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잠 - 덕자전성시대 덕자의 장편소설
박보미(덕자전성시대) 지음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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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경계를 오가는 한 사람의 생 전반을 통해 '선함'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미스터리 소설!"



쭉쭉 읽히기는 하는데, 중간중간 매 장의 도입부에 서술된 판타지적 요소를 읽을 때면 이 장면이 무얼 말하는 건지 다소 애매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었다.


선과 악, 기억과 진실, 꿈과 현실 그 경계 어딘가를 오가는 듯한 느낌이 들어, 중심점이 명확하게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냥 일단 읽어 나갔다. 어쨌든 주인공의 탄생부터 생애 시간은 계속 흘러갔기 때문이다. 유년 시절, 고등학교, 첫 취업, 친구, 연애, 기타 여러 많은 일들을 겪으며 윤설은 나이를 먹어갔다.


그 속에서 불행은 마치 꼬리표처럼 따라다녔으며, 잠시 잠깐의 행복이 곁들여져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이 또한 결국 아주 잠깐 착각 속에서 맞이한 행복이었음을 윤설은 아주아주 나중에 알게 된다.


총 10장과 부록 2개로 구성된 이 책은, 주인공 윤설의 생애를 기준으로 '선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미스터리 판타지 소설이다.


사실 본문을 다 읽고도 처음에는 '선함'에 대한 요소가 그다지 크게 와닿지 않았는데, 에필로그와 이어지는 부록 2개를 읽으면서 마침내 식사 마지막을 볶음밥으로 마무리를 하듯 깔끔하게 정리되었다. 덕분에 이 책의 저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처음에는 그저 모호한, 꿈인 듯 현실인 듯 알 수 없는 조각의 퍼즐들을 하나씩 주워나갔다.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꿈 혹은 그 너머의 이야기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끝까지 그 너머의 이야기가 어디에 속하는 이야기인지는 명확히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어딘가에서는 선과 악이 명확히 구분되어 처벌과 보상을 받는다는 점에서 나름의 위로와 위안을 받는다.


나이가 들어 마지막에 파트너이자 친구, 동료가 되어준 사람을 제외하면 한결같이 불행을 가져다주던 사람들 속에서 그래도 끝까지 자신의 삶을 살아간 윤설이 대견하고 기특해 보인다.


우리네 삶과도 별반 다르지 않은 윤설의 생애를 따라, 삶이란 무엇인지, 또 선의란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한다.


더불어 이 책의 핵심은 바로 제일 마지막 장인 부록 1과 2에 있으니 끝까지 긴장을 놓지 말고 직접 눈으로 반전을 확인해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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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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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잠

잠시 깼다가, 이윽고 다시 잠에 빠지는 상태



■윤설

-자신을 낳다가 엄마는 돌아가심

-선천적으로 척추가 분리된 척추이분증을 앓고 있음

-학창 시절에는 혼자 상상 속 세계를 탐험하는 시간을 더 좋아해서 '외계인'이라 불림

-현실보다는 그 너머의 세계가 늘 궁금했음

-특성화 고등학교인 공업고등학교에 진학하여 전기과를 선택

-2학년 1학기에 공기업 공채 시험에 최종 합격 후 취업함

-스무 살 홀로 엄청난 일을 겪음

-남자친구의 배신으로 빚 1억을 떠안게 됨

-나이 오십을 바라보면서 소설가가 됨


■이가을

-윤설과는 고등학교 입학식 때 처음 만남. 이후 짝꿍이 됨

-블랙홀 같은 유난히 크고 검은 눈을 가짐

-언제나 손에서 다이어리를 놓지 않음

-엄마의 학창 시절 모습과 오버랩 되어 보임


■윤설의 엄마

-남편을 만날 때마다 전날 그루잠을 잤다고 다이어리에 적어 둔 기록이 있음


■윤설의 아빠(윤기정)

-2014년 이후 딸과는 연락 두절


■최기영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만난 첫 남자친구

-공인중개사

-윤설과는 여섯 살 차이

-윤설과 10년을 교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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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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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설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생애 전반을 깊숙이 다루며, 이야기는 현실과 그 너머를 자주 오간다. 윤설의 탄생과 동시에 어머니가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서 그녀는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자란다. 이 때문인지, 항상 불행은 그녀의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게 된다.


