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돌아갑니다, 풍진동 LP가게
임진평.고희은 지음 / 다산책방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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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온기에 더해 추억까지 떠올리게 하는 아날로그 감성 소설!"



한참 감정적으로 힘들 때 만난 소설인데, 어쩐지 비슷한 요소들이 많아서 그런지, 이 소설을 읽으며 나도 같이 분노하고, 또 공감하며 그렇게 읽었던 것 같다.


특히 죽음, 법적인 부분들은 유달리 더 마음 가는 부분들이 많았는데 나는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이들처럼 아직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닌지라 그저 부러워하며 지켜봤던 것 같다.


총 12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쇠락해가는 동네 '풍진동'과 그 안에 자리한 LP 가게를 중심으로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인물들의 삶과 시간을 조용히 그려낸 소설이다.


LP 가게 주인인 정원은 삶을 정리하기 전, 유일한 애착 대상인 LP들을 정리하고자 풍진동에 두 달치 월세비를 내고 임시 가게를 열게 된다. 그런데 가게가 입소문을 타면서 예상과 다르게 대박을 쳤고, 그렇게 정원은 물론 이곳의 단골손님들의 인생도 180도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이들은 모두 처음에 이끌리듯 '이상한 LP 가게'를 방문하게 되는데, 덕분에 운명이, 삶이 달라지게 된다. 외롭고 힘겨웠던 삶에 서서히 빛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치유와 회복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이들 대부분은 '죽음'을 떠올리며 마지막을 준비하던 사람들이었는데, 풍진동 LP 가게에 방문하게 되면서 사람들과 연대하게 되고 상처를 회복하게 되면서 삶과 미래를 다시 꿈꿀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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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및 배경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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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진동

-재개발 광풍이 불었지만 공사가 중단되어 떠날 사람들은 이미 다 떠난 서울의 후미진 동네


■이정원

-감정을 표현하는 일에 서툶

-사춘기 시절부터 종종 자살 충동에 시달렸음

-아버지가 즐겨듣던 LP 음반을 통해 정원은 부모님의 사고가 결코 사고가 아님을 깨달음

-제법 잘 생긴 외모를 가지고 있음

-타고난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음

-정원에게 있어 동생을 제외하면 LP판들은 유일한 애착 대상

-유독 상처 입은 사람들을 알아보고, 그들에게 따뜻한 눈길을 보내는 인물

-갑작스러운 동생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려 했지만 결국 권력과 힘에 눌려 묻힘

-LP 가게를 열고 지난 1년 동안 외롭거나 지쳤거나 아니면 둘 다인 사람들만 만남


■이정안

-사망 당시 29세

-정원보다 네 살 어린 동생

-대학원을 졸업한 뒤 원하던 연구소에 연구원으로 합격해서 이제 행복한 날들만 있을 것 같은 시점에 사고가 일어남

-아주 찰나의 순간 뺑소니차에 치여 사망


■남자(원석)

-반말이 몸에 밴 중년 남자

-매일 목적지 없이 걷다가 우연히 LP 가게를 발견함

-이후 매일 이상한 LP 가게에 도시락을 싸서 찾아와 나눠먹음

-과거 경찰 공무원으로 강력반 형사였음

-이상한 LP 가게 지하를 임대하여 합주실 겸 음악 스튜디오로 만듦

-정원을 마주하던 날 LP 가게에 방문하지 않았다면 원석은 예정대로 산에 올라가 답사했던 장소에서 실족사했을 것임

-아내와는 이혼, 아들은 학교폭력으로 세상을 떠남

--시한부 인생으로, 다가올 죽음을 차분하고 치밀하게 준비 중


■청년(배두만)

-무작정 걷던 중 발견한 이상한 LP 가게

-지쳐 쓰러질 것 같은 상황에서 마주한 풍경 덕분에 두만은 생기를 되찾음

-예명은 카론으로 아이돌 플루토의 리더

-데뷔했지만 실패했고, 이후 솔로로 데뷔해서 대박이 남


■동만

-열네 살에 기획사 연습실에 들어와 열아홉 살에 플루토 멤버로 데뷔

-막내와 귀여움과 퍼포먼스를 담당

-예명은 닉스

-동만이 아홉 살에 부모님은 이혼

-이혼 후 엄마는 말수가 줄고 집에서 종일 LP 판만 틀어댐. 그중 유독 서태지 노래를 좋아함

-동만은 그렇게 서태지의 노래를 들으며 자랐고 마침내 서태지가 되겠다고 마음먹음

-하지만 플루토 내에서 동만은 서태지가 될 수 없었음

-곡도 써보고 여러모로 고민했지만 결국 고립됨

-지나가던 사람들이 "솔직히 쟤들 저렇게 될 줄 알았어"라는 말에 동만은 그날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함


■미래

-미래의 부모님은 미래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이혼

-열두 살 때 수련회로 향하는 버스에서 사고가 났고, 그때 홀로 살아남음

-이후 불안 증세를 가지게 됨

-취업난과 어린 시절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취준생으로 LP 가게에 들렀다가 알바를 하게 됨

-LP 가게에서 한 음악을 통해 어릴 적 사고 당시 기억을 떠올리게 되고 이 덕분에 트라우마를 치유하게 됨


■시아

-열한 살, 초등학교 4학년, 다림의 아들

-자주 가는 인터넷 LP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상한 LP 가게'를 알게 됨

-엄마와의 냉정으로 학원을 가는 대신 이상한 LP 가게로 출석하게 됨

-아홉 살 때 이미 멘사 가입 기준을 넘어설 만큼 똑똑함. 그뿐만 아니라  공감 능력마저 뛰어남

-이로 인해 열한 살 시아의 인생이 또래에 비해 지나치게 피곤해짐.


■고다림

-변호사

-시아의 엄마

-과거 KY 로펌에서 근무

-최근 이상한 LP 가게 위층에 변호사 사무실을 차림

-우연히 정안의 사고 내용을 듣게 되면서 정원의 변호사가 되어 KY 로펌에 맞서 정의를 바로 세워줌


■박원장

-정신과 의원의 원장

-믿었던 아내의 불륜을 목격한 뒤로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겪고 있음

-어릴 적 의지하던 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돈을 벌기 위해 대타로 나간 버스 운전 중 사고가 발생했고 이때 모든 비난을 받으면서 죄책감에 괴로워하다 구치소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함 (미래가 어릴 때 겪었던 버스 사고의 운전기사가 바로 박 원장의 아버지)

-미래와의 얽혀있던 실타래를 풀고 난 후 가슴속의 울분과 우울증이 해소됨


■예분

-3년 전 서울에서 가장 큰 구의 구립 도서관 관장으로 명예퇴직함

-현재는 풍진동 작은 도서관의 계약직 바리스타면서 임시 사서(메인은 바리스타)

-이상한 LP 가게의 단골손님


■윤석훈

-KY 로펌 대표 윤건열의 아들

-할아버지는 국무총리를 역임한 윤덕순

-새벽까지 술과 마약에 찌들어 있는 게 일상

-그 상태로 운전하다 사고를 냄

-그를 대신해 운전기사의 아들인 대학생 김기태가 뺑소니 사고를 덮어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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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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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목했던 정원의 집은 어느 날부터인가 빚이 늘고 가세가 기울기 시작한다. 그리고 갑자기 부모님은 사고를 위장한 동반 자살을 하게 된다. 정원은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듣고 나간 LP를 통해 이를 확신하게 되는데, 외부에서는 완벽한 사고로 결론 내려지면서 거액의 보험금을 수령하게 된다.


