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가 사랑한 밤 - 명화에 담긴 101가지 밤 이야기
정우철 지음 / 오후의서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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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매력을 담은 그림들을 통해 만나보는 화가와 작품, 그리고 다양한 밤의 풍경들!"


보통 특정 화가나, 연도, 혹은 시대를 중심으로 작품을 소개하는 것과는 다르게 이 책은 '밤'이라는 특정 주제에 맞는 화가와 그림들을 재배치하여 우리를 황홀한 밤의 세계로 인도한다.

'밤'이라는 주제와 오묘한 분위기 탓인지, 여타 그림을 볼 때와는 다르게, 저도 모르게 조금 풀어진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작품을 보게 되는데, 이것은 어쩌면 밤을 테마로 한 이 책만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보통 '밤'이라고 하면, 로맨틱함 혹은 어둠과 같은 단어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이 책에서 소개하는 작품 전체를 보고 나면 그보다 훨씬 많은 단어가 밤 안에 숨어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총 16인의 거장을 중심으로, '밤'을 테마로 한 그 외 다양한 작품을 포함하여 총 101가지의 밤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화가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화가까지 다양한데,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한의 상상력이 폭발함을 알 수 있다.

저자인 도슨트 정우철의 간략하지만 흥미 넘치는 해설을 따라가다 보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1mm의 틈새 숨은 디테일까지 확인할 수 있는데 잔잔히 감겨오는 이야기는 어쩐지 밤과도 잘 어우러진다.

'밤'이라는 주제 속에 참 많은 이야기와 상상력이 존재하는구나 새삼 깨닫게 된다. 더불어 '밤'을 주제로 작품을 묶다 보니, 가지 각색의 시대, 배경, 장소를 담은 작품들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는데, 다양한 화풍의 그림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어 이 또한 매우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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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인생에서 절반을 차지한다. 더 나은 절반을.

-요한 볼프강 폰 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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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밤의 고요한 시간을 사랑한다.
행복한 꿈은 그때 떠오르기 때문이다.

-앤 브론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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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인의 밤 거장들이 남긴 밤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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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테르 파울 루벤스(Peter Paul Rubens)

<저자의 도슨트 설명>
화가들의 화가, 화가들의 왕이라는 수식어에 걸맞는 화가는 누구일까요? 저는 언제나 이 화가를 떠올립니다. 페테르 파울 루벤스.

우리에겐 《플란다스의 개》에서 네로가 그토록 간절히 보고 싶어 한 <십자가에서 내려지심>을 그린 화가로 알려져 있죠. 그는 1577년에 태어나 주로 플랑드르에서 활동했습니다. 그의 작품을 보고 있자면 넘치는 생동감과 생명력에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구불구불한 선으로 표현한 인간의 육체에선 힘이 넘칩니다. 심지어 호방한 성격에 풍부한 지식과 교양까지 갖추고 다양한 언어에 능통해 외교관 활동까지 겸한 이 화가의 이야기는 마치 신화 속에나 나올 듯합니다.

그런데 그런 루벤스에게도 넘치는 에너지보다는 고요함과 따스함이 느껴지는 작품이 있습니다. <촛불을 든 노인과 소년>과 <달빛에 비친 풍경>이 그렇습니다.

루벤트는 이 작품들에서 빛과 어둠의 대비를 극명하게 표현하는 키아로스쿠로 기법으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연극의 한 장면처럼 어둠과 촛불을 표현했습니다.


<작품 자세히 보기>

▷페테르 파울 루벤스, <촛불을 든 노인과 소년>
노인의 손에서 촛불이 타고 있습니다. 촛불은 지혜를 상징하는데요. 어린 소년이 자신의 초에도 불을 붙이려 다가갑니다. 험난한 삶을 몸으로 겪으며 얻은 노인의 지혜를 배우려는 것이지요. 소년의 얼굴에선 호기심과 존경, 사랑이 느껴지고 노인의 표정에선 평온함과 만족감이 느껴집니다.

▷페테르 파울 루벤스, <달빛에 비친 풍경>
루벤스의 마지막 시기를 로맨틱하게 담아낸 걸작입니다. 이미 부와 명예를 얻은 루벤스는 말년에 자연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앤트워프 외곽의 시골 저택에서 자신만의 즐거움을 위한 그림을 그리며 평온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작품에는 원래 성경 속 인물이 있었으나, 그 인물을 지우고 순수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아내기로 한 것이지요. 밤하늘에는 반짝이는 별들을 흩뿌려 마치 천상의 축복을 받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하랄 솔베르그(Harald Sohlberg)

<저자의 도슨트 설명>
화가 하랄 솔베르그는 북유럽의 여름밤을 생생하게 파란색으로 포착해냈습니다. 국내에 잘 소개되지 않은 스칸디나비아 예술가인 그는 아버지의 제안으로 왕립 드로잉 아카데미에 입학하며 화가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이후 다양한 자연현상이 일어나는 북유럽 풍경을 캔버스에 담으며 자신의 감정을 그려냈죠.


<작품 자세히 보기>

▷하랄 솔베르그, <여름밤>
그러데이션으로 변하는 밤하늘이 낭만적인데요. 작품 속 여름 밤 공기에 평화로운 기운이 가득합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참으로 로맨틱한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입니다. 테라스에 차려진 테이블과 꽃, 의자 한 쌍, 그리고 한 모금 마신 듯한 와인잔. 이 모든 요소가 마치 사랑하는 연인이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사랑을 속삭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화가는 테라스 전경으로 시작해 관람객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밤하늘 쪽으로 이끌어갑니다. 인물이 등장하지 않아도 작품 속 요소들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 화가의 뛰어난 재능을 보여주죠. 우리는 이를 통해 사랑했던 추억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사실 이 작품은 하랄 솔베르그가 자신의 약혼을 기념하며 사랑과 기쁨을 듬뿍 담아 그린 작품입니다. 그림은 노르웨이 오슬로 동부에 있던 그의 아파트 풍경으로, 평생을 함께 할 동반자를 만나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마음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장 베로(Jean George Beraud)

<저자의 도슨트 설명>
'벨 에포크'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19세기 말부터 1914년까지 유럽이 평화롭고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며 문화, 예술이 번성한 시기를 말합니다.

그런 벨 에포크 시대 파리의 일상을 로맨틱하게 그려낸 화가가 있습니다. 벨 에포크의 증인, 장 베로입니다. 파리지앵의 문화가 궁금하다면 그의 작품을 따라가면 됩니다.

장 베로는 조각가였던 아버지에게서 예술성을 물려받았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버지는 그가 네 살 때 세상을 떠나게 되죠. 이후 그는 화가의 꿈을 꾸며 초기 아카데미 화풍으로 인정받은 레옹 보나의 화실에서 수학하는데요. 정확한 소묘와 고전적 규범을 철저하게 지키는 교육이었죠.

얼마 가지 못해 아카데미 화풍의 규격화되고 답답한 수업에 염증을 느낀 장 베로는 인상주의 화풍으로 전향합니다.