그 와중에도 설은 최선을 다해 생을 살아간다. 그러면서 많지 않은 사람들이 설과 인연을 맺게 되는데, 빨려들 것 같은 블랙홀의 검은 눈동자를 지닌 친구, 생애 처음 만든 다정한 남자친구, 자신의 어려움을 해결해 준 변호사, 실력 향상과 교육이라는 목적 아래 자신을 부려먹었던 상사, 홀로 독립해 살았던 집 임대인, 그리고 마지막으로 동창이자 든든한 친구가 되어준 동반자까지.


직업에도 변화가 또렷이 보이는데, 공업고등학교에서 전기과를 나와 일찍 유명 공기업 공채로 취업하지만, 서류 실수로 인해 인생은 꼬이기 시작한다.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은 설은 한동안 백수로 살아가다 나중에는 음식점을 열기도 하지만 또 한 번의 배신으로 결국 또다시 좌절하게 된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새 삶을 살기로 한 설은 한밤중 도망치듯 이사한 후 후미진 공장에서 일을 하지만 언제나 마음은 공허한 상태로 지내게 된다.


하지만 이곳에서 마음을 나눌 반려견과 든든한 동반자 같은 친구를 만나게 되면서 마음에도 안정을 찾게 된다. 이후 그녀는 한참 나이가 들어 몸을 제대로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소설가로 활동하게 되면서 이 모든 일들이 그녀의 관점에서 기록으로 남게 된다.


그리고 진짜 반전은 이후 이어지는 에필로그와 부록에서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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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 돋게 한, 어떤 존재에 대한 키워드 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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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

▶블랙홀 같은 까만 눈동자

▶자살

▶너머의 세계

▶부록 1

▶이가을

▶기밀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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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으로 다가온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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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항상 완벽하고 싶었다.

엄마의 모든 것을 바꿔 태어난 존재였기 때문에 내 모든 것이 완벽해야만 했다.

5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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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거부당하고 불행한 삶을 살면서 무의식 속에 굳어진 윤설의 자책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자신의 탄생으로 엄마가 죽고, 아빠는 그런 자신을 돌아봐 주지 않는다. 처음으로 찾아간 외갓집에서조차 엄마의 죽음이 마치 자신의 탓인 양 모진 말로 내쫓기면서 윤설은 스스로 이런 다짐을 하게 되지 않았을까?


"항상 완벽해야 한다"


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삶이 불행해졌고, 그런 사람들의 삶을 바꾸고 태어난 존재가 자신인 만큼 나는 모든 것이 완벽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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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늘 혼자라고 생각했다.

내가 너무 버거운 짐 덩어리 같아서 다들 나에게서 멀어지려고 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나도 더 빨리 움직였다.


그런데 돌아보니,

아무도 나를 두고 간 적은 없었다.

278~27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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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살아가면서 한 번씩 하는 고민이자 깨달음이라 더 인상 깊게 다가왔던 문장이다.


몸이 아프거나, 취업이 되지 않거나, 이직을 하는 여러 인생 이슈들로 인해 사람들은 때로 나만 뒤처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문득 살다가 돌아보면 나만 뒤처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사실은 각자 자신만의 속도로 인생을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윤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누군가의 보살핌이나 따뜻함을 모르고 자라 왔기에 더 외로움을 느꼈을 것이며 감정적인 결핍이 컸을 것이다. 더불어 자신의 탄생으로 엄마가 사망했기에 자책감도 심했을 것이다.


그래서 더 열심히 살았다. 항상 불행한 일들이 자신의 인생 전반을 뒤덮었지만, 자신은 완벽해야 한다는 무의식의 강박과 싸우며 힘듦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눌러 삼키며 살았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깨닫게 된다. 사실은 나 혼자 그런 착각 속에 살아왔다는 것을, 나를 짐으로 생각하거나 나를 두고 앞지르는 사람은 없었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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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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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인 <그루잠>은 깨었다가 다시 드는 잠, 또는 잠깐 깬 뒤 다시 이어서 자는 잠을 뜻하는 순우리말로, 불행과 행복이 이어지는 삶 혹은 현실과 비현실이 이어지는 책의 내용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단어가 아닐까 한다.


