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완벽한 장례식
조현선 지음 / 북로망스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죽음을 통해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따뜻한 온기가 스며 있는 소설!"



책 제목을 처음 마주했을 때는 주인공의 장례식에 대한 이야기일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펼쳐진 내용은 예상과는 꽤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죽음과 장례식 같은 소재로도 이렇게 따뜻하고 위로가 되는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구나, 새삼 깨닫게 되었다.


종합병원 옆에 자리한 매점, 그리고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하필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주인공의 첫 소개를 읽을 때는 조금 으스스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반까지는 어느 정도 그런 나의 예상을 충족시켜(?) 주는 흐름으로 진행되었지만, 이내 반전의 이야기들이 이어지며 삶을 조금 다른 각도로 바라보게 되었다.


종합병원과 그 옆에 자리한 매점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인물들의 관계도 이야기에 큰 몫을 했는데, 그 관계들이 어떻게 펼쳐지고 연결되는지 살펴보는 재미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총 6개의 챕터로 구성된 이 책은 삼종합병원 옆 작은 매점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약간의 판타지적 요소와 함께 풀어낸 소설이다.


주인공인 나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대부분 그녀가 상대하는 이들은 병원이나 혹은 근처에서 죽음을 맞이한 귀신들이다.


그들은 마지막에 끝까지 붙들고 있던 마음을 이루기 위해 나희를 찾아오게 되는데, 소원이 이루어지면 가벼운 마음으로 장례지도사를 따라 이승을 떠난다.


각 에피소드들은 무섭다기보다 오히려 애잔하거나 감동으로 다가오는데, 때로는 안타까움으로 남는 이야기도 있다. 그들의 다양한 사연은 살아 있는 우리들로 하여금 여러 가지 질문을 하게 만드는데 이를테면 이런 것들이다.


▶나는 마지막 순간 어떤 것을 떠올리게 될까

▶지금의 삶에서 가장 후회되는 것은 무엇일까

▶아직 전하지 못한 말은 누구에게 남아 있을까


이 말은 곧 추후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지금의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관계 속에서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은 없을까, 마음에는 있지만 현실에서 아직 해보지 못한 것은 무엇일까 와 같은 질문으로 다시 돌아왔다.



=====

등장인물 및 배경 소개

=====


□삼종합병원과 매점

-주 배경지


■정나희

-20살

-야간 아르바이트 경험 다수

-아빠는 동네에서 오랫동안 분식집 운영 중

-고등학교 졸업 후 1년 동안 돈을 벌어 대학에 갈 생각임. 그래서 한 달 급여가 300만 원인 매점 야간 알바가 유독 더 놓칠 수 없는 상황임.

-귀신을 본 후 야간에서 오후 1시 ~ 밤 10시까지 근무로 변경

-열세 살 때 엄마가 암으로 사망

-어릴 때부터 귀신을 보는 아이였음


■이미수

-50대 여성

-마음씨 좋은 매점 사장

-나희가 귀신을 본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자신의 근무시간과 바꿔줌


■김수영

-과거 매점 아르바이트생

-나희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귀신을 보는 사람

-현 여행 작가


■윤성우

-매일 새벽 2시 똑같은 모습으로 매점 창문에 나타남

-항상 붕대와 소독용 알코올이 있냐고 물어봄

-다른 귀신들과 달리 소원을 들어주었음에도 계속 나타남


■조연자

-흉측한 몰골로 나타나는 할머니 귀신

-매일 새벽 2시 시계 아래 흰 벽 앞에 환자복을 입고 나타남


■박현우

-삼종합병원의 의사

-매점 단골 중 한 명


■고순영

-중년의 행정 직원

-매점 단골 중 한 명

-고3 아들이 있음(백연석)


■장례지도사

-귀신들의 소원을 들어줄 때마다 나타나는 의문의 장례지도사



=====

갼략 줄거리

=====


이 소설은 병원 장례식장 옆 작은 매점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주인공 나희는 대학교 입학 전 1년간 자신의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시급이 센 이곳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그리고 어느 날부터 새벽마다 이상한 손님들이 찾아오기 시작한다. 그 손님들의 공통점은 하나였는데, 그림자가 없는 귀신들이었던 것이다.


이 손님들은 단순히 물건을 사러 온 것이 아니라 각자 죽기 전에 남겨 둔 마음, 혹은 미처 끝내지 못한 부탁을 하기 위해 찾아온 것이다.


나희는 그들의 부탁을 들어주게 되면서 살아 있는 사람들과 죽은 사람 사이에 남아 있는 후회, 미안함, 사랑, 전하지 못한 말과 같은 것들을 하나씩 풀어 주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 또한 무한한 애정을 주었던 부모님과 자신의 삶에 대해 돌아보는 계기를 갖게 된다. 각 에피소드들은 다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ep. 01

병원 근처 미용실 사장님과 반려묘 이야기


●ep. 02

치매 아내를 둔 기업 사장님 이야기


●ep. 03

문제아였던 고등학생 강선빈의 이야기


●ep. 04

수영의 베스트 프렌드 최희진의 마지막 이야기


●ep. 05

다른 귀신들과 달랐던 윤성우와 진돌이, 그리고 조연자여사의 이야기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삶에서 소중히 해야 할 것들을 새롭게 발견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

인상적으로 다가온 문장들

=====


-----

죽음은 참 다양한 형태로 불시에 찾아온다. 아마 사람의 숫자만큼 죽음의 가짓수도 많을 것이다. 누구나 자기 몫의 죽음을 목에 건 채 타고나는 법이다.

75페이지 中

-----


사람들은 종종 무한한 삶을 살 것처럼 굴지만, 실제로 누구나 죽음을 맞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다양한 형태로 불시에 찾아온다.


그 시기와 방법을 알 수 없기에 더 귀하고 소중한 삶인데, 우리는 이것을 잊고 너무 삶을 낭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모를 뿐이지, 우리는 누구나 자기 몫의 죽음을 목에 건 채 타고 난다.



-----

그때는 죽음이 이렇게까지 가까울 줄 알지 못했다. 누구나 죽음의 시기를 모른다. 희진은 어려서부터 미리 죽음을 준비했는데도 몰랐다.

200페이지 中

-----


아마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이들 모두가 자신의 죽음이 그렇게 이를지 몰랐을 것이다. 우리 또한 마찬가지다.


심지어 오랜 시간 투병을 하며 죽음을 준비해 온 희진조차 자신의 죽음이 이렇게 갑자기 다가올 줄 몰랐다고 하는 장면에서 ‘죽음’이 얼마나 급작스럽게 찾아오는지 실감이 났다.


이처럼 죽음과 맞닿아 있는 소설이나 에세이, 이야기들을 접할 때면 매번 새롭게 마음을 다잡게 되는 것 같다. 후회 없도록 오늘에 충실하며 살자고.



=====

마무리

=====


이 책은 죽음, 귀신, 장례식장과 같은 어두운 소재를 주제로 하고 있음에도 생각보다 무겁게 다가오지 않는 소설이었다. 오히려 오늘의 나는 어떻게 살고 있나를 되돌아보며, 죽음과 삶의 경계선에서 감동과 온기,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더불어 생략된 후반부 이야기인 1년 뒤 나희의 대학 생활이 어쩐지 기대되고 또 궁금해졌다. 여기에는 새롭게 시작될 인연에 대한 이야기도 한몫을 했는데, 특히 두 사람의 인연이 그러했다.


첫 번째는 영혼의 상태에서 처음 만났던 윤성우와 과연 어떤 식으로 다시 재회하게 될지에 대한 부분이다. 다음으로는 나희의 아버지와 과거의 인연을 말끔히 정리한 매점 사장 이미수와의 관계에 대한 부분인데, 분식을 좋아하지 않는 미수가 유독 나희 아빠의 분식과 반찬을 맛있어하는 모습에서 어쩐지 다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또 매점의 인연으로 새롭게 연결된 여행작가 수영의 이야기와, 단골손님이자 종합병원 의사인 현우가 나희가 귀신을 보며 했던 행동들을 이후 어떻게 받아들였을지도 궁금해졌다.


