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피터팬 - 중증자폐인 아들을 두고 떠나는 시한부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
전경철 지음 / 이야기장수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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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책!"



제도와 현실 사이에서 피해를 본 사람들은 안다. 이 책의 저자가 겪은 억울함과 답답함을. 그리고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얼마나 큰지를.


당장 삶이 무너져가는 상황 속에서도 공무원들은 절차만 따지고, 기관이나 사회 시스템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니, 그런 순간조차 아무도 손을 내밀어 주지 않는다.


분명 국가 시스템 안에는 약자를 보호하는 시스템과 여러 기관이 존재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정작 내가 그 시스템과 기관을 필요로 할 때는 명분뿐이고 허울뿐인 기관이 된다.


이리저리 치이다 가끔 희망을 엿보기도 하지만, 이내 그 희망은 눈물의 씨앗으로 돌아온다. 중증 장애인 아들을 둔 저자도 이런 일들을 비일비재하게 겪는다. 거듭했던 약속이 한순간에 바스러지는 것을 여러 번 겪으며 좌절도 수없이 했다.


유일한 보호자인 자신이 시한부 인생이라 마음은 조급한데, 아들이 갈 곳이 없어지는 순간, 더 이상 어쩌지 못하는 순간들은 극단적 생각을 종종하게 되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저자는 끝까지 버티고 또 버티며 살아갈 방법들을 강구했다. 아들이 살아갈 수 있는 집과 살아갈 방법을 마련하기 위해서.


총 2부로 구성된 이 책은, 간암 말기 시한부 선고를 받은 한 아버지가 중증 자폐스펙트럼 장애인 아들을 홀로 남겨두고 떠나야 하는 현실 속에서 써 내려간 기록을 담고 있다.


1부에는 '꼭두'라는 시한부 필명을 통해 죽음을 앞둔 아버지가 자신의 지난 삶을 담담하게 정리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고, 2부에는 중증 자폐인 아들 제원과 보낸 시간들을 담아내고 있다.


남은 시간은 얼마 없는데, 자신 없이 홀로 살아가야 하는 이제 한창 젊은 스물일곱 살 아들은 계속 살 곳을 잃는다. 그래서 아버지는 죽을 수도 없다.


아버지는 자신의 치료보다 먼저 아들이 살아갈 곳을 찾고, 맡길 곳을 찾고, 함께 살아갈 공동체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마지막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마침내 아버지는 스스로의 힘으로 아들이 머물 집(이슬 푸른 마을)과 공동체를 찾게 된다. 여기에 더해 그런 아이들을 위한 '피터팬 재단'이라는 구체적인 꿈까지 꾸게 된다.


몸은 자라도 사회성 발달 연령이 낮아 늘 어린 상태에 머무르는 '피터팬' 아들이 부모 없는 세상에서도 안전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버지는 '네버랜드(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만들고자 지금도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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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으로 다가온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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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주셔서 고맙습니다" 했는데, 가다 말고 다시 오더니 세정제로 손을 쓱쓱 닦고는 갑자기 내 손을 꽉 잡는다? "난 포기 안 했어요. 또 봐요." 상상도 못 한 기습에, 나 정말 깜짝 놀랐어.

81~8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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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실한 순간 누군가 건네는 진심이 가슴을 울리는 순간들이 있다. 다소 까칠한 의사였지만, 당시 의사가 건넨 행동과 말은 저자에게 또 다른 희망이자 감동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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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은 내가 결정한다.' 저는 국가가 은총이라도 베푸는 듯 던져주는 복지 서비스 관리 대상이 아닙니다. 저와 제 아들이 장애인 복지의 주인입니다. 따라서 제 권리를 찾기 위한 싸움의 시작과 끝은 오직 당사자인 저만 결정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 주의도 필요 없다. 나는 정책 싸움의 도구가 아니다.' 중증 장애인과 함께 현실의 삶을 살고 있는 제 60년 넘는 삶과 목소리가 가장 우선입니다. 당신들의 실무 매뉴얼조차 내 권리를 나를 대신해 결정할 수 없습니다. 결국 저는 항소장을 제출하게 됩니다. 이 회고록 전체가 당사자가 기록한 증거입니다.