책 내용을 살펴보면 주인공인 윤설의 생애를 다루고 있는 소설로, 현실과 그 너머의 이야기가 반복적으로 지속되어, 독자로 하여금 이 상태가 현실인지 아닌지 헷갈리게 할 만큼 왔다 갔다 하는 설정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는 특히 마지막 부록 2를 통해 콘셉트 자체가 그렇게 설계된 소설임을 더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데, 그런 설계로 인해 판타지적 요소와 함께 미스터리한 기분을 독자는 맛볼 수 있다.


꿈인지 현실인지, 아니면 단순한 누군가의 피해 망상인지, 그것도 아니면 말 그대로 소설 속 허구의 이야기인지에 대한 판단은 각자 읽는 독자들의 몫일 것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끝까지 읽다 보면 나와 같이 인과응보에 대한 속 시원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더불어 이 책을 통해 '선함'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의문은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보게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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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외국인 베이비시터가 온다 - 이렇게는 안 되겠어서 선택한 어느 엄마의 7년 기록
고지혜 지음 / 미다스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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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시스템을 개선하면서 육아 방식도 완전히 바뀐 어느 엄마의 7년간의 기록"



한국 엄마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내 아이 영어 공부에 대한 고민들, 다들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현재 단양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저자도 영어 잘하는 아이를 만들기 위해 고민 끝에 외국인 베이비시터를 고용하게 된다.


그런데 생각과 다르게 초반에는 엉망진창 기대치를 한참 밑도는 상황에 스트레스는 물론 시행착오도 많이 겪게 된다.


그러다 고민 끝에 기대치를 내려놓고, 시스템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점차 안정세에 오르게 된다. 이 책은 무너지지 않는 육아는 물론,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영어를 접하는 환경을 만드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책으로, 진짜 중요한 가치에 대해 논하고 있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육아도 결국 시스템을 통해 좋은 방식으로 개선될 수 있음을 알려주는 책으로, 환경의 중요성과 더불어 기다림의 미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에 방문하는 외국인 방문객을 활용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영어에 노출되는 것은 물론 잠시나마 육아에서 해방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외국인 베이비시터 제도를 도입한다.


하지만, 육아 경험이 없고 일정이 자주 바뀌는 여행자 특성상 저자가 기대하는 기대치에서 항상 멀어지는 결과만 얻게 되면서 더 큰 스트레스에 놓이게 된다.


저자는 고민 끝에 보다 정확한 요청사항을 공유함과 동시에 시간 배분 등을 명확히 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면서 점차 이 제도는 자리를 잡아가게 된다.


더불어 우연한 실수를 통해 오히려 큰 깨달음을 얻은 저자는 이후에 2~3명의 베이비시터를 고용하는 것은 물론, 외국인 베이비시터들이 한국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윈윈 전략을 펼치게 되면서 이후에는 양쪽 모두가 만족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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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게 다가온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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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인정하게 됐다. 규칙이 없었던 것이 문제였다.

(...)

관계는 좋은 마음만으로 유지되지 않았다. 경계가 없는 배려는 결국 누군가의 침범으로 종결되었다.

(...)

'좋은 사람'이 되는 것보다 '기준을 가진 사람'이 되기로 했다. 늦었지만 반드시 필요했던 선택이었다. 외국인 시터와의 관계를 가능하게 했던 건 서로를 배려하자는 마음이 아니라 서로를 지켜주는 선이었다. 이 집의 시스템이 처음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44~4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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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서 '배려'보다 우선해야 할 것은 바로 '선을 지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선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서로 약속된 '규칙'이다.


서로 다른 문화권, 다른 언어,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일수록 더 명확한 규칙이 필요하다는 것을 저자는 뒤늦게 깨닫고 서로를 지키기 위한 규칙을 처음으로 만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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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쉰 사람은 억지로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움직였다.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특별한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사람이 무너지지 않도록 받쳐주는 구조 안에서 좋은 사람이 되었다. 그 작은 방하나가 우리의 하루를 바꾸고 아이의 시간을 바꾸고, 나의 육아를 바꿨다.

6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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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에서 긴장한 하루를 보내게 되면 누구나 지치기 마련이다. 그럴 때 독립된 작은 공간은 충분한 휴식을 가져다주고, 그 휴식은 다음 날 다시 움직일 수 있는 여유로 이어진다.


저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잘한 일 중 하나는 바로 이 독립된 공간을 무료로 내어준 것이 아닐까.


