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러시아 ㅣ 머니 뭐니 세계사 3
강일우 저자 / 펜타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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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역사를 돈과 권력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었던 책!"



러시아에 대해 깊이 알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기대했던 느낌의 구성은 아니었지만, 전반적인 역사적 흐름을 통해 러시아가 겪어온 여러 상황을 확인할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물론 이해한다고 해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러시아가 행하고 있는 일들을 모두 받아들일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나라마다 속속들이 알지 못하는 나름의 이유와 상황들이 있다는 점은 제대로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총 10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러시아를 하나의 거대한 기업에 빗대어, 돈·권력·자원·생존이라는 관점에서 러시아의 역사를 풀어낸 책으로, 키예프 루스부터 차르 제국, 러시아혁명, 소련의 흥망, 푸틴과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다루고 있다.


러시아가 어떻게 국가의 기반을 형성했고, 제국과 소련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렀는지를 정치·경제적 흐름과 연결해 확인해 볼 수 있다.


큼직큼직한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 러시아에서 누가 권력을 쥐고, 국가의 자원과 부를 어떻게 확보하고 활용해 왔는지, 또 이를 활용해 현재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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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게 다가온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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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0년을 훌쩍 넘는 시간 동안 두들겨 맞으며 하나의 진리를 배웠어. 약하면 먹힌다. 그래서 나는 늘 더 강해지려 해. 국경을 넓히고, 완충지대를 만들고, 필요하다면 가스 밸브를 잠가서라도 내 힘을 확인받으려 하지. 2022년에 유럽이 그 밸브 앞에서 떨었던 거 기억해? 그건 갑자기 튀어나온 협박이 아니야. 8백 년 동안 몸에 밴 내 생존 본능이 다시 고개를 든 거지."

(...)

늪지대와 강가의 작은 무역 거점에서 시작해, 몽골의 지배를 견디고, 모스크바의 교활한 생존 전략을 거쳐, 코사크의 창끝으로 대륙을 찍고, 마침내 공포로 묶인 제국이 된 나라.


러시아의 역사는 단순한 영토 확장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것은 오래된 굴욕과 두려움이 만들어낸 생존의 역사였다.

3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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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러시아를 거대한 땅덩이를 가진 욕심 많은 나라라고만 생각해왔는데, 이면에는 두려움과 굴욕의 역사도 있었다는 점이 꽤 놀라웠다.


항상 거대한 제국만 생각했는데, 실상 러시아 또한 먹히지 않기 위해 남들보다 먼저 더 악랄하게 약소국을 탐하고 협박을 한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다만, 이제는 방식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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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감정만으로 대하면 안 돼. 무조건 미워해도 안 되고, 순진하게 믿어도 안 돼. 러시아는 상처 많은 강대국이면서, 동시에 위험한 제국의 본능을 가진 나라야. 이해하되 경계해야 하고, 필요하면 협력하되 적절한 거리를 유지해야 해. 그게 강대국 사이에서 살아남는 중간 크기 나라의 지혜야."

22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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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라는 나라에 대해 제대로 정의한 문장이 아닐까 싶다. 현재 국제 정세에서는 항상 내 편인 나라도, 항상 적인 나라도 없다.


국가 간 관계에서는 각자의 이해관계가 우선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해는 하되 경계해야 하고, 필요하면 협력하되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됐다.


아마 이 태도는 비단 러시아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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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으르렁거리는지 아는 것과, 그 곰이 남의 집을 부수는 걸 허락하는 건 전혀 다른 일이야. 이해가 면죄부가 되는 순간, 우리는 다음 피해자가 될 수도 있어."

22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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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호되게 당한 경험을 교훈 삼아 우리 또한 올바른 역사 공부와 인식을 통해 왜 으르렁거리는지는 파악하되, 우리 집을 부수지 않도록 철저히 방비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특히 지금같이 각종 K-문화가 성행할 때 더 안팎으로 단두리를 제대로 해서 두 번 다시 예전과 같은 일들은 겪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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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정리한 내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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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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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인터뷰를 하거나 대화를 나누듯 펼쳐지는 역사 이야기의 발상은 꽤 신선하게 다가왔다. 여기에 더해 러시아를 하나의 주식회사로 보고 큰 사건을 중심으로 러시아의 입장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준 점도 높게 산다.