거리의 사람들을 더 현실적으로 포착하고자 마차를 개조해 작은 이동식 화실을 만들었다고 하니 그의 열정이 느껴집니다.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아이도 없었던 그는 평생을 예술에 바쳤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생전에 프랑스 국가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받으며 예술이 전부였던 그 삶을 인정받게 됩니다.


<작품 자세히 보기>

▷장 베로, <대화>
작품 <대화>는 많은 상상을 하게 만드는데요.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여인과 턱시도를 입은 남성이 대화를 나눕니다. 밖에는 파리의 가로등이 밤거리를 비춥니다. 사교 파티장에서 따로 나와 이야기하는 것 같네요.

잘 보니 남성은 의자에 무릎으로 올라가 여성을 바라보는데, 장난기도 느껴지고 눈빛이 조금 느끼하네요. 여성은 부채를 만지며 고개를 살짝 숙이고 있습니다. 거절의 부담스러움일까요? 긍정의 쑥스러움일까요? 그의 작품은 이렇게 감상자에게 이야기를 상상하는 즐거움을 줍니다.


■앙리 루소(Henri Rousseau)

<저자의 도슨트 설명>
'나이브 아트'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좀 더 쉽게 '소박파'라 부르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유치파'라고도 합니다. 말 그대로 유치해서요. 가정 형편상 정식으로 그림을 배우지 못해 테크닉이 뛰어나진 않지만, 순수함으로 무장한 화가들을 부르는 말입니다.

루소는 가난한 배관공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를 중퇴한 뒤 22년간 세관원으로 일해야 했죠. 영감이 넘치는 예술가에게는 참 지루한 일이었죠. 하지만 세관원으로 일하며 얻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관찰력을 키운 것이었죠.

루소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 여유 시간이 생기면 작업을 했지만 녹록지 않은 현실에 49세가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화가의 길을 갈 수 있었습니다. 출근하지 않는 일요일에만 그림을 그렸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일요일의 화가'라는 별명으로 불렀습니다.

규칙을 배우지 않았기에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과 동물, 환상적인 풍경을 자유롭게 상상하며 그릴 수 있었던 거죠.

사실 사람들은 그의 그림을 보며 조롱을 일삼고 무시하기 일쑤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이 화가의 노년에는 참 놀라운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우연히 루소의 그림을 보고 아이 같은 매력에 푹 빠진 화가가 있었으니 바로 그 위대한 파블로 피카소입니다.

피카소는 루소의 작품을 꾸준히 사들였고, 친구와 동료 화가들에게도 열심히 홍보했습니다. 심지어 1908년에는 루소를 주인공으로 성대한 파티도 열었습니다. 일명 '루소의 밤'이었죠.

꿈을 꾸던 화가의 끝은 참으로 창대했습니다. 그의 상상력은 후대에 등장하는, 꿈을 그리는 '초현실주의'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작품 자세히 보기>

▷앙리 루소, <카니발의 저녁>
사랑하는 사람과 단둘이 오붓하게 걷는 밤만큼 행복한 시간이 있을까요? 달빛 아래 펼쳐진 신비롭고 운치 있는 풍경 속에 멋지게 차려입은 남녀가 걸어갑니다.

둘만의 행복에 빠져 있는 건 확실해 보이죠. 하늘과 보름달, 나무가 어우러진 멋진 풍경, 숲을 은은히 밝히는 달빛이 몽환적입니다.

자세히 보니 원근감이 느껴지지 않는 평면적인 표현에 인물의 발도 마치 공중에 떠 있는 것 같네요. 하지만 오늘 이 화가만큼은 그런 건 애교로 넘겨줄까요? 때로는 현실에서 벗어나 꿈을 꾸는 것도 삶의 원동력이 되어주니까요.

앙리 루소, <잠자는 집시>
앙리 루소의 상상력의 정점은 <잠자는 집시>에서 드러납니다. 한 번도 프랑스를 벗어난 적이 없는 그의 놀라운 상상력에 감탄할 뿐입니다.

그림 중앙에는 한 여성이 바닥에 누워 잠들어 있습니다. 그녀는 집시 복장을 하고 있는데요. 집시 여인은 자유롭게 방랑하는 삶을 상징하며, 이는 루소 자신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집시는 참 고요하게 잠들어 있는데요. 옆에는 사자 한 마리가 여인을 지켜보는 듯한 자세로 버티고 있습니다. 사자는 보통 위험과 힘을 상징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여인을 해치지 않고 평화롭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 위로 펼쳐진 별이 빛나는 밤 하늘은 작품에 몽환적인 분위기를 더해주죠. 이 작품에서는 꿈과 현실, 위험과 안전의 경계가 허물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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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밤'을 주제로 한 여러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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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프란시스코 고야, <마녀의 안식일>
(우) 요한 페테르 하젠클레버, <감성>


(좌)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 <달빛에 비치는 바다>
(우)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 <달을 바라보는 두 남자>


빅토르 가브리엘 질베르, <퐁뇌프의 꽃가게>


알프레드 헨리 마우러, <파리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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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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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주제로 한 그림들을 천천히 살펴보다 보면, 화가만의 무한한 상상력과 화가만의 붓 터치가 더해져 참 다양한 이야기가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주제는 '밤'인데 그 속에는 따뜻함과 지혜, 몽환성과 사랑, 로맨틱함과 상상력, 그리고 그 너머의 또 다른 세계를 품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화가마다 중점이 되는 소재는 저마다 다른데, 이 모든 것을 '밤'이라는 글자 안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재미있게 다가온다.

밤의 무도회, 밤 풍경, 밤의 연인, 달빛, 밤의 거리, 밤에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일, 밤의 감성, 밤의 강, 잠자는 집시 등.

처음에 '밤'이라는 글자를 떠올렸을 때는 막연히 '로맨틱함'과 '어둠'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는데, 작품을 보고 나니 밤을 연상시키는 단어가 이만큼 늘어났다.

덕분에 삶의 절반을 차지하는 밤이, 고요함을 머금고 있는 밤이 어쩐지 더 귀하고, 아름답게 다가온다. 밤만이 줄 수 있는 정취나 풍경, 느낌이 이토록 다채로울 수 있다는 것에 새삼스러움을 느낀다.

어쩌면 밤을 그토록 잠에 할애하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들은 이런 밤을 알고 있어서, 그토록 잠을 아끼고 또 아꼈는지도 모르겠다.

오늘 밤만큼은 이 수많은 밤들을 가슴에 품고 잠에 들어야겠다. 잊어버리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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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눈, 뉴스툰 1 - 동아시아 세상을 보는 눈
뉴스툰(이강혁) 지음 / 펜타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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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텍스트 보다 영상이나 이미지를 통해 무언가를 접하는 경우가 많아 문해력이 많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그래서인지 조금만 복잡하거나 이해관계가 얽히는 상황이 되면 아예 듣거나 보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그러한 청소년들의 특성을 고려해 복잡한 세상사를 알기 쉽게 풀어썼다.


드문드문 조각난 뉴스를 볼 때는 이해가 가지 않던 부분도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할 수 있도록 요약, 정리함으로써 현재 세계정세와 시작점까지 함께 확인할 수 있다.