나 역시도 혼자만의 시간, 휴식이 무엇보다 중요한 사람이기에 특히 멀리에서 온 외국인 베이비시터에게는 이 공간이 얼마나 큰 위안과 쉼이 되었을지 짐작이 된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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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사람을 연결했을 뿐인데 언어가 자랐다. 시스템은 가볍게 시작됐지만 쉽게 끝나지 않았다.

8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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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만든 시스템은 단순히 육아에 그치지 않았다. 이것은 문화를 연결하고 관계를 이어주는 매개체가 되어주었다. 덕분에 아이들의 언어는 자랐고, 외국인 베이비시터들은 새로운 환경과 사람, 관계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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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언가를 더 받을 때가 아니라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고 느낄 때 비로소 머문다. 이곳은 무언가를 제공하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의 하루를 채워주는 곳이었다. 그 가운데 우리 집이 있었다.

8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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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를 억지스럽게 하려고 할 때는 오합지졸 난리가 났었는데, 시스템을 만들고 관계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장소가 되고 난 이후, 게스트하우스는 사람이 모이고, 서로를 채워주는 공간으로 거듭나게 된다.


어쩌면 앞서 겪은 많은 시행착오들이 모이고 모여 경험이 되고 자양분이 된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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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있다는 건 같은 공간에 붙어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 각자의 시간을 존중해도 관계는 충분히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아이는 이미 알고 있었다. 어쩌면 함께 살아간다는 건 서로를 붙잡는 일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는 거리까지 허락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12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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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외국인 베이비시터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아이들에게 외국어 환경을 열어준 것뿐 아니라 삶에 대한 팁도 얻게 된다.


때론 거리감을 두더라도 믿어주는 것, 각자의 시간을 존중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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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하면 좋을 유용한 부록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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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플랫폼: 워크 어웨이


숙소를 제공하는 대신 하루 몇 시간의 노동력을 제공받는 교환 플랫폼.


워크 어웨이는 결국 '글로 사람을 부르는 일'로, 누군가의 한 달을 바꾸는 선택이 내가 써놓은 몇 줄에서 시작된다. 더 솔직해야 하고 더 전략적이어야 한다.



2. 부록 자세히 살펴보기


하루 중 언제 어떤 시간을 아이와 보내는지 워크시트 형태로 정리해서 베이비시터와 미리 공유한다. 해야 할 일보다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가 보이도록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류 확인서와 추천서는 미리 만들어놓고 요청이 들어올 때마다 바로 제공하니 관계가 끝나도 신뢰가 이어진다.


필요한 모든 내용을 하나의 링크로 정리해 도착 전 미리 공유하는데, 덕분에 시터들은 단양에 도착하기 전부터 이곳의 생활을 이해하고 준비할 수 있었다.


저자의 경험에 의하면 덜 헤매고 덜 긴장한 상태에서 시작된 아이와의 관계는 훨씬 부드러웠다고 전한다. 덕분에 처음부터 잘하려 애쓰지 않아도 되었고 서로를 탐색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었다. 불필요하게 소모되던 에너지는 고스란히 아이와의 시간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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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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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육아와 생업인 게스트하우스 운영에 대한 일들을 시스템화해서 정착한 케이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지만, 생각해 보면 많은 부분을 이렇듯 시스템화해두면 불필요한 시간과 에너지를 줄일 수 있어 효율적이다.


외국인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어 '배려'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상대가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는 것, 선을 넘지 않는 것이다.


저자는 그 포인트를 잘 살려, 자신이 요구하는 것들과 지켜야 하는 것들을 이렇듯 워크시트와 문서로 사전 공유를 하면서 불필요한 오해와 시간, 에너지를 줄이게 된다.


덕분에 처음 육아를 하거나 한국 문화를 접하는 시터들도 분명한 목적성을 확인하게 되면서 애매모호한 태도나 방식보다 확실하고 분명한 태도를 취하게 된다. 이로 인해 저자의 스트레스도 줄어들고, 개인 시간도 늘어나게 된다.


이 시스템이 완벽히 자리 잡기까지는 많이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특히 저자가 외국 여행에서 반대 입장을 경험한 것이 큰 계기가 되면서 이 시스템은 제대로 급물살을 타게 된다.