그런데, 나열만 하기보다 조금 더 색다른 방식으로 풀어냈다면 더 쏙쏙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개인적으로는 역사를 외우는 과목으로 접해 다소 어렵게 느끼는 부분이 있는데, 이 책 또한 표현 방식만 다를 뿐 결국 기존의 역사 서술과 비슷한 흐름으로 전개되어 다소 아쉬웠다.


오히려 중간에 핵심 내용들을 만화 형태로 보여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럼 특정 사건들은 캐릭터나 웹툰 형태로 기억에 남아 머리에 더 콕콕 박히지 않았을까.


하지만 러시아가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에 이르게 되었는지 그 흐름은 대략 파악할 수 있어 나름 유용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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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다라 세상 모든 소리를 적는 문자 - 한글 580년, 팍스 코리아나로 가는 길
이현준 지음 / 해향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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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4글자와 더불어 한글을 재발견할 수 있었던 책!"



한글날을 맞아 이번에는 다양한 콘텐츠를 생성하고 접할 기회가 꽤 많았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이 책을 읽은 것이다.


한글과 세종대왕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부분이지만, 실상 제대로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이번에 이 책을 통해 '한글'과 '훈민정음', '세종대왕'에 대해 보다 깊이 이해하고 다가갈 수 있어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다.


더불어 잘 알지 못할 때보다, 오히려 조금 더 알고 보니 한글이 왜 위대한 문자이고 또 우리가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하는지를 확실히 알 수 있었는데, 이번 기회를 계기로 앞으로 한글에 대해 조금 더 공부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됐다.


총 5부로 구성된 이 책은, 신라 시대의 국제 교류와 인류 문자의 역사를 시작으로, 훈민정음의 창제 원리와 사라진 네 글자, 훈민정음 해례본의 역사를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오늘날 한국의 성장과 한류의 확산을 통해 한글과 한국어가 지닌 세계적 가능성을 조명한다.


개인적으로는 두 가지가 눈에 띄었는데, 첫 번째는 사라진 4개의 글자와 이것의 쓰임, 그리고 이 글자들이 국제사회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부분이 굉장히 인상 깊게 다가왔다.


두 번째는 세종이 독자적으로 훈민정음을 창제했다는 부분인데,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도 쉽지 않은데 사라진 네 글자까지 활용하면 세계의 모든 소리를 표현할 수 있다는 저자의 설명과 함께, 세종이 이처럼 체계적인 문자를 단독으로 창제했다는 점이 굉장히 놀라웠다.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고 세계적 관점으로 바라보니 학창 시절 외워야 할 역사 과목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는데, 이 글을 접하는 이들 또한 새로운 관점으로 한글과 세종을 바라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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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든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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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을 사용하고 있는 우리는 과연 한글을 제대로 이해하며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한글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는 걸까?


■세종의 업적을 우리는 너무 얕게 알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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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자세히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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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에서 벗어나려고 만들어진 6개의 문자


1. 거란 문자: 요나라 태조 야율아보기가 만들게 했다.


2. 서하 문자: 탕구트족이 세운 서하의 왕 이원호가 신하 야리인영에게 명해 만들었다.


3. 여진 문자: 금나라 태조의 명으로 완안희윤이 만들었다.


4. 파스파 문자: 원 세조 쿠빌라이 칸이 티베트 승려 팍바 라마에게 명해 만들었다.


5. 훈민정음: 조선 제4대 왕 세종이 백성들이 쉽게 배우고 사용할 수 있도록 직접 창제하여 1443년에 완성하고, 1446년에 반포하였다.


6. 만주 문자: 청 태조 누르하치가 어르더니와 가가이에게 명해 만들었다.

이렇게 6개 중 다섯이 사라졌다. 사라진 문자들은 공통점이 있는데 전부 왕조와 수명을 같이 했다는 점이다. 왜 그랬을까. 국가 권력이 위에서 내려보낸 문자였기 때문이다.