36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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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울림이 느껴졌던 문장 중 하나다. 중증 장애인 아들을 뒀기 때문에 늘 을의 입장에 설 수밖에 없었다는 아버지는 언젠가부터 이렇게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 속담이 있듯이 너무 여러 사람과 시스템, 약속에 치이다 보니 이제 아버지는 그런 것에 메이기 보다 스스로 방법을 찾아 나서는 것을 선택하게 된다.


그저 수박 겉 핥기 식으로 대처하는 행정 시스템도, 전문가주의도, 복지 시스템의 아래 있는 사람이 아니라 60년 넘는 삶을 오롯이 살아낸, 중증 장애인 아들을 혼자 키워낸 현장의 목소리로 아버지는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찾겠다 말한다.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되어 과연 어디서 이런 에너지가 나올까 싶지만, 아버지는 끝내 남겨질 아들을 위해 이렇게 또 한 번 힘을 내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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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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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고통이라는 말을 이 책을 읽으며 더 실감한다. 시한부 인생이라는 상황을 감당하기도 벅찬 현실인데, 아버지는 이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자신의 몸보다 우선 홀로 남겨질 아들 걱정이 더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것을 하나뿐인 딸에게 전가 시킬 수도 없다. 그래서 아버지는 오랜 시간 연락이 끊겼던 어머니에게 아들을 부탁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자신조차 감당하기 힘든 한참 장성한 스물일곱 살의 아들이 매번 집(기관)에서 쫓겨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버지는 자신의 치료를 미루고, 먼저 아들이 살아갈 집을 찾고, 함께 살아갈 공동체를 찾기 시작한다.


국가 기관이나 지자체, 공무원, 사회 복지 시스템을 통해서는 도저히 살 길이 없었다. 하나같이 퇴짜를 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방송을 타게 되고, 저자가 쓴 브런치 글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며 마침내 아들은 살 집을 얻게 된다. 갇혀 지내는 삶이 아닌 공동체 구성원으로 어울릴 수 있는 장소를 얻게 된다. 그곳에서 아들은 현재 장기간 머물며 잘 적응해 가고 있다.


이제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과 같은 일을 겪은 사람들을 위해 부모가 없어도 안전하게 아이들이 살아갈 수 있는 '네버랜드'를 꿈꾼다.


언젠가 자신이 먼저 소풍을 떠나도, 아들과 같은 아이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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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을 땐 싫다고 말해요
다그마 가이슬러 지음, 양혜영 옮김, 박소영 감수 / 윌마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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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의 주인의식과 심리적 자기 결정권을알려주는 그림책!



제목부터 강렬하게 와닿은 <싫을 땐 싫다고 말해요>라는 책은 말 그대로 싫을 때는 싫다는 의사표시를 정확하게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그림책이다.


특히 내 몸에 대한 권한은 나에게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려주면서, 나의 기분이나 상태에 따라 어떻게 스스로 인식하고 표현해야 하는지를 친절히 알려준다.


주변을 둘러보면 성인이 한참 지난 어른들도 이런 의사를 잘 전하지 못해 절절매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책을 통해 한 수 배워보면 어떨까 한다.


저자는 이 책의 주인공 '클라라'를 통해 내 몸에 대한 중요성과 이것에 대한 결정권은 전적으로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특히 다음 몇 가지 사항에 대한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데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내 몸과 마음을 지킬 권리는 나에게 있다.

▶상대가 누구라도 불편하면 거절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부탁이나 요구를 모두 들어줘야 하는 것은 아니다.

▶건강한 관계는 서로의 감정을 존중하는 데서 시작된다.



아이인 클라라는 자신의 몸은 계속해서 변하고 있으며 이런 자신의 몸에 대한 결정권은 자신에게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누군가와 몸이 닿는 건 정말 특별한 일이지만, 누가 언제 만져도 되는지를 결정할 수 있는 건 오직 자신뿐이라며 이에 대한 사례들을 하나씩 보여준다.


좋아하는 사람과는 몸을 맞댈 수도 있다. 하지만 싫어하는 사람과는 거리를 둘 수도 있다. 만약 누군가 나를 만지는 게 조금이라도 싫은 기분이 든다면 언제든 우리는...


