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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베네딕토회 : 캐드펠 수사의 등장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21
엘리스 피터스 지음, 박슬라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평점 :
추리, 미스터리 장르를 좋아해서 이쪽 종류의 책들을 종종 찾아 읽고는 하는데,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어쩌다 보니 이번에 처음 읽게 되었다.
시리즈로 엮여 있는 책이다 보니, 가끔씩 책 표지 디자인을 보기는 했는데, 왜 이제서야 읽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찌 됐든 나에게는 미스터리하게 다가왔던 책을 이번에 드디어 읽게 되었고, 아이러니하게도 완간 후 국내에 처음 번역된 프리퀄부터 읽게 되면서 시리즈를 역순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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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퀄이란?
이전 작품의 이야기에 선행하는 사건에 초점을 맞춰 원작의 서사보다 앞선 시기를 다루는 문학이나 연극, 영화 작품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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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으로 보면 시간상 가장 앞선 사건에 해당되는 내용이기에, 순서대로 읽어가고 있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총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프리퀄 단편 3편이 묶여 있는 책으로, 주인공인 캐드펠이 가톨릭 수사가 된 사연부터 맛보기로 캐드펠 수사가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까지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이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나는, 초반엔 어떻게 전개될지 몰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따라갔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이제야 시리즈의 흐름을 조금은 알 것 같다.

(슈롭셔주 슈루즈베리)
처음에는 이 지도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조금씩 동네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슈루즈베리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도 찾아보고 그 외 주변도 함께 탐방해 보면 어떨까 한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 19편~21편)
일단은 가장 가볍고 얇은, 21편부터 읽기 시작했다. 21편은 원작의 서사보다 앞선 시기를 다루는 이야기 편으로 단편 3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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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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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스톡으로 가는 길에 만난 빛>
헨리 왕이 전쟁에 승리하면서 마침내 긴 전쟁은 끝이 나게 되고, 이로써 참여했던 많은 이들이 집으로 귀국하게 된다. 그중에는 귀족인 로제 모뒤도 있었는데, 그는 스물다섯 명의 부하들과 함께 이 전쟁에 참전했다.
전쟁은 끝났지만, 모뒤에게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일이 하나 남아 있었는데, 바로 롯슬리 장원을 둘러싼 수도원과의 법적 분쟁이었다.
이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 있던 그는, 함께 전쟁에 참여했던 이들 중 특별히 자신에게 도움이 될 인물 두 명을 뽑아 조금 더 함께해 줄 것을 요청한다.
이에 필사 실력이 뛰어난 알라드와 무기를 다루는데 능숙한 캐드펠이 승낙을 하면서 이들은 함께 서턴 모뒤로 가게 된다.
■캐드펠 압 메일리르 압 다비드
-귀네드의 트레브리우 출신의 웨일스인
-열넷에 상인 밑에서 일하게 되면서 슈루즈베리로 오게 됨
-무뚝뚝하고 반항적이지만 무기를 다루는 데 능하고 한번 내뱉은 말은 반드시 지킴
-바다에서나 육지에서나 경험이 많아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
■알라드
-군인이 되기 전에 떠돌이 서기였던 자로, 필사 실력이 뛰어난 라틴어 학자
-과거 이브셤의 수사였으나 갇혀 사는 것이 싫어 수도원에서 도망침
-스물다섯 해를 세속에서 떠돌아다님
모뒤는 알라드에게는 보기 좋고 훌륭한 양식을 갖춘 법률 문서 작성을, 캐드펠에게는 자신의 안위를 맡겼는데, 결과적으로 이 선택 덕분에 둘 중 하나는 지켜낼 수 있었다.
서턴 모뒤에 머무는 동안 캐드펠은 눈치로 고슬린(로제가 없는 동안 부인의 오른팔)이 로제 부인의 애인임을 알게 된다. 그런데 그런 그가 서턴 모뒤를 떠날 때 자신들과 동행하는 것을 두고 의아하게 생각하게 된다.
알라드, 캐드펠 외에도 로제의 옆에는 무장을 갖춘 직업 군인 세명과 마부 두 명이 동행했는데, 그중 한 명이 바로 고슬린이었던 것이다.
어쨌든 그렇게 나선 길, 하룻밤 묵어가는 곳에서 알라드는 일찍이 자신의 일을 마치고 서둘러 계약 종료를 선언하고 자신의 길을 떠나게 된다. 캐드펠은 그를 배웅해 주고 산책을 하던 중 갑작스레 난투와 고함소리를 듣게 된다.
캐드펠은 소리가 난 곳으로 돌진하다가 그들과 충돌하게 되고, 이때 밑에 깔린 사내가 로제인 것을 알게 된다. 로제는 팔에 상처를 입기는 했으나 목숨이 위험한 상태는 아니었다.
날이 밝고 마침내 로제 일행이 재판에 참여하지만, 수도원 측 증인인 슈루즈베리의 부수도원장이 숲에서 무법자들에게 납치되면서 재판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로제는 이길 것이라 자신하지만, 어쩐 일인지 재판은 연기된다.