공문서에 쓰라고 명령했고, 관리들만 배웠다. 그게 전부였다. 백성의 일상까지 내려가지 못했다. 그러니 왕조가 무너지면 그 문자를 쓸 이유도 함께 사라졌다. 오늘까지 살아남아 한 나라의 공식 문자로 쓰이는 것은 훈민정음 하나뿐이다.



■사라진 한글 4자


1. 여린히읗

ㅇ에 획을 하나 더한 글자다. 목구멍을 순간적으로 닫았다 여는 소리인데, 우리말에서 독립된 소리로 기능한 적이 거의 없기에 가장 먼저 사라졌다. 15세기 중반의 문헌에서 이미 쓰임이 크게 줄었고, 세기가 끝나기 전에 거의 자취를 감춘다.


2. 반치음

ㅅ자 모양을 변형한 이체자다. 15세기 후반부터 약해져 16세기에는 사실상 사라진다. 소리가 없어지면서 마을이나 아우 같은 글자의 표기가 변형되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이 소리는 지역에 따라 다르게 변했다. 경상도와 함경도 일부 방언에서는 ㅅ으로 남았다. '마실 간다'의 '마실'이 그것이다.


3. 옛이응

ㅇ위에 꼭지가 달린 글자다. 이 글자는 소리가 사라진 것이 아니다. 소리는 지금도 있다. '강'의 받침이 바로 이 소리다. 사라진 것은 글자 모양이다.


구별할 필요가 없어지자 꼭지가 떨어졌다. 17세기 문헌에서 거의 사라진다. 네 글자 중 유일하게 '소리는 살아남고 글자만 없어진 경우'인데 사실 이 옛 이응은 사라져도 큰 상관이 없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


4. 아래아

중성 기본자 셋 중 하나다. 하늘을 본뜬 점이다. 소리가 없어졌는데도 글자는 계속 습관처럼 썼다. 그러다 1912년, 조선총독부가 <보통학교용 언문철자법>을 만들면서 아래아를 공식적으로 폐지한다. 제주 방언에는 이 소리가 20세기까지 남아 있었고, 지금도 제주도의 관광 안내판이나 상호에서 '한라산'과 같은 표기를 볼 수 있다.



■해례본이 입증한 한글의 위대함

이 책이 발견되면서 500년 동안 이어지던 억측과 논쟁이 한 번에 끝났다. 해례본의 제자해에 창제 원리가 전부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살펴본 그대로 자음은 발음기관을 본떴고 소리가 세지면 획을 더했다. 모음은 하늘과 땅과 사람을 본떴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창문살도 아니었고 파스파 문자도 모두 허구였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수많은 인연과 희생을 거친 덕분에 오늘날 이 책이 우리 곁에 있다. 1962년 국보로 지정되었고 1997년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다. 현재는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소중히 소장, 보존하고 있다.


결국 <훈민정음 해례본>이라는 단 한 권의 책이, 한글이라는 문자가 지닌 세계사적 위상과 격을 완전히 결정지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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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으로 다가온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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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은 우리말을 적는 문자이면서, 동시에 소리 자체를 정확히 적는 도구로 설계된 것이고, 그 소리라는 게 단지 우리말 소리만 말하는 게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들의 소리를 의미하는 것이다.

13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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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이 책을 읽으면서 한글의 위대함과 놀라움에 국뽕이 차올랐다. 비단 이것은 나만 그런 것이 아닐 것이다.


이처럼 위대한 한글을 우리는 제대로 된 실체도 알지 못한 채 너무 당연한 듯 매일 쓰고 있었다. 이런 오늘의 나를 반성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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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자와 단어의 발음기호를 따로 배워야 하는 문자, 이것이 로마자의 현실이다. 그러나 한글에는 발음기호가 필요 없다. 철자 하나가 하나의 발음에 대응되는 완벽한 발음기호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14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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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와 중국어 등 세계의 많은 언어들이 단어와 발음기호를 따로 배워야 한다는 사실에 새삼 다시 놀랐다. 더불어 한글은 그런 것들이 필요 없는 글자라는 것에 있어 얼마나 우리가 축복받은 언어를 쓰고 있는 것인지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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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제안은 국어 표기는 지금의 24자를 유지하되, 외국어 학습용 표기에 한 해 사라진 글자들과 표기법을 되살려 쓰자는 것이다. 국어를 적을 때는 24자, 외국어 발음을 적을 때는 사라진 글자들을 다시 쓰고 순경음과 병ㅅ어 표기 등을 되살리자는 것이다.