또 병원 행정 직원 순영의 아들 연석이 자신을 괴롭혔던 선빈에게 사과를 받은 이후 과연 삶이 어떻게 바뀌었을지도 기대가 되었는데, 추측건대 모두 자신만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이들은 남들이 쉽게 경험해 보지 못한 귀한 일을 직접 겪어 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만약 지금 삶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삶의 방향을 한 번 찾아보면 어떨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기 신뢰 - 흔들리지 않는 삶의 태도 (영한대역)
랄프 왈도 에머슨 지음, 신솔잎 옮김 / 마음시선 / 202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불안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먼저 쌓아야 할 것은 자기 신뢰다!"



한참 정신없고 바쁠 때, 잠시 짬을 내어 이 책을 읽어놓고는 한숨 돌린 이제서야 서평을 쓴다. 그런데 그 바쁜 와중에도 이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한 핵심만큼은 계속 마음에 남아 나를 계속 활활 타오르게 만들었다.


어쩌면 그때 가장 나에게 필요한 것이 '자기 신뢰'였기 때문일 수도 있고, 아니면 여러 일을 겪으면서 나의 무의식중에 자연스럽게 삶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신뢰'라는 생각이 자리해서였을 수도 있다.


어떤 이유로든, 나는 이제는 남보다, 외부의 인식이나 상황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 대한 믿음 즉 '자기 신뢰'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것만이 진짜 나를 살게 하고, 또 내 삶의 중심을 제대로 세워주는 핵심 축이라고 생각한다.


한참 내가 약해져 있을 때, 급박한 상황일 때 남의 말을 들어보기도 하고, 그대로 실천도 해봤는데 결국 더 안 좋은 상황을 맞닥뜨리는 것을 보면서 역시 나만큼 나를 잘 아는 사람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의 삶의 서사는 직접 겪어온 내가 가장 잘 알고, 또 그렇기에 내가 듣고 느끼는 내면의 소리는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되는 말이라는 것 또한 다시 한번 느꼈다.


이 책을 읽기 이미 몇 년 전 큰일을 여러 번 겪으면서 스스로 그 사실을 깨달았고, 그리고 그런 나의 내면의 직관을 따라가면 결국 스스로 후회하는 일이 적어진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어쩌면 이 책이 말하는 핵심 이야기가 더 크게 와닿았는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나는 내가 사는 삶, 삶의 방식, 방향 등을 두고 외부의 많은 사람들은 다른 목소리를 낸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인생을 살아보지 않은 그들의 의견일 뿐이고, 나는 나의 삶을 살아보지 않은 그들의 의견이나 사회적 동조에 더 이상 휘둘릴 생각이 없다.


그래서 이 책에서 주장하는 다음 두 가지 말을 깊이 신뢰하고 또 공감한다.


1. 자기 내면의 직관을 신뢰하라

2. 사회적 동조를 거부하라


한 번뿐인 인생을 위대하게, 만족감 있게 살고 싶다면, 일단 외부가 아닌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먼저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리고 그것은 아마도 내 스스로 내 삶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첫걸음이자 첫 용기가 아닐까 한다.


사실 책 소개나 전반적인 책 내용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다소 딱딱하게 느껴져 철학적 느낌이 강하게 들지만, 이것을 조금 부드럽게 풀어보면 결국 '스스로를 믿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살다 보면 너무 많은 정보에 노출되고, 외부환경에 휩쓸리면서 정작 나는 잃어버리고, 외부(사회나 조직 등)에 동조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그것에 대해 저자는 경고하며, 우리가 위대한 인물이라 추앙하는 이들 역시 결국 자기 신뢰를 실천한 사람들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다음 몇 가지를 강하게 강조하는데,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기 신뢰(타인의 판단보다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를 신뢰해야 한다)

▶둘째, 비순응(사회적 기대나 관습에 맹목적으로 따르지 말 것)

▶셋째, 개인의 직관(진리는 외부 권위보다 개인의 직관에서 발견된다)

▶넷째, 일관성에 대한 집착 비판(어제의 생각에 얽매일 필요 없으며 성장에 따라 생각이 바뀌는 것은 자연스럽다)



=====

인상적으로 다가온 문장들

=====


-----

마음의 목소리야 누구에게나 친숙하겠으나, 모세와 플라톤, 밀턴의 가장 위대한 공적은 책과 전통을 무시했다는 데, 다른 이들의 말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는 데 있다. 인간은 음유시인들과 현자들이 하늘을 향해 비추는 빛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에 번뜩 스치고 지나가는 내면의 빛을 감지하고 관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어떠한 생각이 자신 안에서 생겨났다는 이유로 그 생각을 묵살하곤 한다.

11~13페이지 中

-----


우리네 현실을 꿰뚫는 말이다. 우리는 언젠가부터 외부의 어떤 말이나 교훈에 대해서는 알차게 받아들이면서 정작 자신 내면의 목소리에 대해서는 묵살하고 덮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친숙한 만큼 더 존중해 주고 더 가까이 들어주는 습관을 들여보면 어떨까?



-----

한 인간 안에는 본질적으로 새로운 힘이 자리하고 있고,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는 본인만 아는 것이며 이 또한 직접 시도해 보기 전까지는 알 수가 없다. 우리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얼굴과 특징, 사실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미 우리 안에 어떠한 균형 잡힌 화합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무엇도 기억에 깊이 새겨질 수 없다.

17페이지 中

-----


우리는 일단 눈앞에 보이는 것들을 위주로 생각하고, 그 화려한 면면에 시선이 빼앗겨 정작 중요한 내면을 들여다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는 나라는 인간 안에 본질적으로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지, 또 무엇을 직접 할 수 있는지를 먼저 찾아보자. 누구도 시도해 보기 전까지는 내 안에 어떤 위대한 힘이 숨어있는지 모를 일이다.



-----

우리는 홀로 있을 때 이런 목소리를 듣지만, 세상에 발을 내디디면 그 목소리는 희미해지다 어느새 사라지고 만다. 사회라는 것은 그 구성원이 자주성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음모를 꾸민다.

(...)

이곳에서 가장 요구되는 미덕은 순응이다. 자기 신뢰는 혐오된다. 사회는 실재적인 것들과 창의적인 사람들을 싫어하고 명목과 관습을 중요시한다.


진정한 인간이 되고자 한다면 순응하지 않을 줄 알아야 한다.

(...)

결국 자신의 진실한 마음 외에 성스러운 것은 아무것도 없다. 스스로를 인정한다면 세상의 지지를 받게 될 것이다.

25~27페이지 中

-----


다소 강한 어투로 기재되어 있지만, 결국 이 문장에서 말하는 핵심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외부(사회)에 순응하기보다는, 스스로의 마음을 따르는 것이 맞다는 주장이다.


곰곰이 하나하나 따지고 보면 그 말이 너무 또 맞는 말이라 반박하기 어려운데, 사회나 회사, 조직 등에 들어가 보면 결국 한 개인의 개성이나 창의성은 보통 조용히 눌러두기를 원하고, 대신 그 자리는 조직의 룰이 채워지길 원한다.


그래서 실제로 우리는 정해진 시간, 정해진 업무를 하느라 나의 창의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서 만약 나의 개성과 창의성을 발휘하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튀는 사람, 유난한 사람으로 취급되어 사회나 조직에서 배척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부분에 일침을 가하는 문장이라 할 수 있겠다.


반면, 마지막 문장을 통해서 그럼에도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하는 삶을 산다면 오히려 세상으로부터 지지와 인정을 받게 될 거라고 이야기한다.


요즘 유튜브들 중 몇몇의 삶이 그런 것들 대변하는 게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을 해본다. 누가 뭐라고 해도 흔들리지 않는 삶. 그랬기에 지금에 와서는 이렇게 사람들에게 인정도 받고, 스스로의 삶을 즐기며 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당신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는 관습을 거부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당신의 에너지를 분산시키기 때문이다. 그것은 당신의 시간을 앗아가고 당신만의 고유한 특징을 흐릿하게 만든다.

