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바꿈 - 탈핵으로 바꾸고 꿈꾸는 세상
탈바꿈프로젝트 엮음, 히로세 다카시 외 지음 / 오마이북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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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바꿈이란 탈핵으로 바꾸고 꿈꾸는 세상을 말한다. 입에 착 달라붙게 용어를 잘 만든 것 같다. 탈바꿈이란 이름하에 탈핵을 바라는 많은 이들이 모여 프로젝트를 꾸렸다고 한다. 탈바꿈프로젝트인데, 이는 시민들이 핵발전의 위험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탈핵과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에 동참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기획이라고 한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의 기획으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에는 반핵탈핵 운동가, 시민단체 활동가, 의학계 전문가, 에너지 정책 연구자, 교사와 청소년 등이 함께 한다고 한다. 그들이 처음으로 펴낸 책이 바로, 핵 없는 초록세상을 위해 꼭 알아야 할 탈핵 이야기를 담은 탈바꿈이다.


탈바꿈은 무려 21명의 필진이 함께책을 썼다. 필진이 다양하다는 것은 다양하고 풍성한 이야기가 가능하리라는 장점이 분명 있다. 하지만 자칫 함께라는 밀접도가 떨어진다면, 책이 전반적으로 산만해질 수 있다는 위험도 존재한다. 책 목차의 구성은 매우 흥미로워 보인다.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핵발전의 위험에 대해 이야기하고, 2부는 방사능 먹거리와 안전에 대해 이야기한다. 끝으로 3부는 탈바꿈의 대안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렇듯 책의 전체 구성은 밀도 있고, 기대감도 불러온다. 하지만, 적어도 나의 눈에는, 21명이란 많은 필진이 함께썼다는 것의 장점보다는 단점이 도드라져 보였다. 26개의 작은 글 꼭지들을 21명이 각기 나누어 쓴 것인데, 내용의 충실도가 아쉬운 꼭지들도 눈에 띈다. 또한 함께의 밀접도가 떨어지다 보니 책의 강조점도 확연히 드러나지 못하는 듯하다. 책에도 음악처럼 강약박자가 있어야 읽을 맛이 날 텐데, 각 꼭지들이 따로 떨어져 있다는 느낌. 글을 간단히 쓴다는 것과 쉽게 쓴다는 것은 엄연히 다른 것일 게다. 정말 쉽게 쓰기 위해선 더 진한 공을 들여야만 한다. 더불어, 책에는 예쁘고 화사한 인포그래픽이 많이 실려 있는데, 결국엔 아쉬움을 준다. 예쁘고 화사하고, 참고자료로서는 가치 있지만, 핵심내용이 확 와 닿는 그림은 아닌 듯 하다.

 

결국 탈바꿈을 종합평가하자면, 책이 의도했던 탈핵 입문서로서는 많이 아쉬운 책. 물론 입문서라는 기준으로 다소 가혹히 봤을 때는 많이 아쉽지만, 탈핵에 관한 유익한 정보들이 많이 실려 있음은 분명하다. 특히 독일 탈핵운동의 역사 그리고 국내에서의 방사능 안전 급식 조례 운동의 흐름 등은 아주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라고 생각한다. ‘탈바꿈 프로젝트라는 아주 훌륭하고 응원하고픈 기획의 결과물인 이 책에 대해, 다소 야박한 평가의 글을 남기자니 괜스레 미안하고 안타깝고 찜찜하다. 진정한 탈핵 입문서가 되길 바라는 높은 기준에서 책을 바라봤음을 다시금 밝히며, 앞으로도 그치지 않고 계속 될 탈바꿈 프로젝트를 기대한다. 탈핵으로 바꾸고 꿈꾸는 세상이여,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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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 2015-01-03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탈핵 주장이 조심스러운게.. 유럽이 가능하니까 우리도 가능할 거라는 생각이 쉽게 안드네요. 선입견이 아니라 유럽은 자기 스스로 줄이겠다고 나선거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으니까요. 실제로 원자력 발전소가 없으면 전기세도 엄청나게 비싸질 거 같구요. 탈핵도 좋지만 그런 점이 우려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