(...)

이 제안이 실현되면 세 가지 결정적인 변화가 찾아온다.

첫째, 한국인의 외국어 습득이 한층 수월해진다.

둘째, 외국인이 자국어 발음을 표기하는 데도 강력한 도구가 된다.

셋째, 결국 한글이 '한국어만을 위한 문자'라는 국한된 틀을 깨고, 전 세계의 소리를 담아내는 '보편적 음성 표기 도구'로서의 본래 위상을 회복하게 된다. 

(...)

이처럼 본래 한글이 가졌던 확장성을 회복한다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인간의 말소리도 한글로 담아내지 못할 것은 없다고 확신한다.

149~151,15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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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한글의 4글자를 되살린다면, B와 V, F와 P, L과 R, TH, Z에 해당하는 글자도 한글로 구분하여 충분히 표기가 가능하다고 한다.


간혹 외래어를 쓸 때 구분하지 못해 난감할 때가 있었는데, 네 글자를 복원한다면 세상에 품지 못할 글자는 없을 듯해 보인다.


사라진 글자가 익숙하지는 않지만, 은근히 기대되는 포인트라 복원하는 부분도 꽤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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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슨 소리를 듣든, 그 자리에서 한글로 옮길 수 있다. 중국음이든 어떤 나라의 말이든 한글로 써 내려갈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문자를 어릴 때부터 익히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나는 이것이 세종이 우리 민족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문자를 준 것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소리를 풀어낼 수 있는 DNA를 우리에게 심어준 것이다.

19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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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면서부터 줄곧 한글을 듣고 써와서인지 이런 선물을 DNA에 심어주었다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외국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니 정말 세종은 큰 선물을 백성들에게 안기고 떠난 듯하다.


어떤 소리든 한글로 옮겨 적을 수 있다는 것! 이것만큼 큰 축복이 어디에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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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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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이 위대한 문자라는 것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직접 체감할 일이 많이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제대로 실감해 본다.


더불어 최근 K-문화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글에 대한 관심도 더욱 많아졌는데, 한글의 우수성과 창제에 얽힌 비하인드, 역사적 사실들을 함께 알릴 수 있으면 더 좋지 않을까 한다.


외국인들이 갖는 한글과 대한민국에 대한 시선이 달라지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 사람들도 한글을 더 사랑하고 아끼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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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할수록 불행해지는 사람들 - 과도한 책임감과 인정 욕구에서 빠져나오는 불안 관리 플랜
테리 콜 지음, 박선령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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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인생까지 책임지느라 정작 자신의 인생을 놓치고 있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되었는데,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나를 돌아볼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공의존이라는 용어를 알게 되면서 과거의 나의 성향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더불어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나에 비해 얼마나 많이 발전하고 달라졌는지도 깨달을 수 있었다.


한때는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클수록 불안이 커지던 때도 있었는데, 그때의 내가 왜 그런 마음이 들었는지를 알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더불어 현재의 나는 그런 성향에서 벗어나 '나'를 중심에 두고 삶을 살아간다는 점에 있어 확연히 과거의 나와는 구분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마 사람들마다 공의존적인 성향을 적어도 한두 가지쯤은 가지고 있을 수 있는데, 저자가 이야기하는 공의존적인 성향과 패턴을 먼저 파악한 뒤에, 나에게 맞는 실천 전략을 적용해 보면 어떨까 한다.


총 2부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의 경험과 치료 사례를 주로 다루며, 공의존이라는 개념과 이것이 지니는 의미, 그리고 주요 성향, 여기에 더해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이를 딛고 일어날 수 있는지를 1부와 2부에 나눠 담고 있다.