덕분에 역사 공부는 물론 경제, 사회, 문화, 정치까지 두루 섭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현시점에서 흘러가는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총 11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한국, 북한, 중국, 미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국과 관련된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이슈가 되는 뉴스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리고 각 장은 세 가지 단계로 나누어 구성되어 있는데,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뉴스에서 다룬 핵심 내용을 텍스트 형태로 간결하게 정리한 '뉴스 브리핑' , 같은 내용을 만화 형태로 정리한 '뉴스툰', 이와 관련한 역사적 배경을 한 데 묶어 설명한 '비하인드 히스토리'까지 어렵지 않게 기획함으로써 청소년들도 조금은 흥미롭게 세상사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핵심 내용은 '뉴스 브리핑'이나 '뉴스툰' 두 가지 방식으로 전달하고 있어 두 가지 모두를 읽어도 되고, 혹은 한 가지만 읽어도 되는데 개인적으로는 텍스트 형태로 정리한 '뉴스 브리핑'쪽이 더 좋았다.


평소 책을 읽으면서 텍스트 형태로 눈에 익기도 하고, 뉴스 주제에 대해 더 명확하고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것 또한 '뉴스 브리핑'쪽이라 더 그렇게 느꼈던 것 같다.


하지만 영상이나 이미지성에 더 자주 노출되는 청소년이나 혹은 사람들이라면 웹툰이 더 편하게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뉴스툰에 등장하는 나라가 국기로 표현되어 있어 몇몇 나라는 다소 헷갈릴 수도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아래는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11가지 주제 중 개인적으로 관심 있던 부분이나 저자 덕분에 더 자세히 알게 된 내용 몇 가지를 정리한 내용이다.


이를 통해 한반도를 중심으로 현재 우리에게 벌어지고 이야기들을 쉽고 편하게 만나볼 수 있어 매우 유용했다. 이를 정리하기 위해 저자는 굉장히 방대한 자료수집과 공부가 필요했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 노력이 헛되지는 않은 것 같다.


덕분에 우리는 이렇게 편하게 앉아 책 한 권으로 한반도와 주변 정세를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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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미국은 세계 최대의 산업 생산력을 갖췄고, 금 보유량도 막대해서 새로운 국제경제 질서를 주도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달러를 금 일정량에 고정하고, 다른 국가들의 통화는 달러에 고정하는 고정환율제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이른바 '브레튼우즈 체제'가 출범한 것이지요. 이 체제를 통해 미국 달러는 현재까지 가장 강력한 기축 통화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4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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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누군가를 황폐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부유하게도 만든다는 주제로 정리한 내용 속에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세계 최대 국가로 발돋움한 내용을 다룬 부분은 꽤 흥미롭게 다가왔다.


특히 달러가 세계 기축 통화로 자리매김한 배경에 대해 설명한 부분을 통해 '미국'이라는 나라와 '달러 패권'이 세계시장에 어떻게 자리 잡을 수 있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여기에 더해 현재 이에 새롭게 도전하고 있는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도 함께 다루고 있어, 눈여겨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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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지금 세계 초유의 초저출산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2023년 합계 출산율은 0.72명으로, 세계 신기록 경신입니다. 심지어 심각한 저출산의 늪에 빠진 것으로 유명한 이웃 나라 일본도 한국보다는 나은 수준으로, 1.2명 대의 합계출산율을 기록했습니다.

(...)

저출산은 고령화와 함께 사회에 부작용을 초래합니다. 전반적인 생산성이 저하되고, 소비가 감소해 내수기업들도 극심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고령인구가 늘면서 의료, 연금과 같은 복지 비용이 증가합니다. 하지만 노동인구의 감소로 개인들이 부담해야 할 세금은 그만큼 더 늘어나게 되고, 사회적인 갈등도 커지게 됩니다.

(...)

인구구조의 변화로 발생하는 문제들로 인해 세대 간 갈등을 부추겨 이익을 얻으려는 세력들에 의해 정치적 불안정성이 커질 수도 있고요.


저출산은 국가에 장기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

대체출산율은 인구가 현재 규모를 유지할 수 있는 출산율을 말합니다. 한 세대가 다음 세대로 대체되기 위해 필요한 출산율로, 일반적으로 2.1명으로 계산합니다. 두 명의 부모를 대체하기 위해 2명의 자녀가 필요한데, 0.1명을 추가하는 이유는 자녀가 어린 나이에 사망하거나 자녀를 낳지 못하는 경우를 고려한 것이지요.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980년대에 이미 대체출산율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고, 그 속도가 더욱 가속화되며 2000년대에는 1명대까지 떨어졌습니다.

(...)

한국의 저출산 원인은 복합적입니다. 먼저 높은 주택 가격, 교육비, 젊은 층의 실업률 등 경제적 원인을 꼽을 수 있습니다. 결혼과 출산에 대한 전통적인 가치관이 변했고, 여성의 사회활동과 경제활동이 늘면서 출산과 육아에 따른 경력 단절 문제도 있지요. 아이를 키우는 데 필요한 보육 시설이 부족하고, 육아휴직 사용이 어려운 점 등 꼭 필요한 사회적 지원 시스템의 부족도 원인입니다.


원인이 복합적이기 때문에 해결책 또한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정책적 측면에서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하겠지요.

50~53페이지 中

=====


우선 우리나라가 초고령 사회에 가장 빨리 진입한다는 사실과 더불어 출산율 또한 '세계 신기록'을 달성했다는 부분은 놀라우면서도 씁쓸하게 다가온다.


세계 신기록, 세계 강국이라는 단어는 언제 들어도 기분 좋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살률'이라던가 '출산율'까지 더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 청소년은 저출산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고, 어떻게 생각할지 매우 궁금하다. 더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방법으로 그들은 어떤 점을 꼽을지도 예의 주시하게 된다.


왜냐하면 실질적으로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사람들이자, 현실을 가장 반영하는 답변이기 때문이다. 어른들의 기준에서 저출산을 평가, 판단하기보다 그들의 목소리도 들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해역에서 발생한 진도 9.0의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에 전력 공급이 차단되었고, 연이어 발생한 쓰나미로 비상 전력 공급 시스템도 피해를 입고 가동이 중단되었습니다.

(...)

원자로의 손상과 폭발로 방사성물질이 대기 중으로 방출되었고, 원자로를 냉각시키기 위해 해수를 사용한 결과, 오염수가 대규모로 유출되어 광범위한 바다 지역이 오염되었습니다.

(...)

사고 이후 과열되어 녹아버린 원자로를 냉각하기 위해 계속해서 물을 주입했고, 파괴된 원자로와 접촉한 물은 방사능에 오염되었습니다. 심지어 시간이 지날수록 지하수와 빗물도 계속 유입되면서 오염수는 더욱 늘어났습니다. 2024년을 기준으로 약 130만 톤의 오염수가 탱크에 저장되어 있다고 합니다.


일본은 이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하기로 결정, 2023년부터 방류를 시작했습니다. 한국, 중국을 비롯한 인접국과 국제 환경 단체들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 소식에 강한 반발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일본은 '다핵종제거설비'로 오염수의 방사성 물질을 제거한 뒤 방류를 진행한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삼중수소는 처리되기 어려운 방사성동위원소이기 때문에 처리된 오염수에도 남아 있다는 점, 어느 정도의 안전 기준을 충족했다고 해도 오염수가 방류됐을 때 환경에 미칠 장기적인 영향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거듭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76~7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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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이기적인 행태로 인해 방사능 오염수는 결국 매년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초반에는 꽤 이슈가 되었으나 지금은 잠잠해진 상태다.