"그만해! 만지지 마, 싫어!"


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안돼'라고 말했는데도 지속된다면, 혼자서 해결하려 하기보다 주변에 도와달라고 말해야 한다. 더불어 그것은 아주 용감하고 멋진 일이다.


때론 어른이 된 우리도 아닌 것은 아니라고, 싫은 것은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데,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클라라의 말처럼, 내 몸은 아주 특별하고 오롯이 나만의 것인 만큼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분명하게 이야기하며 내 몸의 주인의식과 자기 결정권을 가져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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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구스의 표식 에놀라 홈즈 시리즈 9
낸시 스프링어 지음, 정시윤 옮김 / 북레시피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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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탐정의 활약이 돋보이는 추리 미스터리 소설!"



최근 여성 탐정 수업을 한참 듣고 있던 중이었는데, 마침 '에놀라 홈즈'라는 가상의 여동생을 새롭게 창조해 끼워 넣은 '스핀 오프 소설'을 만나게 되어 개인적으로는 매우 흥미로웠다.


여성 탐정이 갖춰야 할 덕목과 이점, 그리고 탐정으로서 하게 될 일들을 '에놀라 홈즈'가 소설 속에서 펼쳐 보이는 것을 보며 '바로 저거지!'라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던 것 같다.


특히 사람들 속에 무난히 섞이기 위해 분장을 한다거나 가상의 인물과 이름을 만들어 내서 내세우는 점, 하층민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 정보를 수집하고, 그것을 조합하고 분석하여 제대로 된 사실 확인을 하는 점은 매우 인상 깊게 다가왔다.


소설 속이지만, 여성 탐정인 에놀라가 남성 탐정인 홈즈와 어떤 부분에서 차이가 나는지를 제대로 확인하면서 가상이지만 새로운 공부가 되기도 했다.


총 17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셜록 홈즈 세계관 속 인물과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신선한 시각으로 그려낸, 무게감 있지만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는 추리 소설이다.


책 소개 글을 보니 사회적 가치가 있는 특정 주제들을 바탕으로 허구와 엮어 시리즈 형태로 출간하고 있는 소설로 독특하면서도 흥미롭게 펼쳐낸 글이 특징인 듯하다.


실제로 나 역시 <몽구스의 표식> 아홉 번째 사건으로 처음 만났지만, 꽤 진지하면서도 재미있게 읽었다. 특히 홈즈의 막내 여동생 '에놀라 홈즈'의 활약상이 내가 최근 듣고 있는 탐정 수업과 맞물려 더 흥미진진하게 읽었던 것 같다.


스토리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심도 있게 다룬 역사적 사실에 더해 그 속에서 처음 만난 낯선 단어들을 조합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깨달은 느낌표들은 이 책을 더 매력적으로 느끼게 만든다.


구석구석 누비며 상류층과 빈민가를 오가는 에놀라 홈즈의 활약과 더불어 그 속에서 심도 있게 다뤄지는 인간의 이면과 계층 문제, 편견 등 다방면에서 볼거리가 풍부하니 꼭 책을 통해 여성 탐정의 모습을 직접 목격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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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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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리 라고스틴 박사(=에놀라 홈즈)

-사이언티픽 퍼디토리언(실종자들을 찾아주는 위장 신분)

-홈즈의 나이차 많이 나는 여동생

-현재 여성 아카데미에서 머물고 있음

-울컷의 실종 사건이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다시 실종일을 시작하게 됨


■셜록홈즈

-에놀라의 둘째 오빠이자 유명한 탐정


■러디어드 키플링(=러디)

-울컷의 친구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영국의 유명한 소설가이자 시인


■울컷 발레스티어(=코츠월드)

-뉴욕에 있는 존 W. 러벌 컴퍼니가 발생하는 <티드 비츠>잡지 편집장

-미국인 작가이자 편집자, 출판인

-러디와는 친밀한 우정을 나눈 사이.

