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의 작은 정원들 - 무너진 나를 다시 세우는 골목 정원 이야기
최윤선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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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의 거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과 나무를 통해 식물의 생태와 인간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책!"



처음에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된 책인데, 읽다 보니 어느새 고즈넉한 북촌의 작은 골목길을 걷고 있는 느낌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언젠가 방문했던 북촌로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숨겨진 보물을 찾는 느낌이었달까. 특히 마주하는 책에 실린 사진을 마주하는 순간 '아!'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더불어 나태주 시인의 풀꽃 1의 한 구절이 떠올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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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꽃을 보듯 너를 본다 풀꽃 1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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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시의 구절처럼 정말 자세히 보아야 알 수 있는 행복, 쉼, 힐링, 위로, 영감이 바로 거기에 있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하루 종일 북촌로의 골목길을 어슬렁어슬렁 걸어 다니며 곳곳에 숨어 있는, 눈을 크게 떠야만 확인할 수 있는 작고 신비한 생명의 흔적들을 하나하나 발견하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아마도 최근 그런 여유를 가진 적이 없어 더 그렇게 느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생각해 보면 혼자 북촌로를 여유 있게 돌아본 적이 없는데, 하루를 온전히 비워 찬찬히 발길 닿는 대로 걸어보는 것도 좋겠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북촌 골목 구석구석에 자리한 작은 풀꽃부터 큰 나무까지 깊이 관찰하며 식물의 생태와 인간 삶의 깨달음을 엮은 에세이 책으로, 비움, 인내, 다정함, 회복, 조화라는 다섯 가지 주제를 담고 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운 길가의 식물들을 면밀히 관찰하고 오랜 시간 지켜보면서 고요한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는 책이다.


만약 직장이 근처에 있다면 저자처럼, 점심시간과 출퇴근 시간을 활용해 오래 보고, 자세히 보면서 위로와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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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게 다가온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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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때로 손에 쥔 것을 놓지 못해 마음의 흉터가 깊어지고는 합니다. 이미 생명력을 잃은 인연이나 감정을 부여잡느라 정작 나 자신의 겨울을 준비하지 못할 때도 있지요. 그럴 때면 저는 송현 광장의 중국단풍을 떠올립니다. 살기 위해서는 그리고 돌아올 봄에 새잎을 틔우기 위해서는, 때로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과의 연결 고리를 과감히 끊어 내는 '마음의 떨켜'가 필요함을 다시 새깁니다.

(...)

툭, 미련 없이 제 잎을 떨구는 나무를 보며, 우리 마음의 무거운 짐도 하나쯤 가볍게 내려놓는 연습을 해 보는 건 어떨까요.

2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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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니 모든 것을 꽉 움켜지는 것만이 해결책은 아니더라. 때로는 미련 없이 꽃잎이나 잎을 툭 떨구는 식물이나 나무들처럼 우리 역시 마음의 짐으로 남아 있는 것들을 툭 내려놓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더라.


너무 나를 힘들게 하는 물건이나 미련, 관계들은 이제 그만 과감히 보내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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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도 때로는 비바람에 젖어 무겁기도 하고, 지나온 세월의 흔적이 거친 나무껍질처럼 단단한 흉터로 남기도 합니다. 하지만 박태기나무는 이야기합니다. 그 고단한 시간과 상처 입은 자리는 결코 헛된 것이 아님을, 오히려 꽃을 피울 수 있는 가장 단단한 지지대임을 말이지요.

5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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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고 나면 보인다. 무수히 겪은 상처와 시련이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었음을. 잘 이겨내고 나면 그 시간들이 나를 버티게 하는 힘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박태기나무는 그 시련의 시간을 견딘 자리에 화사한 꽃을 피워내며 우리에게 희망을 보여주는 듯하다. '너도 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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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삶도 대개 이런 모양이 아닐까 합니다. 끝낸 것과 지금 살고 있는 것과 아직 시작하지 않은 것이 한 사람 안에 동시에 존재하는 것. 하나의 줄기 위에 세 개의 시간이 함께 있어도 식물은 쓰러지지 않습니다.

