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는 집으로 간다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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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 선택한 나태주의 시! 이번 시집의 키워드는 '오늘'과 '나'와 '집'이었다. 겨울에 잘 어울리는 느낌의 시여서인지, 아니면 공감 가는 느낌의 시가 많아서인지 푹 빠져서 그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과거에는 '시'라고 하면 숨겨진 의미 파악을 하거나 시인만의 표현력을 따라잡느라 어렵게 느껴졌는데, 최근에 출간되는 시들은 쉽게 쉽게 다가와서 더 자주 읽게 되는 것 같다.


만약 아직 시와 친하지 않다면, 이 책을 시작으로 시와 친해져보는 시간을 가져봐도 좋겠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시집에는 저자만의 감성과 삶을 되돌아보는 시선들이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마치 앨범을 들여다보며 추억을 떠올리듯 선연하게 다가온다.


덕분에 나의 삶, 우리 사회, 올 한 해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다. 특히 연말과도 잘 어울리는 시들이 많아 지금 딱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때때로 사랑이나 이상에 대한 내용만 다루는 시들을 만날 때면 뭔가 좀 공허하거나 겉도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 나태주 시인의 시에서는 삶과 세월이 묻어나 오히려 더 정겹게 다가오는 듯하다.


따뜻한 이불 속에서 귤 까먹으며 오늘 시집 한편 읽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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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을 읽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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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023년이 개인적으로 힘든 한 해였다는 나태주 시인. 스스로 짚어봐도 우울증 증상이 분명했다고 전한다. 하는 수없이 가볍게 우울증 약을 먹으며 두문불출 지내기로 한다. 젊은이들 말로라면 번아웃이 된 것이다.


그토록 허방지방 어지럽던 시기에 쓰인 글들이 모여 이 시집 <오늘도 나는 집으로 간다>가 되었다. 키워드는 '오늘'과 '나'와 '집'. 사람이 살아가는 데 그 세 가지가 가장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누구나 힘든 하루, 집으로 돌아가는 것 자체가 위로와 기쁨이 아니겠나라고 전한다.


이 시집은 나태주 시인의 52번째 시집으로 새롭게 써 내려간 178편의 작품이 실려있다. 저자는 이 시집에 대해 감사란 말을 넘어서는 감사가 담긴 시집이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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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게 다가왔던 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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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안녕, 오늘아



나 지금 집으로 돌아간다

고달픈 하루, 일과를 접고

무거운 팔과 다리 데리고 집으로 간다

집에 가면 낯익은 얼굴 주름진 얼굴

나를 반겨주겠지

(...)

오래된 얼굴이 기다리는 집

어둑한 불빛이 반겨주는 집


편안한 불빛 속으로 나 돌아간다

안녕 안녕, 오늘아.

18~1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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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떠올리면 드는 생각들이 압축적으로 잘 담겨있는 시라는 느낌이 든다.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가는 길이 서글프지 않은 이유는 돌아갈 집이 있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고달픈 하루를 보내고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가는 길이 다소 피로하게 느껴지기는 해도 집에 간다는 생각만으로도 안도감, 쉼, 편안함 등이 느껴져 다시금 집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게 된 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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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 식물



잘 자라지 않는다

쉽게 시든다


거름 부족이거나

햇빛 부족이 아니라

물 과잉이 원인이다


오늘날 우리들 삶이 그렇다

3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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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심장하게 다가왔던 시다. 여러 부분에 이 시의 내용을 접목해 볼 수 있는데, 실제 식물을 비롯해 사람에게도 적용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식물을 키워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어떤 것이 부족해서 죽기보다 오히려 과잉 관심으로 인해 자주 주는 물이 식물이 죽는 원인이라는 것을.


사람도 마찬가지 아닐까? 사랑이라 앞세워 말하는 언행이 사실은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이제는 깨달아야 할 시점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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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회고



잘 사는 인생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자기가 살고 싶은 대로 사는 인생

하지만 세상에 공짜란 없는 법

제멋대로 아무렇게나 되는 것은 없는 것

무언가 소중한 것을 포기하고 내려놓을 때만 가능하다

(...)

남 앞에서 떵떵거리며 잘난 체하기 같은 것들도 포기해야 했다.

그런 다음에야 내가 갖고 싶은 것들을 가질 수 있었다.

(...)

어렵게 얻은 자발적 고독

그렇게 사는 것만이 정말로 내가 잘 사는 인생이었다.

130~13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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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고자 한다면 무언가는 내려놓고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 저자 역시 남 앞에서 떵떵거리거나 잘난 체하기 같은 것들을 포기한 뒤에야 비로소 자신이 갖고 싶은 것들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런 과정을 겪고 난 뒤 비로소 어렵게 얻은 자발적 고독이기에 아마도 저자 스스로 누구보다 소중하고 귀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삶의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다. 진짜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고 싶다면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취해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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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감는 시간



아들아

소리 내어 울지 마라

울 힘이 있거든

그 힘으로 용서하라

그리고 너 자신 편안해져라

그것이 비로소 평화이고

사랑이고

인생의 완성이란다

17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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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의 제목 '눈 감는 시간'을 나는 '죽음'으로 보았다. 죽음을 목전에 둔 아버지가 아들에게 전하는 일종의 당부처럼 느껴졌는데, 짠함과 동시에 애잔함, 깊은 사랑의 감정이 동시에 느껴졌다.


실제로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에게 하는 인사 중에 용서하고 편안하게 가라는 인사말을 건네는 경우가 있는데, 이 시에서는 오히려 아버지가 남겨진 아들을 다독이며 마음 편하게 살라는 안부를 건네고 있어 더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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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지 못한다



어머니

어머니 전화번호

어머니 세상 뜨신 지 4년째

내 핸드폰에서 지우지 못한 번호

010-9450-1086


문득 전화 한번 걸어보고 싶어

전화기 누르려다가 멈칫


정말로 어머니가 받으시면 어쩌나?

아니, 다른 사람 목소리가 대신

전화받으면 뭐라고 말하나?


전화기 내려놓고

전화번호 지울까 말까

이번에도 차마 지우지 못한다.

18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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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를 읽으며 나 역시 지우지 못한 번호 하나를 새삼 다시 꺼내보았다. 문득 생각나 문자라도 보내볼까 하다가 멈칫 거리며 보내지 못하고 접어두던 세월. 시간이 많이 흘러 이제 그만 전화번호를 지우자 마음먹다가도, 차마 지우지 못하고 저장되어 있는 번호.


그런 숨겨둔 내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던 시를 읽으며, 그때의 나를 다시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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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



점점 봄과 가을이 빨리

지나간다

머리를 잠깐 보였는가 하면

이내 꼬리를 보인다

아 그래서 옛 어른들도

당신들 나이를 봄과 가을

춘추라 불렀던 것일까

봄과 가을은 빨리 지나간다

그처럼 너희의 날들도

빨리 지나가리라.

23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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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가 문득 깨달음을 얻었던 시다. 점점 더 짧아지고 있는 봄과 가을. 붙잡으려 해봐도 붙잡을 수 없는 춘추.


나이를 먹어갈수록 더 빨라지는 세월. 맞다, 그래서 어른들 나이를 춘추라고 이야기했나 보다.


이 시집 곳곳에는 시인이 자신 또한 살 날이 많이 남지 않았음을 이야기하는 부분들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어쩌면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문득 '나이'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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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일



사람이 아는 길만

길이 아니고

눈에 보이는 길만

길이 아니라

더 좋은 길은

숨어 있는 길

사람이 모르는 길

그 길을 짐작으로라도

조금씩 알게 될 때

그 사람은 이미 늙은 사람이 되지만

그때라도 그 길을

알게 됨은 고마운 일이다.

26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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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는 길로만 다니고 아는 길이 정답이라 생각하고 앞만 보고 걸어간다. 하지만 한참 시간이 흐르고 늙은 사람이 되었을 때 문득 모르던 숨은 길을 발견하게 되는 때가 있다.


보이는 길만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관심을 두지 않아서, 숨어 있어서 몰랐던 것이다. 이제라도 알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이고 고마운지.


더 나이 들기 전에, 때로는 멈춰 서서 모르던 길, 안 가본 길을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벌써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는 나태주 시인.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보며 주며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어 주고 있다.


이 시집은 유난히 힘든 나날을 겪고 난 후 새로 쓰인 시가 많아선지, 인간 나태주에 대한 내용들이 유독 많이 담겨있는 듯하다.


그의 삶, 생각들을 살펴보며, 내 삶 속에 깊숙이 감춰둔 감정도 꺼내보고, 또 미래의 내 모습도 떠올려본다.


그러면서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본다. 모난 곳 없이 달콤한 과실을 얻기 위해서는 오늘의 나를 더 잘 보살펴야겠다고. 매번 알던 길만 가기보다 새로운 길도 가보고, 과한 것은 덜어내어 부족한 부분에 채워줌으로써 균형을 맞춰주고, 몸이 편한 것보다 마음이 편한 것에 더 중점을 두어보자고 말이다.


그러면 언젠가 다시 멈춰서 삶을 돌아 보았을 때 후회로 남는 일들보다 고마움과 행복감으로 남는 일들이 더 많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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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리셋 - 모든 성공은 좋은 기분에서 시작된다
알리 압달 지음, 김고명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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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은 생산성을 발휘하기 위한 방법"



처음에 이 책의 제목을 보고 기분을 리셋할 수 있는 뭔가 획기적인 방법이 담겨있을 것 같은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었다. 그런데 막상 속을 열어보니,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내용이 담겨있었다.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내 삶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한 긍정적인 생산성의 방법들'을 감정과 연관 지어 설명하고 있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다루고 있는 방법들은 여타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성공에 있어 좋은 기분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금 더 강조하며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 조금 다른 점이라면 다른 점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구조를 살펴보면, 저자가 정한 3가지 꼭지에 또다시 하위 개념의 소주제를 펼치는 방식으로 전개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또다시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실험'을 여섯 개씩 소개하는 형태로 담고 있다.


그런데 하위개념으로 계속 펼치는 방식으로 전개하다 보니, 읽을수록 점차 처음에 이야기하고자 했던 원주제에서 좀 멀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모든 성공은 좋은 기분에서 시작된다는 포인트에서 떨어져 나와 개별적인 소주제에 발을 담갔다가 다시 빠져나와 원주제를 찾아가려 애쓰는 양상으로 읽다 보니, 먼 길을 돌아온 느낌이다.


사실 하나하나 정리해 보면 별 내용이 아닌데, 굳이 이렇게 멀리 돌아올 필요가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시간이 더 많이 있었다면 2차, 3차 추리고 추려 더 핵심 요약본으로 정리할 수 있었겠지만, 시간 관계상 그렇게까지 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군더더기는 한차례 걸러내고 최대한 원주제에 맞게 한 덩어리로 뭉칠 수 있도록 정리해 보려 노력했다. 다만, 저자가 쓴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했기에 다소 애매모호하다 느끼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총 3부 9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성공적인 삶을 위해 스스로 생산성을 증진할 수 있는 도구들을 확보하는 방법들을 전한다. 그리고 이 방법에서 저자가 특히 강조하는 부분은 억지스럽기보다 즐겁고 좋은 기분으로 도구들을 활용했을 때 더 놀라운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는 자신에게 맞는 기분 좋은 생산성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행동 지침들이 소개된다. 사람마다 성공과 행복에 도달하는 방법이 다르기에, 직접 시도해 보고 선택적으로 차용해서 사용하면 된다.


이 책을 활용하는 방법을 살펴보면, 저자가 나눈 세 꼭지를 기준으로 나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우선 하나 선정한다. 그리고 소개된 여러 방법 중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직접 시도해 보는 것이다.