-사보이 호텔의 불빛을 보러 혼자 나갔다가 실종됨


■캐럴라인 발레스티어(=캐리)

-울컷의 여동생

-미국인


■해럴드

-에놀라가 주로 이용하는 마부


■쇼어디치의 리스터 박사(조지프 리스터 경)

-미친개들을 사들여 광견병 예방접종의 방법을 연구 중인 사람


■모드

-리스터 박사 밑에서 일하는 사람


■메리 이래즈머스

-부토니에를 팔던 여성

-스머티 레인 주변 지역을 지키려는 노동자들의 우두머리

-이크뉴머니디


※이크뉴머니디

이크뉴머니디=다윈의 파리=말벌의 한 종류

이 셋은 전부 '살아있는 다른 곤충의 몸에 알을 낳아 안에서부터 파먹고 자라는 잔인한 기생 곤충'을 가리키는 똑같은 비유


■스머티 레인 주변 노동자들

-신입 단원들이 자기 손에 남기는 자국을 시크뉴먼의 표식이라고 부름. 그러면서 정작 이것을 '이크뉴먼의 표식'으로 인식하고 있음.


※시크뉴먼 vs 이크뉴먼

1. 이크뉴먼 (Ichneumon) : 체제를 위협하는 존재를 제거하는 수호자의 이미지

몽구스를 뜻하는 고대어로, 사회의 틀을 깨부수는 영웅적 인물의 상징으로 표현됨


2. 시크뉴먼 (Sichneumon) : 추적자이자 감시자

자신들의 사회를 파괴하려는 사람들을 찾아내고, 추적하고, 감시하여 기존의 질서를 유지하려는 '사냥개'나 '파수꾼'들을 뜻함.


스머티 레인 주변 노동자들은 이크뉴머니디인 메리 이래즈머스에 의해 영웅심리를 갖게 되고 이로써 손에 자국을 남기를 행위를 통해 자신들이 사는 지역을 지키는 파수꾼이자 감시자가 되도록 조장된다.


이후 이들은 이 행위를 통해 영웅심리를 가지게 되는데 착각과 미화 속에 빠지게 된 것이다. 이들을 교묘하게 뒤에서 조종한 이크뉴머니디인 메리는 여기저기 기생하며 정작 자신은 아무런 희생 없이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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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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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즈 세계관에 '에놀라 홈즈'라는 가상의 캐릭터를 더했다. 그리고 실제 사건이나 인물에 허구의 이야기를 더해 내용을 더 풍성하게 만들면서 탄생한 것이 바로 이 소설이다.


주요 주제는 역사적 사실에서 차용해 만들어졌기에 더 시선을 끈다. 이번 스토리에는 광견병(당시 새롭게 등장한 파스퇴르의 백신 치료)과 관련된 사건이 중요한 소재로 등장하며, 단순 추리뿐 아니라 당시 사회상과 계층 문제도 함께 다룬다.


홈즈 시리즈가 천재적 추리 탐정의 면모를 보여준다면, 이 소설에 등장하는 에놀라 홈즈를 통해서는 여성 탐정이 가진 매력과 실제 현실 속 탐정의 활약상의 모습을 두루 만나볼 수 있다.


어떻게 사람들 속에 스며들고, 팩트 체크를 하는지, 또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어떤 분석과 조합을 이어가는지를 눈으로 직접 목격할 수 있다.


그녀가 슬픔에 빠진 캐럴라인 발레스티어를 다독이면서도 사라진 울컷 발레스티어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은 실제 여성 탐정들이 현실 속에서 실제 탐색하고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과 많이 닮았다.


그러니 단순히 '재밌었다'로만 읽기보다, 그 과정 하나하나를 꼼꼼히 살펴본다면 더 유익하면서도 신선한 재미를 맛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울컷이 사라진 시점부터 그를 찾기 위해 시작된 숨바꼭질은 출판업계 이권 다툼을 넘어, 광견병 걸린 개로 이어진다. 그러다 결국 이것이 왓슨 박사와 리스터 박사와 연결되면서 치료제 예방 접종까지 연결되는 것을 보다 보면, 현대 의학이 발전해 온 과정을 압축적으로 마주하는 느낌이 든다.