41페이지 中

-----


저자는 단순히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에서 끝내지 않고, 우리가 그래야만 하는 이유도 세세히 알려준다.


그중 하나를 살펴보면, 바로 당신의 에너지를 분산시키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한정된 자원과 한정된 시간을 살아가는 인간이다. 그렇기에 쓸데없는 곳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면 정작 진짜 필요한 곳에는 힘을 다할 수 없다.


뒤늦게 무엇을 해보고 싶다거나, 나답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도 앞에 에너지를 너무 많이 쓰면 후반부에 우리는 동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더 늦기 전에 저자가 제안하는 대로 의미 없는 관습이나 일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지 않기를 바란다. 이 부분은 실제로 번아웃을 한 번쯤 겪어봤을 3040세대들은 쉽게 공감할 것이다.



-----

하지만 왜 계속해서 뒤를 돌아보는가?

(...)

진짜 있었던 과거를 기억하는 일에서조차 당신의 기억에만 의지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천 개의 눈을 지닌 현재의 시각으로 과거를 평가하고, 매일을 새롭게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지혜롭다.

51페이지 中

-----


결국 이 말은, 과거에 머물러 있지 말라는 뜻이다. 과거를 돌아보는 일조차 과거의 시선이 아닌, 지금의 시선에서 다시 바라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매일을 새로운 눈으로 보라는 말이다.


어찌 보면 우리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 이것은 꼭 필요한 태도가 아닐까 한다.



-----

홀로 행동하라. 그렇게 당신이 홀로 행동해온 과거가 지금의 당신을 정당화할 것이다. 위대함은 미래에 호소한다. 오늘 옳은 일을 하고 타인의 눈을 신경 쓰지 않는 힘이 있다는 것은 과거 그만큼 내가 옳은 일을 해왔기에 현재의 나를 지켜낼 수 있다는 뜻이다. 무엇이든 지금 옳은 행동을 하라.

(...)

품성은 누적되는 것이다. 과거에 행한 모든 미덕들이 쌓여 품성을 만든다.

59페이지 中

-----


지금의 나는 결국 과거부터 지금까지 내가 매일 쌓아온 행동과 품성 위에서 만들어진다. 그러니 당당하고 떳떳하게 매일을 살아라.


남 눈치 보며 허울뿐인 삶을 사는 것은 결코 내가 나일 수 없다. 그곳에서는 나의 위대함이 쌓일 수 없다. 그러니 타인을 신경 쓰기 보다 내가 옳다고 믿는 삶, 내가 당당한 삶을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가라.


거기에 나의 현재와 미래를 지켜줄 힘이 있다. 당장은 힘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먼 길을 지나 뒤를 돌아봤을 때, 그것은 정당함으로, 떳떳함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올 것이다.



-----

인간은 너무도 오랫동안 자기 자신에게서 눈길을 돌려 외부의 것들을 바라보았고, 그로 인해 종교와 학문, 정치 기관이 우리의 재물을 지켜주리라 생각했다. 그렇기에 이러한 대상들이 공격을 받으면 자신의 재물을 향한 공격처럼 느끼고 분노했다.

159페이지 中

-----


내 것이 아닌 것을 탐하고 그것을 내 것이라 여겼기에, 우리는 그것들에 흠집이 나는 순간 마치 내가 상처받고 공격받은 것처럼 느끼며 분노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허상이다. 내 것이 아닌, 내가 소중하다고 착각했던 외부의 것들일 뿐이다. 이제는 정말 소중한 내 것의 가치를 알아보고, 그 진짜에 투자해 보면 어떨까?



-----

당신 자신 외에는 그 무엇도 당신에게 평화를 안겨주지 못한다. 내면의 원칙이 승리를 거두는 것 외에는 무엇도 당신에게 평화를 주지 못한다.

169페이지 中

-----


살다 보면 이 의미를 깨닫는 순간이 반드시 온다. 그게 일찍 청년기에 올 수도 있고, 퇴임 후 중년기 이후에 찾아올 수도 있다.


내면의 평화, 진짜 내가 원했던 삶이란 결국 돈이나 외부의 어떤 것이 아닌 내부에 있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이미 내 안에 자리하고 있었음을 깨닫는 순간 더 큰 공허함과 허탈함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

우리는 대게 스스로를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은 기준을 동시에 들여다보기 때문에 흔들립니다. 나의 생각이 분명히 있었음에도, 그 생각이 틀릴지 모른다는 불안이 먼저 앞설 때가 있습니다. 그 불안은 종종 타인의 시선에서 시작됩니다.


무언가를 선택하려는 순간, '이게 정말 나다운 선택일까?'보다 '이 선택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볼까?'를 먼저 떠올리는 때가 있습니다. 그 순간, 우리는 조금씩 자기 자신에게서 멀어집니다. 자기 신뢰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잠시 뒤로 밀려났을 뿐입니다.


에머슨은 사회가 개인에게 끊임없이 순응을 요구한다고 말합니다. 튀지 말 것, 바꾸지 말 것, 이미 검증된 길을 따를 것. 그 요구는 안전해 보이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점점 자신의 목소리를 잃어갑니다. 처음에는 작은 타협이었을지 모르지만, 그 타협이 반복될수록 나는 무엇을 원하는 사람인지조차 흐려집니다.

(...)

자기 자신을 믿는다는 것은 늘 옳은 선택을 한다는 뜻이 아니라 흔들리는 순간에도 다시 나에게로 돌아올 수 있다는 믿음입니다.

이 글을 읽는 지금 이 순간, 당신이 조금 흔들리고 있다면 그것은 자기신뢰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아직 당신 안에 자신을 믿는 힘이 살아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릅니다. 이 책을 덮는 순간, 당신이 가장 먼저 믿어야 할 사람이 바로 당신 자신임을 기억하기를 바랍니다.

174~175페이지 中

-----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어쩌면 가장 부드럽게 풀어낸 문장이 바로 이 부분이 아닐까 한다. 에머슨의 자기 신뢰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은 결국 '나를 잃어버리지 말라'는 강한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


살다 보면 여러 이유로 나를 등한시하고, 다른 기준이나 상황들을 먼저 살펴보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 보면 결국 작은 타협이 전체의 나를 덜어내는 상황이 될 수 있다.


그것이 무한 반복되다 보면, 결국 나라는 사람이란 무엇을 원하는 사람인지조차 분별할 수 없을 만큼 흐려지는 때가 온다. 그러기 전에 이 책은 미리 한번 멈춰서 지금 시대에 '자기 신뢰'가 왜 필요한지를 살펴보자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를 믿는 힘이 있다면, 잠시 돌아가거나 잘못 들어선 길조차 자기 경험으로 체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남이 시켜서 한 일, 나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한 일에서는 이런 긍정적 감정보다는 실패나 부정적 감정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내 삶을 살아가는 만큼,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왜 하는지에 대한 확신만 가지고 있다면 아마 당신의 삶은 평화로울 것이다.



=====

마무리

=====


처음에는 어휘나 문장력에 있어 다소 딱딱하거나 거부감이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읽다 보면 이 책의 저자인 에머슨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곧 파악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3040뿐 아니라 중장년층에게도 꽤 공감 가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흔들리지 않는 삶, 공허하지 않은 삶, 내가 원하는 삶을 이어간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기에 더 그렇게 느낄 것이다.


하지만 핵심은 하나다. 바로 '자기 신뢰'. 나를 믿는 것 거기에서부터 우리 삶을 이어나가야 한다.


좌측에는 원문이, 오른쪽에는 한글로 집필되어 있어도 책 두께가 그다지 두껍지 않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니 만약 내 삶의 방향성을 찾고 있거나, 내가 나다운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한 번쯤 펼쳐보기를 바란다.