이것을 마무리 지어주기 위해 변호사라고 소개한 아버지 친구는 상속을 포기하고 보험금을 수령할 것을 제안하지만, 상황을 이미 파악한 정원은 이를 거부한다. 덕분에 거액의 보험금은 모두 빚을 갚는데 쓰이게 된다.


이로 인해 빈털터리가 된 정원은 온갖 일을 하며 살림을 책임지게 된다. 심지어 하나뿐인 동생의 내조까지 하며 공부를 끝까지 이어나갈 수 있도록 서포트 한다.


그리고 마침내 고생이 끝나고 행복이 시작될 때쯤 갑작스러운 동생의 뺑소니 사고 소식을 듣게 되는데, 이때 동생은 이미 사망한 뒤였다. 사망사건은 외압에 의해 어이없게 종결되고, 이때 정원은 무기력과 살 의지를 잃어버리게 되면서 자살을 결심하게 된다.


하지만 이때 유일하게 마음에 걸렸던 것이 있었는데 바로 그동안 모아둔 LP로, 당시 유일하게 애착을 가지고 있던 물건이었다. 정원은 이것만 정리하고 자살하기로 마음먹고 낡은 건물이 즐비한 풍진동에 2달 치 월세를 미리 내고 가게를 열게 된다.


팔 물건의 가격조차 정하지 않았을 만큼 허술한 주인이었던 정원이지만,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마침내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지게 되고, 이로 인해 정원의 삶은 물론, LP 가게 단골손님들의 인생도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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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은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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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죽어서도 자신의 결정이 해서는 안 되는 결정이었음을 깨달아야만 하고, 자식을 버리고 먼저 떠난 걸 후회해야만 했다. 그게 정원이 거액의 보험금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였다.

4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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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이미 지급된 거액의 보험금에 눈이 멀어 진실을 덮고 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원은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잘못을 저지른 아버지가 잘못했으며 죽어서도 반성하기를 바랐다.


그래서 정원은 스스로 고생하기를 자처하며, 거액의 보험금을 모두 빚을 갚는데 사용했다. 그리고 동생의 뒷바라지까지 하며 열심히 살아간다.


여기 이 대목만 봐도 정원이 얼마나 바른 사람인지, 건강한 사람인지 알 수 있다. 어쩌면 그랬기에 더 미련 없이 자살을 결심했고, 이에 감동한 하늘이 그를 도와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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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는 주겠다고 할 때 받으라고 했다. 어차피 이길 수 없을 바에야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은 없다고. 그 순간 정원은 허구한 날 스스로 죽으려고만 했지 단 한 번도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리고 처음으로 권총을 들고 자기 관자놀이가 아니라 눈앞에 있는 변호사의 이마에 구멍을 내는 상상을 했다.

56~5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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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내가 겪고 있는 심리와 너무 부합하는 내용이라 전율이 일 정도였다. 심지어 내용이나 단어들도 내가 겪은 내용과 비슷해 분노가 치밀어 올랐던 문장 중 하나다.


'어차피 이길 수 없다'는 말이 가슴에 크게 구멍을 내며, 진심으로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나 역시 들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는 현실 속에서도 이처럼 권력과 돈에 의해 피해자가 추가 피해를 입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은데, 그래서 더 현실처럼 다가왔던 소설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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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은 재판 과정에서 대한민국의 사법제도가 때에 따라 가해자의 인권을 얼마나 충실히 보호하는지 새삼 깨달았다. 당연히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고하겠다고 했지만 어쩐 일인지 정원의 변호인은 자신은 그만 빠지겠노라고 했다.

(...)

어차피 안될 거라고.

5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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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현실 고증을 한 것 같은 내용들 때문에 또 한 번 분노하고, 내 현실과 너무 닮아 있어 더 가슴 아팠던 문장이다.


이번에 경험해 보면서 알았는데, 대한민국의 사법제도는 '피해자'의 인권이나 보호보다, '가해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형벌을 낮추는데 더 충실히 실행된다는 것을 알았다.


더불어 마지막에 항고하겠다는 정원의 말에 변호인은 그만 빠지겠다며 '어차피 안될 거라고' 이야기하는데, 이 대목은 나의 상황과 너무 오버랩되어 가슴을 치게 만들었다.


결국 정원은 추후에 다림과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진실이 규명되었지만, 내 사건은 아직 현재 진행형 중이다. 부디 정원의 결말처럼, 내 사건도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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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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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다시 아날로그 감성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늘면서 비디오테이프, CD, 음반 테이프, LP 같은 것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시대를 거쳐온 사람의 입장에서 봤을 때, 그때는 그게 그렇게 좋은지 모르고 살았는데, 이만큼 시간이 지나고 보니, 당시의 그 감성이 진짜 좋았구나 느낀다.


아날로그라는 것이 비록 조금 불편한 부분도 있지만, 나의 정성과 노력, 시간이 들어간다는 점에 있어 어쩌면 사람들은 더 그 감성과 시대를 애틋하고 다정하게 바라보는지도 모르겠다.


LP 가게를 오픈한 후 처음 그곳을 방문한 남자 원석과 청년 두만은 정원과 함께 LP에 각자의 감상평을 붙이며 시간을 보낸다.


이 덕분에 사람들은 LP 음악을 통해 타인이 경험한 시대와 경험을 함께 나누는 동시에 또 다른 추억을 쌓게 된다. LP 음악은 이뿐 아니라 치유, 기억, 위로로서도 작용하는데, 어쩌면 이 때문에 '이상한 LP 가게'가 더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초반에는 물론 아이돌 멤버가 다녀간 곳이라서 호기심에 그곳이 유명 스팟이 되기는 했다. 하지만 이것은 보통 일회성에 그치기 마련이다. 그리고 실제 운영상에 큰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2달만 운영하려던 이상한 LP 가게는 결과적으로 2년이 넘도록 성황 중이며, 여러 사람들의 기부와 구매로 여전히 운영 중이다. 또 다양한 연령층의 단골들도 적지 않게 보유 중이다.


이것을 봤을 때, LP 가게는 아마도 아날로그적인 방법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 아닐까 한다. 끝내 정원이 자살을 결심해 놓고도 LP들을 처분하게 만든 이유, 아픔을 가진 이들이 이곳에서 치유와 위로를 받게 되는 이유들이 바로 이 책이 가진 매력이자 '이상한 LP 가게'가 지속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이지 않을까 한다.