이유를 살펴보니, 전쟁이 끝난 후 돌아오던 왕자와 수많은 귀족들이 타고 있던 배가 강풍에 휩쓸려 좌초되는 큰 사고가 일어나면서 결국 모든 재판이 연기된 것이었다.
캐드펠은 최근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이 어쩐지 우연으로 일어난 것 같지는 않다는 의심을 품고 홀로 조사를 하기 시작하고, 그렇게 가장 의심이 가는 장소에서 결국 실종된 부수도원장을 구해내게 된다.
이 일로 다시 재계된 재판에서 수도원 측이 승소하게 되고, 로제는 망연자실하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 모든 것이 로제의 계략임을 알게 된 캐드펠은 계약을 종료함과 동시에 자신이 알고 있는바를 은근슬쩍 로제에게 알려줌으로써 로제가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준다.
그렇게 로제의 재판 사건은 끝이 나고, 캐드펠은 자신이 구해준 부수도원장을 따라 슈루즈베리 수도원으로 향하게 된다.
<빛의 가치>
■리디어트의 하모 피츠하몬
-슈롭셔의 북동쪽 구석, 체셔주와의 경계 근처에 커다란 장원 두 곳을 소유
-대식가에 폭음가, 방종한 호색한, 그리고 냉혹한 땅주인이자 무자비한 영주
-60대의 나이에도 상당히 양호한 건강 상태를 유지 중
■피츠히몬 부인
-젊고 아름다움
■기수인 마부
-마부는 아주 잘생긴 젊은이로 스무 살도 안 된 건장한 청년
■엘프기바
-20대 중반 혹은 그보다 나이 들어 보이는 조용하고 순종적인 젊은 여성
-파란 눈동자를 지닌 북유럽 사람
■은세공인 알라드
-촛대를 만든 사람
■헤리버트 수도원장
-사람들의 좋은 면만을 보기 위해 노력함
■페넌트 부수도원장
-귀족 출신
■캐드펠 수사
소문을 들어 피츠하몬에 대해 익히 알고 있지만, 아무 말 없이 지켜보고 판단하기로 함
성 스테파노 축일을 앞두고 어느 날 방문한 부유한 귀족이 슈루즈베리 수도원에 방문하게 되는데, 이때 그들이 선물한 은촛대 한 쌍이 갑자기 사라지게 된다.
이 일로 수도원은 발칵 뒤집히게 되고, 이 와중에 하인인 엘프기바까지 사라지게 되면서 난리가 난다. 한편 캐드펠은 우연히 어떤 장면을 목격하게 되면서 진상을 파악하기에 이르고, 신중히 고민한 끝에 그는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선택을 하게 된다.
<목격자>
■매슈 수사
-식품 저장실을 담당
■앰브로즈 수사
-식품 저장실을 담당하는 매슈 수사의 서기
-수도원의 임대료 징수일을 불과 며칠 앞두고 심한 편도선염으로 자리에 누워버림
■윌리엄 리드
-매슈 수사의 수석 집사
-50대에 이른 불평 많고 따지기 좋아하는 사내
-그의 아들 에디는 말썽꾸러기로 싸움박질을 벌이고 도박을 하러 다님
■제이컵
-윌리엄 리드의 조수
-어깨가 떡 벌어진 건장한 체격에 둥글고 정감 가는 얼굴과 크고 정직한 눈을 가진 밝은 표정의 젊은이
■유트로피우스 수사
-두 달 전 베네딕토회 소속의 작은 농장에서 슈루즈베리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으로 왔음
-모든 것을 꽁꽁 감추고 자신에 대해 거의 드러내지 않는 인물
■마독
-죽음의 뱃사공으로 사시사철 세 번 강에서 시체를 인양하는 일을 주된 생계로 삼고 있음
-계절에 따라 여러 다른 직업 또한 가지고 있음
-그가 가장 즐기는 것은 낚시
■로드리 버한
-강가 근처에서 홀로 살고 있음
-앞을 보지 못함
식품 저장실을 담당하는 매슈 수사의 서기인 앰브로즈 수사가 드러눕게 되면서 매슈 수사의 수석 집사인 윌리엄 리드가 직접 조수인 제이컵과 임대료 징수일을 처리하기에 이른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윌리엄이 둔기에 머리를 맞고 강물에 빠지게 되는 일을 겪게 되고 이를 목격한 죽음의 뱃사공인 마독이 그를 건져올리게 된다.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셋! 의식이 없는 윌리엄의 병실을 드나드는 이들 중에 진짜 범인은 누굴까? 계속 윌리엄을 간호하며 지켜보던 캐드펠은 꾀를 하나 내어 마침내 범인을 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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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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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고전 추리소설로, 그래서인지 요즘의 소설처럼 엄청 자극적이거나 극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캐드펠이 다양한 수사 방식으로 사건을 하나하나 풀어가는 과정은 은근한 재미와 몰입감을 준다.
심지어 캐드펠은 나서서 드러내놓고 수사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마치 '윌리를 찾아라'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든다.
하지만 독자는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작가를 통해 캐드벨이 사건을 어떻게 풀어나가는지를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기에, 그저 눈으로 좇으며 느긋하게 감상만 하면 된다.
이제 맛보기는 끝났다. 본격적으로 펼쳐질 19편과 20편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살펴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