특히 요즘처럼 정보가 홍수처럼 밀려나오는 상황에서는 더 핵심을 파고드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무엇을 놓고, 무엇을 잡고 갈지 이 책을 통해 체크해 보면 어떨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 재산으로 가난을 샀습니다 - 불안을 설렘으로 바꾼, 두 사람의 인생 반전 스토리
고우서 지음 / 슬로우리드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 재산을 들고 떠난 여행, 그 너머에서 발견한 인생 이야기"



꽤 오랫동안 즐겨 보고 있는 여행 유튜버 중 하나인데, 금번 책을 출간했다는 소식을 듣고 궁금한 마음에 읽게 되었다.


여행 이야기보다 그 여행에서 보고, 듣고, 느낀 소회에 대한 내용을 더 많이 담았다는 소식을 먼저 들었는데, 실제로 만나보니 정말 그러했다.


단순히 여행 일정이나 여행 소개 페이지로 구성했다면 오히려 실망스러웠을 텐데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저자만의 감성과 생각을 엿볼 수 있어 더 좋았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신혼여행 겸 쑈따리로서 함께 한 첫 세계여행 1년의 시간을 담고 있는 책으로, 여행을 하면서 느낀 솔직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첫 여행인만큼 여러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날 것 그대로의 쑈따리 모습과 진정성을 엿볼 수 있었던 책이 아니었나 싶다.


저자는 보통 숨기거나, 숨기고 싶어 하는 똥 싼 이야기까지 아낌없이 내보이며, 진솔한 자신만의 여행 철학과 인생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냈는데, 그래서인지 읽으면서 '여행', '인생', '결핍' 등과 같은 키워드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게 만든다.


결핍이 만들어준 인연, 그리고 그 인연이 함께 도전하고 새로운 인생을 빚어가는 모습은 그 자체로 감동이자 사랑으로 다가온다.


'나한테만 왜 이런 일이!'라며 세상을 원망할 법한 순간에도 무한한 긍정 에너지로 버텨내는 수야, 그리고 그 곁에서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그녀를 따뜻하게 담아내려 애쓰는 우서의 모습은 그래서 더 깊은 울림을 준다.


사람은 누구나 결핍을 가지고 있기 마련인데, 이들 부부는 서로의 그런 부분을 채워주며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모습들을 꾸준히 영상을 통해 보여준다.


그리고 그 과정의 뒷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풀어내며, 당시의 감동과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에피소드들을 함께 나눈다.


이들은 이른 나이에 결혼한 연극인 부부로, 각자의 결핍을 채우기 위한 선택으로 가정을 꾸렸지만, 그럼에도 불안하고 막막한 상황들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하지만 이들은 거기에 머물지 않고 행복한 삶을 위해 큰 결단을 내리고 직업과 삶의 방식을 바꾸며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그렇게 연극배우(개그맨)의 꿈을 내려놓고 함께 식당을 운영했다. 매출은 잘 나왔지만, 어딘가 미래가 그려지지 않는 현실 앞에서 결국 그 자리도 과감히 정리하고 세계 여행길에 오르게 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낭만과 꿈을 좇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 마음속에는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절박함'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세계여행을 통해 이들은 서로를 제대로 이해하는 시간뿐 아니라 더 깊은 사랑을 배우게 된다. 또 넓은 세상 속에서 다양한 인생의 교훈까지 깨닫게 된다.


삶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 결핍은 사람을 단단하게 만들고, 부족함 속에서 사랑은 더욱 깊어진다는 것. 이들 부부는 '함께 한다는 것'이 주는 의미와 중요성을 유튜브를 통해 종종 보여주고는 하는데, 그것이 어쩌면 내가 지금까지 계속 이들의 채널을 지켜보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부족함과 절박함이 가져다준 이들의 진짜 여행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유튜브에 이어 이 책을 참고해 보면 좋지 않을까 한다.


=====

씁쓸함을 남겼던 미공개 이야기

=====


유튜브에 담기지 않은 이야기 중에 터키에서 만난 해맑은 미소를 가진 소녀 마르딘에 대한 이야기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저 돈을 얻을 목적으로 학교에 가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 말하는 그녀의 이중적인 태도는 여러모로 씁쓸함과 배신감을 안겨줬다.


이 때문에 영상과 사진은 물론, 그녀와 함께 나눴던 선물과 모든 시간을 폐기처분해야 했던 수야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


그런데 아마 살다 보면 이와 같은 사람 혹은 행동을 하는 사람을 무수히 많이 만나게 될 것이다. 더 이상 이런 일로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더 길게 끌지 않고 번호를 차단하고 정리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라고 본다.



=====

기억에 남은 문장들

=====


-----

실망했다가, 감동받았다가,

짜증 내고, 웃고, 미안해지기를 반복했다.


그 와중에 수야는 평온해 보였다.

제어할 수 없는 감정의 파도 속에서 허우적대는

나와는 정반대로 미소를 띠고 있었다.

너무 황당해서 물었다.


"수야, 화 안 나?"

"화 나."

"근데 왜 웃어?"

"웃어야 행복해지니까. 웃어, 오빠."

(...)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방식이 이렇게 다르다는 게 신기했다.

누가 이집트를 더 잘 여행하고 있는 걸까.

(...)

나도 마음을 조금 내려놓고 그들을 이해해 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먼저 말을 걸어보기로 했다.


"오! 코리안?"

"응, 맞아, 우린 한국 사람이야!"

"이집트에 온 걸 정말 환영해! 니하오! 니하오!"


그때 알았다.

'니하오'는 그들에게

아시아인에게 건네는 환영의 인사였을 뿐,

비하의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걸.

결국 차별과 오해를 만든 건, 내 마음이었다.

107~109이지 中

-----


나 역시 영상을 보다가 마음에 남았던 장면이라 기억하고 있다. 한 번씩 수야가 우서보다 크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바로 이런 순간들이다.


외부 자극에 웃음으로 반응하는 수야, 그리고 그것이 설사 자신과 맞지 않는 방법일지라도 우선 수용하고 새로운 방식을 자신의 삶에 대입해 보는 우서.


덕분에 우서는 자신의 오해와 차별의 진실을 제대로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경험을 통해 인생을 배운다.


우서는 그런 순간들을 그냥 넘기지 않고 깊이 생각하며, 메모로 남겨두면서 점점 더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해 간다.



-----

틀림과 다름은 다르다.

평생 '틀리다'고 믿어왔던 것이

사실은 단지 '다른 것'임을 깨닫는 순간,

여행은 훨씬 더 흥미로워진다.

그런 배움을 위해 필요한 건 '열린 마음'뿐이다.

편견을 내려놓고,

그들이 살아온 방식을 존중하고 탐구하려는 자세...

그것이 바로 '알 이즈 웰'의 태도였다.

185~186페이지 中

-----


꼭 여행뿐만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 속에서도 이것은 적용된다. 잘못된 상식이나 자기 가치관에 사로잡혀 '틀림'과 '다름'을 혼동하거나 한쪽에 치우치게 되면 삶은 지루하고 때론 버거운 것이 될 수 있다


그러니 '열린 마음'으로 인생을 대해보자. 그러다 보면 내가 모르는, 내가 알 수 없었던 또 다른 인생을 배우게 되고, 보다 폭넓은 삶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알 이즈 웰'을 마음에 담아두고 살아보면 어떨까?



-----

방법이 없다고 생각될 때,

우리가 그랬듯 방법은 반드시 생긴다.

세상은 결국, 진심으로 발걸음을 내딛는 사람에게 응답하니까.

(...)

그러니 위기를 마주했을 때 스스로 한계를 두지 말자.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선택이

바로 그 순간 태어날지도 모른다.

264페이지 中

-----


삶에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문장인 것 같아 가져와 봤다. 때때로 우리는 절벽에 부딪히는 것 같은 순간들을 만난다. 나이가 들수록 강도는 더 높아지는데, 해결할 방법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스스로를 믿고 발걸음을 내딛는다면, 분명 방법은 생긴다고 믿는다. '나는 여기까지야!'라는 한계만 긋지 않는다면, 우리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반드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

마무리

=====


영상을 보면서 우서와 수야의 성향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달라서 오히려 둘이 잘 맞는다는 생각도 들었다. 생각이 많다는 우서, 그래서 주로 복잡한 사고나 기획 파트 쪽을 담당하며, 종종 그때그때의 감정이나 생각을 메모로 남긴다고 들었다.


