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조종법] 서평단 설문 & 리뷰를 올려주세요
인간 조종법 - 정직한 사람들을 위한
로베르 뱅상 , 장 레옹 보부아 지음, 임희근 옮김 / 궁리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프랑스의 저명하다는 두 사회심리학 교수가 쓴, 프랑스인들이 애독하는 최고의 커뮤니케이션 저서로 꼽힌다는 책 ‘정직한 사람들을 위한 인간조종법’.

‘조종’이라는 단어의 어감이 왠지 다소 폭력적이고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조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저자들은 ‘조종’이란 인간이 구사할 수 있는 최고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이며, 모든 사람이 함께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조종이란 사실 권력을 가진 이들의 은밀한 무기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저자들의 말에 의하면 모두에게 공개하는 순간 정직한 사람들의 적극적인 방어법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나아가 저자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상황을 유도하여 한결 윤택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단,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정직한 사람들’이란 전제가 성립되어야만 ‘조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삶이 서로 윤택해질 수 있을 것이다.

책의 차례는 <1부. 조종이란 무엇인가 / 2부. 우리는 어떻게 조종할 수 있는가 / 3부. 일상 속 조종의 순간들>로 구성되어 있다.

책은 전체적으로 다양한 심리실험사례를 들며 조종의 여러 패턴을 설명하고 있다. 일상에서 만날 법한 생생한 사례들을 풍부하게 제시하여 독자에게 책 읽는 재미를 준다. 또한 가상의인물 ‘마담 오’를 주인공을 등장시켜 재미를 담아 연구내용을 전달하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이러한 서술을 통해 ‘낚시’, ‘문간에 발 들여놓기’, ‘문전박대 자초하기’, ‘입 속에 발 들여놓기’ 등 조종의 다양한 기법들이 연이어 소개된다.

이 책은 하나의 심리/정신분석 도서로서 재미와 알찬 내용을 갖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특별하지 않다는 사실. 다양한 사례제시와 각 사례에 대한 설명. 이러한 서술 방식은 이미 앞서 출간된 수많은 심리/정신분석 도서에서 몇 번이고 접해왔던 것이다. 물론 키워드를 ‘조종’으로 특성있게 내세웠지만 결국 쓰여진 말은 기존 심리/정신분석 도서의 내용과 큰 차별성을 느끼지 못했다. 심리/정신분석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라면 재미는 보장하지만, 그다지 특별한 내용이 담기지 않은 책에 1만 5천 원이란 가격표는 너무 무거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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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광우병을 말하다] 서평단 설문 & 리뷰를 올려주세요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과학 이야기를 쉽게 설명하려 애씀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  서평 도서와 동일한 분야에서 강력 추천하는 도서 (옵션)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그다지 없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악어와 시계의 비유.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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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5 09: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07 2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과학이 광우병을 말하다] 서평단 설문 & 리뷰를 올려주세요
‘진실’과 ‘정치적 편견 없이’ 등을 운운하는 모습이 거북하다
과학이 광우병을 말하다 - 최신 연구로 확인하는 인간광우병의 실체와 운명
유수민 지음 / 지안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대형마트에서 미국산 소고기가 다시 판매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에 대한 찬반의견이 격렬히 맞부딪치고 있다. 전방위적 탄압으로 촛불도 사그라지고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관심·우려가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미국산 소고기 파동은 결코 끝나지 않은 것이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파동. 이러한 시기에 출간된 책 ‘과학이 광우병을 말하다’는 현실을 좀 더 냉철하게 읽어내는 데 도움이 되리라 기대되었다.

유수민은 현직 의사로서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에서 ‘피카소’란 필명으로 많은 글들을 연재해오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광우병에 대한 뜨거운 말들이 신문과 방송, 거리에 넘쳤다. 과연 무엇이 진실일까?”라는 문제의식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그가 품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광우병에 대한 최신 연구 성과가 담긴 200여 편 이상의 논문 등을 직접 찾아본 후 이 책을 통해 정리해냈다.

“인간광우병의 진실을 일반인도 이해할 수 있는 보편적인 언어로, 정치적 편견이나 오해 없이 보여주고자 초선을 다했다.” 저자는 이와 같이 선언하며 ‘1부-비극의 기원’에서는 광우병의 과거를 다루고, ‘2부-인간광우병 발병의 전제조건들’에서는 광우병을 일으키는 요인들을 분석하며, ‘3부-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에서는 광우병에 대한 잘못된 지식을 바로 잡으며, 마지막 ‘4부-광우병의 미래’를 통해서는 우리나라에서의 광우병 발생가능성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먼저 “일반인도 이해할 수 있는 보편적인 언어로”라는 저자의 의도는 성과를 거둔 것 같다. 주로 과학 논문의 내용을 전하는 책이기에 독자로서 굉장히 어렵고 거부감이 들 수도 있었으나 저자는 수많은 그림과 도표를 이용하여 차근차근 설명을 해준다. 과학적 기본지식이 미천한 나도 인내심을 갖고 글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정도 이해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진짜 의도인 ‘진실’에 있다. 많은 최신 연구의 공부를 통해 그가 ‘정치적 편견이나 오해 없이’ 도달한 ‘진실’은 다음과 같다.

