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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마톤즈 학교 - 이태석 신부로부터 배우는 네 개의 메시지
구수환 지음 / 북루덴스 / 2024년 3월
평점 :
"말보다 실천, 교만보다는 겸손, 과시보다는 헌신의 중요함을 알려준 이태석 신부의 삶"
처음엔 '울지마톤즈'가 뭘 의미하는지 잘 몰랐다. 표지를 보고 이태석 신부에 대한 이야기라는 건 어느 정도 짐작했지만, 솔직히 그가 누구인지조차 몰랐기에, 궁금증은 더 커져만 갔다.
그리고 이 책을 쓴 저자를 따라 이태석 신부의 삶을 돌아보게 되면서 마침내 그가 세상에 남긴 선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참을 수 없는 이타심’, ‘죽음을 잊은 용기’, ‘절실하고 헌신적인 실천’, ‘감사하며 섬기는 마음’이라는 네 가지 메시지를 통해, 이태석 신부의 삶과 그가 남긴 깊은 정신을 함께 전한다.
구수환 피디는 우연한 계기로 이태석 신부를 알게 되고, 호기심에 그의 삶을 뒤쫓기 시작한다. 그러다 점차 이태석 신부의 헌신과 사랑에 깊이 매료되어, 그의 삶을 재조명하는 TV 프로그램과 영화를 제작하게 된다.
그는 이를 위해 전쟁 중인 아프리카 남수단을 찾았고, 그곳에서 이태석 신부가 남긴 마지막 사랑과 헌신을 직접 목격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이태석 신부의 어머님께 마지막 유품을 전달하고, 사정상 함께하지 못한 톤즈 사람들에게도 그의 마지막을 전하며 모두가 함께 작별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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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수환 피디가 이태석 신부를 알게 된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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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호기심이었다. 수단의 슈바이처, 의사 출신 사제, 아프리카를 자원한 최초의 한국인 신분. 주인공의 내력을 살펴보면서 나는 나도 모르게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그의 이야기는 그저 한 사람의 슬픈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는 나를 꾸짖고 있었다. 아니, 세상에 대한 준엄한 꾸짖음인지도 몰랐다. 돈, 권력, 출세, 욕망 이기심으로 가득한 우리에게 그는 삶으로 사랑을 보여 주었다.
전국 각지를 돌며 이태석 신부와 가까이 지내던 분들을 만났다. 기억은 곧 눈물로 이어졌다. 모두의 눈물이 한 사람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었다.
'이태석 신부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왜 사람들은 그의 이름 석 자에 무너지는 것일까?' 내가 만난 사람들처럼 나도 이태석 신부에게 빠져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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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태석 신부를 만난다면 하고 싶은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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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석 신부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의사라는 직업을 버리고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곳을 찾아가 자신의 모든 것을 던졌다. 묻고 싶었다.
그런 용기가 어디서 났습니까?
왜 꼭 아프리카여야 했나요?
당신을 지켜준 힘은 무엇이었습니까?
생전에 만났다면 정말 묻고 싶은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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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석 신부의 가족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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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석 신부는 부산항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서 10남매 중 아홉째로 태어났다. 열 살 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생활이 막막해진 어머니는 자갈치 시장에서 옷도 팔고 수선을 해주며 악착같이 일했다.
이태석 신부와 맏형은 12년 터울로, 밤늦게 돌아오는 어머니를 대신해 어린 태석을 돌봐준 것은 누나들의 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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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석 신부가 '신부'라는 꿈을 꾸게 된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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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석 신부가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가난 때문에 영화 구경은 엄두도 못 내던 시절, 동네 성당에서 영화를 보여 준다는 소식을 듣고 형제는 한걸음에 달렸다. 영화는 하와이의 외딴섬에서 한센병 환자를 돌보다 그 병에 걸려 세상을 떠난 한 사제의 이야기였다.