어쩌면 이것은 빈민층을 통해 정보를 알아내고, 행적을 편견 없이 좇은 에놀라가 아니었으면 절대로 풀지 못할 수수께끼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저 화내기 바빴던 러디와 철없는 동생의 행동으로만 치부했던 홈즈 오빠의 편견을 깨고 에놀라는 하나하나의 조각들을 모아 결국 자신의 가설을 증명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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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인상 깊게 다가온 표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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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러스하게 다가온 표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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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트? 운명? 나는 궁금해하며 '지~입'에 가려고 몸을 돌렸다. 러디라는 이 남자, 도대체 어떤 운명을 지녔기에 거기서 불려 나왔다는 걸까?

3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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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입'에]라는 표현을 그대로 살려 쓴 번역이나 표현력이 어쩐지 개인적으로는 꽤 유머러스하게 다가왔다.


어쩌면 홈즈가(家) 막내딸이자 에놀라만이 가진 발랄함과 유쾌한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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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소사, 나는 '상승하는 방' 안에 있었다!

내가 있는 그 방 전체가 천천히, 아주 천천히 올라가고 있었다.

(...)

그리고 내가 마주 보고 있던 거울로 된 벽이 저절로 스르륵 미끄러져 사라지며, 눈앞에 타지마할에 견줄 만큼 거대한 무도회장이 펼쳐졌다.

84~8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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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하는 방', '거울로 된 벽이 저절로 스르륵 미끄러져 사라지며'라는 표현 덕분에 엘리베이터라는 공간이 더 창의적으로 다가왔다.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표현 대신 에놀라만의 시선으로 풀어낸 묘사 덕분에 엘리베이터라는 공간이 더욱 재미있고 신비롭게 다가오지 않았나 싶다.




■여 탐정의 변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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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컷 발레스티어와 그가 실종된 상황에 관해 좀 더 깊이 알아내기 위해 얼굴을 더럽히고 콧구멍에 삽입물을 집어넣어 콧볼을 넓히고 치아를 갈색으로 물들이고, 심지어 주먹으로 눈을 쳐서 아주 살짝 멍들게 해 눈물까지 고이도록 만들었다.

(...)

거기다가 몸 전체를 더러운 누더기로 감쌌고 낡은 신발을 입이 쩍 벌어져 맨발이 드러났다.

3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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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컷 발레스티어의 실종 상황을 알기 위해 에놀라가 했던 변장 모습을 살펴보면서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탐정의 면모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유명한 오빠 셜록 홈즈와는 다른 식의 접근이라 더 응원하게 되는 캐릭터였다)


필요하다면 외적으로 망가지는 일도 불사하고, 때론 여성의 신분을 활용해 대중 속에 쉽게 섞여 들어가 정보를 알아내는 에놀라를 보면서 내가 배운 여성 탐정을 다시 떠올려 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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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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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성 탐정 수업을 듣던 와중 만난 책이라 더 반갑게 다가왔던 책이다. 마치 복습하듯 에놀라 홈즈를 통해 여성 탐정이 지녀야 하는 덕목이나, 탐정으로서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질 같은 것들을 간접적으로 마주한 느낌이라 개인적으로는 더 특별하게 다가온 책이었다.


천재라는 말을 달고 사는 셜록 홈즈와 다르게, 노력과 관찰, 분석 등을 통해 직접 뛰어들어 사건을 해결하는 에놀라를 보면서 더 친근한 기분이 든 것은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실종사건을 처음 접했을 때는 단순히 이권 다툼으로 인해 생긴 실종이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의외의 소재가 불쑥 튀어나오고 그것이 생각보다 큰 이슈가 되어 전체의 이야기로 번져 나가는 것을 보면서 작가가 참 맛깔스럽게 이야기를 잘 버무리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역사적 사실들을 다룬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에놀라 홈즈라는 재기 발랄한 홈즈의 여동생이라는 가상 인물을 통해 신선한 시각으로 재조명하면서 꽤 흥미진진한 서사 한편이 뚝딱 완성되지 않았나 싶다.


상류층과 빈민가, 남녀의 구분이 명확히 지어지던 시대에서 에놀라가 과연 어떤 식으로 또 사건을 풀어나가는지 기대가 되는 만큼, 다른 여덟 권도 찾아 읽어보려 한다.