바다를 돌고 돌아 몇 년 후 인간들에게 어떤 위협을 가할지 알 수 없어 더 공포로 다가오는 오염수 방류는 그래서 더 우리가 지속적으로 지켜보고 관찰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오염수 이야기가 한참 나올 때 사실, 단순히 원자력 발전소(원전) 가동으로 인해 발생한 오염수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비하인드 히스토리'를 통해 시작점도 함께 알 수 있어 매우 유용했다.


살펴보면, 대지진으로 인해 쓰나미가 발생했고 이때 원자로의 손상과 폭발로 인해 대기 중에 방사성물질이 유출되었으며 이를 냉각시키기 위해 담당자들은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된다.


바로 해수를 이용해 원자로를 냉각하기로 결정한 부분이다. 때문에 해수가 바다는 물론 지하수와 빗물에까지 유입되면서 점점 광범위하게 퍼져나간다.


이것을 임시로 모아두었다가 또다시 바다로 방류를 한다고 하니, 참 기가 차고 코가 막힐 노릇이다. 일본 혼자 죽지 않겠다는 고약한 심보 같아 더 그렇다.


이런 하나의 사건에 대한 주제를 심층적으로 파악하고,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를 전반적으로 알 수 있어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졌던 이슈들을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게 된다.



*****


요즘 뉴스에서 다뤄지는 이슈들은 대체적으로 이런 형태를 띤다. 한 나라의 이야기가 하나에서 시작되거나 그치지 않고 복잡하게 얽혀있고 꼬여있어 하나만 보아서는 도대체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보통은 더 알려고 하기보다 대충 넘기고 말게 된다. 그렇기에 어쩌면 저자와 같은 사람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를 제대로 파악해서 전달하는 게 쉽지는 않다. 하나로 요약본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자료와 상황을 살피고 시간을 쏟아야 하는지 알기에 그 수고나 노고에 대해서는 이루 말할 수 없이 고맙고 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런데 저자 덕분에 독자 입장에서는 그동안 방대한 자료를 찾아도 알기 어려웠던 내용을 쏙쏙 핵심만 골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시간 절약까지 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하게 다가온다.


더군다나 한 가지 주제에 대해 두 가지 형태(텍스트와 웹툰)로 다루고 있어 선택해서 읽을 수도 있다. 청소년 입장에서는 사회 전반의 문제에 대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시작점이자,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 중앙아시아, 미국, 아프리카 등등의 세계정세를 하나씩 읽어나가며, 우리가 미처 몰랐던 각종 국제 이슈를 살펴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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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언어
김겨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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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겨울서점'은 내가 책과 그에 관련한 뭔가를 알고 싶거나, 잠들기 전, 혹은 관심 있는 주제가 있을 때 간간이 챙겨 보는 채널이다.


책에 관련된 채널이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고, 또 책과 함께 일상을 살아가는 저자의 일상도 볼 수 있어 나름 흥미롭게 보고 있다.


그런 저자의 채널을 간간이 챙겨 보다가 문득 그녀가 쓴 책이 궁금해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유튜브에서 보던 그 텐션과 비슷한 느낌이 고스란히 느껴져 반갑기도 했고, 또 책을 통해 그러한 느낌이 든다는 게 어쩐지 신기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더불어 유튜브 외에 다방면에서 활동한 것을 알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는데, 라디오를 진행했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그 외 다양한 곳에 칼럼 형태의 글 또한 기고했다는 것을 알고 좀 놀라웠다. 현재 대학원에서 철학 공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참 부지런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총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 말에 의하면 저자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첫 책으로,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쓴 글 중 작가 자신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글들을 모아 엮은 책이라고 전한다.


다시 말해, 이 책에는 8년간의 김겨울의 시간이 기록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당시 그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고민을 하며 시간을 보냈는지가 담겨 있어 '김겨울'이라는 사람을 알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 글 중 개인적으로 공감이 가거나 마음에 와닿았던 이야기를 중심으로 몇 가지 소개해 보려 한다. 비슷한 시대를 살았거나 특정한 물건에 특별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나와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될지도 모르겠다.



=====

우리가 잃고 있는 것은 동시성의 감각이다. 같은 시간에 같은 이야기를 나누는 일. 같은 세상을 공유하는 일. 더 이상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50%의 시청률을 기록할 수 없다. 10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도 누군가에게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트위터에서 하루 종일 회자되는 사건이 페이스북에서는 잠잠하고 지상파 방송에 나오는 사람이라고 해서 유명세를 보장받을 수 없다. 현재의 '유행'이란 주류로 분류되는 몇 개의 매체에 동시에 노출될 때에만 간신히 성립하는 종류의 것이다.

(...)

다만 바라건대 그리운 것은 서로 다른 우리가 같은 시간에 같은 세상에서 존재한다는 감각이다. 매일 같은 시간에 DJ들이 그 자리에 있었기에 나는 또 한 번 돌아오는 하루의 짐을 조금 나눠 질 수 있었다. 혹은 적어도 그렇게 믿을 수가 있었다.

41~4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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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동시성의 감각을 잃어버리고 있는 현재를 안타까워하며, 한때 라디오를 들으며 다른 공간에 머물면서도 같은 시간을 공유했던 그때의 추억을 소환한다.


같은 의미 다른 단어로, 같은 의미 다른 표현으로 우리는 이미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같은 공간에 존재하지만 동시성의 감각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을.


심지어 마주 보고 있는 상태에서조차 나는 나의 세상, 너는 너의 세상에 머물며 공유할 수 있는 무언가가 없음에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

준비가 무의미해졌을 때, 그동안 들인 노력과 시간이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게 되었을 때, 인생의 어느 한 부분이 갑자기 의미를 잃고 공허한 구멍으로만 남게 되었을 때, 우리는 허송세월을 보냈다고 말한다. 그 시간을 아까워하며 뭐라도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 아쉬워하고, 어떤 부모들은 자식의 등짝을 때리면서 그 시간을 타박할 것이다. 그런데 그 시간은 정말로 아무것도 아니었던가?

(...)

아무런 의미 없이 흘러간 콩쿨 준비의 시간은 오랜 숙성을 통해 지금의 김겨울이라는 인간을 만들어냈다. 하루에 네 시간씩 연주를 준비하는 그 시간이 없었더라면 무대의 설렘도, 음악의 즐거움도, 마치 DNA에 새겨진 듯 가지고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것은 무의미한 준비의 마법이다.

(...)

그 무의미했던 준비의 시간은 아주 사소한 순간까지도 지금의 내가 되어 있다. 글을 쓰는 이 순간까지도, 하나의 글감이 되어.

48~4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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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준비한 무언가가 결론에 다다르지 못하거나 혹은 인생의 어느 부분이 갑자기 의미를 잃어 공허하게 남겨졌을 때 우리는 '헛짓'을 했다며 자책하거나 아쉬워하고는 한다.