아날로그 방식 속에는 현대사회에서 경험할 수 없는 정겨움과 사람 냄새가 숨겨져 있다. 다소 투박하거나 느릴 수도 있지만, 그것이야말로 아날로그가 가진 매력이자 멋이 아닐까 한다.


이런 방식 덕분에 늘 혼자 떠돌던, 똑똑하지만 외로웠던 시아는 웃음을 되찾을 수 있었고, 그런 아이를 홀로 떠맡아야 했던 엄마 다림은 온 마을이 도와준 덕분에 온전히 변호사로서 일에 집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이와도 다시 관계를 회복할 수 있게 된다.


음악이 흐르는 공간 속에 여러 감정이 머물고, 그 속에는 삶의 상처, 고독, 외로움뿐 아니라 위로, 기쁨, 행복, 그리움 등의 감정들도 함께 떠돈다. LP라는 매개를 통해 부정적 감정들은 어느새 긍정적 감정들로 치환되고, 어느새 이 공간 안에는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깊은 잔향만 남아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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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말씀대로 살아보니 - 인생이 가벼워지는 15가지 불교 수업
토니 페르난도 지음, 강정선 옮김 / 윌마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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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의 가르침에서 찾은 마음을 다스리는 법"



최근 여러 힘든 일들을 겪으면서, 극단으로 치닫는 감정과 마음을 어쩌지 못해 고민하던 시기에 만나게 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병원과 심리 상담을 통해 해결책을 찾으려 했지만 좀처럼 답이 보이지 않았고, 그래서 방향을 틀어 명상이나 마음수련 쪽으로 시도해 보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마침 정신과 의사이자 출가수행 경험까지 지닌 저자의 경험이 담긴 책을 읽게 된 것이다.


이 책은 부처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하지만 종교적 교리를 강조하기보다는, 실제 경험과 원인 분석을 통해 스스로 마음을 다루는 방법에 더 초점을 둔다.


결국 혼자 해보는 마음 수행에 가까운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감정의 파동을 스스로 들여다보고, 몸의 상태를 살핀 뒤, 그 움직임을 지켜보는 것. 그리고 명상과 관찰을 통해 나를 괴롭히는 것들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길을 안내한다.


총 6부 1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고통과 스트레스에 대한 불교적 정의를 설명하고, 그 원인과 해결책까지 함께 제시한다. 그리고 이를 일상에서 무리 없이 실천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저자처럼 감정을 온전히 다루기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그 시간이 쌓일수록 편안함을 유지하는 순간 또한 길어진다는 점이다.


많은 사례와 자신의 경험을 담아 누구나 시도해 볼 수 있는 방식임을 보여주며, 일상 속 활용 가능성도 강조한다.


특히 사람들이 가장 자주 겪는 화를 다루는 방식과 집착을 내려놓는 과정을 설명하고, 마음 챙김과 명상법 등 실질적인 내용을 통해 개념 이해를 넘어 실제 적용으로 이어지게 한다.


괴로움이 밖이 아니라 결국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면, 그 마음을 다스리는 연습을 통해 고통을 줄이고, 평화와 행복에 조금 더 많은 시간을 내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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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으로 다가온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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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항상 불안하고 불만족하는 존재다. 우리 삶이 어떤 모습이든 이면에는 불안과 불만족이 따라다닌다는 뜻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부처님은 이것을 두카라고 불렀다. 현대어로 표현하자면 '스트레스'가 되겠다.

2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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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부터 이해해 보고 싶어 가져와 보았다. 두카, 즉 스트레스. 우리 삶의 이면에는 늘 불안과 불만족이 따라다닌다는 정의를 이해하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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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생각과 고정된 방식에 집착하면 긴장과 갈등이 생긴다. 우리는 생각과 일상도 시간이 지나면 변한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

사상과 믿음에 집착하면 스트레스와 고통이 따른다. 이는 개인 차원을 넘어 타인과 지역사회까지 이어진다. 당신의 사상과 철학, 일상, 관습을 포기하라는 말이 아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으며, 모든 것은 유동적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라는 말이다. 세상에는 나와는 다른 생각과 생활방식을 가진 사람이 80억 명이나 존재한다.

(...)

집착은 스트레스와 고통, 불만족을 낳는다. 따라서 우리는 느슨하게 쥐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래야 마음의 평화와 만족,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이제부터 우리의 질문은 이것이다. "어떻게 놓을 것인가?"

37~39, 4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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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나를 괴롭히는 것 중 하나도 결국 이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저 사람은 왜 저럴까?'라는 의문을 자주 품었고, 그 생각이 오히려 나를 더 집착하게 만들고 더 큰 스트레스로 돌아왔던 것 같다.


내가 옳다고 믿는 생각과 기준을 타인도 당연히 공유하고 있을 것이라 여겼던 점, 그리고 그 상식선 안에서 해결하려 했던 태도가 문제였는지도 모르겠다. (예: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 등)


세상에는 나와 전혀 다른 생각과 생활방식을 가진 사람이 80억 명이나 존재한다. 그런데도 나는 자꾸 같은 기준을 들이밀고 있었던 건 아닐까.


그래서 이제는 조금 느슨하게 쥐는 연습을 해보려 한다.

'그래, 그럴 수도 있지.'

그 한 문장을 마음에 새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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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판차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기록한 고대어 팔리에서 유래했다. 부처님은 마음이 생각과 이야기나 발상에 매몰되어 소용돌이처럼 확산되는 과정을 파판차라고 말했다.

(...)

부처님은 말했다. "파판차를 알아차리고, 그것을 질병처럼 여기며 벗어나야 한다." 그는 파판차에 빠진 상태가 곧 고통이라고 말했다. 나도 여전히 파판차에 허우적댄다. 하지만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른 후, 파판차에 빠졌다는 걸 스스로 알아차리게 되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또 파판차에 빠졌군!"이라고 말하며 미소를 짓는다. 그러면 파판차가 저절로 잦아든다.

(...)

부처님은 제자들이 번뇌를 줄이고 내적 평화를 경험하도록 교육했는데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1. 지혜를 기른다. 사람은 원래 비합리적이고 온전치 못한 존재라는 사실에 익숙해져야 한다.

2.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타인과 함께 사는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3. 마음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고 평화롭게 살며, 번뇌와 고통을 다스리는 몇 가지 방법을 실천한다.

69, 72~7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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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고통에 몰아넣었던 또 하나의 원인은 파판차로, 생각과 이야기 속에 매몰된 마음이 소용돌이치며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한 것이었다.