여성의 시각에서 풀어낸 색다른 현실판 추리 미스터리 책을 만나보고 싶다면, 에놀라 홈즈를 찾아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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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유어 마인드 - 반복되는 루틴에 가려진 내 안의 잠재력과 마주하는 법
마리오 알론소 푸이그 지음, 성소희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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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좌뇌와 우뇌)의 통합과 균형은 세상을 보는 해석 방식을 바꿔 우리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낸다!"



처음에 책 제목을 보고 마인드를 바꾸는 태도나 마음가짐에 대한 책일 거라 예상했었다.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뇌과학과 심리학적 측면에서 마인드를 변화시킬 수 있는 접근 방법에 대한 책이라 예상을 크게 벗어났다.


특히 초반에는 뇌과학적 이야기를 많이 풀어내고 있어 '반복되는 루틴'을 깨고 잠재력을 어떻게 깬다는 것인가 의아하기까지 했다. 특히 비슷한 주제의 다른 책들과 접근법이 달라 더 그렇게 느껴졌던 게 아닐까 싶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생존을 위해 주로 사용해 온 좌뇌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우뇌를 함께 활성화해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총 49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뇌과학과 심리학적 관점에서 반복되는 루틴을 깨고 잠재력을 끌어내는 방식에 대해 말하고 있는 책이다.


그것을 위해 보통은 태도의 변화나 마인드셋 방법을 제안하지만, 이 책은 뇌의 구조와 행동양식에 대해 언급하며 뇌가 가진 기본 역량에 대해 설명한다.


이를 통해 현재 우리는 시대적으로 생존을 위해 좌뇌 중심 사고로 살아가고 있으며, 이를 보완하고 생각의 틀을 깨기 위해서는 반드시 우뇌의 활용도를 더 높여 두 개의 뇌가 유기적으로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말한다.


좌뇌는 분석과 이성 중심으로 세상을 보고, 우뇌는 감정의 언어로 세상을 본다. 현재 우리는 좌뇌에 많이 의지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를 깨기 위해서는 좌우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할 때 새로운 변화를 맞이할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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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내용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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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뇌의 발달로 인류는 '개념'울 만들어 소통하는 능력까지 갖추었다. 그전까지 인간의 의사소통 방식은 매우 원시적이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자.

7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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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세상을 바라보는 데 우뇌보다 좌뇌의 시선에 더 익숙해 있다. 관찰 주체는 대상에 언제나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맥락에 따르면, 좌뇌의 관찰 방식으로 항상 이성에 근거한 합리적이고, 논리적이며, 측정 가능한 현실에 갇혀 살아간다.

10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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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과 상상력은 이성이 제시하는 좁은 좌표를 초월한다. 좌뇌가 뉴턴 물리학의 탄생지라면, 우뇌는 양자 물리학의 발원지라 할 수 있다.

(...)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피상적인 물질의 세계가 보인다. 그 너머를 꿰뚫어 본다면 심오한 영적 세계가 보일 것이다. 물질의 세계는 실용성을, 영적 세계는 지혜를 가져다준다.

(...)

한계는 현실이 아니라 좌뇌가 결정한다. 좌뇌는 제한적인 논리를 직접 다툼으로써 한계를 정한다.


좌뇌는 이해할 수 없거나 통제할 수 없는 힘의 존재를 감지하고, 이를 어둡거나 사악한 힘으로 인식한다. 이 탓에 수많은 사람이 무의식 세계로 진입하기를 몹시 수상쩍게 여긴다.

154~15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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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부족함을 탓하는 표현은 순전히 좌반구에서 만들어 냈을 뿐이다.

(...)

우리가 말하는 자아와 정체성은 우리의 진정한 모습이 아니라 우리가 자신과 동일시하는 언어적, 비언어직 이미지다. 이들 이미지는 서로를 강화하기까지 한다.

21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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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는 좌뇌와 연결된 자의식이 부정적 이미지를 투사하면서 이야기를 꾸며 내기를 단호하게 멈추고, 내면을 과감하게 들여다보아야 가능해진다.

23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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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우리를 이만큼 살아올 수 있도록 이끈 좌뇌의 공로는 인정한다. 하지만, 앞으로 더 도약하기를 바란다면 이제는 우뇌 쪽에도 관심을 기울어야 할 때다.