“어쨌든 광우병 위험도를 최대로 과장한 상태에서 계산해보겠다 (…) 한국에서 인간광우병 환자 한 명을 보기 위해서는 최소 20년 정도가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 더 중요한 본질적인 문제는 한국이나 미국에서 발생하는 변형 프라이온 단백질 스트레인이 영국에서 탄생한, 사람에게 전염 가능한, 소떼에게 쉽게 전염될 수 있는 독성이 강한 스트레인이냐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런 계산은 의미가 없다. 가능성이 0%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인간광우병이 발생할 확률은 0%. 최신 연구성과들을 모아, 정치적 편견이나 오해없이, 과학으로 말했다는 저자의 결론. 그는 이러한 결론을 비유를 통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 말을 좀 더 들어보자.

“악어는 위험하다. 그라나 집에 앉아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우리에게 악어가 나타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도심 한가운데 살면서 악어가 나타나 나를 물어죽일 가능성을 항상 걱정한다면 정신건강에 매우 해롭다. 밀림 지역이나 아프리카 여행 중에 걱정해도 충분하다.”

“누군가가 정말로 시침을 떼어다가 눈을 찌를 수도 있고, 벽에 걸린 시계가 그 아래에 있던 사람 머리로 떨어져 뇌진탕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위험 때문에 괘종시계가 사람을 해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물건이니 없애자고 한다면 이상한 사람 취급받기 쉽다.”

뭐지? 그럼 촛불을 밝힌 5, 6월에도, 지금 이 순간에도 ‘광우병 괴담’에 불안해하는 사람들은 집 안에 앉아 악어를 두려워하고, 괘종시계를 살인도구로 보는 이상한 사람이라는 말인가? ‘과학’을 모르고 ‘정치적 편견’에 빠진 우매한 인간들?

물론 저자는 다른 이야기하고 있다.

“반대로 무턱대고 아무 근거도 없이 괜찮다고 하는 것도 문제이다. 이 경우 준비되지 않은 위험에 처해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광우병에 대한 위험이 확률상 100% 안전한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광우병을 예방하기 위해 정해놓은 규칙들이 무너지지 않도록 관심을 갖고 관리 및 감시하는 일이 중요하다.”

하지만 제도의 중요성에 대한 언급은 책 전체를 통해 볼 때 미약할 뿐이다. 위에 인용한 문구 정도로만 언급하고 있을 뿐, 정작 저자는 현재 우리나라의 광우병 예방 대책의 문제점은 인식조차 안하고 있는 것 같다. 게다가 ‘악어’, ‘시계’라는 비유의 힘을 강하게 실어 표현한 위험성 0%의 결론과 미약하게 언급한 위험성에 대한 예방의 말의 느낌 차이는 독자가 받아들이기에는 어마어마한 차이로 다가온다. 그러기에 그가 말하는 ‘예방’에 대한 언급에서는 형식성이 느껴질 뿐 진실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 물론 저자가 밝힌 광우병의 진실이 사실이라면 좋겠다. 반가운 소식 아닌가! 미국산 소고기를 마음껏 사먹어도 최신 과학 성과로 분석해 볼 때 광우병에 걸릴 위험성은 거의 거의 거의 없다니! 그래, 차라리 똑똑하지 못해서 지금껏 광우병 괴담에 시달려온 사람들이 무지를 반성하고 값싸고 맛좋다는 미국산 소고기를 실컷 사먹어 행복할 수 있다면 좋겠다! 허허.

저자가 책을 쓰게 된 진솔한 의도야 어찌됐든, 나에게 이 책은 이렇게 읽혔고, ‘진실’과 ‘정치적 편견 없이’ 등을 운운하는 모습이 도리어 거북했다. 서평단 도서라서 꼼꼼히 열심히 읽었는데, 얻은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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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진실’과 ‘정치적 편견 없이’ 등을 운운하는 모습이 거북하다
    from I Need Another Day 2008-12-01 01:14 
      대형마트에서 미국산 소고기가 다시 판매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에 대한 찬반의견이 격렬히 맞부딪치고 있다. 전방위적 탄압으로 촛불도 사그라지고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관심·우려가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미국산 소고기 파동은 결코 끝나지 않은 것이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파동. 이러한 시기에 출간된 책 ‘과학이 광우병을 말하다’는 현실을 좀 더 냉철하게 읽어내는 데 도움이 되리라 기대되었다. 유수민은 현직 의사로서 생물학연구정보센
 
 
 
 전출처 : Arm > [인문/사회] Arm(앎) 입니다.