하지만 삶의 전체 그래프로 보면 그 또한 삶을 한 계단씩 쌓아 올리는 재료이자 경험치로,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소중한 시간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저자는 지금의 자신이 있기까지는 앞서 겪은 가수, DJ, 작가, 유튜버 등을 포함해 아주 작고 사소한 일들을 경험한 시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그런 것들이 잘게 부스러져 DNA에 녹아들어 관심과 즐거움을 유발하고 거기에서 확장해 현재의 나를 만든 것이라며,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던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

어떤 독자가 책에 대한 감상을 남기며 '니가'라는 표현을 쓴 것을 보았다. 그 표현을 읽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 독자는 다른 작가도 같은 호칭으로 부를까. 이것은 순수하게 내가 나이와 얼굴을 드러낸 사람이기 때문에 듣게 되는 호칭이 아닐까. 작가로서 고민한 시간을 단숨에 뭉개는 나이의 함정이란 무엇일까. 이내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내가 나이와 얼굴을 드러낸 사람이기 때문에 하게 되는 고민임을 깨닫는다. 이것 참 피곤한 일이네. 다른 작가들도 비슷한 고민을 할까. 이런 피곤한 무한 반복.

183~18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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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로서는 아니지만, 나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어 공감 가는 이야기로 다가왔다. 요즘은 비대면으로 처리되는 것이 많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모든 것이 대면이었다.


그렇다 보니 외적으로 보이는 것을 기준으로 매우 '주관적'으로 판단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어려 보이면 어려 보인다는 이유로, 여자면 여자라는 이유로, 무시하고 헐뜯고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기본적으로 어려 보이고 여성이면 그냥 아래로 보고 가는 게 기본이었다고 할까? 그래서 과거에는 잔심부름을 하거나 말을 놓거나 승진하지 못하는 이유가 거의 같은 이유였다.


그리고 이런 것을 한번, 두 번 반복적으로 듣다 보면 저자와 같은 고민을 무한 반복하게 된다. '여성이기 때문일까', '나이가 어려서 일까', '어려 보여서일까' 와 같은 피곤한 무한 반복에 빠지게 된다.


지금은 과거보다 줄었다지만, 실제로는 아직도 '여전한' 사람들이 있어 피곤하다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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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에게 그렇듯 커피를 준비하는 건 일종의 의식이다. 내가 지금부터 자리에 앉겠다는 다짐이다. 자리에 앉아 나에게 주어진 일을 해내겠다는 신호다.

(...)

나는 나를 커피로 평생 속여왔기 때문에, 즉 매일 그날의 커피 덕분에 삶을 꽤 견딜 수 있었기 때문에, 이제는 삶이 원래 견딜 만한 것이라고 착각할 수도 있다.

(...)

오늘이 끔찍할 때도,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내일을 생각했을 때 도저히 좋은 게 하나도 없을 때도 나는 나를 속일 수 있다. 그 향과 그 맛과 그 안온함, 그 풍부함이 어찌 되었든 나의 좋은 부분을 지켜줄 것이라고 나를 위로한다.


아침에 의식이 돌아왔지만 아직 몸이 잠들어 있는 그때 커피를 생각한다. 기분이 개운해지면서 모든 게 리셋되는 느낌이 든다. 삶에는 리셋 버튼이 없고, 그것이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지만, 커피는 매일의 가짜 리셋 버튼이 되어준다.


가짜라고 해도 누를 수 있는 버튼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다르다. 무엇보다도 그것을 누르는 내가 매일 기꺼운 마음으로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그것을 리셋이라고 부를 수는 없겠지만, 뉴-셋이라고는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매일의 시작을 위한 새로운(뉴) 세팅. 매일의 목표는 그날의 커피를 마시는 것, 그럴 수 있게 살아 있는 것이다.

253~25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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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처럼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고, 새롭게 환기시킬 수 있는 뭔가를 가진다는 것은 꽤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게임처럼 원할 때 언제든 삶을 새롭게 리셋할 수 있으면 참 좋겠지만, 우리의 삶은 그럴 수 없기에 나만의 의식이나 방식을 통해 리셋의 버튼을 눌러주는 것이다.


현재 개인적으로 루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인데, 내가 내 삶을 컨트롤하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이런 나 자신만의 암호 같은 무언가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커피를 하루의 다짐, 목표에 대한 의지, 정신적 고양감 등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여기에 나만의 다른 의미를 추가해도 좋고, 혹은 다른 무언가를 담아 활용하는 방식을 취해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 같다.


특히 요즘은 커피를 즐겨 마시는 사람들이 많기에 커피는 여러 수단이나 목적, 상징으로 활용하기 적합한 도구라고 생각한다.


나로 하여금 아침을 일깨우는 무언가, 나로 하여금 책상에 앉게 하는 무언가, 나로 하여금 책을 읽게 하는 무언가, 나로 하여금 집중하게 하는 무언가 등등.


나로 하여금 '어떤 것'을 하게 만드는 무언가를 지금부터 만들어보면 어떨까 한다.



*****


이 책을 읽으며 현재의 김겨울이 아닌, 지금을 있게 한 김겨울의 시간을 엿볼 수 있었다. 항상 잘 웃고 밝아 보이는 모습 뒤에 새삼 다른 면모가 있구나 알게 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누군가의 머릿속, 기억 속을 탐구하고 파헤쳐 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데, 저자 자신이 풀어놓는 글을 통해 잠시 잠깐 인간 대 인간으로 마주할 수 있어 반가웠다.


이런 속 깊은 이야기들을 요즘은 쉽게 풀어놓거나 공유하는 일이 드물어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매일 매 순간 SNS 통해 가짜 행복을 말하거나, 좋은 순간만 전하려고 하는 세상 속에서 어쩐지 진짜를 만난 것 같아 더 그렇다.


그녀만의 어법과 문체가 유튜브에서 보던 것과 겹쳐져 어떤 부분은 음성지원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조금 재밌게 다가오기도 한다.


더불어 홀로 마음에 새겨두었던 공감 가는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어 오랜만에 빗장문을 풀고 마주할 수 있었다. 다음에는 또 어떤 반가운 글을 마주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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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한강 지음 / 창비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래 전 3대 문학상 중 하나로 꼽히는 맨부커 상을 수상하면서 유명세를 탔고 그 유명세가 뉴스를 통해 전파를 타면서 처음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그때는 유수의 각종 세계 00에서 수상을 했다는 몇몇 작품들을 접하면서 은근히 '약간 따분할 것 같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했던 것 같다.


실제로 프랑스 00 수상했다는 영화나 00에서 극찬받은 등과 같은 수식이 붙은 책 등을 접해보면서 작품으로서는 대단한 평가를 받는 작품들도 대중적인 시각에서의 접근이나 이해하기 어려운 사상들이 묻어나면서 접하기 쉽지 않았던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책으로 치면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는 느낌이랄까?ㅡ.ㅡ;;;


그렇게 잊고 살다가 우연히 다시 이 책의 제목을 보게 되었고 마침 '읽을만한 책'을 찾고 있던 나에겐 '그래, 한번 읽어나 보자'라는 생각으로 도서관 대여목록을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찾아서 읽고, 대여하고, 예약중인 상태로 인하여 이 당시에는 순번에 밀려 미처 대면도 해보지 못하고 그냥 접어야 했다.