맞지 않으면 탈락시키고, 맞는 방법은 계속 발전시켜나가며 꾸준히 삶에 적용하고 응용해 나가다 보면 기분 좋게 삶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는 이론이다. 이 방법들을 저자는 '도구들'이라고 표현하며, 긍정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러 대안을 제시한다.


앞서 여러 자기 계발서를 읽어본 경험이 있다면, 이 책의 저자가 언급하는 내용들은 그리 낯설지 않을 것이다. 표현상의 어휘만 다를 뿐 실천방식이나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은 비슷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실천으로, 이 책을 계기로 다시 한번 동기부여를 가짐과 동시에 나에게 맞는 도구를 찾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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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알리 압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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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사업가, 세계 최다 팔로워를 보유한 생산성 전문가. 영국 케임브리지 의대를 다니며 사업을 시작했고, 학업과 사업을 모두 잡느라 고군분투하다 생산성의 과학에 빠져들었다.


2021년에 병원을 휴직한 뒤 생산성을 높이고 살맛 나는 삶을 살기 위한 과학적 원리와 기법을 전파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기분 리셋>은 그의 첫 번째 책이다.


저자는 본업(의사)와 부업(유튜버이자 생산성 전문가)을 병행하며 생산성을 향상하기 위해 애써온 결과 마침내 새로운 비결을 찾아냈다. 뭐든 기분 좋게 할 수 있다면 생산성은 저절로 좋아진다.


이 책에서 그는 우리가 기분 좋은 생산성의 과학적 원리를 활용하면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보여준다. 기분 좋은 생산성으로 나아가기 위해 마인드셋을 전환하고 간단하면서도 다양한 행동 지침을 따라 하다 보면 어느새 더 많은 것을 성취하고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이 책을 쓴 이유는 철학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다시 말해 독자가 생산성을 보는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고 직접 삶에 적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각 장에 과학적으로 검증된 간단한 아이디어를 세 개씩 실어 생산성에 대해 다시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실험'을 여섯 개씩 소개한다.


이 책을 끝까지 읽은 후에는 기분 좋은 생산성을 일, 관계, 삶에 적용하기 위한 도구들이 확보될 것이다.


기분 좋은 생산성은 버거운 일을 흥미로운 도전으로 바꾼다. 주변 사람들과 더 깊이 결속되게 한다. 매일 하는 일에서 의미 있는 상호 작용을 일으킨다.


무엇이 자신을 기분 좋게 만드는지 알고 활용할 때 달라지는 것은 일뿐만이 아니다. 인생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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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충전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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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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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을 창조해라

놀이는 우리의 첫 번째 에너지원이다. 인생은 스트레스다. 놀이는 인생에 재미를 불어넣는다. 우리 삶에 놀이 정신을 접목하면 더 기분이 좋아지고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


◎모험을 복원하는 첫 번째 방법: 일상에 모험을 집어넣어라.


>>How?

적절한 수단만 있으면 어릴 때 쇼핑몰을 내달리고 나뭇가지에 매달릴 때 느꼈던 흥분감을 회복할 수 있다. 그 출발점은 캐릭터 선택이다.


실험을 통해 대부분의 사람이 한두 가지 유형의 캐릭터로 노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①수집가는 모으고 정리하기를 좋아해서 희귀 식물 찾기, 기록실 뒤지기, 벼룩시장 탐방 같은 활동을 즐긴다.


②경쟁자는 게임과 스포츠를 즐기고 최선을 다해서 승리하는 것을 좋아한다.


③탐험가는 하이킹, 장거리 자동차 여행 같은 모험을 통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몰랐던 장소와 사물을 찾는 것을 좋아한다.


④창작자는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매일 몇 시간씩 그림 그리기, 작곡, 원예 등에 몰두할 수 있다.


⑤이야기꾼은 풍부한 상상력으로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ㅁ나들어준다. 글쓰기, 춤, 연극, 롤플레잉 게임 같은 활동에 매력을 느낀다.


⑥장난꾸러기는 남들을 웃기고 싶어서 스탠드 업 코미디나 즉흥 코미디를 하거나 장난을 많이 친다.


⑦연출자는 계획하고 준비하고 통솔하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공연 감독, 경영자, 정치나 사회 운동가 같은 역할과 활동에 잘 맞는다.


⑧운동 능력자는 곡예, 체조, 프리 러닝 같은 신체 활동을 좋아한다.


위에 언급한 캐릭터 중에서 자신과 가장 비슷한 캐릭터를 고른 후 그 캐릭터가 됐다고 생각하며 일해보자.


자신의 놀이 인격을 선택하고 탐색하면 어린 시절을 지배했던 모험을 되살릴 수 있다.


◎모험을 복원하는 두번째 방법: 호기심을 살려라. 호기심이 있으면 삶이 더 재미있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집중력도 더 오래 유지된다.


>>How?

한 가지 방법은 저자의 방식으로 표현하자면 '사이드 퀘스트'를 찾는 것이다.


일상에 사이드 퀘스트를 추가하면 호기심, 탐험, 놀이의 여지가 생겨서 놀랍고도 예상외인 뭔가를 발견할 수 있다.



■재미를 찾아라

어떤 일에서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서는 뇌에서 대뇌 피질로 대표되는 가장 고차원적이고 복잡한 부위만 중요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즐거움은 우리 신경계에서 더 원시적이고 기초적인 부위와도 관련이 깊다.


그러니까 놀이의 혁명적 효과를 발현하는 두 번째 단계는 어디에 가든 재미를 찾는 것이다.


◎재미를 찾는 첫번째 방법: 스스로에게 '만일 이게 재미있는 일이라면 어떤 식일까?'라는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다.

만약에 지금 하기 싫은 일이 있다면 '만일 이게 재미있는 일이라면 어떤 식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봄으로써 조금 더 재미있게 만들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재미를 찾는 두번째 방법: 결과가 아닌 과정을 즐기는 것이다.

모든 일에서 재미를 찾는 방법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결과가 아닌 과정에서 오는 즐거움에 집중하는 것이다.



■부담을 덜어내라

수많은 연구를 통해 스트레스를 받으면 놀이를 할 확률이 낮아진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그럴 때에는 창의성, 생산성, 안녕감도 같이 저하되는 경향이 있다.


여기서 우리가 살펴볼 놀이의 마지막 구성 요소를 알 수 있다. 잘 놀려면 모험과 재미만 찾아서는 안 된다. 부담이 적고 마음이 놓이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실패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


◎부담을 덜어내는 첫번째 방법: 실패를 보는 관점을 바꿔라.

만약에 우리가 살면서 실패할 때마다 실점하는 게 아니라 득점한다면 어떨지 생각해 보자. 우리가 조금 삐끗했을 때 사람들이 비난하지 않고 응원한다면 어떻게 될까? 어떤 일을 할 때 그게 실험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래서 실패도 성공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우리의 태도가 어떻게 달라질지 상상해 보자.


그러면 인생이라는 게임이 조금 다르게 보이지 않을까? 갑자기 부담이 줄어든다. 갑자기 놀이를 할 수 있는 여유가 조금 늘어난다.


실패는 결코 실패에 불과하지 않다. 실패는 새로운 시도를 위한 초대장이다.


◎부담을 덜어내는 두번째 방법: 진지 말고 진심으로 대하라.

실패를 데이터 포인트로 보기 시작하면 놀이 감각으로 사는 데 방해가 되는 스트레스를 한결 쉽게 해소할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일이 너무 힘들면 이렇게 생각해 보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조금 덜 진지해지고 조금 더 진심으로 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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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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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성공 비법을 살펴보면, 사업 초기 리드 헤이스팅스가 패티 매코드를 최고 인사책임자로 기용한 점을 꼽을 수 있다. 매코드는 자유와 책임을 중시하는 원칙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힘'이라고 말했다.


매코드가 말하는 힘은 내 일에 내 손에 달렸고, 내 삶이 내 손에 달렸고, 내 미래가 오로지 내 손에 달렸다는 감각, 곧 자기 내면에서 느끼는 힘이다. 그 힘은 남에게 휘두르는 게 아니라 스스로 느끼는 것이고 옥상에서 "나는 할 수 있다!"라고 외치고 싶게 하는 에너지다.


힘은 우리의 두 번째 에너지원으로서 좋은 기분과 생산성의 필수 요소다. 더군다나 다른 사람에게서 뺏지 않고 스스로 만들 수 있다.



■자신감을 향상해라

우리는 어떤 일을 완수할 능력이 있다고 자신하면 그 일을 할 때 기분이 좋아져서 더 잘하게 된다.


자기 효능감은 그런 느낌, 즉 자신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믿음의 강도를 가리키는 말로 그가 만든 용어다.


조금 단순하게 말하자면 자기 효능감은 자신감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다. 그리고 자기 효능감을 키우는 것이 바로 자신의 힘을 강하게 느끼기 위한 첫 번째 방법이다.


◎자신감을 향상시키기 위한 첫번째 방법: 나만의 자신감 스위치 만들어 보기

자기 효능감은 놀랍게도 외부의 영향을 잘 받는다. 또 연구를 통해 자기 효능감은 쉽게 교육된다는 의외의 사실을 발견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자신감은 타고나지 않고 학습된다는 것이다.


앞선 연구진은 자기 효능감을 크게 향상하는 방법을 몇 가지 찾았는데 그중 하나가 언어적 설득이다. 어떤 말을 많이 하면 그대로 믿게 되는 게 자기 효능감에 관한 단순한 진실이라고 말하곤 했다.


"넌 할 수 있어!"나 "거의 다 왔어!"와 같이 짧지만 긍정적인 개입을 들으면 자신감이 부쩍 강해질 수 있다. 이는 타인을 비롯해 자기 자신에게 하는 응원 역시 효과가 있다.


◎자신감을 향상시키기 위한 두번째 방법: 사회적 본보기 기법을 통해 대리 숙달 경험하기

대리 숙달 경험이란 자신이 할 일과 비슷한 일을 타인이 수행하는 것을 보거나 듣는 경험을 뜻하는데, 타인의 사례를 보면 자신감이 커진다.


저자가 즐겨 쓰는 방법은 롤 모델들이 만든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다. 책이나 팟캐스트, 동영상으로 내가 강한 힘을 느끼고 싶은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할 때 자신감이 대폭 향상되는 것을 느낀다.


당신과 똑같은 난관을 헤쳐 나가는 사람을 찾아서 같이 시간을 보내자 혹은 그런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방법을 찾아보자. 대리 성공에 몰입하면 마음속에 강력한 믿음이 생긴다. 그들이 했다면 당신도 할 수 있다.



■능력을 레벨 업 해라

앨버트 밴듀라는 학습 경험을 지칭하기 위해 '직접 숙달 경험'이라는 근사한 용어를 만들어 냈는데, 밴듀라에 따르면 직접 숙달 경험은 행동에 의한 학습 과정을 가리킨다.


행동에 의한 학습은 인간 심리에서 가장 강력한 기제에 속한다. 그리고 우리가 자신의 힘을 강하게 느끼기 위해 필요한 두 번째 핵심 전략이다.


그 이유는 어떤 일을 많이 할수록 통제감이 커지기 때문인데, 배우면 능력이 레벨 업 된다. 그러면 자신감이 커진다. 그리고 내면에서 더 강한 힘을 느낀다.


◎능력을 레벨 업 하는 첫번째 방법: 초심자의 생각을 우리 삶에 접목하기

'초심'은 초보자의 마음을 말한다. 초심은 모든 일과 상황에 초보자와 같이 호기심 많고 개방적이며 겸손하게 임하는 태도를 뜻한다.


초보자의 시각을 우리 삶에 접목하는 방법은 간단한 사실을 자각하는 데에서 시작한다.