그로 인해 좌절과 무기력, 때로는 분노와 파괴욕까지 겪었지만, 외부 도움은 제대로 받지 못했다. 앞으로는 저자처럼 내 감정을 관찰하고, 스스로 끊어낼 나만의 방법을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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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마음과 관대함, 친절함으로 행동하면 마음이 뿌듯해진다. 이는 친절하게 행동하는 다른 사람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반대로 다른 사람에게 폭력을 가하고 거짓을 퍼트리고, 훔치는 행동을 하면 양심은 해를 입는다. 설령 탓하는 사람이 없더라도 자아는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

부처님은 우리 마음에 도덕적 나침반이 2개 있다고 했다. 하나는 '양심'이요, 다른 하나는 '수치심'이다. 양심이 자신을 향한다면, 수치심은 타인을 향한다. 양심과 수치심은 우리가 온전하지 않은 행동을 했을 때 부끄러움과 두려움을 자연스레 느끼게 만든다.

우리는 도덕적 민감성과 타인을 향한 존중심을 갖고 태어났다. 이런 능력은 종교나 철학적 믿음과는 상관없으며 오히려 유전자에 새겨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내적 불편함, 즉 양심의 가책은 반사회적 인격 장애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에게 존재한다.

82~8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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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우리 유전자 안에 도덕적 민감성과 타인을 향한 존중심을 갖고 태어난다고 이야기하는데, 요즘 주변을 둘러보면 이런 유전자가 누락된 건지 아니면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많아진 건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은근히 많은 것 같다.


사람이라면 '양심'과 '수치심' 정도는 탑재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내가 겪은 현실은 이와 반대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인지 유난히 이 문장이 더 불편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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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이렇게 말하셨다. 모든 사람을 다 이해할 필요는 없다. 이해하려는 마음만으로도 충분하다.

10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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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내려놨지만 여전히 나는 무의식중에 사람들을 이해하려 많이 노력했던 것 같다. 이제는 그 마음만 간직하기로 하고, 그저 가까이에 있는 이들 한정으로 마음을 써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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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말은 감사와 격려, 영감을 주는 말이다. 말은 때로는 사람의 인생을 바꾸기도 한다.

10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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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 아닌 것 같지만 말이 주는 영향력이 생각보다 큰 것을 느낀다. 우리나라 속담에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말이 있는데 실제로 그만한 위력을 가진 것이 바로 말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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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마음을 돌보는 길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 가르침은 세 가지 요소로 정리할 수 있다.


●알아차리고 깨어 있기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완된 경계심'으로 지켜보는 것이다. 마음 챙김은 현악기처럼 적당하게 조율된 상태여야 한다. 현이 너무 느슨하면 소리가 잘 나지 않는다. 반대로 현이 너무 팽팽하면 줄이 끊어지고 만다.


●너그럽게 받아들이기

지금 이 순간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수많은 조건이 만든 결과이므로, 지금 여기에서 벌어지는 것을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여기서 수용은 체념이 아니다. 마음 챙김의 중요한 원칙은 지금의 반응이 미래를 바꾼다는 사실을 이해하면서도 현재를 억지로 바꾸려 들지 않는 태도다.


●친절과 자비로 응답하기

마음 챙김의 마지막 정의는 윤리적 감수성이다. 매일의 마음 챙김 연습에서 중요한 것은 이롭고, 친절하고, 너그럽고, 자애로운 마음을 키우고,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다.

188, 19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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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세 가지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고 조금 더 마음을 돌보는 데 시간을 할애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마음 챙김을 통해 속이 편안해야 건강은 물론, 그 너머의 다른 일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삐뚤어진 마음으로는 세상을 왜곡된 시선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러니 일단 마음을 돌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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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챙김 명상 방법


마음과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관찰한다. 관찰은 차분히 진행되며, 마음이 부산하고 혼란스러우면 그런 마음 상태를 인정하고 알아차리면 된다. '나는 실패했어. 생각을 도저히 멈출 수가 없잖아!' 같은 내면의 독백을 더 만들지만 않으면 차분해진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이런 불필요한 독백을 더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이 부산하다는 것을 눈치챈 것만으로 이미 마음 챙김을 한 것이다!

(...)

인내하자. 마음챙김이 편해지기까지는 몇 주, 혹은 몇 달이 걸린다.

194~19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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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과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알아차렸다. 하지만 아직 편안해지진 않았다. 아마 부산스러운 생각들이 계속 떠올라 내 안에서 독백을 만들어내는 탓일 것이다. 조금 더 시간을 주고 기다려주면, 언젠가 소란스러움은 잦아들고 고요한 상태에 들어서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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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지고 있는 견해는 현재에 국한된 것이다. 마음은 언제든 바뀔 수 있고, 언젠가는 바뀌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더 진보된 지식이 나타나 우리가 틀렸음을 증명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고정된 견해를 완화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다른 관점에 진심으로 호기심을 가지는 것이다.

26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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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한 번 굳어진 견해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내 개인적 경험에 국한된 이야기이긴 하지만, 주변 사람들을 지켜본 바로는, 이미 정착된 생각이나 견해는 특별한 사건이 없으면 쉽게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타인이 그렇다 하더라도, 나 자신의 견해만큼은 노력 여하에 따라 바뀔 수 있다. 그러니 일단 시도해 보자. 진심 어린 호기심으로 다른 관점을 살피고, 다양한 생각과 주장을 경험하다 보면, 저절로 사고와 시야가 넓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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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종종 우리가 옳다고 믿는 것에 얽매여서 관계를 유지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는다. 물론 꼭 우리의 견해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 다만 다른 사람이 들어올 마음의 공간을 위해, 견해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을 수는 있어야 한다.

27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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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나 가족, 친구와 같이 가까운 사이에서 일어나는 싸움을 가만히 살펴보면, 좁혀지지 않는 견해에 대한 집착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이 격화되면 옳다고 믿는 신념에 매몰되어 관계를 멀리 던져버리는 경우도 생긴다. 그럴 때, 분위기를 환기시킬 수 있는 나만의 버튼을 가지고 있다면 좋지 않을까 한다.


중요한 것은 소중한 관계이지,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사상이나 견해가 아니다. 그 견해는 우기기보다 각자 가지고 있으면 되는 생각일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빨리 이성을 찾고,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면 관계는 물론 내 마음의 평화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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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과 연민이 어려운 이유>



1. 스트레스

중요한 것은 긴박감을 느끼는 사람일수록 남을 도와줄 가능성이 낮았다는 것이다. 즉 우리가 스트레스받을 때, 자비심은 사라진다는 뜻이다.


2. 내집단 편향

우리는 상대에 따라 친절과 연민을 선택적으로 베푼다.

우리는 속해 있는 집단의 사람에게 더 친절하고 연민을 베풀려는 경향이 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내집단'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설명한다. 이러한 경향은 진화적, 생물학적 배경을 갖고 있다.

(...)

유전적으로 가깝거나 관계가 있는 사람에게 더 큰 연민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277~27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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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당연하지만, 그래서 더 공감되는 내용이다. 실제 나 역시 스트레스로 가득 찬 상황에서는 친절과 연민이 잘 생기지 않는다.