유튜브 상에서는 잠깐 언급되는 정도라 솔직히 깊이를 파악하기 어려웠지만, 책을 통해 그가 매 순간 꽤 고민했음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나이와 위치 등 여러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도, 그는 자신의 생각을 화로 분출하기보다 글을 쓰며 정리하는 방법을 택했는데, 그런 과정들이 쌓여서 그런지 책 또한 술술 읽혔다.


그리고 자신보다 나이가 어리고 사회경험이 적은 아내의 의견을 항상 존중해 준다. 오히려 수야의 반대 성향 덕분에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편견을 깨는데 큰 도움을 받는다.


저자는 부족함을 채우고, 어떤 책에서 받은 영감을 이루기 위해 달려온 시간들에 자신의 온 인생을 걸었다.


쉽지는 않았지만 절박함까지 한 스푼 더해지니 못할 것이 없었다. 그리고 느리지만 한 발짝씩 내디디며 마침내 자신들의 속도와 방향을 파악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행복한 삶을 좇지만, 그것을 진심으로 찾기 위해 올인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현생도 챙기고, 미래도 챙기며 아주 작은 부분만을 그것을 위해 남겨준다.


그래서인지 엉뚱한 곳에서 헤매거나 남들과 같은 삶에 멈춰서 행복한 삶을 꿈꾸는 것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어쩌면 이것은 그만큼의 절박함과 결핍이 없어서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 책의 제목처럼 저자는 전 재산을 걸고 가난을 샀고 대신 아내와 함께 하는 세계여행을 통해 경험과 단단한 사랑을 얻었다.


많이 불안하고 두려웠지만 오히려 이것은 인생 역전의 기회가 되어 지금은 설렘으로 자리 잡았다는 여행.


만약 어떤 것을 새롭게 도전하는 것, 변화하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면 이들 부부처럼 한 번쯤은 온몸으로 뛰어들어 보면 어떨까? 어쩌면 그 선택이 당신의 삶을 바꾸는 새로운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도 돌아갑니다, 풍진동 LP가게
임진평.고희은 지음 / 다산책방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따뜻한 온기에 더해 추억까지 떠올리게 하는 아날로그 감성 소설!"



한참 감정적으로 힘들 때 만난 소설인데, 어쩐지 비슷한 요소들이 많아서 그런지, 이 소설을 읽으며 나도 같이 분노하고, 또 공감하며 그렇게 읽었던 것 같다.


특히 죽음, 법적인 부분들은 유달리 더 마음 가는 부분들이 많았는데 나는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이들처럼 아직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닌지라 그저 부러워하며 지켜봤던 것 같다.


총 12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쇠락해가는 동네 '풍진동'과 그 안에 자리한 LP 가게를 중심으로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인물들의 삶과 시간을 조용히 그려낸 소설이다.


LP 가게 주인인 정원은 삶을 정리하기 전, 유일한 애착 대상인 LP들을 정리하고자 풍진동에 두 달치 월세비를 내고 임시 가게를 열게 된다. 그런데 가게가 입소문을 타면서 예상과 다르게 대박을 쳤고, 그렇게 정원은 물론 이곳의 단골손님들의 인생도 180도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이들은 모두 처음에 이끌리듯 '이상한 LP 가게'를 방문하게 되는데, 덕분에 운명이, 삶이 달라지게 된다. 외롭고 힘겨웠던 삶에 서서히 빛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치유와 회복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이들 대부분은 '죽음'을 떠올리며 마지막을 준비하던 사람들이었는데, 풍진동 LP 가게에 방문하게 되면서 사람들과 연대하게 되고 상처를 회복하게 되면서 삶과 미래를 다시 꿈꿀 수 있게 된다.



=====

등장인물 및 배경 소개

=====


□풍진동

-재개발 광풍이 불었지만 공사가 중단되어 떠날 사람들은 이미 다 떠난 서울의 후미진 동네


■이정원

-감정을 표현하는 일에 서툶

-사춘기 시절부터 종종 자살 충동에 시달렸음

-아버지가 즐겨듣던 LP 음반을 통해 정원은 부모님의 사고가 결코 사고가 아님을 깨달음

-제법 잘 생긴 외모를 가지고 있음

-타고난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음

-정원에게 있어 동생을 제외하면 LP판들은 유일한 애착 대상

-유독 상처 입은 사람들을 알아보고, 그들에게 따뜻한 눈길을 보내는 인물

-갑작스러운 동생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려 했지만 결국 권력과 힘에 눌려 묻힘

-LP 가게를 열고 지난 1년 동안 외롭거나 지쳤거나 아니면 둘 다인 사람들만 만남


■이정안

-사망 당시 29세

-정원보다 네 살 어린 동생

-대학원을 졸업한 뒤 원하던 연구소에 연구원으로 합격해서 이제 행복한 날들만 있을 것 같은 시점에 사고가 일어남

-아주 찰나의 순간 뺑소니차에 치여 사망


■남자(원석)

-반말이 몸에 밴 중년 남자

-매일 목적지 없이 걷다가 우연히 LP 가게를 발견함

-이후 매일 이상한 LP 가게에 도시락을 싸서 찾아와 나눠먹음

-과거 경찰 공무원으로 강력반 형사였음

-이상한 LP 가게 지하를 임대하여 합주실 겸 음악 스튜디오로 만듦

-정원을 마주하던 날 LP 가게에 방문하지 않았다면 원석은 예정대로 산에 올라가 답사했던 장소에서 실족사했을 것임

-아내와는 이혼, 아들은 학교폭력으로 세상을 떠남

--시한부 인생으로, 다가올 죽음을 차분하고 치밀하게 준비 중


■청년(배두만)

-무작정 걷던 중 발견한 이상한 LP 가게

-지쳐 쓰러질 것 같은 상황에서 마주한 풍경 덕분에 두만은 생기를 되찾음

-예명은 카론으로 아이돌 플루토의 리더

-데뷔했지만 실패했고, 이후 솔로로 데뷔해서 대박이 남


■동만

-열네 살에 기획사 연습실에 들어와 열아홉 살에 플루토 멤버로 데뷔

-막내와 귀여움과 퍼포먼스를 담당

-예명은 닉스

-동만이 아홉 살에 부모님은 이혼

-이혼 후 엄마는 말수가 줄고 집에서 종일 LP 판만 틀어댐. 그중 유독 서태지 노래를 좋아함

-동만은 그렇게 서태지의 노래를 들으며 자랐고 마침내 서태지가 되겠다고 마음먹음

-하지만 플루토 내에서 동만은 서태지가 될 수 없었음

-곡도 써보고 여러모로 고민했지만 결국 고립됨

-지나가던 사람들이 "솔직히 쟤들 저렇게 될 줄 알았어"라는 말에 동만은 그날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함


■미래

-미래의 부모님은 미래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이혼

-열두 살 때 수련회로 향하는 버스에서 사고가 났고, 그때 홀로 살아남음

-이후 불안 증세를 가지게 됨

-취업난과 어린 시절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취준생으로 LP 가게에 들렀다가 알바를 하게 됨

-LP 가게에서 한 음악을 통해 어릴 적 사고 당시 기억을 떠올리게 되고 이 덕분에 트라우마를 치유하게 됨


■시아

-열한 살, 초등학교 4학년, 다림의 아들

-자주 가는 인터넷 LP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상한 LP 가게'를 알게 됨

-엄마와의 냉정으로 학원을 가는 대신 이상한 LP 가게로 출석하게 됨

-아홉 살 때 이미 멘사 가입 기준을 넘어설 만큼 똑똑함. 그뿐만 아니라  공감 능력마저 뛰어남

-이로 인해 열한 살 시아의 인생이 또래에 비해 지나치게 피곤해짐.