자신이 모든 것을 안다는 생각, 혹은 모든 것을 알아야만 한다는 생각을 버리면 오히려 더 강한 힘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초심이 있을 때 우리는 더 강한 호기심, 겸손, 회복 탄력성으로 난관에 대응하고, 그것이 학습에 도움이 된다.


◎능력을 레벨 업 하는 두번째 방법: 프로테제 효과를 이용하기

남을 가르쳐야 하는 학생들이 내용을 더 잘 이해하는 현상을 '프로테제 효과'라고 부른다. 이런 현상 때문에 맏이가 평균적으로 IQ가 더 높고 학교 성적도 더 좋다고 학자들은 주장한다.


철학자 세네카는 '가르치는 사람은 배운다'라고 말했는데, 프로테제 효과의 위력을 알면 어떤 위치에서든 '선생' 역할을 맡기가 훨씬 쉬워진다.


이때 주의할 점은 권위자가 될 필요는 없다. 안내인의 역할이면 충분하다는 점은 명심하자.



■일의 주인이 돼라

자기 결정 이론에 따르면 내적 동기가 외적 동기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 오래 지속되는 동기는 내면에서 나온다.


데시와 라이언은 내적 동기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것도 증명했는데, 그들은 내적 동기를 증진하는 몇 가지 요인을 규명했고, 그 핵심은 '자율성'이었다. 다른 말로 주인의식이다.


◎주인의식을 갖기 위한 첫번째 방법: 과정의 주인이 돼라

상황의 주인이 되지 못한다면 과정의 주인이 되면 된다.


어떤 일의 결과가 타인의 손에 달렸을 때에도 웬만하면 우리가 그 과정의 주인이 되는 방법은 존재한다는 것이다.


◎주인의식을 갖기 위한 두번째 방법: 마음가짐의 주인이 돼라

'해야 한다'라는 말은 강압적인 어감으로 스스로 무력감을 느끼게 한다. '선택한다'라는 말은 자율성을 강조해 힘을 느끼게 한다.


어떤 일을 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면 다시 생각해 보자. 어떤 선택으로 그 순간에 이르게 됐는가? 그리고 '해야 한다'를 '선택한다'로 바꿀 방법이 있는가? 만약에 정말로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일을 하고 있다면 그 일을 처리하는 방식과 관련해 무엇을 선택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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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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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찾아라

시니어스는 현장을 뜻하는 'scene'과 천재를 뜻하는 'genius'를 조합한 말로 공동체의 구성원이 상호 작용을 통해 더 우수한 능력을 발휘하는 현상을 뜻한다.


◎다른 사람에게 에너지를 얻기 위한 첫번째 방법: 동지 의식

일상에서 시니어스를 의식할 수 있는 방법은 작은 변화에서 출발한다. 협동을 재정의하는 것이다. 행위보다 인식에 더 무게를 두는 관점을 말한다.


우리가 어떤 작업을 혼자 하더라도 자신을 팀의 일원으로 인식하는 방법은 놀라운 만큼 쉬운데, 바로 옆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같은 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에너지를 얻기 위한 두번째 방법: 동시성을 찾아라

사람은 동시성을 느끼면 타인을 돕고 싶어진다. 그리고 자기 자신도 돕고 싶어진다.


서로 다른 일을 하고 있다 해도 동시에 일하면 집중력이 대폭 향상되고 기분도 더 좋아진다.



■조력자의 쾌감을 느껴라

조력자의 쾌감은 성장과 사회 변화를 위한, 그리고 기분 좋은 생산성을 위한, 강력한 도구였다. 여기서 우리가 타인 덕분에 기분이 좋아져서 중요한 일을 더 많이 하기 위한 두 번째 방법을 알 수 있다.


◎조력자의 쾌감을 얻기 위한 첫번째 방법: 임의의 친절 행위를 하라

임의의 친절 행위가 우리의 일상에 조력자의 쾌감을 접목하는 첫번째 방법이다. 잠깐 하던 일을 머추고 임의의 타인에게 도움을 주면 엔도르핀이 분비되어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다.


예컨대, 동료에게 커피나 차를 타주거나 친구에게 감사의 카드를 쓰거나 낯선 사람에게 순서를 양보하는 것과 같은 아주 사소한 행동을 통해 친절을 베푸는 행위를 하면 그 효과는 결코 사소하지 않을 것이다.


◎조력자의 쾌감을 얻기 위한 두번째 방법: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해라

'벤저민 프랭클린 효과'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그 사람이 우리를 더 좋게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우리가 남을 돕는 행위의 효과를 뒤집은 격이다. 우리가 남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그 사람도 기분이 좋아진다.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해서 그 사람과 거리감을 줄이는 요령>


*첫째, 부탁을 망설이는 마음을 극복해야 한다.


*둘째, 올바른 방식으로 요청해야 한다. 무엇보다 되도록 직접 대면으로 부탁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올바른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 "이런 거 부탁해서 정말 죄송한데요."처럼 부정적인 말은 삼가고 " 이번에 도와주면 다음번에 저도 도와드릴게요"처럼 거래를 암시하는 말도 금물이다.


당신이 높게 평가하는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면 상대방은 진심으로 자신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생각해 더욱 기꺼이 요청에 응할 것이다.


마지막 부분이 핵심이다. 적절한 언어로 도움을 요청하면 도움을 받는 사람만큼 도움을 주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진다. 벤저민 프랭클린 효과를 이용하고 싶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도움을 요청하되 절대로 대가를 암시하는 말은 쓰지 말아야 한다.



■넘치도록 소통해라

우리는 충분히 소통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충분치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가 공유한 정보를 다른 사람은 다르게 해석할 수 있고 애초에 서로 처한 상황이나 이해도가 달라서 오해가 생길 수 있다.


과잉 소통은 의도적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최소한의 분량보다 많은 분량으로 소통해서 결과적으로 정확한 분량의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뜻한다.


◎과잉 소통을 위한 첫번째 방법: 좋은 것을 과잉 소통해라

좋은 것을 과잉 소통하는 첫번째 방법은 긍정적인 소식을 전하고 긍정적인 소식에 활기차게 반응하는 것이다.


좋은 소식이 있다면 무조건 최대한 긍정적이고 활기찬 태도로 과잉 소통하자. 과잉 소통은 상대방에게만 기운을 불어넣지 않는다. 스스로에게도 기운을 불어넣는다.


◎과잉 소통을 위한 두번째 방법: 별로 좋지 않은 것도 과잉 소통해라

대신 이때 '솔직' 대신 '진솔'이라는 표현을 택하자. 솔직하다는 것은 자신이 진실을 안다는 의미다. 보통은 도덕적 우월감이 내포돼 있어 거부감을 살 수 있다. 하지만 '진솔'이라는 표현은 "내 생각은 이래. 내 말을 듣거나 나를 도와줄래? 같이 해보자"라는 말이 더 가깝기에 거부감이 덜할 수 있다.


진솔한 피드백 문화를 위한 첫번째 단계는 비난조가 아니고 객관적인 말로 자신의 견해를 전달하는 것이다.


두번째 단계는 잘못된 행위가 초래한 가시적 결과에 초점을 맞추자. 객관적으로 당신이 목격한 결과만 강조하면 된다.


세번째 단계로, 문제가 아닌 해법에 초점을 맞추자.


이상의 간단한 3단계를 이용하면 불쾌한 소식을 과잉 소통하기가 조금 더 쉬워진다. 여기서 보듯 나쁜 소식을 전하더라도 좋은 분위기를 조성하고 기분을 좋게 만들 수 있다. 여기에 거짓말은 낄 자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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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제거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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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명확성을 추구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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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는 습관에 맞서는 유서 깊은 싸움에서 정말로 효과적인 무기는 바로 '제거 해법'이다. 제거 해법은 애초에 왜 그 일을 불편하게 여기는지 알아차리고 정면으로 문제에 대응하라고 말한다.



■불확실성의 안개

기분 좋은 생산성을 막는 첫 번째 장애물은 안개에 휩싸여서 어쩔 줄 모르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불확실성의 안개라고 부른다.


불확실성에 대한 인내력이 약한 사람은 불확실한 상황을 위협적으로 여기고 불안감을 느껴서 할 일을 미루는 경향이 있다. 특히 그 일에 조금이라도 모호한 구석이 있다면 더욱 그렇다.


몇 가지 적절한 질문을 던지면 불확실성의 안개를 걷어낼 수 있다.


1)‘왜?’를 물어라

불확실성이 미루기로 이어지는 주원인은 우리의 최상위 목적이 모호해지기 때문이다. 자신이 어떤 일을 왜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면 그 일을 실행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5단계의 '왜'를 반복해서 물으면 우리가 정말로 집중해야 할 것을 알고 매진하게 된다. 그러면 긴급하지만 무의미한 작업이 덜 중요하게 느껴진다. 가장 큰 목적, 커다란 '왜'가 확실히 부각된다.



2)‘무엇?’을 물어라

정확히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불확실하다면 시작할 엄두도 내지 못하게 막는 장벽이 생길 수 있다. 시작도 하기 전에 에너지가 고갈돼 탈진한 기분이 든다.


그 해법은 추상적인 목적을 구체적인 목표와 행동으로 바꾸면 된다. '왜?'에서 '무엇'으로 넘어가야 한다.


◎'무엇'을 묻는 첫번째 방법: 나이스 한 목표

저자가 선호하는 방법은 외적 결과나 목표점을 고집하지 않고 기분 좋은 여정을 강조한다. 그 토대는 저자가 규정한 나이스(NICE) 한 목표다.


*단기(Near-term): 단기 목표를 세우면 우리의 여정에서 당장 필요한 단계에 집중하게 된다. 보통 일간 목표나 주간 목표가 가장 효과적이다.


*투입기반(Input-based): 투입 기반 목표는 멀고 추사적인 최종 목표가 아니라 과정을 강조한다. 투입 기반 목표는 '매일 10분씩 걷기', '매일 아침 소설 100단어씩 쓰기'처럼 지금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한다.


*통제가능(Controllable): 우리는 자신의 통제 아래에 있는 목표에 집중하기를 원한다. 더 통제 가능한 목표(예를 들면 매일 20분씩 쓰기)를 설정하는 편이 훨씬 더 현실적이다.


*에너지(Energising): 우리가 귀찮고 번거로운 일을 포함해 어떤 일을 수행할 때 더 큰 에너지를 발휘하기 위한 원칙과 전략을 이미 많이 알아봤다.


◎'무엇'을 묻는 두번째 방법: 수정 구슬 기법

머릿속으로 발생 가능성이 있는 문제를 생각해 보기만 해도 현실에서 그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급격히 낮아진다. 저자는 이를 수정 구슬 기법이라 말한다.



3)‘언제?’를 물어라

불확실성의 안개를 걷어내기 위한 마지막 단계는 시간 관리다.


◎'언제?'를 묻는 첫번째 방법: 실행 의도

어떤 일을 언제 할 거라고 미리 정하면 실제로 그렇게 할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실행 의도를 형성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X 하면 Y 하겠다'라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다.


ex)식당에 갈 때 사과를 먹겠다


그 효과는 탁월하다. 더는 언제 할지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냥 하게 된다.


◎'언제?'를 묻는 두번째 방법: 시간 블록화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한 시간을 훨씬 직관적으로 확보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시간 블록화다. 시간 블록화는 쉽게 말해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일정표에 적기'라는 뜻이다.


시간 블록화는 시간의 예산을 세우는 것과 같다. 소득을 월세, 식비, 문화생활, 저축 등 범주에 배정하듯이 24시간을 여러 활동에 배정한다. 예산을 세우면 경제적으로 자유로워지듯 시간을 블록화하면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당장 시간 블록화를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3단계 기법을 만들었는데 다음과 같다.


*1단계는 지금까지 기피했던 일을 하기 위한 시간을 배정하는 것이다.


*2단계는 하루를 블록화하는 것이다.