8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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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까치수염의 꽃대 위에는 세 개의 시간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한다. 아래쪽에는 이미 꽃이 진 자리에 열매가, 그 위로는 지금 막 꽃잎을 활짝 연 꽃들이, 맨 끝 굽어진 부분에는 아직 피지 않은 봉오리가 맺혀 있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인간의 삶 또한 마찬가지 아닐까. 이미 지나간 과거, 지금의 현재,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살아내며 우리는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때로 그 무게감이 현실을 짓누르고 휘청이게 할 때도 있겠지만, 큰까치수염처럼 쓰러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버티고, 견디다 보면 언젠가 좋은 날도 올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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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학 용어로 '단지'란 에너지가 충분할 때는 가지를 길게 뻗고, 환경이 척박하거나 에너지를 아껴야 할 때는 속도를 늦추고 잎을 모아 효율을 극대화하여 성장한 가지를 말합니다.

(...)

남들보다 뒤처질까 봐, 더 빨리 성과를 내기 위해 쉼 없이 달리는 우리입니다. 오랜 시간을 천천히 그러나 멈추지 않고 걸어온 창덕궁의 은행나무 앞에서, 속도보다 무너지지 않는 내면이 먼저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나만의 속도로 나이 들어가는 법을 배웁니다.

13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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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성장하거나 좋을 수만은 없다. 때론 넘어지기도 하고 다치기도 하는 게 인생이기에. 그러니 나만의 속도로 천천히 멈추지 말고 나아가 보면 어떨까. 그러다 보면 나만의 '단지'가 하나씩 무늬를 이루며 쌓이지 않을까.


나만이 해낼 수 있는 일들, 내가 직접 경험하고 이룬 성과들은 결코 남의 것이 될 수 없다. 그러니 남과 비교하기보다 지금의 나에게 맞는 방향과 속도로 나아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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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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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의 골목 구석구석을 천천히 도보로 이동하며 관찰하듯 읽어 나가면 좋을 책이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나무나 식물이 있다면 눈여겨보고 기억해 두었다가, 언젠가 북촌에 들렀을 때 세세히 오래 보고, 자세히 보면서 발견하면 어떨까 한다.


더불어 동네를 다닐 때, 사계절을 견디며 성장하고 있는 나무와 식물을 보물 찾기 하듯 찾아보면서 위로와 쉼, 힐링을 얻어봐도 좋겠다.


우리가 미처 알아채지 못해서 그렇지, 둘러보면 우리 주변에 많은 것들이 저마다 자신만의 힘듦을 견디며 살아가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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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예술가는 무엇을 훔쳤을까
데브라 N. 맨커프 지음, 정상희 옮김 / 서교책방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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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와 작가를 넘어 예술적 영감이 어떻게 전해지고 재해석되는지 작품을 비교하며 살펴보는 책"



개인적으로 미술에 관심이 많기도 하고, 최근 학교 수업에서도 명화와 미술사를 배우고 있어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주제에 따라 작품을 선별해 비교·분석한 부분은 흥미로웠으나 텍스트의 배치나 크기, 레이아웃 등 편집 디자인 전반에서 가독성이 떨어져 다소 아쉬웠다.


책 소개 페이지에서는 '추리극처럼 읽히는 흥미진진한 미술사'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앞서 언급한 이유로 그다지 흥미진진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미술사를 어렵게 느끼고, 시대별 회화나 작품에도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러한 시각적 요소에 조금 더 신경을 썼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주제에 따라 34명 예술가의 작품을 선별하여 서로 영향을 주고받거나 모방, 차용, 참고, 재해석한 작품들을 주제별로 묶어 소개한 책으로, 다른 문화권과 시대의 작품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비슷한 결의 작품을 한데 묶어 소개하고 있어 하나의 기법이나 작품이 후대에 어떤 식으로 새롭게 탄생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어 내용적으로는 흥미롭게 다가온다.


저자는 이런 방식에 대해 '훔쳤다'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실제 절도를 의미하기보다 다른 작품의 요소를 다양한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재해석하는 과정을 표현한 것이라고 이해하면 좋겠다.