그리고 이번에 코로나 사태 이후로 closed 상태였던 도서관이 다시 open 하면서 관심있는 책 목록에 넣어두었던 리스트 중에 대여하기 힘들었던 이 책이 마침 보여 드디어 책을 읽어볼 기회를 얻게 되었다.



목차를 들여다보면 3개의 소제목이 단촐하게 기재되어 있다.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 불꽃



읽기전에는 각각 다른 단편글 3개를 엮은 책인가보다 생각했는데 동일한 상황에 대해서 주체가 다른 입장에서 전개 되는 형태였다.


하나의 이야기로 통하지만, 화자가 다르다보니 바라보는 시각이나 중점이 되는 사건들이 조금씩 다른형태를 띄고 있어 입체적인 상황으로도 바라볼 수 있는 이야기 형태라 흥미로웠다.


1부 채식주의자에서 화자인 '나'는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영혜의 남편으로 어느날 갑자기 아내가 육식을 멀리하게 되면서 발생되는 사건들을 남편인 '나'의 시각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평범해서 그녀와 결혼했고 특별할것 없는 그저 여느날과 같은 결혼생활을 하다 어느날 갑자기 '변한' 아내로 인해 그는 자신의 생활에 불편을 느끼게 되고 이에 대해 처가 식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그리고 그에 대해 들은 처가식구들은 마침 영혜의 언니 인혜의 집들이 모임에서 육식을 강요하며 그녀에게 억지로 고기를 먹이려 한다. 그런 가족들의 강요로 인해 아내는 손목을 긋는다.



2부 몽고반점에서는 인혜의 남편이자, 영혜의 형부의 시각으로 전개된다.

아들을 목욕시켜주다 우연히 처제에게 아직 몽고반점이 남아있다는 아내(인혜)의 이야기를 듣고 그는 갑자기 그 이야기에 꽂혀 처제를 욕망하게 된다.


사실상 백수에 가까운 비디오 아티스트라는 직업을 가진 그는 한동안 무기력하게 지내던 와중 '몽고반점'이라는 말에 꽂히면서 그녀를 통해 비디오를 찍을 아이디어들을 수집하기 시작한다.


손목을 긋는 사건이후 정신병원 치료를 받고 퇴원이후 아직은 평범한 생활로 돌아오지 못하고 혼자 생활하고 있는 처제를 찾아가 그는 그가 그리고 있는 작품을 찍기 위해 모델을 제안한다.


벌거벗은 영혜의 몸에 바디페인팅을 하고 비디오를 찍지만 이에 만족하지 못한 그는

후배에게 남자모델 제의를 하여 은밀히 교합장면을 찍기를 원했지만 후배가 거절하자

그는 자신의 몸에 바디페인팅을 한 후 영혜와 교합하는 장면을 찍고 정사를 나눈다.

다음날 이 모든것들은 아내에게 발각된다.



3부 나무 불꽃은 영혜의 언니인 인혜의 시각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자신의 집들이 때 영혜가 손목을 긋는 사건이후로 모든것들은 변화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정신을 놓아버린 동생 영혜, 그런 동생을 버린 제부와 가족들, 그리고 동생과의 부적절한 관계이후 두문불출해 버린 남편, 유일한 핏줄인 어린아들과 생계를 책임져야하는 상황 등 순식간에 그녀에게 모든 악재들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이와중에 식음을 전폐하고 링거마저 거부하는 영혜는 나뭇가지처럼 말라 곧 '나무'가 될꺼라고 한다.


강제로 음식을 주입하려는 의료진과 이를 거부하는 동생, 그녀는 꺼져가는 동생의 생명력을 지켜보면서 서울의 큰 병원으로 다시 이송할 결심을 한다.



*****


책을 읽기 전 막연히 '따분할것 같다'는 생각은 명확한 나의 오류였다.

생각보다 술술 읽히고 매력적인 문체는 따분함보다 흥미로움을 유발했다.

그렇지만 스토리상의 내용은 사막 한가운데 서 있는것 같은 막막함과 무미건조함, 답답함이 한껏 느껴져 안쓰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었다.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는 영혜가 있는데 정작 영혜의 이야기는 없었다.

이야기 중간중간 화자입장에서의 이야기가 아니라, 객관적 상황에서의 이야기들이 종종 언급되는데 사랑과 존중없는 결혼생활, 필요에 의한 인간관계, 강압과 강요로 점철되는 사건들이 결국 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고 끝이었다.


마지막에 인혜는 나무가 되겠다며 아예 생을 놔버린 동생을 바라보며 사실 영혜가 먼저 이렇게 되지 않았다면 자신이 먼저 정신을 놔버렸을거라는 것을 은연중에 이야기 한다.


이야기의 처음 시작은 영혜의 끔찍한 꿈에서부터 시작되는데 알 수 없는 끔찍하고 혐오스러운 꿈을 꾸고 난 뒤 그녀는 육식을 멀리하고 그로인해 남편과 가족들과 멀어지게 된다.


이 꿈은 불행했던 영혜의 어린시절, 그리고 결혼한 이후에도 어린시절과 별반 다르지 않은 남편의 폭력적인 행태가 지속되면서 아마 또다른 형태로 나타난 것이 아닌가 싶다.


결국 그녀는 꿈을 통해 현실도피의 계기를 만들게 되고 나름대로 육식을 멀리하는 방법으로 해결책을 찾으려 한다.


처음에 남편이 무슨이유 때문인지 묻기는 하나 허무맹랑한 꿈 이야기라며 가벼이 넘기는데 실상 이야기가 전개되는 내내 어느 누구도 영혜에게 무슨사연이 있는지, 속깊은 이야기를 들어주고 물어봐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


중간중간 영혜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현실로 돌아오려는 노력을 하는것들이 엿보인다.

이를테면, 형부의 제안으로 비디오를 찍고 정사를 나눈 이후 그녀는 '고기 때문인줄 알았는데 고기 때문이 아니었다'


'이제는 무섭지 않다. 무서워하지 않을것이다'라고 혼잣말하는 장면을 통해 살기 위한 투지 혹은 과거의 편린속에서 다시 현실로 돌아오고자 하는 의지를 엿보이는데 다음날 갑작스런 언니의 방문으로 정사장면을 들키고 다시 정신병원에 감금되면서 그녀의 결심과 의지는 모두 무산된다.


언니가 온것을 안 이후 그녀의 시선안에는 아무것도 담기지 않았다는 내용을 통해서 어쩌면 또 저 세상 너머 어딘가로 그녀는 다시 도피를 한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에도 그녀를 궁지로 내모는 상황들이 연이어 벌어지면서 그녀는 결국 '정말' 삶을 포기하는 상황에까지 이른다.



각자의 욕망에 충실했던 사람들..


이를테면 자신이 적절히 살아가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내조해줄 평범한 아내를 골라 결혼한 남편!