보통 팔은 안으로 굽기 마련이라, 특정 집단이나 가족, 가까운 관계를 가진 사람에게는 더 친절과 연민을 베풀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 심리를 역으로 활용하면, 나는 오히려 친절하고 연민을 잘 베푸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내 마음을 챙기고, 고통과 스트레스에서 멀어지도록 관리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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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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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을 때, 불교 교리를 따른다는 생각으로 들여다보기 보다, 불교의 사상을 바탕으로 하되, 일상생활 속에서 감정과 마음을 다스리고 평온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는 생각으로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살다 보면 나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고통과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때론 이것이 폭발적으로 몰려 나도 나를 어떻게 할 수 없을 만큼 큰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다.


그럴 때를 대비해 평소에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는 명상법과 마음 챙김 방법들을 알아두면 어떨까.


나쁜 감정들이 누적되지 않도록, 평소에 관리하며 나만의 팁을 많이 축적해두면 분명 내 마음과 감정만큼은 확실하게 컨트롤하며 살 수 있을 것이다.


앞서 경험해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마음이 평온한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그리고 그것을 지켜나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관찰하고, 자각하고, 인내하고, 받아들이고 내려놓는 과정들이 쉽지는 않겠지만 반복하다 보면, 분명 우리의 고통은 줄어들고 궁극적으로는 평화와 행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평온한 삶이 지속되다 보면 평소 우리가 보지 못했던 다른 것들을 보거나 할 수 있는 여유도 분명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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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테로 가족의 사랑 약국
이선영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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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한 밀도 높은 정의를 엿볼 수 있는 소설!"



책 제목을 보고는 처음에 소재가 '사랑'인 소설이구나 짐작했었다. 그런데 스토리를 전개하는 방식이 꽤나 독특하다. 소재가 '사랑'이 맞긴 한데, 사랑 이야기라기보다는 '사랑' 그 자체에 대한 정의를 설명하기 위해 쓴 소설 같다는 느낌이 든달까?


그래서인지 소설의 중반까지만 해도 솔직히 어떤 사랑이야기를 담고자 한 건지 파악조차 되지 않았었다. 왜냐하면 계속해서 새로운 인물이 소개되고, 그 가족의 이야기가 새롭게 전개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연애소설 이야기인가 할 때쯤 치정이야기가 소개되고, 그러다가 이내 학교폭력과 풋풋하고 애틋한 10대 사랑이야기에서 자살이야기로 번지고, 그러다가 실어증에 걸린 아이나 장애아이를 둔 부모이야기가 나오면서 가족에 대한 사랑이야기인가하며 한참을 두서없이 스토리를 따라가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결국 후반부에 약국에서 판매하는 사랑의 묘약에 대한 이야기에 본격적으로 접어들면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다.


여러 가족과 인물이 등장하고 또 그들이 여러 사건으로 얽히고 설켜 있어 생각보다 인물구조를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니 초반부에는 인물을 가족 단위로 묶어 정리하면서 읽는 것을 추천한다.


총 22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다양한 사랑의 모습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만큼 등장인물 또한 많다. 더불어 이들은 꽤 일그러진 가족의 형태와 사랑의 모습으로 일상을 살아간다. 솔직히 말하면 멀쩡한 가족이 단 한 곳도 없다.


조금만 톡 건드리면 와르르 무너질 것만 같은 형태로 겨우 가족이라는 형태만 유지한 채 살아간다. 그러다 어느 날 재개발 지역인 그곳에 번듯하게 리모델링을 마친 수상한 약국이 하나 들어선다.


듣도 보도 못한 사랑의 묘약을 판다고 홍보하는 이 약국은 순식간에 SNS의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된다.


다소 황당하게 다가올 수도 있는 '사랑의 묘약'이라는 이름에 저자는 현실감각 몇 스푼을 얹어 현실감을 높였는데, 중요한 건 약 그 자체보다 사랑이라 정의 내릴 수 있는 형태가 다양하다는 점, 그리고 사랑을 대하는 방식의 올바른 정의를 제대로 마주할 수 있다는 점이 키 포인트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기준에서 이기적인 사랑만을 요구하고 몰아붙이는 요즘 세상에서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가 이 책을 통해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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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및 배경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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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테로: 보통 뚱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정확한 표현은 인물, 동물, 정물 등을 풍선처럼 부풀려 양감을 강조해 유머와 라틴, 남미 정서를 전달하는 것


□사랑 약국

-서울의 한 재개발 지역에 위치

-효선네 가족이 직접 개발한 사랑의 묘약을 팔기 위해 가족이 합심해서 연 약국

-집 앞 마당에 있는 창고를 리모델링 해서 오픈

-구옥 주택가에서 시가지로 이어지는 길의 도로명 주소는 공교롭게도 '무한대로 사랑길'

-지하1층은 연구소, 지상 1층은 판매처


■최효선

-상담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음

-직업은 음악심리상담사

-현재 보건소에서 1년 계약의 기간제 근로자로 일하고 있음

-효선의 부모님이 약국을 열면서 홍보 마케팅 담당자로 효선을 꼬득이고 있는 중


■최영광

-효선의 아빠

-지하 1층 사랑연구실에서 연구에만 몰두

-외형상 야수같은 느낌

-과거 생물교사였다가 이후 보습학원에서 초중등생 수학과 과학을 가르쳤음. 현재는 사랑의 묘약 개발에만 몰두


■한수애

-효선의 엄마

-대형 약국 약사였으나 몇 달전 백수가 됨

-외형상 빼어난 미녀

-현재 집 마당에 있는 창고를 리모델링해서 약국 개업

-오랫동안 남편이 연구해왔던 물질을 제품화해서 판매할 수 있도록 부추긴 것이 한 여사임


■하나

-효선에게 음악심리상담을 받은 내담자 중 하나

-자신의 잘못 때문에 좋아했던 아이가 왕따를 당하다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고 실어증에 걸림


■박애춘

-하나의 엄마

-중매쟁이로 '야매'로 하는 뚜쟁이 생활을 오래함


■강우식

-하나의 아빠

-애춘의 고객중 한명이었음

-어쩌다 애춘과 결혼하고 하나를 낳아 부부인연을 맺고 살고 있음

-게이


■세리

-애춘에게 직접 중매 기술을 배운 제자

-우식에게 마음을 두고 있음


■승규

-효선의 애인이나 효선의 엄마를 마음에 두고 있음

-카센터 운영 중

-자동차 1급 정비사


■이환

-승규가 운영하는 카센터 직원


■상도

-대기업에 OLED 소재와 이차전지를 납품하는 중견기업 부장으로 남부러울 것 없는 환경

-아들이 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지 얼마 후 아들이 자살

-아들을 왕따시킨 가해자를 찾으려고 했으나 찾지 못함


■김재완

-하나가 태어나서 부모님 다음으로 마음이 가고 눈길이 갔던 친구

-상도의 외동 아들

-하나 때문에 왕따를 당하다가 급기야 자살로 생을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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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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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테로 가족이라 칭해지는 '사랑 약국'을 운영하는 효선의 가족은 빼어난 미모를 가진 엄마, 그리고 덩치가 크고 야수처럼 생긴 아빠, 그리고 아빠를 닮은 효선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이 가족이 된 시발점에는 아빠가 개발한 키스펩틴이라는 물질(일명 사랑의 묘약의 초기 버전)이 있다. 선생과 학생의 관계로 너무 일찍 부부의 연을 맺은 이 부부는 순조롭지 못한 항해를 하며 가족의 연을 이어 온다.