■고다림

-변호사

-시아의 엄마

-과거 KY 로펌에서 근무

-최근 이상한 LP 가게 위층에 변호사 사무실을 차림

-우연히 정안의 사고 내용을 듣게 되면서 정원의 변호사가 되어 KY 로펌에 맞서 정의를 바로 세워줌


■박원장

-정신과 의원의 원장

-믿었던 아내의 불륜을 목격한 뒤로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겪고 있음

-어릴 적 의지하던 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돈을 벌기 위해 대타로 나간 버스 운전 중 사고가 발생했고 이때 모든 비난을 받으면서 죄책감에 괴로워하다 구치소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함 (미래가 어릴 때 겪었던 버스 사고의 운전기사가 바로 박 원장의 아버지)

-미래와의 얽혀있던 실타래를 풀고 난 후 가슴속의 울분과 우울증이 해소됨


■예분

-3년 전 서울에서 가장 큰 구의 구립 도서관 관장으로 명예퇴직함

-현재는 풍진동 작은 도서관의 계약직 바리스타면서 임시 사서(메인은 바리스타)

-이상한 LP 가게의 단골손님


■윤석훈

-KY 로펌 대표 윤건열의 아들

-할아버지는 국무총리를 역임한 윤덕순

-새벽까지 술과 마약에 찌들어 있는 게 일상

-그 상태로 운전하다 사고를 냄

-그를 대신해 운전기사의 아들인 대학생 김기태가 뺑소니 사고를 덮어씀



=====

간략 줄거리

=====


화목했던 정원의 집은 어느 날부터인가 빚이 늘고 가세가 기울기 시작한다. 그리고 갑자기 부모님은 사고를 위장한 동반 자살을 하게 된다. 정원은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듣고 나간 LP를 통해 이를 확신하게 되는데, 외부에서는 완벽한 사고로 결론 내려지면서 거액의 보험금을 수령하게 된다.


이것을 마무리 지어주기 위해 변호사라고 소개한 아버지 친구는 상속을 포기하고 보험금을 수령할 것을 제안하지만, 상황을 이미 파악한 정원은 이를 거부한다. 덕분에 거액의 보험금은 모두 빚을 갚는데 쓰이게 된다.


이로 인해 빈털터리가 된 정원은 온갖 일을 하며 살림을 책임지게 된다. 심지어 하나뿐인 동생의 내조까지 하며 공부를 끝까지 이어나갈 수 있도록 서포트 한다.


그리고 마침내 고생이 끝나고 행복이 시작될 때쯤 갑작스러운 동생의 뺑소니 사고 소식을 듣게 되는데, 이때 동생은 이미 사망한 뒤였다. 사망사건은 외압에 의해 어이없게 종결되고, 이때 정원은 무기력과 살 의지를 잃어버리게 되면서 자살을 결심하게 된다.


하지만 이때 유일하게 마음에 걸렸던 것이 있었는데 바로 그동안 모아둔 LP로, 당시 유일하게 애착을 가지고 있던 물건이었다. 정원은 이것만 정리하고 자살하기로 마음먹고 낡은 건물이 즐비한 풍진동에 2달 치 월세를 미리 내고 가게를 열게 된다.


팔 물건의 가격조차 정하지 않았을 만큼 허술한 주인이었던 정원이지만,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마침내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지게 되고, 이로 인해 정원의 삶은 물론, LP 가게 단골손님들의 인생도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

기억에 남은 문장들

=====


-----

아버지는 죽어서도 자신의 결정이 해서는 안 되는 결정이었음을 깨달아야만 하고, 자식을 버리고 먼저 떠난 걸 후회해야만 했다. 그게 정원이 거액의 보험금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였다.

48페이지 中

-----


보통은 이미 지급된 거액의 보험금에 눈이 멀어 진실을 덮고 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원은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잘못을 저지른 아버지가 잘못했으며 죽어서도 반성하기를 바랐다.


그래서 정원은 스스로 고생하기를 자처하며, 거액의 보험금을 모두 빚을 갚는데 사용했다. 그리고 동생의 뒷바라지까지 하며 열심히 살아간다.


여기 이 대목만 봐도 정원이 얼마나 바른 사람인지, 건강한 사람인지 알 수 있다. 어쩌면 그랬기에 더 미련 없이 자살을 결심했고, 이에 감동한 하늘이 그를 도와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

변호사는 주겠다고 할 때 받으라고 했다. 어차피 이길 수 없을 바에야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은 없다고. 그 순간 정원은 허구한 날 스스로 죽으려고만 했지 단 한 번도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리고 처음으로 권총을 들고 자기 관자놀이가 아니라 눈앞에 있는 변호사의 이마에 구멍을 내는 상상을 했다.

56~57페이지 中

-----


최근 내가 겪고 있는 심리와 너무 부합하는 내용이라 전율이 일 정도였다. 심지어 내용이나 단어들도 내가 겪은 내용과 비슷해 분노가 치밀어 올랐던 문장 중 하나다.


'어차피 이길 수 없다'는 말이 가슴에 크게 구멍을 내며, 진심으로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나 역시 들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는 현실 속에서도 이처럼 권력과 돈에 의해 피해자가 추가 피해를 입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은데, 그래서 더 현실처럼 다가왔던 소설이 아닐까 싶다.



-----

정원은 재판 과정에서 대한민국의 사법제도가 때에 따라 가해자의 인권을 얼마나 충실히 보호하는지 새삼 깨달았다. 당연히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고하겠다고 했지만 어쩐 일인지 정원의 변호인은 자신은 그만 빠지겠노라고 했다.

(...)

어차피 안될 거라고.

58페이지 中

-----


마치 현실 고증을 한 것 같은 내용들 때문에 또 한 번 분노하고, 내 현실과 너무 닮아 있어 더 가슴 아팠던 문장이다.


이번에 경험해 보면서 알았는데, 대한민국의 사법제도는 '피해자'의 인권이나 보호보다, '가해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형벌을 낮추는데 더 충실히 실행된다는 것을 알았다.


더불어 마지막에 항고하겠다는 정원의 말에 변호인은 그만 빠지겠다며 '어차피 안될 거라고' 이야기하는데, 이 대목은 나의 상황과 너무 오버랩되어 가슴을 치게 만들었다.


결국 정원은 추후에 다림과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진실이 규명되었지만, 내 사건은 아직 현재 진행형 중이다. 부디 정원의 결말처럼, 내 사건도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랄 뿐이다.



=====

마무리

=====


최근에 다시 아날로그 감성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늘면서 비디오테이프, CD, 음반 테이프, LP 같은 것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시대를 거쳐온 사람의 입장에서 봤을 때, 그때는 그게 그렇게 좋은지 모르고 살았는데, 이만큼 시간이 지나고 보니, 당시의 그 감성이 진짜 좋았구나 느낀다.


아날로그라는 것이 비록 조금 불편한 부분도 있지만, 나의 정성과 노력, 시간이 들어간다는 점에 있어 어쩌면 사람들은 더 그 감성과 시대를 애틋하고 다정하게 바라보는지도 모르겠다.


LP 가게를 오픈한 후 처음 그곳을 방문한 남자 원석과 청년 두만은 정원과 함께 LP에 각자의 감상평을 붙이며 시간을 보낸다.


이 덕분에 사람들은 LP 음악을 통해 타인이 경험한 시대와 경험을 함께 나누는 동시에 또 다른 추억을 쌓게 된다. LP 음악은 이뿐 아니라 치유, 기억, 위로로서도 작용하는데, 어쩌면 이 때문에 '이상한 LP 가게'가 더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초반에는 물론 아이돌 멤버가 다녀간 곳이라서 호기심에 그곳이 유명 스팟이 되기는 했다. 하지만 이것은 보통 일회성에 그치기 마련이다. 그리고 실제 운영상에 큰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2달만 운영하려던 이상한 LP 가게는 결과적으로 2년이 넘도록 성황 중이며, 여러 사람들의 기부와 구매로 여전히 운영 중이다. 또 다양한 연령층의 단골들도 적지 않게 보유 중이다.