*3단계는 '이상적인 일주일'을 블록화하는 것이다.


그런 체계가 생기면 그만큼 불확실성의 안개가 걷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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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용기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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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이유는 재능이나 영감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주범은 두려움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용기를 찾는 것이다. 두려움을 직시하고, 인정하고, 지나가야 한다.



■두려움의 실체를 알아라

두려움의 실체를 아는 것이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두려움의 실체를 알기 위한 첫번째 방법: 감정 이름표 붙이기

두려움의 실체를 포착하는 탁월한 방법으로 '감정에 이름표 붙이기' 방법을 활용해 보자. 이는 쉽게 말해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언어로 표현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인지하고 이해하는 기법이다.


그 효과는 두 가지다. 첫째, 자기 인식이 향상된다. 둘째, 반추가 감소한다. 그러면 해야 할 일을 미루게 만드는 반복적 생각에서 벗어난다.


◎두려움의 실체를 알기 위한 두번째 방법: 정체성 이름표 붙이기

베터는 우리가 자신에게 부여하는 이름표가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증명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발견에 '낙인 이론'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부정적인 이름표가 두려움을 키운다면 긍정적인 이름표는 두려움을 극복하게 한다.


자꾸 할 일을 미룰 때 자신이 붙인 이름표를 확인해 보고 반대로 긍정적으로 정체성을 규정하려면 어떤 이름표를 쓰면 좋을지 고민해 보자. 사소한 변화인 것 같아도 그렇지 않다. 이름표는 우리가 자신을 바르게 인식하도록 돕는다. 보통은 이름표를 바꾸면 행동도 바뀐다.



■두려움을 완화해라


◎두려움을 완화하기 위한 첫번째 방법: 10/10/10 법칙

두려움의 위력을 줄이는 첫 번째 방법은 관점을 바꾸는 것이다.


이 과정을 전문 용어로 '인지적 재평가'라고 한다. 상황을 재해석해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이다. 인지적 재평가의 취지는 어떤 사건이나 생각, 감정을 보는 관점을 바꿔서 더 긍정적인 정서 반응을 경험하는 것이다.


간단히 인지적 재평가를 하려면 어떤 것이 지금은 너무나 부정적으로 느껴지더라도 십중팔구 미래에는 중요하지 않으리란 사실을 기억하면 된다. 이때는 다음의 세 가지 질문을 생각해 보자. 저자는 이를 10/10/10 법칙이라고 부른다.


이게 10분 후에도 중요할까?

이게 10주 후에도 중요할까?

이게 10년 후에도 중요할까?


10/10/10 법칙을 쓰면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는 문제의 진짜 중요도를 알 수 있다. 보통은 지금 걱정하는 실패가 평생 자신을 규정하진 않을 것이고, 지금 느끼는 두려움이 평생 그렇게 중요하진 않을 것임을 알게 된다.


◎두려움을 완화하기 위한 두번째 방법: 자신감 방정식

은근히 성가신 자기 의심의 형태로 목표 달성을 방해하는 두려움도 존재한다. 내가 아직 부족한 것 같다는 두려움이다.


저자는 이른 자기 의심을 일종의 가사 상태로 본다. 자기 의심은 양립 불가능한 두 개의 신념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다. 그 결과는 마비다.


단지 미루기를 멈추고 싶을 뿐이라면 더 간단한 탈출법이 있을 수 있다. 기적적으로 자기 의심을 격파하려 하지 않고 그것을 그저 사소한 문제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잘 못할 것 같아도 일단 해보는 것이다. 일단 시작하고 완벽은 한참 후에나 생각해 볼 문제다.



■두려움을 극복해라

미루기를 가장 많이 유발하는 요인은 타인의 시선에 대한 두려움이다. 하지만 우리가 남들에게 들킬까 봐 겁내는 것, 즉 실수, 사소한 헛발질, 단점은 우리가 남들을 볼 때 웬만해서는 눈치채지 못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자기 자신을 볼 때에는 실제보다 훨씬 크고 중요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두려움의 힘에서 벗어나기 위한 마지막 방법이 필요하다.


그러자면 두려움에서 용기로 나아가야 한다. 그 시작은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 당신을 보는 관점을 바꾸는 것이다. 그 중요한 사람이란 바로 당신 자신이다.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첫번째 방법: 조명을 꺼라

남들이 내 행동을 주시하고 비판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조명 효과'라고 한다. 우리는 타인의 시선에 민감한데 그로 인해 항상 자신에게 조명이 비친다고 믿고 주변 모든 사람이 끊임없이 자신을 주목하고 자신의 행동을 분석해 인간으로서 가치를 평가한다고 착각하며 산다.


하지만 사실 모든 사람의 주 관심사는 자신이고 자신이 남들에게 어떻게 비칠지다. 그래서 우리에게 관심을 기울여봤자 잠깐이다.


따라서 조명 효과는 아무도 나에게 신경 안 쓴다는 사실만 기억해도 완화된다. 특히 두려움 때문에 뭔가를 못 하고 있을 때 그런 생각을 하면 큰 도움이 된다.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두번째 방법: 배트맨 효과

제2의 자아가 되는 변신법은 두려움을 극복하는 강력한 수단이 된다. 학계에서 붙인 재미있는 명칭도 있는데, 이름하여 '배트맨 효과'다.


우리는 대담하고 자신만만한 제2의 자아로 변신함으로써 평소에 자기 안에서 잘 느끼지 못했을 용기와 의지를 발현할 수 있다.


끝으로 주문이나 확언을 만들어두면 도움이 된다. 제2의 자아가 견지하는 마음가짐을 반영해 기운을 북돋는 문장을 짧게 만들어보자. 용기나 의지가 더 많이 필요할 때 그 문장을 외우자.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나는 자신 있다.

나는 대범하다.

나는 천하무적이다.


주문을 외우면 우리에게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힘이 있음을 자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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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시작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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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찰을 줄여라

변화를 통해 우리는 어떤 일을 시작하는데 요구되는 에너지를 대폭 줄일 수 있다.


◎마찰을 줄이는 첫번째 방법: 환경의 마찰을 줄여라

핵심은 자신이 시작하고 싶은 일이 가장 당연하고 기본적인 선택이 되도록 환경을 바꾸는 것이다. 반대로 하기 싫은 일은 더 어려운 선택이 되게 해야 한다.


환경을 바꾸면 바람직한 선택, 즉 정말로 하고 싶은 선택으로 행동의 저울이 기운다. 무심코 나쁜 선택을 할 확률이 줄어든다.



◎마찰을 줄이는 두번째 방법: 감정의 마찰을 줄여라.

당연한 말이지만 시작이 어려운 이유는 환경에만 있지 않다. 기분도 문제다. 그 장애물이란 저자가 사는 영국에서 속칭 CBA, 즉 '귀찮아 죽겠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CBA는 가장 흔한, 그리고 가장 심각하게 마비를 일으키는, 시작의 장애물이다. 하지만 쉽게 대처할 수 있다. 가장 현명하고 가장 유구한 생산성 증진법을 쓰면 된다. 바로 '5분 법칙'이다.


5분 법칙은 어떤 일에 딱 5분만 집중하게 하는 간단하지만 강력한 기법이다. 자신이 피하고 있는 일에 5분간 전적으로 집중한 후 5분이 지나면 계속할지 말지 정할 수 있다. 저자가 직접 해본 경험으로 5분 법칙은 의외로 효과적이라고 전한다.


저자는 약 80퍼센트의 확률로 5분 후에도 하던 일을 계속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억지로 계속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그랬다가는 5분 법칙이란 명칭이 무색해진다.


그리고 중단을 허용하는 것은 스스로에게 새빨간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5분만 하자고 해놓고 억지로 계속한다면 5분 법칙은 마력을 잃을 것이다.



■행동해라

우리는 막연하고 추상적인 목표가 아니라 명확하고 구체적인 행동 계획이 필요하다. 그런 계획이 없으면 아무것도 안 할 공산이 크다. 이 행동 편향은 바로 관성을 극복하는 두 번째 방법이다.


◎행동하는 첫번째 방법: 다음 행동 단계를 정의해라

팀 피칠은 자신이 뭔가를 이루고 있음을 자각하면 그냥 속으로 묻는다고 한다. '다음 행동 단계는 뭐지?' 가령 요가를 미루고 있다면 다음 행동 단계는 요가 매트를 펼치고 서는 것이다. 그거면 된다.


그렇게 간단할 리가 있나 싶지만 실제로 효과가 있다.


◎행동하는 두번째 방법: 진척도를 추적해라

진척도 추적법은 대단한 위력을 발휘한다. 2016년에 연구자들이 그 효과를 파악하기 위해 총 2만 명가량의 참가자를 아우르는 도합 138편의 논문을 메타 분석했다. 그랬더니 진행 목표를 적든 결과 목표를 적든 간에 진척도를 추적하면 실제로 그 목표를 달성할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고 확인됐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첫째, 진척도를 추적하면 자신이 뒤처지고 있는 부분이나 조정이 필요한 부분을 알 수 있다. 둘째, 진척도를 추적하면 크고 작은 성공을 자축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진척도를 추적하면 목표에 점점 다가서고 있다는 구체적 증거가 생긴다. 이만한 의욕 증진제도 없다.



■스스로를 지원해라

관성을 극복하기 위한 마지막 방법은 시작 전이 아니라 시작 후에 발생하는 미루기와 관련이 있다. 일이 잘 진척되거나 깊은 수렁에 빠진 듯 아무것도 안 하게 됐을 때에는 의욕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그 해결책은 스스로를 지원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스스로를 지원하는 첫번째 방법: 상호 검사자를 찾아라

어떤 일을 혼자 시작하려면 함께 시작할 때와 비교도 안될 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서로 검사해 줄 파트너를 찾으면 관성을 극복할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


그 이유는 일단 사람이 주는 에너지 때문이다. 타인은 기분 좋은 감정을 증폭시켜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상호 검사자는 그 외에도 훨씬 더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바로 의무감을 무기로 만드는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서 타인을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서로 검사하는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을 저자는 3단계로 나눴다. 첫째, 파트너를 찾는다. 서로 가치관이 맞는 사람이면 이상적이다.


둘째, 어떤 검사 문화를 만들지 합의해야 한다. 최고의 상호 검사자는 다섯 가지 기준을 충족한다. 최고의 상호 검사자는 극기심이 있고 도전적이고 참을성이 있고 응원자여야 하고 건설적이어야 한다.


셋째, 검사 과정을 조금 더 자세히 의논하는 것이다. 바람직한 상호 검사자는 부드러운 동료 압력으로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스스로를 지원하는 두번째 방법: 스스로를 용서해라

우리는 어떤 일에 탄력을 유지하지 못할 때 자신을 책망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래봤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상황만 나빠질 뿐이다. 관성을 자기혐오를 부추긴다. 그리고 자기혐오는 유익한 행동을 할 확률을 더욱더 감소시킨다.


이 파멸의 고리를 끊어낼 방법은 자기 자신을 용서하는 것이다. 저자가 주로 사용하는 방법을 저자 자신은 ' 승리의 발견'이라고 부른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아무리 상관없는 것이라도 찾아서 자축하는 것이다.


저자는 보통 "X를 안 했지만 Y를 했다"라는 형식을 쓰는데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ex)오늘 새벽에 운동을 안 갔다. 하지만 한 시간 더 잤더니 평소보다 개운하다.


완전히 뿌리 뽑을 수 없는 미루기 습성을 수용하고 용서함으로써, 그리고 작은 승리를 축하함으로써 미루기의 손아귀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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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지속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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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 보존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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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의 정의에 따르면 번아웃은 '에너지가 급감하거나 소진된 느낌, 직업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 증가, 직업과 관련된 부정적이거나 냉소적인 감정, 업무 효율 감소'를 특징으로 하는 '직업 현상'이다. 무엇보다도 번아웃은 일에 쓰는 시간과 무관하다. 중요한 것은 일에 대한 느낌이다.