더불어 좌뇌가 그어놓은 한계의 선도 지우고, 우리의 정체성을 조금 더 넓혀 새로운 방식의 사고와 체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


그렇게 마인드를 리셋하게 된다면 우리는 습관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세상을 보는 해석 방식 자체에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앞으로 다가오는 AI 시대에 걸맞은 나만의 자아, 나만의 무언가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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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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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까지 우리는 좌뇌의 영향을 많이 받아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사물을 바라보며 사고하며 살아왔다. 이제는 생각의 범주를 넓혀 우뇌의 심오한 영적 세계와 아이디어, 그리고 무의식의 세계를 폭넓게 경험해야 할 때다.


우뇌를 활용하면 좌뇌가 제한했던 한계를 풀어내고, 숨겨진 자아의 양면을 모두 발견해 포용하고 치유하는 과정을 거칠 수 있을 것이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판단을 넘어서 이제는 밸런스를 맞춘 또 다른 내면의 통합을 이뤄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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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우붓 사우나
김재희 지음 / 책과나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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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일상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 가족의 힐링 이야기!"



현실감 돋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읽으면서 공감이 많이 갔던 이 책은, 소설이지만 소설 같지 않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한국적 정서로 대표되는 사우나라는 공간, 그리고 한 가족을 둘러싼 여러 친척을 등장시킨 점, 여기에 여러 지인들과 사기, 경제적, 심리적 어려움 등에 대한 소재까지 더해지며 그야말로 현실 속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포인트들이 꽤 많았다.


지금은 흔하게 볼 수 없는 가족 형태를 다루고 있는 점을 빼면 거의 현실 속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아 더 짠하고, 더 애틋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총 12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12개월 한 해를 살아낸 한 가족의 희로애락이 모두 담겨 있다. 발리 우붓에서 꽤 잘나가던 이들이 한순간에 빈털터리가 되어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 년의 시간들을 담아냈는데, 보다 보면 남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신기한 점은 중간중간 갈등과 다툼이 있기는 하지만, 완전히 갈라서는 극강의 단절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어떻게든 서로 뭉쳐서 살아내겠다는 의지가 더 크게 엿보이는데, 이 때문에 '이래서 소설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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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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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서

-딸

-중학교 때 발리에서 살다가 현재 한국 거주 중으로 대학생


■김서홍

-아들

-고등학생

-불쑥불쑥 천재성을 발휘


■이은숙

-엄마

-발리 우붓에서 한식당 '윤서네 한식당'을 운영하다 망해서 한국으로 옴


■김현석

-아빠

-발리 우붓에서 한식당 '윤서네 한식당'을 운영하다 망해서 한국으로 옴


■김성자

-고모

-현철과 쌍둥이이며 누나


■명숙

-윤서의 이모

-은숙의 친 여동생

-새신사 자격증 보유

-요양보호사 근무 경력도 가지고 있음


■김현철

-현석의 남동생

-가정의학과 '닥터 김 병원' 운영 중


■사미선

-현철의 아내

-사우나에 한 번씩 손님으로 방문


■임석구

-자신을 재력가이자 투자 사업가로 소개하며 윤서네 집에 사기 친 사람


■장민주

-윤서의 초등, 고등학교 동창 친구

-사우나에 자주 방문

-안 빠지던 살이 사우나에 다니면서 명숙의 조언을 듣고 빠지기 시작

-제법 사는 집 자녀로, 엄마는 삼성전자 부장


■오 여사

-탈의실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는 터줏대감


■철수

-여섯 살 된 유준이를 홀로 키우고 있음

-한동안 사우나 관리 알바를 함


■소정식

-성자의 중학교 동창

-구청 환경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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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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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네 가족은 한국에서 사기를 당하고 쫓기듯 발리 우붓으로 거처를 옮기게 된다. 다행히 그곳에서 자리를 잘 잡은 덕분에 '윤서네 한식당'은 대박을 쳤고, 한동안 꿈같은 날들을 보내게 된다.