그러다 둘 다 나이가 들어 직장에서 잘리게 되면서 효선의 엄마는 앞서 남편이 개발했던 사랑의 묘약을 떠올리게 되고, 이것을 활용해 약국을 개업할 계획을 세우게 된다.


연구는 남편, 판매는 아내, 홍보와 마케팅은 딸이 도맡게 되면서 사랑의 묘약을 둘러싼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덧붙여진다.


여기에는 각기 불행한 사연들이 소개되는데, 신기한 점은 임의의 물질인 '사랑의 묘약'이 사람의 마음을 억지로 조종해 사랑에 빠뜨리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 약은 다정해지거나, 솔직해지거나, 용서하는 과정을 거치게 하면서 여러 형태의 사랑 속에서 화합과 조화를 이끌어 낸다.


그 결과 이 약을 먹은 사람들은 사랑의 진정한 모습에 조금씩 다가가며, 배려와 양보, 여유의 마음을 갖게 된다. 이를 통해 독자는 사랑이 지닌 다양한 얼굴을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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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게 다가온 "사랑"에 대한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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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님, 여자분께도 그 제품을 선물해주시면 되잖아요. 여자분도 그걸 드시고 나면 고객님을 사랑하게 될 테니까요."

"아니요. 그러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우선은 제가 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사랑을 다 주려고 해요. 그 사람이 내 사랑을 받아주기만 바랄 뿐이에요. 정 아니면 할 수 없는 거고요. 나를 사랑해주지 않는 그 사람의 마음을 존중해주는 것도 내가 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사랑이라고 생각하거든요."

20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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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랑의 묘약이라고 하면 이기적으로 쓰이는 경우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오히려 사랑의 묘약이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심리적으로 건드리며, 사람마다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보여준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상대방에게 사랑의 묘약을 몰래 먹여 자신을 사랑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자신이 먼저 사랑을 주고, 상대방의 마음을 존중하는 태도를 취함으로써 진정한 사랑의 형태를 완성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런 밀도 높은 사랑의 정의를 여러 가지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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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빠가 늘 그러셨어요.사랑은 주고받는 호르몬 작용이라고. 받기 이전에 주는 것이 사랑이 아닐까요? 사랑을 준다는 것은 마음을 열고, 양보하는 게 아닐까요. 고객님이 여길 찾아오시고자 하는 마음 깊은 데서는 이미 하나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으셨던 게 아닌가 싶네요.

26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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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또 다른 정의는 바로 마음을 열고 양보하는 것.


언젠가부터 사랑에 대한 의미가 퇴색되어, 일방향으로만 흐르던 정의를, 이 책에서 바로잡아 주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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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외딴섬처럼 떨어져 있던 타인과 하나로 연결되는 느낌 아닐까요? 나로만 살던 내가 다른 사람이 느끼는 고통과 기쁨을 똑같이 느낄 수 있게 되는 거요."

28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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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타인과 하나로 연결되는 느낌.


이것을 다르게 말하면 공감하고 이해하는 걸 말하는 게 아닐까? 각기 다른 삶과 인생을 살던 이들이 만나 서로의 삶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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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나를 사랑하길 바라기보다 내가 상대를 뜨겁게 사랑하는 마음부터 가져보는 게 먼저예요. 사람의 진심은 통하는 법이거든요.

(...)

내가 마음껏 좋아했으니까 후회도, 미련도 안 남는 거요. 그러니까 이환 씨도 후회를 남기지는 않았으면 해요.

292~29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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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나를 사랑하길 바라기보다, 내가 상대를 뜨겁게 사랑하는 마음부터 갖는 것.


사랑에 있어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이것이 아닐까. 어쩌면 상대의 마음을 바라기에 앞서 더 중요한 지점일지도 모른다.


이렇듯 마음껏 좋아해야 나중에 후회도, 미련도 남지 않는다. 사랑한다면 일단 뜨겁게 상대를 사랑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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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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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랑 이야기를 담기보다는, 독특하게도 ‘사랑’에 대한 정의를 설명하기 위해 소설이라는 장르를 활용한 느낌이다.


이를 위해 중심이 되는 보테로 가족을 만들고, 그들이 개발한 ‘사랑의 묘약’을 축으로 여러 곁이야기들을 풀어낸 것처럼 보인다.


디테일에도 신경을 많이 썼는데, 이를테면 '사랑의 묘약'이 다소 가볍거나 진정성 없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해 몇 가지 조건을 설정해 두었다.


첫째, 식약청 승인을 받을 것.

둘째, 기능성 의약품으로 제품화할 것.

셋째, 상담사 자격증을 가진 딸을 통해 상담과 홍보를 진행하도록 한 설정이다.


이렇듯 세 가지 조건을 더함으로써 판타지적 이미지는 낮추고, 현실적 느낌을 더했다. 여기에 더해 실제로 이 약을 먹은 사람들이 갑자기 사랑에 빠지는 등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설정하지 않음으로써 '사랑'을 조금 더 현실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보테로 가족이 개발한 사랑의 묘약은 어떤 조건이나 상황에 묶여 드러나지 않았던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고 다정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게 돕는 형태로 나타난다.


덕분에 관심 있는 사람을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이해와 공감을 통해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게 되면서 사랑은 곧 치유와 위로, 애정이 된다.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처를 주다 못해 원수지간이 되는 경우도 많은데, 이 책을 통해 사랑의 진짜 의미와 정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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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민카 식당에 눈이 내리면
조수필 지음 / 마음연결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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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적인 배경 속에서 마주한 네 명의 남녀가 결핍을 치유하고 보듬어 가는 이야기"



여행으로 갔을 때는 그저 감미롭고 아름답게만 보이던 체코 프라하가 이 책을 통해 실전으로 살펴보니 어쩐지 좀 낯설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낭만적으로 보였던 카렐교가 이토록 쓸쓸하게 보일 수 있다는 것에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각기 다른 상처와 아픔을 가지고 프라하에 오게 된 네 남녀가 어떻게 겨울을 이겨내고 프라하의 봄을 만끽하게 되는지 함께 살펴보자.


총 21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프라하의 겨울에 마주한 네 남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소설이다. 각기 다른 아픔과 상처를 가지고 있는 이들이 어떻게 서로를 위로하고 치유해 나가는지 확인할 수 있다.