1부에서는 공의존이라는 용어와 기원, 그리고 저자가 25년 이상 치료 현장에서 목격한 행동들을 바탕으로 어떻게 공의존의 정의를 일상에 맞게 확장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2부에서는 자신이나 세상과 관계를 맺는 방식을 전하고 있다. 더불어 부록에는 본편에서 다룬 내용을 심화 학습하고 스스로 진단해 볼 수 있는 자료까지 담겨 있어, 내가 바라는 삶의 태도를 기르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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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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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장의 내용을 바탕으로 다음 장이 전개되는 구성이므로 순서대로 읽는 게 좋다. 각 장마다 다양한 노하우와 자가 진단 질문, 연습 문제, 워크시트가 함께 실려 있어 원하는 결과를 얻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읽고 실천함에 있어 다음과 같은 조언을 건넨다. 자신에게 적합한 속도로 읽고, 효과가 있는 부분만 취하고, 나머지는 버리라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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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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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능 공의존이란?

자신의 내적 평화와 정서적, 경제적 안녕을 해치면서까지 주변 사람의 감정 상태와 결정, 결과, 상황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행동을 말한다.


■공의존 성향을 가진 사람의 특성

-공의존 성향이 있으면 상대방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을 본인에게 내려진 책임으로 여기고, 관계의 많은 부분을 통제하려고 든다.


-두려움 때문에 결과를 좌우하려고 들거나 중요한 인물로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끊임없이 베풀고, 행동하고, 지나치게 애쓰는 건 공의존적인 행동에 가깝다.


-"내가 해야 돼!"라는 말은 고기능 공의존자들이 가장 자주 하는 말로, 인정하든 안 하든, 우리의 강박적인 행동은 '내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아무도 해결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반영한다.


-완벽주의는 고기능 공의존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상황, 즉 실패를 피하려는 수단이다. 완벽주의가 주된 행동 방식이 되면 모든 일을 잘 해내는 유능한 사람, 항상 친절하고 주변을 배려하는 사람처럼 보이려고 애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과거를 곱씹거나 반복적인 생각에 빠지거나 경험의 부정적인 측면에만 매달린다. 삶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상황을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고기능 공의존자는 자신에게 적용하는 기준을 너무 가혹하게 세운다. 스스로를 가혹하게 비판하지 않아야 변화를 받아들이고 성장하는 일이 쉬워진다.


-고기능 공의존자는 받는 것보다 주는 데에 더 치중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공의존적인 행동 파악하기

1)의사소통에서 겪는 어려움

주변 사람들의 감정, 기분은 잘 읽어내지만 정작 자신의 감정은 잘 모른다.


2)인정받고 싶은 욕구

자신의 욕구보다 타인의 욕구를 우선시하고 눈치를 살핀다.


3)무심코 건네는 조언

누가 문제나 상황을 털어놓으면 바로 끼어들어서 이런저런 해결책을 제시한다.


4)무너진 경계

타인이 원하는 것, 욕구에 지나치게 집중하면 자신의 경계를 긋고 지키기 어렵다.


5)문제를 무시하고 축소하고 부정하기

갈등을 피하려 "별것도 아닌데 소란 피우고 싶지 않아"라고 하거나 다른 사람이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도 대신 변명한다.


6)지나치게 도움주기

다른 사람들이 스스로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까지 대신해준다.


7)과도하게 헌신하기

도움을 요청하지 않을 때도 다른 사람을 위해 기대 이상의 일을 해내야 한다는 강박을 느낀다.



■공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

-의식적으로 베풀기를 선택한다. 이것은 삶의 모든 영역에 충실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되, 감당하지 못할 책임을 지거나 자기가 맡은 몫 이상을 해내려고 애쓰지 않는 모습을 말한다. 타인의 욕구에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지 말고 자신의 행복에 집중하자. 애정과 선택을 바탕으로 베풀면 숨 돌릴 여유가 생기고 자신의 한계를 존중하면서 꾸준히 자기 돌봄을 실천할 수 있게 된다.


- 마음 챙김을 통해 무언가를 피하거나 성과를 이뤄내기 위해 삶을 조종하려는 욕구를 내려놓고, 삶이 더욱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내버려두게 해야 한다.