이를 통해 저자는 예술의 독창성에 대해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보다, 이미 존재하는 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하는 데서 탄생한다는 관점으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을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줄거리를 따라가기보다, 서로 연관된 작품을 비교하면서 보는 방식으로 활용하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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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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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 터너에게서 공기를 배우다


1. 클로드 모네 / 인상, 해돋이 / 1872

<인상, 해돋이>는 스케치나 단순한 하나의 풍경 그 이상의 것으로, 그 자체로 대상에 대한 감각적 경험을 의미한다. 모네는 관찰과 실험, 그리고 런던의 안개에 대한 경험을 통해 색채를 사용해 장소의 시각적 특징뿐 아니라 그곳에 대한 물리적 감각까지 화폭 위에 담아내는 방법을 발견했다.


2. J. M. W. 터너 / 전함 테메레르 / 1839

한때 위용을 자랑했던 거대한 전함이 분해되기 위해 작은 예인선에 끌려가고 있는 이 작품의 배경 설정은 역사와 진보 사이의 대비를 더욱 극적으로 보여준다. 물안개가 가득하며 움직이고 있는 구름과 물 위에 반사되고 있는 석양빛과 같은 대기 효과는 마치 현장을 직접 목격한 사람이 기록한 것과 같은 생생함을 보여준다.


3. 클로드 모네 / 웨스트민스터 다리 밑 템스강 / 1871

모네가 런던에 체류한 기간 동안 그는 색에서 대기로 관심을 옮겼고, 눈앞의 풍경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태도, 표현적인 붓질, 빛의 순간적인 효과를 포착하는 색채 사용과 같은 플레네르 기법을 통해 새벽 공기의 차갑고 습한 느낌을 표현했다.


새롭게 건설된 영국의 국회의사당, 웨스트민스터 다리, 물 위의 보트, 부두에 있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모든 형태가 분명하게 그려져 있지만, 동시에 이 모든 것은 옅은 안개 안에 부드럽게 표현되어 있다.



■카라바조가 남긴 빛의 기법


1. 카라바조 / 광야에서의 성 세례 요한 / 1604

카라바조가 명성이 절정에 달했을 때 그린 성 세례 요한의 그림은 놀라울 정도로 사실적이다. 이는 카라바조가 실제 모델을 직접 보고 작업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그는 인물이 살아 숨 쉬는 모습 그대로를 담고자 했다. 활동 기간이 짧았음에도, 그의 영향력을 수십 년 동안 종교예술을 지배했으며 로마보다 훨씬 더 먼 곳까지 뻗어나갔다. 이후 수 세기에 걸쳐 수많은 유럽의 화가는 카라바조의 횃불에서 빛을 훔쳐 왔다.


그는 인물을 전면에 배치하고 배경은 그림자로 모호하게 표현하는 방식을 통해 얕고 경계가 불분명한 공간으로 표현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비치는 빛은 인물의 형상이 어떤 모습인지 정의하기보다는 더 극적인 효과를 위해 사용되었다.


2.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 유디트와 홀로페르네스 / 머리를 든 하녀 / 1623~1625년경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아버지인 오라치오는 카라바조와 가까운 사이였다. 그는 아마 자신의 아버지가 이해한 방식을 통해 카라바조의 기법을 배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은 아버지 작품에서의 주제와 카라바조 작품에서의 빛을 표현한 기법을 결합한 이중 차용을 보여주는 것으로, 유디트가 이스라엘을 구하기 위해 아시리아의 장군인 홀로페르네스를 죽인 직후를 배경으로 한 모습을 담고 있다.


3. 자크 루이 다비드 / 마라의 죽음 / 1793

다비드는 1775년부터 1780년까지 5년간 이탈리아에 머물면서 고대 조각과 르네상스 대가들의 기법을 연구했다. 또한 로마에 머무는 동안 카라바조의 빛과 어둠을 다루는 탁월한 기법에도 주목했다.


자신의 욕조에서 살해된 마라는 손에 암살자의 이름이 적힌 종이를 쥐고 있다. 그는 심한 피부 질환에 시달리는 등 육체적으로는 약한 인물이었지만, 다비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비치는 빛을 통해 그를 숭고한 순교자의 이미지로 변모시켰다.