소설 속 네 남녀의 나이가 2030대라 어쩌면 청춘에 자리하고 있는 이들의 현실적 고민과도 맞닿아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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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및 배경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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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

-체코의 수도로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장소


■이해국

-스물아홉 살

-유일한 가족인 엄마가 폐암으로 돌아가신 이후 엄마가 꿈꾸던 프라하로 옴

-엄마를 추억할 수 있는 프라하에 마민카라는 한식당을 차림. 마민카는 체코어로 엄마라는 뜻

-어느 날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 덕분에 유명세를 타면서 맛집으로 소문남

-물리적인 공간에 대한 결핍과 정서적인 공간에 대한 결핍이 있음


■지수빈

-서른 살

-신혼여행지였던 프라하에서 함께한 기억을 지우고 다시 시작하고 싶어 이곳으로 옴

-K 스토리 플랫폼의 작가로 활동하게 됨

-자신의 이혼 경험담을 비우고 싶어 플랫폼에 글을 쓰게 됨

-깨진 신뢰와 약속 때문인지 누군가와 약속을 하고 다음을 기약하는 것에 부담을 느낌


■유지호

-스물일곱 살

-통통 튀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자유로운 영혼

-세 살에 아버지를 따라 체코로 오게 됨

-어릴 때 따돌림을 당한 경험을 가지고 있음


■백단비

-스물다섯 살

-체코어 전공으로 어학연수를 위해 프라하에 오게 됨

-한국의 숨 막히는 사회에서 벗어나 프라하에서 해방감을 만끽 중. 여기에는 지호가 한몫을 함


■에블린

-해국의 옆 가게 사장님으로 세탁소를 운영


■희은

-수빈의 20년 지기 친구


※수빈과 단비의 인연

수빈과 단비는 3개월 전 인천공항에서 프라하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옆좌석에 앉은 승객으로 처음 만났고, 프라하에서도 같은 숙소에 머물게 되면서 친분을 쌓게 됨. 이후 지금까지 친분을 유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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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 줄거리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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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라는 이국적인 배경 속에서 서로 다른 사연을 가진 네 명의 인물이 한 식당에 모여들게 된다. 식당 이름은 <마민카>로, 체코어로 엄마를 뜻하는 단어다.


이들은 처음 마민카에서 인연을 맺게 된 이후 계속 인연을 이어가게 되면서, 저마다의 상처와 아픔을 서로 위로하고 치유해 나가게 된다.


어머니를 잃은 슬픔과 그리움으로 한식당을 연 해국, 전 남편과 이별 후 새로운 시작을 위해 다시 프라하를 찾은 수빈, 너무 어릴 때 이민을 오게 되면서 왕따를 당한 경험과 더불어 소속감을 제대로 가질 수 없어 경계인처럼 살아온 지호, 그리고 자신의 삶에 여유를 찾으려는 단비 등 각자의 이야기가 하나로 이어진다.


프라하의 긴 겨울 풍경 속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 상실의 치유, 그리고 새로운 만남과 관계가 조용히 피어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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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은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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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잃는다는 건 하나의 세계를 잃는 것이며 사람을 떼어내는 것보다 괴로운 건 추억이 무너지는 일이라는걸, 끝내 알아버리고 말았다.

1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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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면 2030 나이쯤부터 인간관계의 다양한 일들을 경험하게 된다. 상실, 배신, 어긋남, 만남 등, 그것들을 겪다 보면 내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고 달라지는지를 몸소 체험하게 된다.


위 문장은 특히 상실의 아픔을 잘 표현한 문장이 아닐까 한다. 주인공들은 이를 극복하게 되면서, 조금씩 성장하게 되고, 정체되어 있던 삶을 다시 움직일 용기를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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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눈에는 해국이 식당을 가꾸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돌봄을 받고 있는 건 오히려 해국이니까. 마민카 식당은 해국을 살게 한다. 살고 싶게 한다. 그래서 다짐한다. 할 수 있는 한 오래도록 이 공간의 일부처럼 숨 쉬고 싶다고. 그저 머물러 존재하고 싶다고.

10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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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식당을 운영하며 해국을 먹여 살렸던 어머니. 한때는 그런 것들이 지긋지긋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어쩌면 바로 어머니가 운영하던 식당이 아니었을까?


해국은 어머니의 사망으로 두 가지를 얻었다. 물리적 결핍과 정서적 결핍이 바로 그것이다.


이 때문에 '엄마'라는 이름의 마민카 식당이 주는 의미는 해국에게 있어 남다르다. 이 식당은 정서적, 물리적 위로의 공간이자 온기를 주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해국은 마민카 식당에서 엄마가 자신에게 해주던 가정식 메뉴를 선보임으로써 엄마를 떠올림과 동시에, 자신이 받은 돌봄을 음식으로 나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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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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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갖고 있는 인물들이라서일까? 이들은 섣불리 서로의 상처를 헤집거나 소금을 뿌리지 않는다. 타국에서 만난 한인들이라서, 서로의 처지를 너무 잘 알고 있어서인지 매우 조심스럽게 서로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취한다.


천천히 돌다리 두드리듯 시작하는 해국과 수빈 커플과 다르게, 지호와 단비 커플은 겉으로 봤을 때 꽤나 적극적이고 자유분방해 보인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꽤 조심스러워하는 부분들이 보인다.


그래서인지 섣불리 무언가를 바로 확인하려고 하기보다, 현재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려는 태도를 보이거나, 멈춰있던 자신의 인생 시계를 돌리기 위해 훌쩍 떠나는 선택을 한다.


일단 내가 먼저 당당해지려는 노력들이 엿보여, 어떤 부분에서는 자꾸 응원하고 싶어지는 커플이기도 하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 네 명을 살펴보면 조용하지만 꽤 강단 있게 노력하는 인물들로 그려진다. 요란하지 않으면서 자신이 겪은 상실이나 상처를 스스로 보듬고 일어서려는 노력들이 한결같다.


어쩌면 그래서 마민카 식당에서 이들은 비슷하게 닮은 서로를 알아볼 수 있었던 게 아니었을까? 앞서 겪은 일들 때문에 훨씬 더 조심스럽고 새로운 관계나 만남이 어렵겠지만, 그럼에도 각자의 방법으로 치유하며 나아가고 있으니 이들의 관계에도 조만간 반짝이는 봄이 오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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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살리는 다정한 말
수정빛 지음 / 부크럼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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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나와는 온도가 맞지 않았던, 다정한 말들"



분명 따로 적어둔 문장들을 살펴보면, 나에게 절실히 필요한 말들인데 이상하게도 이 책은 잘 읽히지 않았다. 왜 그럴까 한참을 생각해 본 끝에 도달한 결론은, 지금 내가 서 있는 위치가 어두운 터널 속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됐다.


컴컴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는 생존이 먼저다. 그래서 누군가 건네는 말이 귀로도, 머리로도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 어쩌면 이것은 패닉 상태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 건네는 다정함과 위로, 공감의 말들이 조금은 멀고, 닿기 어려운 빛처럼 느껴졌다.