 

• 나는 이런 사람이예요!

탄탄한 배경지식과 깊은 독해력은 없지만 책읽기를 순수히 즐거워하는 청년입니다.

서평단에 뽑혀서 정말 좋네요!! ♪


• 내 인생 최고의 책 5권

제가 처음으로 사회를 정직하게 볼 수 있는 

눈을 뜨게 해준 고맙고도 소중한 책입니다.

 

 

 

 

 

 

 품격있고 아릅답고 진솔한 문체!

 내공부족으로 100% 이해하지는 못했으나

 김상봉 선생님이 설파하시는 슬픔 그리고 서로주체성.

 두고두고 아끼는 책.

 

 

 

 

  고도 자본주의, 소비사회를 넘어서려는

  켄세이씨의 실천기.

  대안적인 삶에 대한 고민을 품게 해주었고

  실제로 대안적으로 살아나갈 수 있다는 용기를 준 책.

 

 

 

 

  막연히 품고있던 종교, 특히 한국 개신교에 대한 의문에

  또박또박 답을 해준 책.

  기독교가 악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뜻에 맞게 바르게 믿자는 주장이 설득력있게 담김.

  주변의 수많은 개신교 친구들에게 수없이 권하고픈 책.

    

 

 

  자신의 가치관을 꺾지않는 지조있는 꿋꿋한 삶.

  그리고 아내에 대한 깊기만한 마음.

  어마어마한 감동이 담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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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아이들의 세대 - 미세먼지 PM10에 덮인 한국의 미래
우석훈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멈추지 않는 불도저 

 불도저 소리가 요란합니다. 뉴타운 선정, 그린벨트 해제, 재건축, 재개발. 불도저 엔진의 굉음에 섞여 끊임없이 쏟아지는 말들입니다. 기존의 아파트는 더 높은 아파트와 주상복합건물로, 주택지와 가난한 사람들의 거주지는 새로운 아파트로, 그리고 숲도 아파트로, 산도 아파트로, 게다가 국립공원 경계 지역의 문턱까지 아파트로 꼬박꼬박 시멘트를 채워 넣는 것이 서울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서울에서 최후의 안전판 노릇을 하던 그린벨트의 작은 숲까지 전부 망가뜨린 다음에 줄 맞추고 키 맞추어 심어 놓은 나무 몇 그루의 녹색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고 합니다. 


이 끊임없는 불도저 사회. 여기저기서 동시에 솟아오르는 건물만큼이나 그에 대한 많은 우려의 목소리도 치솟고 있군요. 그런데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 중에 정작 가장 심각한 문제점 하나가 빠져있는 듯합니다. 간담이 서늘해질, 훨씬 더 긴박하고, 우리 개개인의 삶과 직결되는 문제가 말이지요.  
 

PM10이 뒤덮은 먼지 지옥, 서울
 
우석훈씨는 <아픈 아이들의 세대>를 통해 환경오염의 구체적인 정도를 서울, 나아가서 한국 전체에서 이루어지는 건설 및 경제정책의 문제점과 연결 지어 설명합니다. 혹시 PM10(피엠텐)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저자는 PM10을 화두로 내세워 대규모 개발의 광풍으로 뒤덮인 한국의 암울한 미래를 경고합니다. 
 

PM10이란 Particulate Matter10의 약자로서, 크기가 10마이크로미터(1마이크로미터는 100만분의 1미터) 미만인 미세입자 먼지를 말합니다. 그만큼 작은 물질은 공기 중에서 잘 가라앉지 않고 계속 떠다니는데, 그것이 우리 인체로 들어가면 큰 문제가 발생합니다. 


원래 인체는 외부의 여러 물질들을 걸러내는 최소한의 거름망이 있습니다. 콧털은 먼지를 일차적으로 걸러내는 중요한 기능을 하고, 기도에는 주름이 있어서 여과장치의 역할을 하며, 점막에서는 가래를 통해 먼지 등을 배출시키죠. 
 

그런데 PM10은 워낙 미세하기 때문에 이런 여과장치에 걸리지 않고 폐 속 깊숙이 박혀버립니다. 허파꽈리를 죽일 뿐더러 몸 안 여기저기 달라붙게 됩니다. 인간의 인체에서 처리할 수 없을 정도로 작기 때문에 계속 몸 속에 축적되는 거죠. 