4. 조르주 드 라투르 / 회개하는 막달라 마리아 / 1635~1640년경

이 작품에서 흔들리는 불빛은 인생의 헛됨과 덧없음을 표현하는 두개골의 실루엣을 드러낸다. 막달라 마리아의 깊은 수심에 빠진 얼굴은 부분적으로 그림자에 가려져 있으며, 오른쪽 팔과 어깨에는 강렬한 빛이 비쳐 어두운 부분과 강한 대비를 이룬다. 극적이면서도 동시에 부드럽고 섬세한 빛의 쓰임은 쓸쓸한 묵상에 빠진 분위기를 만든다.


카라바조에게 직접 영향을 받았다기보다는, 그 영향을 받은 다른 화가들의 작품을 거쳐 간접적으로 이어받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사전트가 훔친 반 다이크의 품격


1. 존 싱어 사전트 / 에두아르 파이예롱 / 1879

사전트는 자유로운 모습을 포착하면서도 동시에 통찰력 있는 사람이라면 그가 누구인지 익숙하게 알아볼 수 있도록 초상화에 파이예롱 특유의 침착함과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표현했다.


편안해 보이지만 권위를 잃지 않는 그의 포즈는 오랫동안 귀족 계층에게 쓰이던 이미지와 연결되어 있으며, 특히 17세기 플랑드르 바로크 화가인 안토니 반 다이크와 같은 화가들의 초상화에서 볼 수 있다.


한 팔은 몸 옆으로 내리거나 종종 사물을 쥐고 있으며, 또 다른 편의 팔은 구부린 무릎과 대조를 이루며 위로 치켜올린 골반 위에 얹혀있다.


이 독특한 자세는 훗날 '스웨거 초상화'로 알려지게 되었으며, 이는 남성의 권력과 특권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초상화 유형이 되었다.


2. 안토니 반 다이크 / 제임스 스튜어트, 리치먼드와 레녹스 공작 / 1633~1635년경

반 다이크는 특정 자세를 통해 귀족 모델의 자신감 넘치고 무심한 듯한 모습을 묘사했다.


이 자세는 반 다이크가 사전트가 파이예롱을 그릴 때, 이 새로운 유형의 엘리트 모델을 위해 그 우아함과 당당한 태도를 그대로 반영했다.


3. 존 싱어 사전트 / 아서램지, 제 14대 달하우지 백작 / 1900

사전트는 그의 작품 활동 기간 전반에 걸쳐 반 다이크 작품 속 특유의 자세를 활용해 남성적인 균형감을 표현해왔다. 달하우지 백작의 초상화에서 그는 귀족적인 전형을 보여주는 미묘한 장치를 하나 더 추가했는데, 바로 건축 배경이다.


현대적인 디자인에 티 없이 깨끗한 흰색 정장은 그의 날씬한 체격을 감싸며 긴 팔다리의 비율과 타고난 우아함을 한층 더 강조한다.


4. 존 싱어 사전트 / 집에 있는 닥터 포지 / 1881

포지는 오른손을 가슴에 얹고 있다. 이 포즈는 존경과 경의를 표하는 전통적인 유럽의 제스처다. 그의 왼손은 느슨하게 묶인 실내복의 끈을 잡아당기고 있다. 음울한 듯 잘생긴 외모 덕분에 '의사 하나님'이라는 뜻의 '닥터 디외'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던 그는 악명 높은 유혹자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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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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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별로 각각 따로따로 배우거나 작품을 보게 되면 이런 하나의 공통된 주제로 묶어서 생각하기 어려운데, 주제별로 묶어서 살펴보다 보니 재미있는 공통점들이 눈에 쏙쏙 들어오는 느낌이다.


시대별, 화가별로 같은 주제를 놓고 '다른 방식'으로 표현한 작품들도 있는데 후에 그런 것들을 찾아봐도 좋겠다.


텍스트보다, 선명한 그림을 하나하나 자세히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는데, 미술사를 공부하거나 자세히 살펴보고 싶은 독자가 있다면 이 책을 활용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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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도 매이 매이
이폴 지음 / 글고운그림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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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편안한 수면을 유도하기 위한 판타지 그림책!"



처음에 이 그림책을 읽었을 때는 사실 좀 난감했다. 별 내용도, 의미도 크게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개글을 읽고 다시 처음부터 읽기 시작했다.


그렇게 반복적으로 읽고 나서야 이 책이 의미하는 바를 이해할 수 있었다. 정말 어린 아기들의 수면을 유도하기 위한 수면 그림책이라 내용이 얕고 가벼웠고, 그래서 오히려 다 큰 성인인 나는 되려 공감할 수 없었던 것이다.