번아웃을 일으키는 3대 요인은 명확하다. 첫번째는 과부하 번아웃으로, 단순히 일을 너무 많이 해서 발생하는 유형이다. 매일을 일로 꽉꽉 채우다 보니 기분이 나빠지는 것이다.


다음은 휴식을 취하는 방식이 잘못돼서 발생하는 번아웃으로, 자신에게 그런 깊은 휴식 기간을 허락하지 않아서 기분이 나빠지는 유형이다. 이를 '고갈 번아웃'이라고 부른다.


끝으로 엉뚱한 일을 해서 발생하는 번아웃이 있는데, 에너지를 엉뚱한 방향으로 쓰는 것을 말한다. 이를 '불일치 번아웃'이라고 부른다.



■과부하 번아웃과 그 해법

과부하 번아웃의 원인은 너무 많은 일을 너무 빨리 할 때 생기는 부정적 감정이다. 해결책으로는 에너지를 아끼는 것이다. 더 적게 하면 더 많은 것을 해낼 수 있다.


1)일을 줄여라

◎일을 줄이는 첫번째 방법: 에너지 투자 포트폴리오 만들기

과잉 수락을 막는 첫 번째 방법은 어디에 에너지를 쓰고 있는지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노'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먼저 무엇에 '예스'라고 말하고 싶은지 알아야 한다.


◎일을 줄이는 두번째 방법: 거절의 힘

새로운 일이나 책임을 수용할지 말지 고민할 때 우리에게는 두 가지 안이 있다. '죽이네' 아니면 '노'다. 그 중간은 없다. 이미 할 일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 보고 '죽이네'가 아니라면 굳이 할 가치가 없는 일이다.


두번째 기법은 기회비용을 따져보는 것이다. '예스'가 무엇에 '노'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지 생각해 보고 결정하는 것이다.


마지막은 6주 함정에 빠지지 않는 것이다. 몇 주 후에 뭔가를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오면 이렇게 생각해 보자. '만약에 이 일을 내일 해야 한다고 하면 신이 날까? 아니면 그냥 미래의 나에게 문제를 떠넘기는 게 쉬우니까 지금 "예스"라고 말하려는 건 아닐까?'라고.


6주 후면 일정이 다 비어 있으니까 분명히 이 일을 할 에너지와 시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산이다. 내일 하라고 하면 수락하지 않을 일을 한 달이나 그 후에 하라고 했다고 수락해서는 절대 안 된다.



2)주의 분산을 거부해라

우리의 목표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단 하나의 작업에 집중하되 가끔 한눈을 팔아도 자책하지 않는 것이다.


◎주의 분산을 거부하는 첫번째 방법: 마찰을 더해라

기술을 사용할 때 마찰을 더하는 방법을 사용하면 주의 분산을 거부할 수 있다. 이를테면 중독돼 있는 SNS 앱을 휴대폰에서 삭제하는 것이다. 이 방법이 안 통한다면 로그아웃하자.


더 강경한 기술 저지법으로는 인위적으로 특정한 앱의 로딩 시간을 늘려서 마치 1990년대 모뎀을 쓰던 시절로 돌아간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도구를 설치하는 것이다.


◎주의 분산을 거부하는 두번째 방법: 경로를 바로잡아라

해결책은 관점의 변화다. 주의 분산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그러니까 주의 분산을 허용하자. 주의가 흐트러지면 계획을 완전히 폐기해야 할 때를 알리는 신호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저 일시적으로 경로를 벗어났을 뿐이라고 생각하자. 경로만 바로잡으면 계획한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3)더 많이 쉬어라

에너지를 보존하기 위한 마지막 방법은 앞의 두 방법보다도 간단하다. 일하는 날에 아무것도 안 할 시간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을 수용하는 것이다.


◎더 많이 쉬기 위한 첫번째 방법: 휴식 시간을 정해라

휴식은 특별한 선물이 아니다. 휴식은 확실한 생활 필수품이다.


◎더 많이 쉬기 위한 두번째 방법: 에너지 충전용 딴짓을 수용해라

어떤 딴짓은 즐거움을 준다. 우리가 살면서 매 순간 집중력을 유지할 수는 없다. 잠시 우연과 즐거움이 들어올 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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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재충전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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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으로 재충전해라

창조적 활동에는 기분이 좋아지는 데 특히 도움이 되는 네 가지 특징이 존재한다. 저자는 그 특징들을 기억하기 쉽도록 약자로 평온을 뜻하는 캄(calm)이라고 부른다.


*첫째, 창조적 활동은 유능함(competence)을 느끼게 한다.

*둘째, 창조적 활동은 자율성(autonomy)을 느끼게 한다.

*셋째, 창조적 활동은 해방감(liberty)을 느끼게 한다.

*넷째, 창조적 활동은 우리를 편안하게(mellow) 만든다.


◎창조적으로 재충전하는 첫번째 방법: 캄 취미

취미는 우리가 캄 활동을 삶에 접목하는 첫 번째 방법이다. 취미는 본질적으로 부담이 없는 활동이다. 취미는 기본적으로 승패가 없고 사업화할 수 없다.


이처럼 창조적인 취미 활동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려면 취미를 취미로 남겨두는 것이다. 다음으로, 취미는 어떤 부담스러운 목표를 추구하지 않고 오로지 과정 자체를 즐겨야 한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하자.


취미의 주목표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재충전하는 것이다. 진짜로 재충전하고 싶다면 삶에서 출세욕이 전혀 개입하지 않는 영역을 남겨둬야 한다.


◎창조적으로 재충전하는 두번째 방법: 캄 프로젝트

창조적으로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또 다른 방법은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다.


프로젝트는 최종 목표에 도달했을 때 성취감이 생기므로 유능함과 자율성을 강하게 느끼고 싶을 때 특히 도움이 된다.


명확한 목표점만 있다면 웬만한 창조적 활동은 모두 캄 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 만일 캄 프로젝트의 효과를 더욱더 키우고 싶다면 타인을 끌어들이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한다.



■자연으로 재충전해라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면 스트레스 수준을 낮추고 집중력을 회복시키는 생리적 반응이 일어나 치유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수십 년에 걸친 울리히의 연구로 증명됐다.


따라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느끼는 게 올바른 재충전을 위한 두 번째 방법이다. 자연은 우리의 인지력을 회복시키고 에너지를 증진시킨다. 자연은 기분을 좋게 만든다. 우리에게는 그 효과를 휴식에 접목할 방법이 필요하다.


◎자연으로 재충전하는 첫번째 방법: 자연을 불러들여라

집에 작은 정원을 만들거나 실내 식물을 들인다면 이상적일 것이다. 하지만 그럴 시간이나 여건이 안 된다면 침대 옆 테이블에 자연을 담은 사진만 놓아도 재충전 효과가 있다.


아니면 침대에 누워서 딱 5분 정도만 휴대폰으로 열대 우림 소리를 들으며 심신을 이완하고 잠을 청해도 된다.


◎자연으로 재충전하는 두번째 방법: 산책해라

또 다른 재충전 방법은 자연의 소리를 들려주는 앱을 내려받는 것보다도 쉽다. 바로 나가서 걷는 것이다.


즉각 에너지를 보충하고 싶다면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바로 나가서 걸으면 된다. 이때는 굳이 시간, 거리, 목적지를 정할 필요 없다. 가능하면 공원이나 숲, 하다못해 풀과 나무가 자란 거리를 걸으면 좋다.



■무의식적으로 재충전해라

무의식적 재충전은 굳이 어떻게 쉬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하는 행위로 정의할 수 있다. 무의식적인 행위가 대체로 장기적 재충전 전략으로는 썩 좋진 않아도 잠깐씩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무의식적으로 재충전하는 첫번째 방법: 마음 방황을 허락해라

우리는 아무것도 안 할 때 놀라울 만큼 생산적일 수 있다.

이 '무위'의 시간을 우리 삶에 접목하기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은 의도적으로 주간 일정에 '아무것도 안하기' 시간을 배정하는 것이다.


가끔은 그렇게 뇌가 정처 없이 방황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럴 때 스스로 인지하지 못했던 관점에서 문제의 해법이 보인다.


◎무의식적으로 재충전하는 두번째 방법: 땡땡이 법칙

저녁에 땡땡이치고 진짜로 쉬면 안 될 이유가 있나? 이런 내적 갈등으로 고민하던 저자는 마침내 새로 찾은 관점을 완벽하게 표현하는 용어를 발견했다. 이름하여 '땡땡이 법칙'


땡땡이 법칙은 뭔가를 성취하려는 행위를 일부러 중단하고 땡땡이치는 날을 자신에게 허락하자는 것이다.


땡땡이 법칙을 받아들이려면 가끔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게 필요함을 인정해야 한다. 샤워 중에 깊은 생각에 잠기는 것조차, 조용히 사색하는 것조차 삼가는 시간.


가끔 멈춤 버튼을 누르고 지속적 압박에서 벗어나면 성장과 창조를 위한 여백이 생긴다. 오늘 덜 함으로써 내일 중요한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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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장. 일치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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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야기한 세 가지 번아웃 중 불일치 번아웃은 목표가 자아상에 부합하지 않을 때 생기는 부정적 감정에서 비롯된다. 진정성 있게 행동하지 않으면 기분이 나빠지고 따라서 성취도가 떨어진다.


그럴 때에는 외부의 힘이 우리의 행동을 추동한다. 우리의 정체성과 현재 행위가 더 깊은 차원에서 일치하지 않는다. 그 일치 상태는 내적 동기와 동일시 동기를 통해서만 형성된다.


그렇다면 해법은, 자신에게 정말로 중요한 게 무엇인지 파악하고 행동을 일치시키는 것이다. 현재의 행동을 더 깊은 차원의 자아상과 일치시킴으로써 기분 좋은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다.



■장기적 지평

행동과 가치관을 일치시키려면 생각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그것도 아주 장기적으로. 바로 죽음을 생각하면 인생이 더 명확히 보인다는 것이다.


인생의 끝을 생각해 보자. 그리고 그것을 토대로 지금 여기서 중요한 게 무엇인지 재평가하자.


◎장기적 지평을 위한 첫번째 방법: 추도사 기법

*현재 경로: 계속 현재 경로로 간다면 5년 후에 어떤 인생을 살고 있을지 상세히 적자.

*대안 경로: 완전히 다른 경로로 간다면 5년 후에 어떤 인생을 살고 있을지 상세히 적자.

*비약 경로: 완전히 다를 뿐만 아니라 돈, 사회적 의무, 타인의 생각이 중요시되지 않는 경로로 간다면 5년 후 어떤 인생을 살고 있을지 상세히 적자.


이 계획의 취지는 가능성 있는 미래들에 눈을 뜨는 것이다. 자기 앞에 어떤 길들이 나 있는지 적어보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길을 알 수 있다.



■중기적 지평

이 추상적 인생 계획을 더 가까운 시기, 말하자면 앞으로 1년 살기 위한 체계적 전략으로 전환하기 위한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바로 가치 확인 개입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가치 확인은 우리의 가장 추상적인 이상을 현실로 바꿔주며 그 과정에서 자신감을 향상하기 때문이다.


이 기법은 특히 장기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것을 실제로 이룰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할 때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중기적 지평을 위한 첫번째 방법: 인생의 수레바퀴

먼저 동그란 원을 그리고 그것을 아홉 칸으로 나눈다. 그렇게 만들어진 수레바퀴의 각 바큇살 가장자리에 인생에서 중요한 영역들을 적는다.