책을 읽고 난 뒤 든 생각인데, 누군가와 일을 하거나 관계를 맺을 때, 특히 자영업을 할 때 이런 방식을 차용해 도입해 보면 여러모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 모르는 상태에서 일을 할 때는 상대를 파악하느라 버리는 시간들이 꽤 많은데, 이런 확실한 가이드가 존재한다면 서로가 크게 애쓰지 않아도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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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행복은 나의 기쁨이야
정한경 지음 / 북로망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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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다정한 호흡으로 '나만의 행복 기준'을 찾게 하는 에세이"



처음에 책 제목을 보고는 사랑하는 이의 행복을 비는 책일 거라 짐작했는데, 막상 읽어본 책 내용은 그렇지 않았다.


여기에서 '너'를 지칭하는 건 책을 읽는 독자였고, '나'는 저자 자신을 뜻하는 의미였다. 고로 정리하자면,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행복을 비는 책이었던 것이다.


전반적으로 짧은 글들로 구성된 문장들은 따뜻하고 부드럽게 쓰여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빠르게 읽히지만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내용들이 많았다.


또 나만의 행복의 기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문장들이 많아 그런 기준점을 스스로 고민해 보게 만든 책이기도 하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일상 속에서 행복을 찾는 나만의 기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으로, 보다 폭넓고 다양한 기준으로 행복을 찾는 방법을 제시해 준다.


특히 삶 속에서 우리가 행복이라 느끼지 못했던 부분조차 사실은 행복이었음을 일깨워 주면서 스스로의 삶에 치유와 성장, 위로를 건넨다.


덕분에 읽는 내내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행복의 순간을 고민해 보고 찾아보게 된다. 그러고는 이내 마치 보물 찾기를 하듯 힌트를 얻은 후에는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고생하던 순간, 그것을 딛고 일어나 굳은살이 베긴 순간들조차 모두 행복이었음을 알아채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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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으로 다가온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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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면 행복은 발견의 문제이면서도 동시에 선택의 문제였다. 어떤 순간을 행복이라 부를 것인가. 그 기준은 세상이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정하는 것이었다. 나의 행복은 누구나 인정하는 거대한 사건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우리는 매일 수많은 순간 앞에서 선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순간이 별것 아닌 일이라고 지나칠 것인지, 아니면 충분히 행복한 순간이라고 받아들일 것인지. 같은 하루를 살아도 어떤 사람은 행복을 몇 번이나 만나고, 어떤 사람은 행복을 한 번도 만나지 못하는 이유가 어쩌면 여기에 있을지도 모른다. 행복의 양이 달라서가 아니라, 행복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18~1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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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곳곳에 널려 있지만 그냥 찾아오진 않는 듯하다. 나만의 발견과 내 기준에 따른 선택에 따라 찾아오기 때문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행복을 좇고, 행복을 바라지만 실제로는 큰 행운을 두고 행복이라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기에 앞서 우리 주변, 일상에 숨어 있는 행복을 먼저 찾아보면 어떨까.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즉 소확행이라고 말하는 행복은 언제 어디서든 나의 발견과 선택에 의해 누릴 수 있는 행복이다. 그런 만큼 행복을 누리는 것 또한 나의 의지에 달렸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타인의 행복을 부러워만 하지 말고, 행복을 좇지만 말고 이미 가지고 있는 행복을 발견하고 누리면서 살아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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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에 자신만의 빛깔을 머금고 있는 이들은 모두 저마다의 상처를 딛고 세상을 향하는 사람들이다.


상처를 흉터가 되도록 내버려두지 않고 그로 인해 맞이하게 될 새로운 이야기를 가슴에 품을 줄 아는 사람들이다.

(...)

한 번의 실패가 나의 삶을 결정지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아 가고 있고,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해 자신을 먼저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 가고 있다.


당신의 상처가 당신의 굳은살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56~5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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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흉터가 되도록 내버려두지 않고, 상처가 굳은살이 되는 것을 영광으로 아는 것. 이것이야말로 어쩌면 진정한 행복의 기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힘든 시간은 결국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준다. 상처를 통해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알아가고, 관계를 이어가는 방법을 배운다.


그런 굳은살들은 영광의 상처이자 아문 흉터로, 지금의 나를 있게 한 행복의 흔적들이다. 행복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어쩌면 이런 과정들도 포함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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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함은 남들과 다른 나의 모습을 사랑할 줄 아는 마음가짐에서부터 비로소 찾아오는 것. 특별함을 좇기 보다, 나의 다름을 특별한 시선으로 바라볼 줄 아는 마음. 그런 마음이야말로 나 자신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다.