특히 황산화물 등 다른 오염물질과 결합해서 발암물질을 만들어내며 폐렴과 폐암, 천식, 심혈관계 질환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999년 방콕에서 실시된 연구에 따르면 PM10 농도가 10㎍/㎥ 증가할 때 전체 사망률은 1~2%, 호흡기계 사망률은 3~6% 증가했고, 특히 좁은 지역에 많은 사람들이 집중해서 생활하는 대도시에서 PM10 농도가 10㎍/㎥ 늘어나면 25~30세 성인의 수명이 1년 줄어드는 것으로 계산됐다고 합니다. 몸 밖으로 배출되지도, 몸 속에서 정화되지도 못하는 PM10. ‘보이지 않는 살인자’, '보이지 않는 독‘으로 불릴 만큼 위험합니다. 


이렇듯 인체에 유해한 PM10은 자동차의 매연, 분진 및 각종 공사장에서 생긴다고 하네요. 주변을 둘러봅시다. 어느 곳을 가든 공사장을 몇 군데이고 쉽사리 찾아볼 수 있지 않나요? 뉴타운 하나 만드는 데 계획단계에서 10년, 실행단계에서 20년을 소요하는 외국과 달리, 1년 안에 토지수용을 위한 매입까지 마치고 5년 안에 공사를 끝내버리는 우리나라의 도시개발 체계, 게다가 멀쩡히 사람이 사는 곳에서 진행되는 건설. 
 

저자에 따르면 유럽의 권고기준을 넘어선 서울의 PM10 지수로 보면 서울은 이미 '재난지역' 혹은 '긴급대피지역'입니다. 저자는 앞으로 서울은 거대한 PM10 공장이 될 것이고, 지금 서울을 뒤덮고 이는 미세먼지에 의한 죽음의 구름은 비가 와도 사라지지 않는 끈적끈적한 죽음의 운무를 만들게 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서울의 PM10 오염도는 경제협력개발기수(OECD) 국가 중 단연 1등이지요. 

 아이를 위해, 서울을 긴급탈출하라!

나아가 저자는 부모들에게 아이를 위한다면, 어서 빨리 “서울을 떠나라!”고 강력히 권유합니다. 현 상태대로 개발이 진행된다면, 새로 태어날 아이들은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아토피를 비롯한 각종 유아질환에 시달릴 '아픈 아이들의 세대'가 된다는 것이죠.

아이가 아픈 것은 어머니가 아플 수도 있고, 아버지 때문일 수도 있지만, 아토피나 유아 천식과 같은 병들은 ‘환경성 질환’으로 PM10과 같은 미세 오염물질이 거의 즉각적이라고 합니다. 어른들은 공사장 근처에 오랫동안 살더라도 바로 아프지 않지만, 아이들은 과연 그 개발의 속도를 견뎌낼 수 있을까요? 한창 건강한 어른들이나 감당할 수 있는 이 광속의 로켓 속에서 아이들은 지금 너무도 아픕니다. 많이 아픕니다.

한 기사에서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3킬로가 채 되지 않는 아이가 천식으로 울고 있는 걸 보면서 책 쓰는 2주 동안 내내 울었다. 우는 것 외에는 아프다고 얘기할 수 없는 0세의 영아들 모습을 떠올리면서, 정말이지 내내 울면서 한 자 한 자 적어 내려갔다. 아버지로서, 이제는 어머니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싶었고, 성인으로서,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싶었다.”

책의 곳곳에서는 이러한 저자의 절절한 마음이 묻어납니다. 저자의 경험과 깨달음을 바탕으로 내 아이의 건강, 아이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환경 가치에 대한 자각으로 연결하려는 저자의 노력이 눈에 띕니다. 아픈 아이들의 세대를 향한 애정이란 진정성이 책 전체를 아우르고 있기에, “서울을 떠나라!”는 다소 생소하고 파격적인 그 말이 차마 마음에서 떠나질 못하는군요. 

잔혹동화의 시대

 이 책은 2005년, 참여정부 시절에 출간됐습니다. 지금은 2008년, ‘불도저 정부’ 시절. 오늘날, 상황은 과연 조금이라도 나아졌을까요? 개발의 광풍은 더욱 미친 듯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우리 몸 속의 PM10은 끊임없이 쌓여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대로 돈독 오른 사회의 끝에서 아픈 아이들의 세대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불도저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이제는 우리가 실로 절절한 문제를 속히 깨닫고 마음 깊이, 많이 아파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것은 아이를 잃은 부모의 슬픔이다. 우리는 지금 ‘아이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라는 잔혹동화의 시대를 살고 있다. 건설경기의 연착륙으로 경제성장률을 1퍼센트 높인다는 경제학을 가장한 정치담론이 실제로 낳을 것은 아이를 잃은 부모의 곡소리와 아픈 아이들의 세대뿐이다. - 우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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