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묵직하게 읽힌 소설이었다. 읽는 내내 마치 귀신이 내 어깨위에 내려와 있는 양 (사실 이 장면이 무서워서 한번 읽다가 말았었다.) 무거운 마음을 떨칠 수 없었다. 이 책을 읽노라면 삶과 죽음이 참으로 하나의 연장선상에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나는 누구를 사랑했고 누가 나를 사랑했으며, 나는 무엇에 감사하고 나 때문에 감사했던 사람은 누구였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주인공이(이름도.. 가물) 그런 것들을 적어둔 노트는 아무래도 희망의 노트이지 싶다. 하지만 이 작가의 책은 다시는 읽고 싶지 않다. 그냥...

 

 

 

 

 

역시 범인이든 탐정이든 멋지고 볼 일... 190이 넘는 키에 마른 몸.. 까칠한 성격.. 나이는 마흔 정도(?)

한 2주동안 굉장히 더울 때 이 책을 읽었다. 두꺼웠는데도 워낙 재밌어 책장이 술술 넘어갔다. 눈사람 덕분에 더위도 잊고... 범인은 역시 전혀 예견할 수 없었던 사람.. 다른 시리즈도 있다던데.. 무척 궁금하구나.

 

 

 

 

 

 

 

오랜만에 만난 심윤경 작가. 실망했다. 재미도 없다. 뭐.. 거침없이 앞뒤 보지 않고 사랑하라는 말. 사랑의 질주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지. 그럼. 그럼. 서른 아홉 혜나의 사랑이 헤피엔딩이길..

 

 

 

 

 

 

 

 

 

내가 비오는 어제 우울했던 건 순전히 이 책 때문이었다는 결론이다. 기대 없이 읽었다가 우아... 너무 좋잖아. 이건. 영화도 있다는데 찾아서 봐야겠다. 이런 노년의 모습이라면, 과거도 미래도 아닌, 그냥 현재 이런 모습이라면 이렇게 쓸쓸해도 나는 견딜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누구나 어디에 어떤 상황에 처해있거나 고독하다는 게 내 생각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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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2-08-15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이 달리다, 호평 일색에 드디어 실망했다고 단호히 말씀하시는 글을 보네요. 스파피필름님, 오랜만이에요.^^ 전 이 책 아직 안 읽었는데 그냥 좀 두고있어봐야겠어요ㅎㅎ

스파피필름 2012-08-15 17:23   좋아요 0 | URL
아마도 심윤경 작가에 대한 기대가 커서 이번 책이 별로였던거 같아요. 너무 단호히 말했나봐요. ㅋㅋ 비가 오고 나니 왠지 가을이 성큼 올 것만 같아요. 남은 여름 마무리 잘하시길 빌어요. ^^

이진 2012-08-15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도하는 사람>과 <스노우맨>은 두꺼워서 겁이나요.
하지만 두 책 모두 읽고 싶긴 해요. 특히 <애도하는 사람>의 감정은 저와 매우 닮아있을 것 같아서 특히 더요. <스노우맨>은 집에 있거든요. 날 잡아서 하루만에 읽을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ㅎㅎ

오오, '싱글맨'은 혹시 빨간책방에서 들으시고 읽으셨나요. 저는 그래요. 빨간책방에서 이야기하길래 금방 장바구니에 넣어버렸어요! ㅋㅋ

스파피필름 2012-08-15 18:51   좋아요 0 | URL
빨간책방이라는 것이 있군요. 지금 검색해서 뭔지 찾아봤어요. 저는 친구가 추천해서 읽어봤답니다. 덕분에 재밌어 보이는 팟캐스트 알았네요. ^^
 
빌리 밀리건 - 스물네 개의 인격을 가진 사나이
다니엘 키스 지음, 박현주 옮김 / 황금부엉이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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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처럼 '나는 생각함으로써 존재한다'고 믿고 있지만, 우리는 가끔 내 자신이 낯설어질때가 있다. 자아가 일관적이고 연속적이라는 믿음이 깨어진다면 나는 더 이상 내가 아닌가. 아니 그래도 물리적으로 내 몸은 존재함으로 나라고는 할 수 있는가. 빌리 밀리건. 이 사람은 24개의 인격이 하나의 몸속에 존재한다. 내 안에 여러개의 인격이 존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은 사실 보통 사람의 경우에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다중인격자와 보통 사람을 구분짓게 하는 것은 각각의 인격들이 서로의 기억을 공유하는가 아닌가하는 것이라고 한다. 가령 다중인격자의 경우에는 개별의 인격체들이 서로의 기억을 함께하지 못해 시간을 빼앗긴다고 느끼고 잠을 자고 일어나보면 전혀 엉뚱한 곳에 와 있는 것이다. 다중인격자의 치료는 이 책에서 나온 것처럼 핵심인격을 중심으로 하나의 인격으로 융합하는 것이라고 한다. 각각의 인격들은 전혀 다른 생리적 특성을 갖는다. 힘의 정도, IQ, 재능, 판단능력까지 별개의 사람같은 것이다. 소설은 실화를 다루고 있고 다중인격자가 된 원인이 어렸을 때 부모로부터 받은 학대라는 것 외에 과학적으로 다중인격자가 왜 되는지에 대한 원인은 나와있지 않다. 또 현재 밀리건이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도 나와 있지 않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다중이라고 놀리는 것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 그래도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관적이고 연속된 자아를 잘 조절하며 살아가고 있으니 다행이지 않은가. 좀더 과학적으로 다중인격자에 대해 다룬 책들을 읽어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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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나를 위로한다
김선희 지음 / 예담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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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에게 어린아이는 단순히 천진난만한 영혼이 아니라 삶에 대한 고통스러운 자기 성찰을 통해 매순간, 모든 변화를 긍정하는 유연하면서도 강한 정신의 소유자를 의미한다. 자기 삶의 자리, 일상의 노동을 버리지 않고도 자유로운 사람, 단지 비판이나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스스로 가치를 창조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 이런 사람이 어린아이의 단계에 있는 사람일 것이다.