7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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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이 가진 특별함을 좇기보다, 내가 가진 특별함을 발견하고 가꾸는 시선.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나를 사랑하고 아끼는 방법이 아닐까.


나만이 가진 장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아름답게 가꿔내는 일은 그 누구도 아닌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니 남이 가진 것을 부러워하기보다, 내가 가진 특별함을 더 아끼고 사랑해 주면서 나만의 행복을 찾아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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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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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작고 소소한 일상 속 행복을 추구하지만, 시련이나 고난을 뚫고 가는 과정조차 행복이라 생각한 적은 크게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난 후,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그 과정조차 사실은 행복이었음을 비로소 느낀다.


보기 흉하게 굳어가는 굳은살이, 고난처럼 여겨졌던 인생의 한 부분이 변화를 위해 반드시 거쳐야 했던 시간임을 이제야 깨닫는다.


어쩌면 그런 시간들은 특별한 나를 다듬고 만들어 가는 과정이자, 세상을 보는 눈을 새롭게 키워가는 시간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행복을 만들어 가는 시간.

누구나 거쳐야 하는 시간.


덕분에 나는 이제 큰 행운을 좇기보다, 나만이 가진 강점, 내가 일상에서 누리는 소소한 행복을 더 가까이에서 더 자주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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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달리의 봄 - 아픔이 머물던 곳에서, 마음이 피었습니다
김영돈 지음 / 밀크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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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츠같이 느껴졌던 독특한 시각의 '소설'이라 표기된 '에세이'"



처음에 이 책을 펼쳐 읽으면서도 아리송했는데, 정리를 마치고 서평을 쓰면서도 도통 감이 잡히지 않는다. 이 책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60초 소설'과 같은 키워드가 눈에 띄지만, 실상 소설처럼 느껴지진 않는다. 각 챕터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각기 다르다. 그런데 소설보다는 에세이에 가깝다. 그러면서도 또 막상 짧게 이어진 각 글에는 별 내용이 없다.


책 소개 글을 살펴보면, 치유와 회복력을 길러주는 책이라는 내용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나는 치유나 회복력의 느낌을 강하게 받지는 못했다.


그저 드문드문 떠오르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사색하듯 펼쳐 둔 느낌에 더 가깝달까. 산문도, 소설도, 그렇다고 시도 아닌 짧은 글.


내용도 없고, 의미도 없다. 그래서 이 책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나는 '모호함'을 가장 먼저 이야기할 것 같다. 실존하는 인물들의 떠도는 이야기를 모티프 삼아 짧게 그려낸 사람 이야기의 묶음집.


내가 느낀 이 책의 전반적인 느낌은 이게 다였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짧은 형식으로 풀어낸 에세이 형태의 글로, 주제와 화자는 매 챕터마다 바뀐다. 그래서 공동저자의 글인가 잠시 헷갈릴 수도 있는데, 저자는 한 명이다.


이것저것 검색을 통해 알아보고, 책을 읽으면서 깨달은 바를 설명해 보자면, 저자의 의식대로 실존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모티브 삼아 쓴 글로 보인다. 글의 종류는 '60초 소설'과 같은 키워드로 설명하고 있지만 실상은 에세이에 더 가깝다고 말할 수 있다.


책의 소개 글에서조차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지 않아, 실상 정보를 알기가 꽤 어려웠는데, 추측해 보자면 명달리라는 깊은 산골 마을에서 저자가 자연과 호흡하며 마주한 단상을 짧게 풀어낸 책이 아닐까 한다.


저자가 밀고 있는 '60초 소설'의 키워드처럼(보통 유튜브 숏츠도 60초(1분)를 기준으로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이 책이 마치 훅훅 내용 없이 지나가는 숏츠를 보는 듯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내용과 구성, 모든 면에서.


아주 짧은 호흡의 단편 65편의 글들은 읽는 내내 숏츠보다 더한 막막함과 허무함을 안겨줬는데, '이럴 거면 책을 왜 읽지?'라는 생각에까지 이르게 만들어 꽤 당황스러운 감정을 안겨주었다.


독특하다면 독특하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책마저 이렇게 소비된다는 게 참담하기도 하고 황망하기도 했다.


시대가 변한다고 해도 책만이 가진 매력이 있는데, 그것을 반감시키는 이런 글은 개인적으로 피하고 싶다.