이것을 봤을 때, LP 가게는 아마도 아날로그적인 방법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 아닐까 한다. 끝내 정원이 자살을 결심해 놓고도 LP들을 처분하게 만든 이유, 아픔을 가진 이들이 이곳에서 치유와 위로를 받게 되는 이유들이 바로 이 책이 가진 매력이자 '이상한 LP 가게'가 지속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이지 않을까 한다.


아날로그 방식 속에는 현대사회에서 경험할 수 없는 정겨움과 사람 냄새가 숨겨져 있다. 다소 투박하거나 느릴 수도 있지만, 그것이야말로 아날로그가 가진 매력이자 멋이 아닐까 한다.


이런 방식 덕분에 늘 혼자 떠돌던, 똑똑하지만 외로웠던 시아는 웃음을 되찾을 수 있었고, 그런 아이를 홀로 떠맡아야 했던 엄마 다림은 온 마을이 도와준 덕분에 온전히 변호사로서 일에 집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이와도 다시 관계를 회복할 수 있게 된다.


음악이 흐르는 공간 속에 여러 감정이 머물고, 그 속에는 삶의 상처, 고독, 외로움뿐 아니라 위로, 기쁨, 행복, 그리움 등의 감정들도 함께 떠돈다. LP라는 매개를 통해 부정적 감정들은 어느새 긍정적 감정들로 치환되고, 어느새 이 공간 안에는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깊은 잔향만 남아있을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처님 말씀대로 살아보니 - 인생이 가벼워지는 15가지 불교 수업
토니 페르난도 지음, 강정선 옮김 / 윌마 / 202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처의 가르침에서 찾은 마음을 다스리는 법"



최근 여러 힘든 일들을 겪으면서, 극단으로 치닫는 감정과 마음을 어쩌지 못해 고민하던 시기에 만나게 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병원과 심리 상담을 통해 해결책을 찾으려 했지만 좀처럼 답이 보이지 않았고, 그래서 방향을 틀어 명상이나 마음수련 쪽으로 시도해 보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마침 정신과 의사이자 출가수행 경험까지 지닌 저자의 경험이 담긴 책을 읽게 된 것이다.


이 책은 부처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하지만 종교적 교리를 강조하기보다는, 실제 경험과 원인 분석을 통해 스스로 마음을 다루는 방법에 더 초점을 둔다.


결국 혼자 해보는 마음 수행에 가까운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감정의 파동을 스스로 들여다보고, 몸의 상태를 살핀 뒤, 그 움직임을 지켜보는 것. 그리고 명상과 관찰을 통해 나를 괴롭히는 것들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길을 안내한다.


총 6부 1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고통과 스트레스에 대한 불교적 정의를 설명하고, 그 원인과 해결책까지 함께 제시한다. 그리고 이를 일상에서 무리 없이 실천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저자처럼 감정을 온전히 다루기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그 시간이 쌓일수록 편안함을 유지하는 순간 또한 길어진다는 점이다.


많은 사례와 자신의 경험을 담아 누구나 시도해 볼 수 있는 방식임을 보여주며, 일상 속 활용 가능성도 강조한다.


특히 사람들이 가장 자주 겪는 화를 다루는 방식과 집착을 내려놓는 과정을 설명하고, 마음 챙김과 명상법 등 실질적인 내용을 통해 개념 이해를 넘어 실제 적용으로 이어지게 한다.


괴로움이 밖이 아니라 결국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면, 그 마음을 다스리는 연습을 통해 고통을 줄이고, 평화와 행복에 조금 더 많은 시간을 내어보면 어떨까.



=====

인상적으로 다가온 문장들

=====


-----

인간은 항상 불안하고 불만족하는 존재다. 우리 삶이 어떤 모습이든 이면에는 불안과 불만족이 따라다닌다는 뜻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부처님은 이것을 두카라고 불렀다. 현대어로 표현하자면 '스트레스'가 되겠다.

29페이지 中

-----


개념부터 이해해 보고 싶어 가져와 보았다. 두카, 즉 스트레스. 우리 삶의 이면에는 늘 불안과 불만족이 따라다닌다는 정의를 이해하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



-----

자신만의 생각과 고정된 방식에 집착하면 긴장과 갈등이 생긴다. 우리는 생각과 일상도 시간이 지나면 변한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

사상과 믿음에 집착하면 스트레스와 고통이 따른다. 이는 개인 차원을 넘어 타인과 지역사회까지 이어진다. 당신의 사상과 철학, 일상, 관습을 포기하라는 말이 아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으며, 모든 것은 유동적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라는 말이다. 세상에는 나와는 다른 생각과 생활방식을 가진 사람이 80억 명이나 존재한다.

(...)

집착은 스트레스와 고통, 불만족을 낳는다. 따라서 우리는 느슨하게 쥐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래야 마음의 평화와 만족,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이제부터 우리의 질문은 이것이다. "어떻게 놓을 것인가?"

37~39, 47페이지 中

-----


지금의 나를 괴롭히는 것 중 하나도 결국 이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저 사람은 왜 저럴까?'라는 의문을 자주 품었고, 그 생각이 오히려 나를 더 집착하게 만들고 더 큰 스트레스로 돌아왔던 것 같다.


내가 옳다고 믿는 생각과 기준을 타인도 당연히 공유하고 있을 것이라 여겼던 점, 그리고 그 상식선 안에서 해결하려 했던 태도가 문제였는지도 모르겠다. (예: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 등)


세상에는 나와 전혀 다른 생각과 생활방식을 가진 사람이 80억 명이나 존재한다. 그런데도 나는 자꾸 같은 기준을 들이밀고 있었던 건 아닐까.


그래서 이제는 조금 느슨하게 쥐는 연습을 해보려 한다.

'그래, 그럴 수도 있지.'

그 한 문장을 마음에 새기면서.



-----

파판차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기록한 고대어 팔리에서 유래했다. 부처님은 마음이 생각과 이야기나 발상에 매몰되어 소용돌이처럼 확산되는 과정을 파판차라고 말했다.

(...)

부처님은 말했다. "파판차를 알아차리고, 그것을 질병처럼 여기며 벗어나야 한다." 그는 파판차에 빠진 상태가 곧 고통이라고 말했다. 나도 여전히 파판차에 허우적댄다. 하지만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른 후, 파판차에 빠졌다는 걸 스스로 알아차리게 되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또 파판차에 빠졌군!"이라고 말하며 미소를 짓는다. 그러면 파판차가 저절로 잦아든다.

(...)

부처님은 제자들이 번뇌를 줄이고 내적 평화를 경험하도록 교육했는데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1. 지혜를 기른다. 사람은 원래 비합리적이고 온전치 못한 존재라는 사실에 익숙해져야 한다.

2.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타인과 함께 사는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3. 마음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고 평화롭게 살며, 번뇌와 고통을 다스리는 몇 가지 방법을 실천한다.

69, 72~73페이지 中

-----


나를 고통에 몰아넣었던 또 하나의 원인은 파판차로, 생각과 이야기 속에 매몰된 마음이 소용돌이치며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한 것이었다.


그로 인해 좌절과 무기력, 때로는 분노와 파괴욕까지 겪었지만, 외부 도움은 제대로 받지 못했다. 앞으로는 저자처럼 내 감정을 관찰하고, 스스로 끊어낼 나만의 방법을 찾아야겠다.



-----

선한 마음과 관대함, 친절함으로 행동하면 마음이 뿌듯해진다. 이는 친절하게 행동하는 다른 사람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반대로 다른 사람에게 폭력을 가하고 거짓을 퍼트리고, 훔치는 행동을 하면 양심은 해를 입는다. 설령 탓하는 사람이 없더라도 자아는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

부처님은 우리 마음에 도덕적 나침반이 2개 있다고 했다. 하나는 '양심'이요, 다른 하나는 '수치심'이다. 양심이 자신을 향한다면, 수치심은 타인을 향한다. 양심과 수치심은 우리가 온전하지 않은 행동을 했을 때 부끄러움과 두려움을 자연스레 느끼게 만든다.