 

한 때 이런 류의 책을 탐독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다가 소설로 돌아서고 요즘은 다시 소설이 잘 안 읽히는 시기다. 그렇다고 다른 책을 열심히 읽는 것도 아니니 책을 덜 읽고도 살 수 있구나 싶은 시절이다. 책을 덜 읽는다는 것은 생각을 덜 한다는 것이고(적어도 내게는..) 생각을 덜 한다는 것은 생활에 닿아있다는 말일 터이다. 위에서의 말처럼 나는 내 삶의 자리를 찾았는가, 나는 진정 생활인이 되었는가, 내게 주어진 노동의 가치는 무엇이며 그 양은 적당한가, 등등을 생각해본다. 어찌보면 다행이고 감사하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일상의 노동을 버리지 않고도 자유로운 사람이라는 말에 위로 받는다. 일상의 노동을 짊어져야 하는 나의 위치에 그럼에도 자유로울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생각하며 역시나 중독된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으니. 참으로 다행이지 않은가. 우연히 어느 분의 리뷰를 보다가 읽게 되었는데 구구절절 내 마음 속을 휘젓고 글을 썼나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이 책을 기점으로 다시 독서열을 불태우려는 마음이 인다. 이제 곧 무더위가 찾아오겠지. 더운 여름 땀 흘리며 책 읽는 노동 또한 올 여름을 기억에 새길 좋은 추억이 될지니 수많은 책들이여 기다리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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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영화포스터 커버 특별판)
줄리언 반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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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않았다. 6월의 중순.. 1년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노라면 내가 좋아하는 5,6월이 이렇게 지나가고 곧 올 한해도 금방 지나가겠지 하는 묘한 감정이 들곤 한다. 줄리언 반스의 소설은 플로베르의 앵무새를 사두고 앞부분만 여러번 읽다가 결국 못읽었다. 그런데 이 책.. 며칠동안 읽어나가다가 오늘에야 끝냈다. 인생 내내 전혀 감을 잡지 못하다가(?) 나이 육십이 넘어버린 남자의 이야기다. 제목은 sense of a endling 이지만 이 사람 전혀 감을 잡지 못한다. 하하. 묘한 아이러니 같은 이 책의 제목과 내용이 남일 같지 않은 걸 보면 누구나 짐작만으로 적절한 판단을 하고 대인관계를 이어나가고 이 소설의 주인공 토니처럼 평균치의 삶을 살아내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그렇다면 베로니카는 누가보아도 명확한 인생을 살아나갔을까. 베로니카의 한창때가 그려지진 않았지만 그녀 역시도 어디선가 서투른 짐작으로 살아갔을 것 같다.

어쩐지.. 회한이란 감정이 몰려올법한 소설인데 나는 일종의 위안을 느낀다. 짧은 소설이지만 정말로 맨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한번 꼼꼼히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행간의 의미를 추적해나가다 보면 정말로 '감'이 '어떤 명확한 것', 이를테면 증거 같은 것으로 바뀌어 인생의 행로가 뚜렷해지는 희열을 맛볼 수 있을까. 아.아. 명쾌한 삶이란 이리도 요원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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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 지음, 김정숙 옮김 / 비채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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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친구가 결혼을 갓 하고서 내게 했던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 남편과 하나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내가 아닌 남과 하나인 것 같은 기분이 어떤 것일까. 나는 잘 상상이 되지 않는데, 이 소설을 읽다보면 이런 기분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은 잔잔히 젊은 부부의 일상을 그린다. 가난하고 시대에 뒤떨어지고 세상에 관심을 두지 않는 부부. 그 부부는 세상의 잣대가 아닌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어가며 살아간다. 둘로 존재하지만 생각은 하나인 이 부부의 모습을 그려내는데 역시 소세키의 문체는 잔잔하고 애틋하다. 도저히 여러페이지를 한번에 읽어나갈 수 없게 느리게 읽어내게 만든다. 그런데 이 젊은 부부의 사랑의 내막은 내가 상상치도 못하게 불륜이었다. 뭔가 이상적이고 고고한 이상향에 있다가 세속의 문제로 추락한 느낌을 가지고 책의 후반을 읽어나갔다.

세상에서는 아직 용납되지 않는 이 문제 앞에서 주인공은 갈등하고 힘들어한다. 결국 그가 귀의하기로 한것은 종교. 깨달음을 구하러 마음을 쉬러 찾아들어간 곳에서 그는 과연 답을 구할 수 있었을까.

앞 부분의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가 너무 감동적이어서 인지 뒷부분의 한 인간으로서의 갈등을 그려내는 부분은 기억속에 별로 남지 않았다. 모든 것에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동시에 존재하듯, 사랑과 죄책감도 동시에 존재한다. 영원히 행복하거나 영원히 불행할 수 만은 없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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