짧아도 의미와 맥락을 가지고 있는 시처럼, 60초 소설이라고 해도 나름의 매력을 충분히 담고 있는 글로 승화 시켰다면 좋았을 텐데, 그저 최악의 수만 담은 것 같아 많이 아쉬웠다.


빠름의 미학에 더해 짧은 글의 조합이라는 자체는 나쁘지 않은 아이디어였으나, 알맹이가 빠진 글이라니.


기승전결 없이 나열된 '내용 없는 이야기'처럼 보여 나는 이 글들을 의미 없이 흘려보내는 숏츠에 비유하여 '숏츠 같은 글'로 표현해 본다.


영상미로 표현하는 숏츠와 글로 표현하는 숏츠는 다가오는 느낌이 확연히 달라, 파편화된 특정 내용들이 그다지 감동적이거나 치유의 글로 다가오진 않는듯하다.


차라리 클로즈업하듯 파편화된 특정 감정이나 상황들을 짧지만 강렬하게 글로 표현했다면 오히려 더 임팩트 있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누군가는 이 책에 실린 글들을 조각난 파편 혹은 명달리의 여러 표정들처럼 느낄지 모르나 나는 60초짜리 숏츠를 무의미하게 보며 흘려보내는 시간처럼 느껴져 굉장히 아쉽고 또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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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궁금증 정리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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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른 사람의 이름이 챕터마다 적힌 이유: '위탁된 목소리'

저자가 명달리라는 공간에서 만난 수많은 이웃, 방문객, 혹은 상상 속 인물들의 사연과 순간을 포착하여, 그 사람들의 시점(이름)을 빌려 대변하듯 썼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름은 각각 다르지만, 결국 저자 한 사람의 시선과 펜 끝을 거쳐 나온 하나의 거대한 스케치북인 셈이다.



2. 내용은 없는데 에세이 글인 이유

거창한 사건이나 줄거리가 있는 게 아니라, 그냥 지나가는 바람, 누군가의 한마디, 문득 든 생각 같은 '찰나의 스냅숏'들을 나열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소설처럼 표기했지만 실상은 삶의 단면을 툭툭 던지는 변형된 형태의 '서정 에세이'를 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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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피터팬 - 중증자폐인 아들을 두고 떠나는 시한부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
전경철 지음 / 이야기장수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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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책!"



제도와 현실 사이에서 피해를 본 사람들은 안다. 이 책의 저자가 겪은 억울함과 답답함을. 그리고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얼마나 큰지를.


당장 삶이 무너져가는 상황 속에서도 공무원들은 절차만 따지고, 기관이나 사회 시스템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니, 그런 순간조차 아무도 손을 내밀어 주지 않는다.


분명 국가 시스템 안에는 약자를 보호하는 시스템과 여러 기관이 존재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정작 내가 그 시스템과 기관을 필요로 할 때는 명분뿐이고 허울뿐인 기관이 된다.


이리저리 치이다 가끔 희망을 엿보기도 하지만, 이내 그 희망은 눈물의 씨앗으로 돌아온다. 중증 장애인 아들을 둔 저자도 이런 일들을 비일비재하게 겪는다. 거듭했던 약속이 한순간에 바스러지는 것을 여러 번 겪으며 좌절도 수없이 했다.


유일한 보호자인 자신이 시한부 인생이라 마음은 조급한데, 아들이 갈 곳이 없어지는 순간, 더 이상 어쩌지 못하는 순간들은 극단적 생각을 종종하게 되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저자는 끝까지 버티고 또 버티며 살아갈 방법들을 강구했다. 아들이 살아갈 수 있는 집과 살아갈 방법을 마련하기 위해서.


총 2부로 구성된 이 책은, 간암 말기 시한부 선고를 받은 한 아버지가 중증 자폐스펙트럼 장애인 아들을 홀로 남겨두고 떠나야 하는 현실 속에서 써 내려간 기록을 담고 있다.


1부에는 '꼭두'라는 시한부 필명을 통해 죽음을 앞둔 아버지가 자신의 지난 삶을 담담하게 정리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고, 2부에는 중증 자폐인 아들 제원과 보낸 시간들을 담아내고 있다.


남은 시간은 얼마 없는데, 자신 없이 홀로 살아가야 하는 이제 한창 젊은 스물일곱 살 아들은 계속 살 곳을 잃는다. 그래서 아버지는 죽을 수도 없다.