자신이 원할때 관계를 맺고, 맘에들지 않을땐 윽박과 화를 냈으며 필요에 의해 아내를 소유했던 남편!!


어릴때 자신을 물었다며 끔찍한 방법으로 개를 죽인 아버지!

성장하는 내내 강압과 강요로 지배했던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 곁에서 따뜻하게 보듬어주기 보다는 방관했던 어머니!


성인이 된 후에도 그런태도는 바뀌지 않아 유년기부터 현재까지 부모는 그녀의 상처 본질 그 자체다.


자신만의 세계에서 자신만 생각하며 사는 형부!

생계는 오로지 아내의 몫이었고 자신이 내키는 대로

집을 오고가며 어느날 갑자기 꽂힌 처제를 겁탈하고 욕망했던 그!!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은 면을 한때나마 동경해서 인혜와 결혼까지 했지만 단지 그뿐, 결혼후에도 그의 패턴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들은 영혜의 삶에, 인혜에 삶에 많은영향을 주었다.



아이가 있어 버텨내고 살아내야하는 인혜와는 다르게 버티다 끝끝내 정신을 놓아버린 영혜는 그 너머에서는 과연 행복했을까?


3부 나무 불꽃에서 인혜는 과거 일련의 사건들을 하나하나 되짚어가며 '만약 이랬으면 어땠을까' 라며 의미없는 되새김을 한다.

늘 우리가 하는 후회와 반복..

인혜를 통해 그런 자신과도 마주할 수 있었다.



어쩌면..

1부 채식주의자에서 처음 고기를 먹지 않는 영혜는 그저 육식을 하지 않는 일반적인 베지테리안들과(그저 야채위주로 식사하는) 별반 다르지 않은 사람이지 않았을까?

(그녀는 채식주의자가 되겠다 선포한것도 아니고 그저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만 했을뿐이다)


그런데 그런 그녀의 식습관을 마치 병이라도 걸린것마냥 매도하고 강제하는 행위를 하는 그들(남편이하 가족들)의 행위가 그녀의 잠재의식속에 있던 어떤 흉포한 것을 일깨운것은 아닐런지..


손목 자해를 한 이후 입원한 병원의 분수대 벤치에서 동박새를 쥐어뜯은 행위 자체는

그런 것들로부터의 탈피 혹은 동박새 자체가 자신의 처지는 아니었을까?


탈코르셋 운동에서 말하는 00다움, 00처럼 해야한다는 규제에서 벗어나자고 외치는것처럼 영혜가 브레지어를 입지 않는다던가, 병원에서 상의를 다 벗어버렸다는 문장들을 통해 그녀는 주변에서 강제해왔던 모습들을 어쩌면 벗어나고 싶어 그런 행동들을 보였던것은 아니었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나무가 되고 싶다던 그녀..

그녀가 말하는 '나무'는 어떤 의미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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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너는 편하게 살고자 하는가 라이즈 포 라이프 1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요한 옮김 / RISE(떠오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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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사유하는 법을 잃어버린 우리들에게 전하는 니체의 조언!"


앞서 니체의 책을 만나면서 니체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또 한 권을 찾아 읽어본다. 아직 니체가 쓴 원문을 읽어보지 않아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여러 의견들을 살펴보면 니체가 쓴 책은 생각보다 좀 어렵다는 의견도 다소 보인다.

번역의 문제인지, 아니면 그의 철학적 사고가 깊어 접근이 어려운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다행히 여러 사람들에 의해 쉽게 풀어쓴 책도 다수 존재하는 듯하다. 앞서 읽었던 책들이 그러하고, 또 이 책도 마찬가지다.


총 4개의 챕터로 구성된 이 책은, 번역가가 니체의 저서 중 핵심적인 내용만 선별해 엮은 책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에 답을 얻을 수 있는 여러 조언들이 가득하다.

삶에 불어닥친 여러 고난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또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하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읽다 보면 다소 직설적으로 다가오는 문장들도 있는데, 그래서 더 확실하게 각인되는 느낌이다.

'과거의 나'에서 벗어나 '새로운 나'로 변화할 수 있는 니체의 조언 중 특별히 더 마음으로 다가왔던 문장들을 소개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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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리히 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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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는 19세기 후반 독일의 철학자로, 그의 사상은 전통적인 도덕, 종교, 철학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서구 사상에 혁명적 변화를 불러왔다.

니체는 편안함과 평범함을 넘어서는 삶을 지향했으며, 자신만의 가치를 창조하고, 자기 자신을 넘어서는 '초인'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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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었던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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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찾아가는 길


남이 만든 지도를 보며 길을 찾는 일에 지쳐
나만의 지도를 그려나갔다.

과거에는 폭풍 같은 어려움에 휩쓸렸지만
이제는 바람을 타고
나 자신만을 의지하고 나아간다.
2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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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쫓다 보면, 금세 휩쓸리거나 지치고 만다. 하지만 나만의 지도를 만들어 나가다 보면 내면이 보다 단단해짐을 느끼게 된다.

만약 누군가 니체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라고 묻는다면 위의 글로 미루어보아 아마도 니체는 '너만의 방식으로 살라'고 말해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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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절망 속에 있다면


세상을 보는 눈과
옳고 그름을 느끼는 감각이 사라져 버리지 않도록,

아무리 깊은 어둠 속에 있다 할지라도
작은 틈 사이로 비춰 나오는 태양을 추구하라.

절망은 결코 영원하지 않으니.
2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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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이 불어닥칠 때면 보통 사람들은 두 눈과 귀가 멀어 버린다. 불행이 지속될 거라는 생각 때문인지, 삶을 포기하거나 주저앉아 모든 감각을 일시에 차단해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럴 때조차 니체는 절망 또한 영원하지 않으므로 포기하지 말고 희망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니 만약 절망이 우리를 잠식시키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면, 모든 것을 포기할 게 아니라 되려 숨죽이며 세상의 감각을 놓치지 않게 애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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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해


"저 높은 곳은 어떻게 올라가야 하는 거지?"

당신은 지금 그런 생각을 할 정도로 시간이 많은 건가?"

아니면 고통을 감수하기 전에
마음가짐을 가질 시간이 필요하다는
핑계를 대는 것인가?

모든 생각을 멈추고 움직여라.
그리고 오르기 시작하라.
2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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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제목부터 따끔하게 한 소리 듣는 기분이 드는 문장이다. '그냥 해!' 하니깐 '넵 알겠습니다'라고 응답해야 할 것만 같다.

이 문장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우리가 발전하지 못하고 행동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어떤 핑계를 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고민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우리 삶은 유한하다. 한참을 고민하고 생각할 만큼 시간이 그리 넉넉하지 않다. 그러니 부디 여기에서 생각은 그만 멈추고 움직이자. 움직이면서 생각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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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천 개의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우리는 반드시 올라가야만 한다.

사람들이 말한다.
그것은 너무 어렵고 가혹한 일이라고.

"당신은 바라고 꿈꾸는 것이 많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천 개의 계단을 올라가야만 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계단 위의 공기는 탐하면서
반드시 지나야 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부정한다.
2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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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우리의 모습을 보고 있는듯하지 않은가? 수많은 바람과 욕망은 취하려고 하면서 정작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은 스킵 하고 싶어 하는 또 다른 욕망을 보고 있는 듯해 얼굴이 뜨거워진다.