우리는 도덕적 민감성과 타인을 향한 존중심을 갖고 태어났다. 이런 능력은 종교나 철학적 믿음과는 상관없으며 오히려 유전자에 새겨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내적 불편함, 즉 양심의 가책은 반사회적 인격 장애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에게 존재한다.

82~83페이지 中

-----


기본적으로 우리 유전자 안에 도덕적 민감성과 타인을 향한 존중심을 갖고 태어난다고 이야기하는데, 요즘 주변을 둘러보면 이런 유전자가 누락된 건지 아니면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많아진 건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은근히 많은 것 같다.


사람이라면 '양심'과 '수치심' 정도는 탑재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내가 겪은 현실은 이와 반대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인지 유난히 이 문장이 더 불편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

부처님은 이렇게 말하셨다. 모든 사람을 다 이해할 필요는 없다. 이해하려는 마음만으로도 충분하다.

105페이지 中

-----


많이 내려놨지만 여전히 나는 무의식중에 사람들을 이해하려 많이 노력했던 것 같다. 이제는 그 마음만 간직하기로 하고, 그저 가까이에 있는 이들 한정으로 마음을 써보려고 한다.



-----

부드러운 말은 감사와 격려, 영감을 주는 말이다. 말은 때로는 사람의 인생을 바꾸기도 한다.

107페이지 中

-----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말이 주는 영향력이 생각보다 큰 것을 느낀다. 우리나라 속담에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말이 있는데 실제로 그만한 위력을 가진 것이 바로 말이 아닐까 한다.



-----

부처님은 마음을 돌보는 길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 가르침은 세 가지 요소로 정리할 수 있다.


●알아차리고 깨어 있기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완된 경계심'으로 지켜보는 것이다. 마음 챙김은 현악기처럼 적당하게 조율된 상태여야 한다. 현이 너무 느슨하면 소리가 잘 나지 않는다. 반대로 현이 너무 팽팽하면 줄이 끊어지고 만다.


●너그럽게 받아들이기

지금 이 순간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수많은 조건이 만든 결과이므로, 지금 여기에서 벌어지는 것을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여기서 수용은 체념이 아니다. 마음 챙김의 중요한 원칙은 지금의 반응이 미래를 바꾼다는 사실을 이해하면서도 현재를 억지로 바꾸려 들지 않는 태도다.


●친절과 자비로 응답하기

마음 챙김의 마지막 정의는 윤리적 감수성이다. 매일의 마음 챙김 연습에서 중요한 것은 이롭고, 친절하고, 너그럽고, 자애로운 마음을 키우고,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다.

188, 191페이지 中

-----


부처님의 세 가지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고 조금 더 마음을 돌보는 데 시간을 할애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마음 챙김을 통해 속이 편안해야 건강은 물론, 그 너머의 다른 일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삐뚤어진 마음으로는 세상을 왜곡된 시선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러니 일단 마음을 돌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



-----

마음 챙김 명상 방법


마음과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관찰한다. 관찰은 차분히 진행되며, 마음이 부산하고 혼란스러우면 그런 마음 상태를 인정하고 알아차리면 된다. '나는 실패했어. 생각을 도저히 멈출 수가 없잖아!' 같은 내면의 독백을 더 만들지만 않으면 차분해진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이런 불필요한 독백을 더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이 부산하다는 것을 눈치챈 것만으로 이미 마음 챙김을 한 것이다!

(...)

인내하자. 마음챙김이 편해지기까지는 몇 주, 혹은 몇 달이 걸린다.

194~195페이지 中

-----


마음과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알아차렸다. 하지만 아직 편안해지진 않았다. 아마 부산스러운 생각들이 계속 떠올라 내 안에서 독백을 만들어내는 탓일 것이다. 조금 더 시간을 주고 기다려주면, 언젠가 소란스러움은 잦아들고 고요한 상태에 들어서지 않을까.



-----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견해는 현재에 국한된 것이다. 마음은 언제든 바뀔 수 있고, 언젠가는 바뀌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더 진보된 지식이 나타나 우리가 틀렸음을 증명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고정된 견해를 완화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다른 관점에 진심으로 호기심을 가지는 것이다.

266페이지 中

-----


의외로 한 번 굳어진 견해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내 개인적 경험에 국한된 이야기이긴 하지만, 주변 사람들을 지켜본 바로는, 이미 정착된 생각이나 견해는 특별한 사건이 없으면 쉽게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타인이 그렇다 하더라도, 나 자신의 견해만큼은 노력 여하에 따라 바뀔 수 있다. 그러니 일단 시도해 보자. 진심 어린 호기심으로 다른 관점을 살피고, 다양한 생각과 주장을 경험하다 보면, 저절로 사고와 시야가 넓어지지 않을까.



-----

우리는 종종 우리가 옳다고 믿는 것에 얽매여서 관계를 유지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는다. 물론 꼭 우리의 견해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 다만 다른 사람이 들어올 마음의 공간을 위해, 견해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을 수는 있어야 한다.

270페이지 中

-----


부부나 가족, 친구와 같이 가까운 사이에서 일어나는 싸움을 가만히 살펴보면, 좁혀지지 않는 견해에 대한 집착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이 격화되면 옳다고 믿는 신념에 매몰되어 관계를 멀리 던져버리는 경우도 생긴다. 그럴 때, 분위기를 환기시킬 수 있는 나만의 버튼을 가지고 있다면 좋지 않을까 한다.


중요한 것은 소중한 관계이지,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사상이나 견해가 아니다. 그 견해는 우기기보다 각자 가지고 있으면 되는 생각일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빨리 이성을 찾고,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면 관계는 물론 내 마음의 평화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

<친절과 연민이 어려운 이유>



1. 스트레스

중요한 것은 긴박감을 느끼는 사람일수록 남을 도와줄 가능성이 낮았다는 것이다. 즉 우리가 스트레스받을 때, 자비심은 사라진다는 뜻이다.


2. 내집단 편향

우리는 상대에 따라 친절과 연민을 선택적으로 베푼다.

우리는 속해 있는 집단의 사람에게 더 친절하고 연민을 베풀려는 경향이 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내집단'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설명한다. 이러한 경향은 진화적, 생물학적 배경을 갖고 있다.

(...)

유전적으로 가깝거나 관계가 있는 사람에게 더 큰 연민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277~278페이지 中

-----


너무 당연하지만, 그래서 더 공감되는 내용이다. 실제 나 역시 스트레스로 가득 찬 상황에서는 친절과 연민이 잘 생기지 않는다.


보통 팔은 안으로 굽기 마련이라, 특정 집단이나 가족, 가까운 관계를 가진 사람에게는 더 친절과 연민을 베풀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 심리를 역으로 활용하면, 나는 오히려 친절하고 연민을 잘 베푸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내 마음을 챙기고, 고통과 스트레스에서 멀어지도록 관리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

마무리

=====


이 책을 읽을 때, 불교 교리를 따른다는 생각으로 들여다보기 보다, 불교의 사상을 바탕으로 하되, 일상생활 속에서 감정과 마음을 다스리고 평온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는 생각으로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살다 보면 나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고통과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때론 이것이 폭발적으로 몰려 나도 나를 어떻게 할 수 없을 만큼 큰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다.


그럴 때를 대비해 평소에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는 명상법과 마음 챙김 방법들을 알아두면 어떨까.


나쁜 감정들이 누적되지 않도록, 평소에 관리하며 나만의 팁을 많이 축적해두면 분명 내 마음과 감정만큼은 확실하게 컨트롤하며 살 수 있을 것이다.


앞서 경험해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마음이 평온한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그리고 그것을 지켜나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관찰하고, 자각하고, 인내하고, 받아들이고 내려놓는 과정들이 쉽지는 않겠지만 반복하다 보면, 분명 우리의 고통은 줄어들고 궁극적으로는 평화와 행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평온한 삶이 지속되다 보면 평소 우리가 보지 못했던 다른 것들을 보거나 할 수 있는 여유도 분명 생길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