다음으로 각 영역에서 자신이 느끼는 일치감을 평가한다. 나의 가치관과 얼마나 일치하느냐에 따라 전부 칠하거나 비워놓으면 된다.


◎중기적 지평을 위한 두번째 방법: 12개월 축하하기

12개월 축하하기는 모든 게 잘 되는 과정에 집중하여 12개월 축하하기를 현실로 만들려면 앞으로 1년 동안 무엇을 해야 할지, 그리고 그 첫번째 행동 단계는 무엇일지를 고민하고 일정표에 축하 내용을 기록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당장 몇 달간 밟아야 할 행동 단계들이 생겼다.



■단기적 지평

단기적 지평은 바로 오늘 행동을 일치시킬 방법을 찾는 것이다. 우리가 매일같이 마음 가장 깊은 곳에 간직한 자아상과 일치된 결정을 내리면 마음이 편해지는 효과만 있는 게 아니라 기분 좋은 생산성을 일으키는 가장 강력한 방법 중 하나가 된다.


그래서 일치의 마지막 구성 요소는 마음가짐의 변화다. 일생과 세월이란 차원에서만 가치관을 생각하지 않고 매일의 선택이란 차원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방법은 적절한 도구를 활용해 다시 초점을 맞추고 그에 따라 더 오랫동안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다.


◎단기적 지평을 위한 첫번째 방법: 3대 일치 지향적 퀘스트

건강, 일, 관계에서 각각 그날 집중할 하위 범주를 하나씩 선택한 후에 퀘스트를 매일 달성하는 방식이다.


예시)

건강-헬스 15:30~16:30

일-9장 계속 쓰기

관계-나니(할머니)에게 전화하기


이 방법은 12개월 목표라는 너무 거대해서 겁이 나는 목표의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년 후의 목표가 아니라 당장 지금 해야 할 단기적 행동에 초점을 맞추면 가치관대로 사는 게 당장 지금 해야 하는 것 그리고 성취할 수 있는 것이 된다.


◎단기적 지평을 위한 두번째 방법: 일치 실험

'일치 실험'을 통해 우리는 매일의 의사 결정에서 일치의 경지에 더 가까워지게 해줄 것으로 예상되는 요소가 실제로 그런 효과를 내는지 검증할 수 있다. 그 과정은 3단계로 나뉜다.


*첫째, 자신의 행동에서 별로 성취감이 느껴지지 않는 인생의 영역을 찾자.


*둘째, 가설을 채우자.


*셋째, 실행하기다. 일단 작게 시작해 변화를 주면서 그 영향을 추적해 보자. 그리고 과정에 대한 내용을 일지나 일기로 기록하자.


이 실험은 끝나지 않는 과정이며 인생이라는 실험실에서 기꺼이 실험을 수용해야 한다. 그렇게 계속 배우며 걸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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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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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포기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저자는 성공은 좋은 기분에서 시작된다며, 더 쉽고 더 행복한 방법으로 성공과 행복에 도달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러면서 기분 좋은 생산성이야말로 더 많은 성취와 더 나은 삶을 창출해 낸다고 전하며 관점을 바꿔보라 말한다. 그리고 대안으로 3가지 주제를 제시하며, 그에 따른 여러 도구들을 안내한다.


살펴보면 에너지를 충전하는 방법, 미루기를 극복하는 방법, 장기적으로 생산적인 삶을 지속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으로 누구나 삶에서 한 번쯤 고민해 봤음직한 내용들이다.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며 추가로 적용해 보고 싶은 내용들이 몇 가지 있었는데, 첫 번째는 용기를 찾는 부분에 대한 내용이다. 두려움이 밀려왔을 때 더 나아가지 못하고 멈추는 경우가 있는데, 우선 실체를 파악하고 이후에 10/10/10 법칙이나 자신감 방정식을 통해 두려움을 완화해 보는 방법을 채택해 봐도 좋을 것 같다.


또 타인보다 나에게 더 집중함으로써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도 꽤 효과적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여기에 더해 나만의 강력한 주문을 만들어 필요 시마다 스스로 잘 해낼 수 있음을 지속적으로 어필해 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두 번째는 시작하는 내용에 관한 부분이다. 어떤 것을 새롭게 시작하거나 변화를 주는 것이 생각보다 큰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일이라,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일이 꽤 많은데 다음 행동 단계를 정의하고 진척도를 추적하는 방법은 꽤 효과적으로 다가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환경과 감정의 마찰 부분을 줄이는 부분은 이미 적용하고 있어 여기에 스스로 행동할 수 있는 행동력까지 더해지면, 더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마지막 세 번째는 번아웃에 대한 내용으로, 때때로 겪고 이는 내용이라 더 유심히 살펴보게 되었다. 나 역시 저자처럼 세 가지 번아웃이 섞여서 무력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는데, 앞으로는 방치하기 보다 번아웃 형태에 따라 적절히 해결책을 잘 적용해 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이를 위해 특히 '쉼'에 대해 더 자각하고 재충전의 시간을 제대로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경험상 잠이 부족하거나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할 경우 정신적, 신체적으로 취약해짐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다는 핑계를 앞세워 미뤄두기만 했는데 더 나은 삶을 위해 앞으로는 재충전에도 따로 시간을 할애할 생각이다.


알고 있지만, 차마 실천하지 못했거나 부족한 부분들을 책을 읽을 때마다 조금씩 채워본다. 반복되거나 비슷한 내용들임에도 계속해서 책을 읽는 이유다.


알고만 있는 것은 언젠가 잊힌다. 그리고 인지하지 않으면 도태되기 마련이다. 지속적으로 인지시키고, 행동으로 이끌고, 기록함으로써 다시 한번 머리에 가슴에 육체에 새긴다.


연말연시, 많은 사람들이 지나온 날을 되돌아보며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시기다. 이제 그만 똑같은 형태의 반성과 계획의 굴레에서 벗어나 이번에는 조금 다른 형태의 방식을 차용해 보면 어떨까?


더 즐겁고 행복한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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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라 2024-12-24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다 책한권 다 읽은 느끼

2024-12-24 16: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할아버지가 데리러 갈게
서석하 지음 / 인생첫책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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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육아란 무엇인가를 제대로 알려주는 책!"



엄마들이 화자가 되는 보통의 육아 에세이와는 다르게, 할배의 입장에서 쓴 육아 에세이라 처음에는 참신하다는 생각으로 펼쳐들었다.


그리고 알록달록 귀엽고 아기자기한 그림에 한번, 정답고 다감한 이야기에 또 한 번 반했다. 더불어 '가족'과 '육아'에 대해 새삼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할배는 둘째 딸이 육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아내와 함께 오산 생활을 정리하고 새삼 먼 안동으로 거쳐를 옮기게 된다. 그리고 그때부터 맞은편에 살며 쌍둥이 육아를 돕게 된다.


이 책은 그런 둥이들의 육아를 도우며 쓴 일련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으로 읽다 보면, 노인의 가치와 가족 간의 관계성, 육아의 어려움을 새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총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할아버지가 둘째 딸의 육아를 돕기 위해 안동으로 이사를 간 후 벌어지는 일련의 일들을 글로 담은 것으로 힐링 육아법을 제대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육아가 쉽지는 않지만, 딸부부와 약속된 방식으로 함께 육아하며 서로를 보듬어가는 일상을 살펴보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 더불어 '함께'하는 공동체 육아 방식 아래 노인과 맞벌이 부부를 포함한 삼 대가 더불어 살아가는 방식은 현대사회에 여러 교훈을 안겨준다.


따로 또 같이를 시전하며 이들이 육아하고 살아가는 방식을 통해 '가족'의 의미는 물론, '육아'에 대한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행동 패턴을 보인다. 일관적인 부모의 교육방침과 태도 등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 쌍방향의 소통과 상호 존중의 형태로 노부부와 부모가 공존하는 방식을 통해 지금 우리가 사회가 떠안고 있는 여러 육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오랜 시간 오산에서 터를 잡고 살다가 갑자기 다 큰 자식을 위해 살던 곳을 떠나 새로운 곳에 정착해서 산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둘째 딸의 육아 고충을 알고 있던 노부부는 과감하게 오산의 생활을 정리하고 딸부부가 살고 있는 안동으로 거쳐를 옮기게 된다.


그리고 둥이네와 마주 보는 오십미터쯤 떨어진 아주 가까운 곳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된다. 이때부터 육아도우미가 되어 할아버지는 둥이들의 친구이자 보호자로 함께 하게 된다.



***


'아이 한 명을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다. 육아가 쉽지 않음을 뜻하는 말이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그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기에, 맞벌이를 하는 둘째 딸 부부를 돕기 위해 도우미를 자청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육아에 올인하지는 않는다. 각자 독립된 생활을 하다가 사정이 있거나 꼭 필요한 경우에 한 해 아이들을 돌봐주는 형태로 진행을 한다.


그뿐 아니라, 딸부부와 약속된 방식으로 쌍둥이들을 교육하고 육아한다. TV를 보는 시간, 공평하게 놀아주는 방식, 달콤한 간식을 먹는 횟수 등 생활 전반에 있어 일관된 형태를 유지한다.


또 쌍둥이들이 어디에서 하루를 보내건 하루를 마감함에 있어 모든 일상이 양쪽 모두에게 공유되기에, 육아의 공백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상과 벌 또한 공개적으로 오픈된다.


쌍둥이라서인지 유난히 한쪽이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과하다고 느껴지는 어김없이 클레임이 들어오고는 하는데, 그래서 밸런스를 맞추는 것은 필수다.


교육을 통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명확히 알려주고, 또 놀아줄 때는 여덟 살 비슷한 또래가 되어 놀아주는 할아버지의 사랑을 엿볼 수 있는 이 이야기를 통해 육아의 기쁨과 행복을 만끽해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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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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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그림, 글쓰기, 사진 찍기 등 다양한 취미생활을 가지고 있다.

-틈새 둥이 육아를 통해 행복 에너지를 가득 채운다.


■딸 쌍둥이(이하나)

-빛나는 것을 좋아해서 '반짝이 요정'으로 불린다.


■아들 쌍둥이(이하진)

-자동차를 무척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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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게 다가왔던 육아 지침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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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배에겐 간식에 대한 원칙이 있다. 간식으로 과자 하나를 주더라도 반드시 예쁜 그릇에 담아서 낸다.

(....)

이는 먹는 이는 존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하기 위함이다.

(..)

둥이들만의 원칙도 존재한다. 하루에 한 번 또는 두 번만 '달콤'이가 허용된다. 여기서 말하는 달콤이란 당류가 많이 함유된 과자나 음료를 말한다. 둥이들은 엄마가 만들어 놓은 규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

(...)

할배가 주는 것은 괜찮다며 권해도 둥이들은 단호하게 거절한다. 약속을 어기는 행위이고, 양심을 속이는 거짓은 절대로 안 된다며 거절 이유를 설명한다. 둥이들의 절제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

엄마의 음식과 질병에 관한 사전 교육이 있었단다. 그렇더라도 간식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기 쉽지 않을 텐데 참으로 대단한 아이들이다. 무엇보다 규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말에 할배가 감동하지 않을 재간이 없다.

30~3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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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 하나를 주는데도 나름대로 규칙이 있다. 보통 조부모님에게 맡길 경우 이 규칙이 어그러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의 경우는 철저히 지켜진다.


할배는 간식을 내어주는 데에도 허투루 내어놓지 않는다. 맛있게 먹기를 바라는 마음과 존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하기 위해 항상 예쁜 그릇에 담아내어준다.


한편 둥이들은 엄마의 철저한 교육 아래 달콤한 간식 횟수를 철저히 지킨다. 엄마의 직업이 약사인 만큼 어릴 때부터 건강에 대한 교육은 아마 철저히 한 결과물이 아닐까 한다.