■자기 배려를 강화하는 실천 전략

-잠시 멈추기

-부정적인 뉴스, 주의를 분산시키는 콘텐츠 제한하기

-몸의 지혜 기르기

-몸 움직이기

-명상하기

-주변 사람을 신중하게 선택하기

-친절 베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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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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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과거에는 나보다 타인을 우선하여 경계를 무너뜨렸던 적이 있다. 이로 인해 불필요하게 타인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도움을 줌으로써 오히려 나를 망가뜨리는 일을 경험했었다.


다행히 이런저런 일들을 몸소 겪으면서 지금은 그런 행위들을 많이 개선했는데, 당시에는 그것이 나를 망치는 일인 줄도 모르고 당연한 듯 실행했던 것 같다.


이후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인이 아닌 나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나를 중심에 두는 연습을 하게 되었고, 잠시 멈추는 습관을 들이고 부정적인 뉴스나 콘텐츠를 스스로 멀리하면서 이제는 공의존에서 많이 벗어난 듯하다.


또 책에서 배우고 몸으로 익힌 지혜를 가급적 현실에 적용해 실천하려고 노력하면서 내 삶의 기준과 목표가 또렷이 생긴 느낌이랄까.


덕분에 이제는 노력할수록 불행해지기보다는, 행복해지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자신감이 어느 정도 생겼다.


만약 지금 노력할수록 땅굴 속으로 파고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면, 멈춰서 스스로를 점검해 보는 시간을 먼저 가져보면 어떨까.


이후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하나씩 변화하다 보면 분명 당신도 노력할수록 행복해지는 길에 들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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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나무
윤고은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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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 시대에서 우리가 한 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



뭔가 복잡하고 정신없는 와중에, 이것을 해결할 방도가 보이지 않아 읽는 내내 답답했다면, 그리고 이것이 어딘가 데자뷔처럼 느껴졌다면 당신과 나는 현실에서 같은 상황과 감정을 대면한 적이 분명 있을 것이다.


자동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우리는 수많은 자동 프로그램을 마주한다. 쉽게 마주할 수 있는 것 중에 몇 가지를 꼽자면, 주문할 때 키오스크를 활용하는 것, 쇼핑할 때 개인화를 통해 상품을 제안받는 것, 그리고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에서 영상을 볼 때 알고리즘에 의해 맞춤형으로 영상이 맞춰진다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자동화 프로그램들은 우리의 편의와 효율성을 위해 개발되고 배포되었지만, 막상 이용해 본 사람들의 입에서는 여전히 볼멘소리가 흘러나온다.


특히 문제가 되는 분야는 고객센터로, 문제가 생겼을 때 즉각 해결되지 않고 빙빙 돌게 된다는 점에서 자동화가 과연 적절한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갖게 만든다.


과거에는 전화 한 통이면 어느 정도 문제 해결이 되었다면, 지금은 챗봇을 활용한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사람과 연결되는 일이 쉽지 않아졌다.


수만 가지 질문과 선택을 해도 결국 원하는 해답을 얻기 어려우며, 겨우 어찌어찌 끝까지 가서 사람과 연결된다고 해도 결국 문제가 해결될지는 미지수로 남게 된 것이다.


그래서 자동화에 열광했던 사람들도 이제는 문제 앞에서는 다들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이 소설은 그런 자동화가 자리를 잡는 현시대를 반영한 이야기로 답답함과 편리함 그 어디쯤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읽다 보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사회적 이슈나 문제점들이 그냥 보아 넘겨지지 않을 텐데, 어쩌면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과 많이 닮아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자동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다루고 있는 소설로, 연인 사이의 문제는 물론, 사회 전반에서 벌어지는 여러 크고 작은 문제점들을 이야기 곳곳에 배치하며 현실감 있게 구현하고 있다.


딱 지금 우리가 현실에서 겪고 있는 문제점을 그대로 녹여낸 소재들이 많아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 공감 가는 포인트들이 많이 발견된다.


그 와중에 마라톤을 하다 불현듯 역주행하는 여주 미아와 도어락이 일상화된 시대에서 작은 열쇠 하나로 문을 열고 닫는 태오의 집은 어딘가 모르게 아날로그적인 느낌과 동시에 아이러니한 감각을 갖게 만든다.


