서 부녀회를 빙자한 

마시고 즐기는 시간을 가지게 되기도 한답니다.

김옥분 누나는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에게 차였다는 오해를 하고는 술을 잔뜩 쳐 드시고 

경찰서에 끌려가서는 자기가 전봇대를 부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지만 아무도 안믿어주죠^^

특히 김옥분 누나용이 빵집 이영수와 알콩달콩 연애를 하는 장면에서는 

서로 엇나가는 그들의 사랑이 안타깝지만 재미지구요,

아무튼 김용과 김옥분이라는 이웃에 사는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용 덕분에 

그 일가친척들과 연을 맺게 되는가 하면

그들의 일상이 인간의 일상과 많이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좀 색다르게 그려내고 있어 참 재밌네요,

그런데 그 김용이 할머니의 특명에 의해 할머니가 사시는 동굴에서의 감옥생활을 시작하게 된다죠, 

세상에 푹빠져있던 김용이 어떻게 그 동굴속에서 살아갈 수 있겠어요?

그가 탈출을 시도하려는 장면에서 끝을 맺게되요,

다음 이야기가 빨리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평소엔 둔갑술을 사용해서 인간들과 다름없는 모습으로 섞여 살아가고 있지만 

자신들의 정체를 알고 있는 

이 주인공에게는 전혀 숨김도 거리낌도 없이 대하는 모습을 보며 

저런 용이 우리 이웃에 산다면 

참 재밌게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을거 같은 그런 생각도 든답니다. 

물론 우리 주변을 돌이켜보면 용이 아닌 사람들 또한 특별한 캐릭터들이 많아요,

자신과는 정말 다르지만 그런 사람들과의 인연을 특별하게 만들어 갈 수 있을것도 같은 

그런 느낌을 주는 참 좋은 만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