이런 규칙이 잘 지켜지고 있기에 이들의 따로 또 같이는 평화롭게 유지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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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배합 비율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도 이런 비율이 있었으면 좋겠다. 아니 어쩌면 오래전부터 좋은 관계 유지를 위한 레시피가 존재했는지도 모른다. 특히 가족관계를 위한 훌륭한 레시피는 만들어보려고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 할배도 가장 이상적인 관계의 배합 비율을 찾고 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4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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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육아를 함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부분이다. 할배는 어른이라는 이유로 육아 방식을 고집하거나 일방적으로 내세우지 않는다.


오히려 항상 관계에 있어서 적절한 배합 비율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 덕분에 가까이 살지만 육아에 있어 크게 부딪히는 부분은 없는 듯 보인다.


이 모든 게 서로 노력하고 애쓴 덕분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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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이들이 하는 행동으로 보아 그냥 단순한 놀이가 아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을 다 어디서 배웠니?"

"유 선생님이 알려줬어요."

"유 선생님이 누군데?"

"유튜브요!"

(...)

할배는 정말 상상도 못하던 세상을 아이들이 살고 있다. 미디어가 아이들에게 교육적인 측면을 정확하게 알려주고 있는지도 걱정이다. 둥이들도 제공되는 미디어의 좋고 나쁨에 대한 판단을 하기에는 아직 어리다. 보고 듣는 모든 것들을 그대로 흡수해버리는 것이 아이들이다.


'아이들 보는 데서는 냉수도 마시지 못한다'라는 속담이 있다. 보는 대로 배우는, 마치 스펀지 같은 흡수력으로 모방을 하는 아이들을 염두에 둔 속담일 게다. 미디어 시청을 제한하는 둥이 엄마의 교육 방법에 전적으로 동의하게 되었다.

90~9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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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이 하는 말과 행동을 보면 깜짝 놀랄 때가 많다. 모두 미디어에 과도하게 노출된 탓이다. 그렇게 분별없이 노출된 아이들은 모든 것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여 그대로 흡수해버린다. 그리고 좋고 나쁨의 판단을 내리기도 전에 그런 행동과 말을 한다.


이미 그때는 늦는다. 오히려 그 행동과 말을 고치는 게 더 힘들다. 그러기 전에 시청을 제한하고 어느 정도까지는 유보하는 것이 맞다.


나 편하자고, 교육을 위해서, 맞벌이 등의 사유로 아이를 방치하게 되면 후에 반드시 후회할 일이 생길 수밖에 없다. 흔한 만큼 더 간과해서는 안되는 부분이 바로 '미디어 시청 제한'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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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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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은 다하되 올인하지는 않는다. 할배가 하는 힐링 육아의 본질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 싶다. 자신만의 독립적인 생활은 유지하되, 꼭 필요한 때는 적절하게 도움을 주면서 양쪽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이 책은 전하고 있다.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관계를 원활하게 유지할 수 있는 적절한 배합을 계속 맞춰가며 이들은 노력했고 이제는 어느 정도 안정기에 들어선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둥이들은 할배 집에서 머물든, 아니면 자신들의 집에서 지내든 별 타격감이 없다. 엄마 아빠가 바빠 미처 데리러 갈 수 없을 때는 할배에게 SOS를 친다.


그러면 할배는 공평하고 신선한 방식으로 아이들을 케어하며 욕구를 채워준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에게 있어 할배의 인기는 단연 최고다.


이는 어쩌면 맛있는 간식을 만들어주기 위해 매번 새로운 레시피를 고민하고, 새로운 놀잇감을 개발하는 할배의 정성을 아이들이 알고 있어서일지도 모르겠다.


할배는 이런 둥이들 덕분에 '노인'으로 불리는 것은 싫지만, 할아버지로 불리는 것에 있어서만큼은 가슴이 뛴다고 전한다.


육아의 어려움으로 인해 점점 출산이 줄어드는 현 시국에서 어쩌면 이 책에 서술된 방법들은 현시대에 가장 필요한 육아법이자 대안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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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크린 마음을 펼 때 빛이 들어오고
박종찬 지음 / 마음연결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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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이 지나 어느 날 문득 뒤돌아 봤을 때, 어쩌면 이것 또한 사랑이 아니었을까 싶은 감정들을 한데 모아놓은 시집을 만났다.


현재 진행형일 때는 알지 못할, 지나고 나서야 기어코 깨닫게 되는 사랑이라는 감정 속에는 어쩌면 고마움, 그리움, 미안함, 추억 등이 자리하고 있지 않을까?


불타는 사랑만이 사랑이 아님을, 때론 서툴고 어설픈 행색으로 스쳐 지나 갈지라도 그것 또한 사랑임을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시집 안에는, 사랑이라는 이름 안에 들여놓을 법한 여러 감정들을 시를 통해 전하고 있다. 그리고 그 감정들을 대체적으로 고마움, 그리움, 미안함, 추억과 같은 것들이다.


이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와닿았던 키워드는 '그리움'과 '추억'에 관련된 시들로, 읽으면서 머릿속에 방울방울 그림이 그려졌다.


편안하게 시를 감상하며 이미 지나간 사랑의 향기와 감정들을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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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가면



시간이 가면 괜찮을까

나도 모르게 들어선 익숙한 골목

더는 찾을 수 없는 전화 기록

무심코 침대 옆자리 돌아보는 일


익숙함이라는 게

습관이라는 게

6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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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가도, 시간이 한참 흘러도 사랑했던 기억만큼은 계속 마음속에 남는 듯하다. 평소엔 기억 저편에 밀어두었다가도 익숙한 골목을 지나거나, 예전에 쓰던 물건을 마주할 때면 문득문득 그때의 그 감정이 솟아난다.


다소 희미해졌을지언정, 그때의 그 사랑의 감정은 여전히 마음속에 살아 숨 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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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만 나면



틈만 나면 그대 생각

틈이 전부가 되어버렸다

7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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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두 줄로 사랑의 마음이 시각적으로 느껴졌던 시다. 사랑의 크기가 점점 커져 어느새 전부가 되어버린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지 않는가?



묻는다고 묻어지지는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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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했다.

한 차면 넉넉히 실릴듯한 짐이

추억에, 삶에 불어 두어 차에 실린다

언제 샀는지 모를 물건에

잊었다 찾은 반가운 기억까지

먼지 뒤에 가려져 있다

텅 빈 집안을 본다

살았던 날 기억할까


이사 가던 날

추억 한가득 싣고 떠나온다

8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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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할 때마다 모두가 한 번씩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 한다. 크게 무언가를 산 것 같지도 않은데, 이삿짐을 싸고 정리를 하다 보면, 이사 왔을 때보다 두 배 이상은 불어있는 추억과 삶의 짐들.


지난날을 뒤로하고 다시금 새 마음으로 떠나보지만, 여전히 마음속에는 추억이 한가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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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김치



작은 씨 한 톨 파종되어

샛노란 가슴 품고 겹겹이 어깨동무로

누구도 풀기 힘든 단결을 만든다

짠맛에 한잎 두잎 힘없이 자백하고

매운 고춧가루에 한두 놈씩 독에 갇힌다

추위에 얼지도 않고 견뎌 모두를 품는다

대지도 소금도 네 마음도

9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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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김장하는 모양새가 떠오르는 시다. 배추김치를 파종한 후 키워 수확하고 나면, 그것들은 한동안 소금에 절여져 축 늘어진다. 이후에는 양념에 곱게 칠해져 독에 갇혀 땅에 묻힌다.


덕분에 우리는 일 년 동안 맛있는 배추김치로 밥 한 공기 뚝딱이다. 자식과 가족들을 위해 밭을 매고, 수확한 농작물을 다시 맛있게 김장하여 먹이는 어머니의 사랑이 가득 느껴져 어느새 마음이 따뜻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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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동 골목길



낡은 철문에 능소화 피어나고

롯데껌 낡은 간판 매달려 있고

텃밭엔 옥수수잎 푸르르고

열려있는 대문 드나드는 이 없네

철수야 밥 먹어! 소리 들을 수 없고

동무들 딱지 치던 모습 없이

여름비에 조용히 젖어가는 심장만 있는 곳

이끼 낀 시멘트벽을 따라 벗어난 곳

소년은 장년이 된다

9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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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추억이 가득 담긴 어느 골목길이 떠오르는 시다. 빗물에 젖어 녹슨 철문과 담벼락 사이 피어난 들꽃, 그리고 골목 어디쯤 자리 잡고 있는 작은 슈퍼, 그 옆에는 꼭 놓여있던 공중전화와 시끄럽게 뛰어놀던 아이들의 모습이 선연히 떠오른다.


어스름해지는 시간이면 꼭 여기저기서 '00야 밥 먹어'라는 엄마들의 외침과 개 짖는 소리, 그렇게 골목은 어둠에 잠겨들고 가로등 불빛만 아른거린다.


지금은 추억에만 남아있는 어느 골목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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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추억 속에 하나쯤 있을법한 사랑의 이야기들이 튀어나와 감성을 자극한다. '그땐 그랬지' 하며 그리운 마음에 젖어 들다가도, 이제서야 비로소 깨달은 고마운 마음을 더 이상 전할 수 없음에 안타까운 마음이 일기도 한다.


그렇게 추억에 빠져들다 보면 문득 '그땐 왜 그랬을까' 싶은 마음에 미안함이 불쑥 들다가도, 사실 그 모든 것이 사랑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게 되면서 어느새 마음에 훈풍이 인다.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는 그 모든 이유에는 사랑이 있었다. 지금에 와서는 추억, 미안함, 그리움 등과 같은 이름으로 불리지만, 사실 그 모든 것들은 사랑이 바탕이 된 이야기와 감정들임을 이제 나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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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자들을 위한 죽음 수업 - 한 법의학자가 수천의 인생을 마주하며 깨달은 삶의 철학
이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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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시간!"



이 책을 마주하는 순간 내심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왜냐하면 재미있게 봤던 프로그램 중 하나인 '알쓸인잡'에 출연했던 법의학자 이호가 쓴 책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부검, 사건, 법의학 등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키워드들이 총망라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을 것 같아 내심 호기심도 일었다.


또 가장 가까이에서 '죽음'을 마주하는 사람이 바라보는 '삶'이란 어떨까에 대한 궁금증도 한몫했는데, 평소 내가 생각하는 죽음과 삶, 삶의 의미 등과 결이 비슷해 읽으면서 공감 가는 포인트가 꽤 많았다.


특히 잘 살기 위해서는 죽음을 배워야 한다는 말과 죽음은 반드시 모든 사람에게 통보도 없이 온다는 말은 가슴에 큰 울림을 주는 말로 다가왔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가 처음 법의학자로써 일을 시작한 때의 이야기부터 대형 사건사고를 많이 맡으며 깨달은 교훈들, 그리고 의사와 법의학자로서 환자와 고인을 대하는 태도까지 그야말로 삶과 죽음을 오가며 우리 모두가 생각해 보고 바꿔나가야 할 부분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는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사회시스템, 유가족에 대한 변호와 중재, 공감 등의 여러 문제들이 산재함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애초부터 남들은 잘 가지 않는 법의학자의 길을 선택해 지금까지 약 30여 년간 4천여 구의 변사 시신을 부검해 왔는데, 그래서인지 '죽음'을 통해 '삶'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해왔던 것 같다.


그리고 그러한 수많은 죽음을 통해 깨달은 삶의 철학과 의미를 이 책에 담아냄으로써, 살아있는 우리가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하거나 어리석은 선택으로 삶을 낭비하지 않도록 이끌어 준다.