자기 전에 머리맡에서 호기심과 상상력, 그리고 좋은 꿈을 꿀 수 있도록 유도해 주는 책으로는 나쁘지 않은 듯하다. 단순하고 짧은 글밥으로 아이들이 매이할 수 있으니.


※매이하다: 달빛 아래 포근히 잠드는 우리만의 비밀 언어



꿈뻑꿈뻑 잠은 오지만 자지 않으려 버티는 아이들에게 이 책은 그림자 속에서 피어나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두운 밤은 두려움보다 환상적인 공간으로, 꿈과 현실의 경계는 모호하게 표현되며, 무서운 어둠 호랑이는 오히려 잠으로 이끄는 다정한 호랑이로 표현된다.


덕분에 아이들은 잠들기 전 한바탕 환상적인 모험을 즐긴 후 서서히 잠에 빠져들 수 있게 된다. 밤에 만날 그림자 친구들에 대한 설렘으로 어쩌면 밤이 기다려질지도 모르겠다.


마치 피터팬의 모험처럼, 아이들은 꿈속 여행을 통해 들판과 바다를 마음껏 누비고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 신나는 모험을 즐긴 후 그렇게 잠에 빠져들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오늘 밤도 매이 매이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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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현의 그림 같은 하루 - 가장 행복한 시간에 색을 입히는 감성 컬러링북
박시현 지음 / 이덴슬리벨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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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여유와 행복을 스케치로 만나볼 수 있는 책!"



머리를 비우고 싶을 때나, 뭔가에 집중하고 싶을 때 꺼내 들면 좋을 컬러링북 하나를 이번에 만났다. 특히 일상 속 모습들이 담겨 있어 더 편안하게 다가왔는데, 디자인 자체도 너무 복잡하지 않아 취미 생활로 하기에도 딱 적당해 보였다.


물감, 크레파스, 마커 등등 나만의 재료를 가지고 슥슥 색을 입히며 상상력을 키우다 보면, 어느새 나만의 공간이 채워지지 않을까 한다.


저자는 책에 들어가기에 앞서, 색을 입히는 방법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이 점을 참고해 나만의 컬러를 입혀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지 않을까 한다.


보기만 해도 따뜻해지는 감성과 색감,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담긴 스케치를 완성한 후 마음에 드는 페이지가 있다면 액자에 담아두거나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해 봐도 좋을 듯하다.


저자가 채운 좌측 페이지 하단에는 사용한 컬러칩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컬러칩을 활용해 색을 채워봐도 좋겠다.


우측에는 색을 채우지 않은 스케치가 배치되어 있는데, 나만의 색감과 채색 방법으로 컬러를 입혀 상상력을 더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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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으로 채운 컬러링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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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좌측과 비슷한 컬러로 채워봤는데, 이것과는 완전히 다른 나만의 색을 채워 다양한 무드를 연출해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되지 않을까 한다.


디자인적으로 보자면, 완전히 다른 2~3가지의 컬러 무드로 책을 칠하고 후반 작업을 거쳐 액자나 벽면에 걸어두면 색다른 디자인 연출이 가능할 듯하다.


무한한 상상력을 발동시키면, 얼마든지 다양한 연출과 활용이 가능하니 단순히 색을 칠하는 개념으로만 보지 말고 확장된 의미로 살펴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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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러시아 ㅣ 머니 뭐니 세계사 3
강일우 저자 / 펜타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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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역사를 돈과 권력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었던 책!"



러시아에 대해 깊이 알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기대했던 느낌의 구성은 아니었지만, 전반적인 역사적 흐름을 통해 러시아가 겪어온 여러 상황을 확인할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물론 이해한다고 해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러시아가 행하고 있는 일들을 모두 받아들일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나라마다 속속들이 알지 못하는 나름의 이유와 상황들이 있다는 점은 제대로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총 10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러시아를 하나의 거대한 기업에 빗대어, 돈·권력·자원·생존이라는 관점에서 러시아의 역사를 풀어낸 책으로, 키예프 루스부터 차르 제국, 러시아혁명, 소련의 흥망, 푸틴과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다루고 있다.