그렇게 중학생 시절을 발리 우붓에서 보낸 윤서와 동생 서홍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고, 윤서는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한국에서 다니게 되면서 현재는 원룸에서 동생과 지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레 윤서는 부모님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되는데, 또다시 사기를 맞은 부모님이 한국으로 오게 되었다는 연락이었다.


이후 이들은 윤서와 서홍이 생활하던 원룸의 보증금까지 빼서 허름하고 낡은 사우나 하나를 구매하게 되고, 그곳에서 먹고 자며 생활하게 된다. 여기에는 발리 우붓에서 함께 사기를 당하고 온 고모 성자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곳에서 이들 가족은 짠하고 애틋한 일들을 다양하게 겪으며 가족의 결속력은 더 높아지고, 이웃과 함께 사는 법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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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으로 다가온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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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는 핸드폰 하나를 들고 스낵에서 파는 각종 음료수를 빨대로 마시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세상은 공평한 듯 보였다. 일단 옷들이 같다. 그리고 누구나 매트나 베개를 사용하고 방바닥에 눕는다. 가끔 독서하는 사람도 있지만, 거의가 TV나 핸드폰을 본다.


경락 마사지 숍에 가서 제법 돈을 주고 고급 전신 경락 마사지를 받는 사람이 여기서는 상류층에 플렉스 소비를 하는 사람이다.

(...)

윤서는 생각했다. 인간에게 진정한 유토피아가 있다면, 어쩌면 이곳이 아닐까 하고.


누구나 가진 옷으로 평가받지 않고, 바닥에 누워서 버티고 있는 상황들이야말로 비교 대상이 사라진 공평한 사회 같아 보였다.

73~7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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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나에서 생활하게 된 뒤로 윤서네 가족은 종종 열등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사우나 안에서 같은 옷을 입고, 편하게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은 어느새 사라지기 시작한다.


어떤 의미로는 윤서의 말대로 정말 사우나야말로 진정한 유토피아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괜한 걸로 사람을 평가하기보다 어쩌면 고급 경락마사지를 받는 것으로 상류층을 구분하는 사우나가 어떤 의미로는 더 공평하고 평등한 사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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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한 현실이 아무리 힘들어도 함부로 남에게 불편을 끼치면 안 된다는 걸 잘 알았으면 됐습니다."

13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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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소설이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교훈도 함께 얻을 수 있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보면 하나같이 모두 사연을 가득 가지고 있는데, 결국 남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는 삶의 태도에 대한 메시지까지 더해져 제대로 힐링의 참맛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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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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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 보면 짠하고 남의 일 같지 않은 에피소드를 많이 만나볼 수 있는데, 지금 우리 주변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이라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한다.


아픈 엄마를 병간호하다가 결국 직업도 잃고 경제적으로 궁핍해진 것은 물론 우울증까지 얻게 된 청년의 이야기, 홀로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가 살 곳을 마련하지 못해 사우나 한 달 이용료를 끊어 생활하면서 일용직으로 근무하는 동안 아이를 혼자 방치할 수밖에 없는 현실, 사랑하는 남편을 잃고 홀로 남겨지게 되면서 은둔형이 되어 버린 한 여성, 먹고 살 것이 막막하고 두려워 갓난아기를 사우나에 유기한 젊은 부부의 이야기 등.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우나를 운영하는 윤서의 가족들은 이들을 내치지 않고 보듬으며 상황에 따라 단호한 훈계와 곁을 내어주는 두 가지 방법을 활용하여 이들이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사우나는 실질적으로 몸을 데우고 쉬는 장소를 상징한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사우나 역시 그런 물리적 힐링과 쉼을 상징함과 동시에 관계를 데우고 회복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래서인지 처음에는 다소 부딪히는 듯했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이들은 점점 더 끈끈한 동지애를 보여준다. 사우나에 방문하는 손님들도, 이 소설을 읽는 독자들도 점점 주름살이 곧게 펴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윤서네 가족은 사기를 당한 후로 복잡한 심정으로 운영하게 된 사우나에서 때론 폭발하고, 때론 데워지다 결국엔 온기를 나누게 된다.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힐링이 필요하다면 지금 이 책, <발리 우붓 사우나>를 통해 희로애락을 함께 경험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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