무엇보다 실질적인 사건 이야기부터 신화 속 이야기, 그리고 우리가 몰랐던 법의학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구성과 내용들로 꽉 채워서 있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죽음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 이제 '죽음'을 피하려고만 하지 말고, 더 나은 삶을 위해 죽음을 마주할 용기를 내어보자. 그러면 자연스럽게 삶의 가치와 의미 또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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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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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부터 국립 과학수사연구원에서 법의학자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국과수에 파견된 첫날부터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경기여자기술학원 화재' 등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대형 참사 현장에 투입되었으며, 이후로도 '대구지하철 화재 사고', '세월호 침몰 사고' 등 대한민국 현대사의 비극으로 남은 대형 참사 현장 수습에 발 벗고 나섰다.


이외에도 '약촌오거리 사건' 등의 재심 과정에서 법의학자로서 진실을 밝히는 증언을 하는 등 지금까지 30여 년간 약 4천여 건의 시신을 부검하며 법의학자로서 억울한 망자들의 대변인이 되어주고 있다.


몽테뉴의 <수상록>에는 "내가 책의 저자라면, 나는 사람들의 다양한 죽음을 기록하고 또 논평할 것이다. 죽음을 가르치는 사람은 동시에 삶도 가르쳐야 할 것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 문장이야말로 저자가 이 글을 쓰게 한 힘이었다고 전한다.


저자는 책을 쓴다는 것은 동물들과 나무들의 희생을 무릅쓸 만큼의 가치가 필요한 일이라고 전하는 동시에 그것보다 더욱 고려해야 하는 부분은 독자들의 시간의 가치라고 전한다.


그러면서 자신 역시 시간의 소중함을 잘 알기에 혹여나 독자들의 귀한 시간을 허비하게 하는 모습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했다는 말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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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학자 '이호'의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었던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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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학자는 부검을 통해 한 사람이 살아온 인생을 듣게 된다. 고인이 미처 전하지 못한 마지막 이야기를 듣고, 떠나는 길에 억울함이 남지 않도록 그를 대신해 변호를 해주기도 한다.

2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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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사람에게만 의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죽은 사람은 이제 자신이 몸을 의사에게 보여줄 기회는 마지막 단 한 번뿐이 남지 않았기에 더욱 절실하다. 삶의 마지막 순간 침상에 누운 그들을 내려다봐줄 의사가 되어주는 것, 법정에서 그들을 대신하여 억울함을 밝혀줄 증언자가 되는 것, 그것이 법의학자의 역할이다.

2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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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말한다. 법의학자는 고인의 마지막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자 억울함이 남지 않도록 대변해 주는 사람이라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법의학자가 이런 마음가짐으로 부검을 한다면, 미제로 남는 사건 또한 많이 줄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고인이 마지막에 만나는 의사가 부검의인 만큼, 더 책임감 있는 자세로 그들을 만나주었으면 좋겠다. 어쩌면 이 마음은 모든 유가족들이 가지고 있는 마음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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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게 다가왔던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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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사례는 잘 드러나지 않는 까닭에 성공한 사례만을 보고 잘못된 편향에 빠지는 것을 가리켜 생존자 편향이라고 한다.


우리는 지금 이렇게 살아 있기에 안전하다고 믿는다.

(...)

불의의 사고나 혹은 범죄로 누군가가 사망했다면 가장 먼저 그 사람의 부주의에서 원인을 찾으려 한다.

(...)

그렇게 믿고 싶어 한다. 그래야 나는 안전하다는 착각 속에서 불안을 다스릴 수 있으니까.


그렇지만 우리는 사실 얼마나 위험에 가까이 있는지 알지 못한다. 죽음이 언제 어디서든 우리를 스칠 수 있다는 사실을 절대로 인지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세네카가 말했다. "누군가에게 일어난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무엇이 위험하고 무엇을 고쳐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힌트는 사인 없이 죽어간 2만 8천 명 속에 있다. 우리 옆에서 조용히 사라져간 사람들, 죽어간 사람들 속에 우리 사회의 불완전함이 있다.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는 거기서부터 찾아야 한다. 보려고 해야 볼 수 있고, 알려고 해야 알 수 있다.

(...)

죽음에도 앎의 완성이 필요하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죽게 되었는지 알아야 한다. 망자를 대신하여, 살아남은 우리가 죽음의 육하원칙을 완성해야 한다. 그것은 떠나간 사람을 위한 일이기도, 또 그들을 밀어낸 이 세상을 살아갈 우리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

46~4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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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 편향은 어찌 보면 위험한 생각이다. '나는 절대 그런 일을 겪지 않을 거야'라는 전제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언제 어디서든 죽거나 다칠 수 있다.


피해자만의 일이 아니라, 나와 우리 모두의 일임에도 우리는 피해자에게서만 그 원인을 찾으려 하기에 문제는 되풀이된다.


'이번만 넘어가면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 때문에 빨리, 쉽게 덮고 싶어 한다. 세월호 사건과 이태원 참사 등 여태껏 벌어진 굵직한 사건들이 모두 그렇게 덮였다.


왜 그들이 그렇게 사라져야 했는지 제대로 된 원인 규명도 처벌도, 피해 대책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로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이 모든 일들은 떠나간 자들만을 위한 일이 아니다. 남아있는 우리를 위해서라도 제대로 조사하고 죽음에 대한 앎을 완성해야 다음, 또 그다음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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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느 순간 실수를 저지를 수밖에 없다.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약병 라벨을 혼동할 수 있고, 아무리 타인의 실수를 일깨워 주어도 도무지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개인의 주의 집중만으로 세상을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착각이다. 인간에게 잘못을 묻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다. 책임자의 처벌은 그다음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바로 실수가 인간의 본성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17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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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장을 읽으며 순간 개인적인 경험이 떠올라 깊은 빡침과 깊은 공감의 감정이 동시에 떠올랐다. 그러면서 '왜 사람들은 개인의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착각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실수'와 관련된 개인적인 일화가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병원과 관계된 것이고 또 하나는 도서관에 관련된 것이다. 저자가 이야기한 대로 이 두 기관의 실수는 아무리 이야기해도 도무지 개선되지 않았는데, 개인의 주의 집중을 바로잡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처음 문제가 발생한 순간만이라도 문제를 제대로 인지하고 시스템 개선을 했다면 또 반복되는 일이 없었을 텐데, 그저 개인에게 주의를 주거나 교육을 한다는 명목으로 넘겨버리니 평생 바로잡을 수 없는 것이다.


외국의 사례처럼 우리나라도 이런 실수에 대해 숨기려 하기보다 공개적으로 토론하고 당장 고칠 수 있는 시스템 개선에 더 노력을 기울였으면 지금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되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내 실수를 감추기 위해, 우리 기관의 실수를 감추는데 급급한 대한민국의 방식으로 인해 결국 아무것도 변하는 것이 없이 실수는 남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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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죽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 상실에 대한 두려움, 단절에 대한 두려움이다. 그래서 죽지 않으려 버티는 삶은 불안으로 가득하다.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 불안은 점점 커지게 마련이다.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 즉 죽음을 수용한 상태에서 삶을 다시 바라보면 죽음이 두렵지 않다. 해가 뜨면 일어나 학교에 가고 출근하듯이, 해가 지면 집으로 돌아가듯이, 때가 되면 태연히 삶을 끝내고 갈 뿐이다.


다만 가급적 처참하거나 비극적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허락되면 좋겠다. 급작스런 죽음, 비명횡사, 낯선 곳에서의 죽음...

(...)

그러나 죽음 자체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그러면 살아 있는 동안의 삶이 너무 힘겹지 않을까.

22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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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대하는 시각을 딱 이렇게 가져보기를 권하고 싶다. 죽음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다만 사람마다 시기와 방법의 차이만 있을 뿐, 누구나 죽는다.


일상을 살아가듯 죽음을 받아들이면 죽음 그 자체를 두려워하거나 피할 이유가 없다. 다만 한 가지 바라는 바는, 처참하거나 비극적이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암 환자와 같은 사람들은 어느 정도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일 시간은 가질 수 있다고 볼 수 있겠다.


만약 죽음의 시기를 안다면, 일상을 살아가며 미리 신변을 정리할 것 같다. 혹은 그동안 하지 못한 여행을 하며 아름다운 기억을 담아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죽음 이후를 위해 미리 나만의 준비 시간은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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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를 찾아온 사람들은 몸이든 마음이든 각자의 어려움이 있어서 온 사람들이다. 그러니 그 마음을 먼저 헤아려야 한다. 공감, 즉 엠퍼시가 필요한 것이다. '공감'의 의미를 가장 잘 나타내는 영어 표현으로 "다른 사람의 신발을 신고 걸어보라"라는 말이 있다. 공감과 신발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싶지만, 플루타르코스가 쓴 글 모음의 한 대목에서 그 기원을 발견할 수 있다.

(...)

겉으로 좋아 보이는 신발도 막상 신으면 발이 아플 수 있듯이 세상 모든 일이 직접 경험해 보지 않고는 모르는 것이다. 하물며 다른 이의 고통을 겉으로 봐서는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직접 신발을 신어보듯이, 타인의 감정과 고통에 최대한 자신을 이입하면서 공감해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242~24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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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다른 어떤 것보다 '공감'이 절실히 필요함을 느낀다. 다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니 환자가 넘쳐나도 남의 일로 치부하고, 세상이 요동치는데도 내 권력을 잡기에 바쁘며, 아무리 어려움을 호소해도 한 귀로 듣고 흘리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래서인지 문득문득 이들 또한 피해자들이 겪는 아픔과 어려움을 직접 경험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할 때가 있다.


같은 위치, 같은 상황에서 얼마나 고통스럽고 절실한지 느껴봐야 제대로 상대방의 아픔을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아니면 적어도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려는 노력이라도 해야 발끝이라도 따라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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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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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속 터지는 여러 상황들을 저자가 하나로 엮어 속시원히 풀어준 것 같아 읽고 난 후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다. 적어도 같은 마음으로 살아가는 이가 있다는 것에, 더군다나 그 사람이 공신력 있는 법의학자라는 것에 큰 위로와 위안을 얻는다.


특히 사례로 언급한 몇몇 사례들이 나의 상황과 딱 맞아떨어져 더 공감하며 읽게 되었던 것 같다. 혼자서 애쓰고 중심 잡고 사느라 외로운 측면도 없지 않아 있었는데, 어딘가에는 드문드문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생각만으로 든든함과 감사한 마음이 든다.


저자는 마지막 3부 마지막 이야기에서 스승의 죽음과 뒤늦게 배달된 편지 이야기를 통해 펑펑 운 사연을 공개했는데, 나 역시 책이 아니라 저자가 내 눈앞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려줬다면 펑펑 울었을지도 모르겠다.


요즘 사람들을 보면 100세 시대라고 말하며, 마치 영생을 사는 사람들처럼 행동한다. 그리고 모든 책임은 뒷전으로 미루고, 나만 아니면 된다는 식으로 이기적이게 구는 걸 쉽게 목격할 수 있는데, '죽음'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도 과연 똑같이 행동할지 궁금해진다.


더불어 그들의 삶 속에 사람들이 그토록 부르짖는 '고귀한 삶'과 '가치'가 과연 포함되어 있는지도 의문이 든다. 살아있는 매 순간은 기적이다. 기적에 기적이 더해져 우리는 지금 삶을 영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부디 허투루 삶을 낭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별안간 앞이 캄캄하게 느껴지는 순간이나 불안과 초조함으로 막막하게 느껴질 때 '죽음'을 떠올려보자. 그리고 미처 삶을 다 정리하지 못하고 먼저 떠난 이들 혹은 유한한 나의 삶을 떠올려보자.


그러면 삶에 무엇을 어떻게 채워 넣어야 할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애정 없는 삶, 애정 없는 관계, 애정 없는 일, 애정 없는 000 은 삶에 아무런 의미나 가치를 가지지 못한다. 살아있음을 온전히 느끼며 사는 것! 그것을 위해 우리는 죽음'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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