여러 날을 거쳐 숨을 조금 고른 후에야, 따로 적어둔 문장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제야 생존이 걸린 상황에서는 모든 것이 닫혀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다다랐다.


아마도 이 책은 나의 끓는 온도가 조금 가라앉은 뒤에 다시 읽어야, 문장들이 비로소 가슴으로, 머리로 스며들 것 같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저자가 건넨 다정한 말들로 가득 차 있다. 거창하거나 요란하지 않고, 일상 속에서 스스로에게 되뇌듯 하는 말들을 중심으로 채워져 있다.


마음을 다독이고, 무기력에서 벗어나며, 스스로를 일으켜 세울 수 있도록 어루만져 주는 소박하지만 따뜻한 글들 덕분에 조금씩 일상을 회복하게 만들어 준다.


내 안의 이야기에 더 귀 기울이고, 나를 다독이며 보듬을 수 있는 힘이 깃든 다정한 이야기들이 곳곳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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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은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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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담하지 않는 연습



지난날을 회고하며 분명히 알게 된 것이 하나 있다. 이 세상엔 장담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 내 인생도, 타인의 인생도, 하물며 내일의 날씨조차도.

3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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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렇다. 분명 이건 될 거라고 확신했던 일조차, 언제고 틀어질 수 있다는 것을 나 역시 최근 배웠다. 그래서인지 다소 혼란스러움과 함께 '장담하지 말아야겠구나'라는 다짐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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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고, 잘 자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나는, 누군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고 하면 일단 딱 하루만이라도 아무 생각 없이 잘 먹고, 잘 자고, 좋아하는 걸 하며 푹 쉬라고 말해 준다. 결국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건 거창한 무언가가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소소한 일상 속의 힘이라는 말과 함께, 힘든 날엔 너무 애쓰지 말고 그저 잘 먹고 잘 자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진심 어린 마음을 덧붙여서.

7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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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장에 깊이 공감한다. 더불어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 또한 바로 잘 먹고, 잘 자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할 수 없어 무기력증까지 왔다.


우리를 일으켜 세우는 힘은 어쩌면 일상을 제대로 살아내는 일에서 오는 지도 모르겠다. 오늘 힘든 하루를 보냈다면 일단 잘 먹고, 잘 자고, 좋아하는 걸 하면서 푹 쉬는 것부터 해보자.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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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만 내 편이어도 살아갈 용기가 난다



단 한 사람이라면 된다. 나를 얕게 알고 있는 다수의 사람보다 내 구석구석을 품어 주는 단 한 사람. 나조차 외면하고 싶은 나의 치부를 보고도 꽉 끌어안고 놓지 않는 사람. 맹렬히 다투고 난 후에도 내 곁을 떠나지 않는 사람. 살아갈 이유를 쥐여주는, 그런 단 한 사람이면 된다.

8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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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갈 이유를 쥐여주는, 단 사람. 요즘은 이런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 서로 헐뜯는 것뿐만 아니라, 공감력이 떨어지는 사회라 더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우리는 살아갈 맛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요즘은 부모조차 내 구석구석을 품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위 문장은 그저 이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주문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건, 한 사람이 곁에 있다면 이것만큼 살아갈 힘이 되는 존재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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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행복은 요란하지 않다



진짜 행복하게 사는 사람은 요란스럽지 않다.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작은 것에 쉽게 감동하고, 말과 행동에는 여유가 묻어난다. 불편한 상황을 겪어도 그 안에서 긍정할 부분을 찾고 인연을 귀하게 여기며, 자신을 아끼고 사랑할 줄 안다.

13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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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수레가 요란하다고, 진짜 행복한 사람은 조용하다.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하고, 감사할 줄 알며, 작은 것에 감동하고, 말과 행동에 여유가 묻어나 그 자체로 편안해 보인다.


어쩌면 그래서 우리 곁에 진짜 행복을 누리는 사람은 잘 눈에 띄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진짜 행복을 찾고 싶다면, 일단 내 주변에서부터 행복을 찾아보자. 당신도 찐 행복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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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속에서 찾은 자유



남들의 잣대와 참견은 발설한 이의 주관적인 몫일 뿐, 인간의 삶을 단정 짓는 답이 될 수 없다는 걸 알고 난 후부터는 필요 없는 만남을 줄이고 내면과 대화하는 시간에 정성을 쏟고 있다. 애써 고독을 피해 왔던 날들을 등지고, 고독안에서 자유를 누비는 특권을 쥐게 되었다.

13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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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나도 누군가와 어울리는 것, 관계를 맺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적도 있다. 그래선지 남들의 잣대와 참견을 완전히 무시하지 못하고 살았었다.


그런데 이런저런 일을 겪고 실제로 타인의 불필요한 말에서 멀어져 생활해 보면서 확실히 알았다. 그건 그 사람의 의견일 뿐이고 실제 내 삶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말이다.


고독, 침묵과 같은 단어들에 대해 두려움을 갖기보다 조금 친해져보기를 추천한다. 그 시간 잠시 내면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다보면 마음의 여유와 자유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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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두면 위험한 사람



꼭 기억하자. 그 사람의 폭력적이고도 병적인 요소를 과도한 연민으로 아름답게 포장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세상엔 내가 병들고 곪으면서까지 지켜 내야 할 타인은 없다는 것을.

22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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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공감하는 동시에 꼭 마음에 새겼으면 하는 문장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가끔 자신을 희생하고 소모하면서까지 타인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있는데 세상엔 나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그러니 가장 먼저 나를 지키는 것부터 시작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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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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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라면 하루 만에 뚝딱 읽고 말았을 책을, 금번에는 며칠에 걸쳐 긴 시간을 읽으며 겨우 완독했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던 중이라 마음에, 머리에 바로 꽂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책의 온도와 내 마음의 온도가 맞지 않아 시간차가 벌어진 것이 아닐까 한다.


그럼에도 습관처럼 멈칫하게 되는 포인트의 글감들은 따로 적어 두었는데, 오늘 글과 생각을 정리하면서 뒤늦게 다시 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진짜 중요하게 여겨야할 포인트들을 반복적으로 읽으며 가슴에 새겼다. 그러면서 현재 내가 되찾아야 할 일상과 그것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분주하게 찾기 시작했다.


더불어 최근 내가 그토록 분노하고 허망하고 공허함을 느꼈던 이유도 찾을 수 있었는데, 어쩌면 쫓기듯 사는 일상 속에서 나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것에서 첫 번째 멘붕, 은연중에 스며든 타인의 말과 행동에서 얻은 상처에서 두 번째 멘붕, 내 편에서 진정으로 위로를 주는 사람이 없어서 세 번째 멘붕을 겪었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이제는 상황을 정리하고 다시 일상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려 한다. 그러다 보면 저자가 건넨 다정한 말이 언젠가 마음 깊숙이 스며드는 날이 있으리라 본다.


진심은 언제나 통하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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