바로 다미안 신부의 이야기로, 그는 16년 동안 한센인을 위해 온전히 자신을 바쳤다. 신부 스스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선교사라고 이야기하는 그는 2009년 로마교황청에 의해 성인으로 추대된다.
그런 다미안 신부의 삶은 형제의 가슴속 깊이 스며들게 된다. 그리고 이내 성직자의 길을 걷고 싶은 마음을 품게 된다.
이태석은 어릴 적 자신에게 약속했던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그리고 다미안 신부처럼 한센병 환자를 헌신적으로 돌보다 다미안 신부와 같은 마흔아홉의 나이에 대장암으로 선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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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마 톤즈의 흥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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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4일 부활절에 맞춘 최초 TV 방송
●천안함 피격 사건으로 연기됨
●4월 11일 방송으로 변경(시청률 저조)
●한 달 후 영화 배급사에서 <울지 마 톤즈>를 영화로 상영하고 싶다는 요청을 받게 됨
●90분짜리 영화로 완성되면서 8월 25일 서울극장에서 시사회가 열림
●언론의 주목을 받음
●9월 9일 추석 특수로 14개 상영관에서 개봉
●인기 급상승
●12월 초 스크린에서 사라짐
●12월 중순 '밝은청소년지원센터' 임정희 이사장의 요청으로 재상영
●학생들의 단체 관람으로 인기 폭발
●다큐멘터리 '성탄특집 이태석 신부, 세상을 울리다'로 인해 또 한 번 이슈가 됨
●설날 다음날 TV 특선 영화로 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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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석 신부에게 배우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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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태석 리더십의 핵심은 '말보다 실천'
'이태석 리더십'에는 거창한 구호가 없다. 말보다는 실천이었다. 헌신과 겸손 그리고 진정성, 이것이 톤즈의 기적을 만든 것이다.
2. 진심이 담겨 있는 경청
경청은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이다. 듣기 위해서는 현장을 찾아가야 한다. 그리고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무엇이 필요하고 무슨 문제가 있는지도 모르면서 본질을 말할 수는 없다.
농민들이 어떻게 사는지도 모르면서 농촌 정책을 얘기하고 서민들의 삶이 어떤지도 모르면서 서민 정책을 이야기한다면 불만과 무관심만 불러온다.
경청은 진정성이 담겨 있어야 한다. '쇠귀에 경 읽기'라는 속담이 있듯이 진심으로 걱정하고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 이태석 신부가 한센인을 찾아갈 때마다 박수를 치며 '쫄리'를 외치던 반가움도 이 신부의 진심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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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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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큰 이슈를 몰고 온 인물인데, 여태껏 모르고 살았다는 점이 오히려 놀랍게 느껴진다. 천안함 사건은 기억하지만, 이태석 신부에 대해서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종교와 상관없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이토록 타인을 위해 헌신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그저 경이로울 뿐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동네 성당에서 영화로 마주한 다미안 신부의 삶을 마음에 품고 있다가 그대로 답습했다는 점도 굉장히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당시 한센병 환자는 별도의 섬에 격리하고, 사람들이 가까이 가는 것조차 꺼리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이태석 신부는 거리낌 없이 맨손으로 그들의 발을 만지며 치료했다.
그리고 나아가 아프리카 오지 톤즈 마을로 간 그는, 진심 어린 경청과 사랑을 베풀며 그들과 깊은 교감을 나누게 된다. 그 뒤엔 어머님의 눈물과 그리움이 깔려 있었지만, 그는 끝까지 자신의 신념을 지켜나간다.
그렇다고 해서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깊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대장암 판정을 받고 나서도 어머니에게는 이를 숨긴 채, 늘 웃는 얼굴로 대면했다고 하니, 그가 얼마나 깊은 사랑을 품고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아프리카 남수단의 톤즈 마을에서 '쫄리'라 불리며 무한한 사랑을 베풀었던 이태석 신부. 그의 삶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우선시하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