이에 반해 문제가 발생하면 SNS를 통해 급속하게 신상이 까발려지다가 불현듯 관심이 식으면 후루룩 사라지는 상황 또한 진절머리 나게 현실과 닮아 있어 어쩌면 소설을 읽는 내내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편리함과 효율성을 위해 시도된 자동화지만 과연 이것이 우리의 삶을 진짜 풍요롭게 해주고 있는지는 사실 지금도 잘 모르겠다. 이것은 책 속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는데, 특히 미아가 근무하는 생존 배낭을 만드는 회사의 시스템과 지하철의 자동화 시스템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과연 사람이 빠진 자리에 자동화라는 시스템이 잘 대처하고 있는가 하는 부분은 책에서 거론되는 몇몇 부분을 통해 각자 판단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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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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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아

-서른여덞 살 여성

-생존 배낭을 만드는 회사에서 일함



■한태오

-스물여 덞 살 남성

-미아의 연인

-지하철에서 인턴으로 역무원 일을 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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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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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는 생존 배낭을 만드는 회사에서, 태오는 자동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하철역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다. 서로 다른 일상을 살아가던 두 사람은 우연한 계기로 만나 연인이 되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관계를 이어간다.


하지만 어느 날 지하철 K선 인근에서 예상하지 못한 사고가 발생하고, 이 사건을 계기로 태오를 둘러싼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한다. 사고의 책임과 비난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과정 속에서 미아와 태오의 관계 역시 이전과는 다른 국면을 맞게 된다.


자동화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정착한 미래지향적인 회사에서 근무하는 미아와 '얼굴로 책임을 다하는' 역할로 뽑힌 역무원 태오가 어떻게 소모되고 변화를 겪어 나가는지 천천히 살펴보기를 바란다.


자동화가 배경이 되는 사회 속에서 두 사람의 사랑과 일상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여러 사회적 문제를 눈여겨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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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으로 다가온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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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봤자 막상 실행하면 현실에서는 생각도 못한 8안이 나올 수 있는 겁니다. 10안까지 검토하라, 하면 생각도 못한 11안이 튀어나오고요. 그게 인생입니다. 어쩌겠어요. 이게 의미가 있습니까?"

5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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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공감 가는 말이라 옮겨본다. 이처럼 누구도 완벽하게 예측하거나 대비할 수 없는 것이 인생인가 보다.


아무리 수만 가지 안을 준비하고 대비한다 해도 결국 살다 보면 불쑥불쑥 문제는 발생하고, 우리는 또 다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굴려야 한다.


그래서일까? 때로는 이런 것들을 대비하고 준비하는 것이 과연 의미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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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배낭이 집과 차에 하나씩 놓여 있다고 해도, 이동 중인 지하철이나 모르는 건물의 엘리베이터에서 급작스러운 재난과 맞닥뜨리면 무슨 소용인가.'

81~8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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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응급 재난을 위한 생존 가방이 유행이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이런 생존 가방을 미리 준비해 둔다고 해도 정작 재난이 발생한 순간 그 가방이 내 곁에 있다는 보장은 없다. 문제는 언제나 갑작스럽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한 아이템이지만, 막상 생존을 위해 쓰일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실제 생존을 위해 쓰이려면 늘 우리 몸에 지니고 있고 언제든 펼쳐 들어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과연 그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아이템이 존재할까? 문득 그런 의문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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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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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로 전환되고 있는 시점에 살고 있는 현실의 나는 꼭 자동화가 좋다고만 할 수 없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단순히 인간적인 면모가 사라지는 것을 넘어, 오히려 문제 해결에 있어서는 더 벽에 가로막히는 느낌이 든달까.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태오는 자동화 속에서 희생양이 된 청년 중 하나로, 그는 애초부터 자동화로 인해 쏟아져 나온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지하철에서 '얼굴' 역할을 할 인물로 뽑힌 사람 중 하나였다.


하지만 결국 그 얼굴로 인해 그는 온갖 사람들로부터 비난과 멸시를 당하고, 여기에 더해 개인 프라이버시가 침해를 당하는 일들을 겪게 된다.


미래는 사라졌고, 이 사건은 이제 막 시작한 연인과 결국 헤어지는 계기가 된다. 이로 인해 한때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기도 한다.