최근 출간되는 여타 수많은 자기개발서에서는 과거의 시간보다 훨씬 짧은 시간에 성공과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니체는 이에 대해 탐욕만 부리고 있다며 반드시 과정을 잘 겪어야 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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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거리


내 행복한 모습이 친구에게 지나치게 가까우면
그의 마음속에 불안과 시기를 일으킬 수 있다.

자기 일처럼 진심으로 기뻐해 주길 바라는 것은
상대방의 감정조차 소유하려는 나의 이기심일 뿐일 테니.

소중히 여기는 친구일수록
모든 것을 다 드러낼 필요는 없다.

그를 위해서,
또 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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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문장을 통해 삶에 대한 또 다른 관점을 배운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오히려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그 이유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살펴보면 새롭게 다가온다.

보통 시기 질투와 같은 일이 먼 사이가 아닌, 가까운 사이에서 벌어진다는 것을 감안해 보면, 그와 나를 위해 모든 것을 오픈하지 않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임을 깨닫게 된다.

더불어 가까운 사이일수록 나의 마음과 상대방의 마음이 동기화되기를 바라기 마련인데, 사실 그런 것을 바라는 것조차 사실은 나의 이기심에서 비롯된 감정이라는 니체의 말은 직격탄처럼 날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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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휴식


나는 많은 사람들이 어두운 공간에서 휴식을 찾는 모습을 봤다. 잠이 필요한 이들은 방을 어둡게 하거나 동굴처럼 조용한 곳을 찾는다. 이는 그들이 정말로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제공하는 힌트다.

때로는 외부의 소란을 차단하고 자신만의 평화로운 공간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휴식을 얻는 방법일 수 있다.
10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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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휴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 문장이다. 니체는 진정한 휴식을 위해서는 때로 '외부의 소란을 차단하고 자신만의 평화로운 공간을 만드는 것'이 방법일 수 있다고 표현했는데, 어쩌면 이것은 문장 너머 나만의 '동굴'을 이야기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나만의 방'을 의미하는 공간일 수도 있고, 혹은 어딘가로의 여행이나 책으로의 도피와 같은 물리적, 공간적으로 다른 설정을 이야기하는 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이 문장을 계기로 나만의 진정한 휴식 방법을 고민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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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것에 대해 더 많이 배워라


우리는 자신이 답을 알고 있는 질문에만 귀를 기울인다.

이는 우리가 자신의 지식과 이해 범위 내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알려진 것에 대한 확신을 찾기 때문이다. 이러한 행동은 우리의 학습과 성장을 제한할 수 있으며, 새로운 지식과 도전에 대한 두려움을 반영한다.

우리가 진정으로 성장하고자 한다면, 모르는 것에 대해 더 많이 배우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12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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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 그 끝없는 질주에 대해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된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자꾸 답을 알고 있는 질문에 귀를 기울이기보다, 앞으로는 모르는 것에 더 많이 귀를 기울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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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행동


현재의 행동이 과거의 큰 사건만큼 중요하며, 미래의 모든 사건에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은 매우 중요하다. 이 관점에서 볼 때, 모든 행동은 그 크기에 상관없이 중요하다.
14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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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효과'라는 말처럼, 오늘은 작은 발걸음이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무도 모른다. 그렇기에 한걸음 한 걸음이 소중하고 중요하다.

더불어 큰 결정이나 거대한 사건만 해당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크기에 상관없이 모든 결정과 행동은 더 조심하고 신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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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음"과 "나쁨"의 인지


오직 "이것은 좋지 않다"고 느낄 수 있는 사람만이 삶을 개선할 것이다.
15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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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개선의 여지를 가질 이유가 없다. 모두 좋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반면, '좋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자꾸만 떠올릴 수밖에 없다. 불편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 인류 역사가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좋지 않다'고 느낀 이들 덕분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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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진정한 가치


책이 우리를 새로운 지평으로 이끌지 않는다면, 그 책이 과연 어떤 가치를 갖는가? 진정한 책의 가치는 새로운 생각을 자극하고, 우리의 지식을 확장시키며, 기존의 생각에 도전하는 데에 있다.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
16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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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었는데, 아무런 감흥이 없거나 무던하게 책장을 덮게 된다면 당신에게 그 책은 아무런 가치도 없는 책이다.

책의 진정한 가치는 생각을 자극하고, 상상력을 이끌어 내며, 지식을 확장시키고, 기존의 생각에 새로운 생각을 입혀 도전의식을 이끌어내는 데 있다.

그러니 당신의 눈과 생각, 가치, 시선 중 무엇 하나라도 변화시키지 않는 책은 고이 접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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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함으로써 우리는 하지 않음을 남긴다


나는 "하지 마라, 포기하라, 자신을 극복하라"고 명령하는 도덕 체계를 거부한다. 이런 체계보다 나를 활기차게 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심지어 밤에도 꿈꾸게 하는 긍정적인 도덕 체계가 나에게 더 매력적이다. 이런 방식으로만 나는 내 일에 몰두하고 최선을 다해 수행할 수 있다.

이런 삶을 살면 내 삶에 맞지 않는 것들은 자연스럽게 제거된다. 나는 증오나 반감없이 내 삶에서 필요 없는 것들이 저절로 떨어져 나가는 것을 보거나 때로는 그것들이 떠나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할 만큼 목표에 집중하고 있다.
19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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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는 부정을 부정하지 않고 내 삶에 맞지 않는 것들을 자연스럽게 제거하는 최고의 방법을 제시했다. 니체처럼 우리 주변에 흔하게 있는 표어들은 이제 그만 내려두고, 나를 깨어나게 하고 꿈꾸게 하는 도덕 체계를 내 몸에 입혀 매일 최선을 다하는 삶으로 이끌어 보자.

그것에 기분 좋게 몰두하는 동안, 나와 내 삶에 맞지 않는 것들은 자연스럽게 제거될 것이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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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이면서 긍정의 면모가 돋보이는 니체의 글은 읽을 때보다 오히려 기록하고 정리하면서 더 마음속에 깊숙이 스며드는 듯하다.

그래서 이 책은 필사하면서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특히 여러 번 반복적으로 읽고 기록하면서 자연스럽게 내 삶에 녹아드는 방법을 활용하면 더 좋지 않을까 한다. 챕터별 각각의 내용도 짤막하게 구성되어 있어, 필사하기에 딱 좋은 책이다.

이 책은 삶이 괴롭거나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는 이들에게 고통을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무언가'를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누구에게나 고난은 있다. 그리고 그 고난을 잘 맞이하고 과정을 겪은 이들만이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

여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를 믿는 것, 나로부터 삶을 만들어 가는 것, 더불어 불편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가지고 거침없이 뛰어드는 것이다. 그래야 비로소 우리가 바라 마지않던 진정한 삶과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

니체는 여러 문장들을 통해 '새로운 나'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여러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 방법들을 살펴보면 내가 '나를 보호'하고, 내가 '나로서 바로 서고', 내가 '나로서 도전'하면서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진심 어린 조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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