아버지는 자신의 치료보다 먼저 아들이 살아갈 곳을 찾고, 맡길 곳을 찾고, 함께 살아갈 공동체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마지막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마침내 아버지는 스스로의 힘으로 아들이 머물 집(이슬 푸른 마을)과 공동체를 찾게 된다. 여기에 더해 그런 아이들을 위한 '피터팬 재단'이라는 구체적인 꿈까지 꾸게 된다.


몸은 자라도 사회성 발달 연령이 낮아 늘 어린 상태에 머무르는 '피터팬' 아들이 부모 없는 세상에서도 안전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버지는 '네버랜드(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만들고자 지금도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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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으로 다가온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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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주셔서 고맙습니다" 했는데, 가다 말고 다시 오더니 세정제로 손을 쓱쓱 닦고는 갑자기 내 손을 꽉 잡는다? "난 포기 안 했어요. 또 봐요." 상상도 못 한 기습에, 나 정말 깜짝 놀랐어.

81~8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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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실한 순간 누군가 건네는 진심이 가슴을 울리는 순간들이 있다. 다소 까칠한 의사였지만, 당시 의사가 건넨 행동과 말은 저자에게 또 다른 희망이자 감동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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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은 내가 결정한다.' 저는 국가가 은총이라도 베푸는 듯 던져주는 복지 서비스 관리 대상이 아닙니다. 저와 제 아들이 장애인 복지의 주인입니다. 따라서 제 권리를 찾기 위한 싸움의 시작과 끝은 오직 당사자인 저만 결정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 주의도 필요 없다. 나는 정책 싸움의 도구가 아니다.' 중증 장애인과 함께 현실의 삶을 살고 있는 제 60년 넘는 삶과 목소리가 가장 우선입니다. 당신들의 실무 매뉴얼조차 내 권리를 나를 대신해 결정할 수 없습니다. 결국 저는 항소장을 제출하게 됩니다. 이 회고록 전체가 당사자가 기록한 증거입니다.

36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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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울림이 느껴졌던 문장 중 하나다. 중증 장애인 아들을 뒀기 때문에 늘 을의 입장에 설 수밖에 없었다는 아버지는 언젠가부터 이렇게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 속담이 있듯이 너무 여러 사람과 시스템, 약속에 치이다 보니 이제 아버지는 그런 것에 메이기 보다 스스로 방법을 찾아 나서는 것을 선택하게 된다.


그저 수박 겉 핥기 식으로 대처하는 행정 시스템도, 전문가주의도, 복지 시스템의 아래 있는 사람이 아니라 60년 넘는 삶을 오롯이 살아낸, 중증 장애인 아들을 혼자 키워낸 현장의 목소리로 아버지는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찾겠다 말한다.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되어 과연 어디서 이런 에너지가 나올까 싶지만, 아버지는 끝내 남겨질 아들을 위해 이렇게 또 한 번 힘을 내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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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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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고통이라는 말을 이 책을 읽으며 더 실감한다. 시한부 인생이라는 상황을 감당하기도 벅찬 현실인데, 아버지는 이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자신의 몸보다 우선 홀로 남겨질 아들 걱정이 더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것을 하나뿐인 딸에게 전가 시킬 수도 없다. 그래서 아버지는 오랜 시간 연락이 끊겼던 어머니에게 아들을 부탁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자신조차 감당하기 힘든 한참 장성한 스물일곱 살의 아들이 매번 집(기관)에서 쫓겨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버지는 자신의 치료를 미루고, 먼저 아들이 살아갈 집을 찾고, 함께 살아갈 공동체를 찾기 시작한다.


국가 기관이나 지자체, 공무원, 사회 복지 시스템을 통해서는 도저히 살 길이 없었다. 하나같이 퇴짜를 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방송을 타게 되고, 저자가 쓴 브런치 글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며 마침내 아들은 살 집을 얻게 된다. 갇혀 지내는 삶이 아닌 공동체 구성원으로 어울릴 수 있는 장소를 얻게 된다. 그곳에서 아들은 현재 장기간 머물며 잘 적응해 가고 있다.


이제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과 같은 일을 겪은 사람들을 위해 부모가 없어도 안전하게 아이들이 살아갈 수 있는 '네버랜드'를 꿈꾼다.


언젠가 자신이 먼저 소풍을 떠나도, 아들과 같은 아이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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