자동화는 잠깐의 편리함을 안겨줄지 모르지만, 때로는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는데, 이 내용에 대해서는 소설 속에서도 다양하게 언급된다.


자동화는 인간의 책임을 대신 져주지 않는다. 결국 책임은 그것을 운영 관리하는 인간이 져야 한다. 미아의 회사도, 지하철에서 일어난 사건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이유 때문일까. 자동화가 심화될수록 역행하는 인간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아날로그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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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의 숲으로
아리아나 스퀼로니 지음, 라켈 카탈리나 그림, 이다손 옮김 / 모스그린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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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탈리아의 삶을 통해 인생 전반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 그림책!"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그림책 한 권을 만났다. 사이즈가 줄었다 커지는 시각적 효과 때문에 더 크게 와닿았는데, 후반부에 이어진 이야기에 숨겨진 반전 때문에 더 흥미롭게 읽은 책이기도 하다.


무심코 넘기면 몰랐을, 맨 앞 페이지와 맨 뒤 페이지 아래쪽 귀퉁이에 적혀있던 한 줄의 문구를 나는 책을 다 읽은 뒤 뒤늦게 발견했는데, 이것은 아마 반전을 불러온 이야기를 대변하는 핵심 문구가 아니었나 싶다.


어쩌면 삶은 그 문구처럼 반복 재생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됐다. 더불어 인생은 나탈리아처럼 살아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만약, 인생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면 이 그림책에서 해답을 찾아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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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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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가의 작은 집에서 태어난 나탈리아는 언젠가부터 집이 좁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후 그녀는 더 넓은 세상을 찾아 도시로 떠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녀는 가슴 뛰는 일을 셀 수 없이 많이 하며 살아간다. 많은 것들을 배우고, 여행하고, 그림도 그리면서.


하지만 어느 날부터 몸이 작아지고 도시가 너무 크고 버겁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결국 아흔 살이 된 나탈리아는 자신이 태어난 숲가의 작은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곳에서 점점 더 작아지는 몸을 감내하며 그림을 그리며 살아가던 그녀.


그런 그녀의 생 전반이 이 그림책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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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숲'이 의미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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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인 '나의 숲'은 비단 단순히 고향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님을 나탈리아의 삶을 통해 알 수 있다. '나의 숲'은 성장과 노화, 기억, 자연, 예술, 삶의 근원이자 엄마의 품 등 다양한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는 단어라 할 수 있다.


어쩌면 가장 큰 의미로는 다시 돌아갈 집이자 마지막 안식처로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그 집은 나탈리아가 태어난 집이자 마지막을 보낸 곳, 그리고 그다음 세대를 품어준 곳이기 때문이다.


충분히 스스로 일어설 수 있게 기다려 준 곳이자 가장 힘든 순간 돌아와 머무를 수 있는 집.


나의 숲은 나탈리아에게 있어 그런 여러 함축적 의미를 지닌 곳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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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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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난 뒤 나만의 '숲'을 하나쯤 마련해 두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됐다.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집, 돌아갈 장소가 꼭 물리적인 집이 아니더라도 마음의 안식처를 하나쯤 가지고 있다면 꽤 든든한 마음이 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그림책에 등장하는 나의 숲은 나탈리아가 혼자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 때까지 품어준다. 이후 그녀는 도시로 나가 자신만의 가슴 뛰는 일들을 마음껏 하며 살아가다, 몸이 작아지고 휴식이 필요한 시기에 다시 자신이 태어난 숲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점점 더 작아지는 몸을 외부 세계로부터 보호하며 작은 집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며 살아간다. 이처럼 숲은 나탈리아에게 있어 수많은 좋은 기억을 안겨준 곳이자 영감과 예술을 발전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던 곳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어지는 숨겨진 이야기를 통해 이 숲과 집은 비단 나탈리아만의 숲이 아니라 대를 이어 연결되는 쉼이자 재생의 공간임이 드러난다.


이런 의미로 보았을 때 이 책에서 말하는 숲은 어쩌면 땅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태어난 곳으로 다시 돌아가는 장소, 땅.


문득 지금의 나는 생에 어디쯤 와 있을까 궁금해졌는데, 그 시점을 이 책을 통해 한 번 파악해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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