러시아가 어떻게 국가의 기반을 형성했고, 제국과 소련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렀는지를 정치·경제적 흐름과 연결해 확인해 볼 수 있다.


큼직큼직한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 러시아에서 누가 권력을 쥐고, 국가의 자원과 부를 어떻게 확보하고 활용해 왔는지, 또 이를 활용해 현재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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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게 다가온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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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0년을 훌쩍 넘는 시간 동안 두들겨 맞으며 하나의 진리를 배웠어. 약하면 먹힌다. 그래서 나는 늘 더 강해지려 해. 국경을 넓히고, 완충지대를 만들고, 필요하다면 가스 밸브를 잠가서라도 내 힘을 확인받으려 하지. 2022년에 유럽이 그 밸브 앞에서 떨었던 거 기억해? 그건 갑자기 튀어나온 협박이 아니야. 8백 년 동안 몸에 밴 내 생존 본능이 다시 고개를 든 거지."

(...)

늪지대와 강가의 작은 무역 거점에서 시작해, 몽골의 지배를 견디고, 모스크바의 교활한 생존 전략을 거쳐, 코사크의 창끝으로 대륙을 찍고, 마침내 공포로 묶인 제국이 된 나라.


러시아의 역사는 단순한 영토 확장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것은 오래된 굴욕과 두려움이 만들어낸 생존의 역사였다.

3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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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러시아를 거대한 땅덩이를 가진 욕심 많은 나라라고만 생각해왔는데, 이면에는 두려움과 굴욕의 역사도 있었다는 점이 꽤 놀라웠다.


항상 거대한 제국만 생각했는데, 실상 러시아 또한 먹히지 않기 위해 남들보다 먼저 더 악랄하게 약소국을 탐하고 협박을 한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다만, 이제는 방식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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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감정만으로 대하면 안 돼. 무조건 미워해도 안 되고, 순진하게 믿어도 안 돼. 러시아는 상처 많은 강대국이면서, 동시에 위험한 제국의 본능을 가진 나라야. 이해하되 경계해야 하고, 필요하면 협력하되 적절한 거리를 유지해야 해. 그게 강대국 사이에서 살아남는 중간 크기 나라의 지혜야."

22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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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라는 나라에 대해 제대로 정의한 문장이 아닐까 싶다. 현재 국제 정세에서는 항상 내 편인 나라도, 항상 적인 나라도 없다.


국가 간 관계에서는 각자의 이해관계가 우선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해는 하되 경계해야 하고, 필요하면 협력하되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됐다.


아마 이 태도는 비단 러시아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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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으르렁거리는지 아는 것과, 그 곰이 남의 집을 부수는 걸 허락하는 건 전혀 다른 일이야. 이해가 면죄부가 되는 순간, 우리는 다음 피해자가 될 수도 있어."

22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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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호되게 당한 경험을 교훈 삼아 우리 또한 올바른 역사 공부와 인식을 통해 왜 으르렁거리는지는 파악하되, 우리 집을 부수지 않도록 철저히 방비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특히 지금같이 각종 K-문화가 성행할 때 더 안팎으로 단두리를 제대로 해서 두 번 다시 예전과 같은 일들은 겪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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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정리한 내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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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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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인터뷰를 하거나 대화를 나누듯 펼쳐지는 역사 이야기의 발상은 꽤 신선하게 다가왔다. 여기에 더해 러시아를 하나의 주식회사로 보고 큰 사건을 중심으로 러시아의 입장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준 점도 높게 산다.


그런데, 나열만 하기보다 조금 더 색다른 방식으로 풀어냈다면 더 쏙쏙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개인적으로는 역사를 외우는 과목으로 접해 다소 어렵게 느끼는 부분이 있는데, 이 책 또한 표현 방식만 다를 뿐 결국 기존의 역사 서술과 비슷한 흐름으로 전개되어 다소 아쉬웠다.


오히려 중간에 핵심 내용들을 만화 형태로 보여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럼 특정 사건들은 캐릭터나 웹툰 형태로 기억에 남아 머리에 더 콕콕 박히지 않았을까.


하지만 러시아가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에 이르게 되었는지 그 흐름은 대략 파악할 수 있어 나름 유용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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