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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영화포스터 커버 특별판)
줄리언 반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않았다. 6월의 중순.. 1년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노라면 내가 좋아하는 5,6월이 이렇게 지나가고 곧 올 한해도 금방 지나가겠지 하는 묘한 감정이 들곤 한다. 줄리언 반스의 소설은 플로베르의 앵무새를 사두고 앞부분만 여러번 읽다가 결국 못읽었다. 그런데 이 책.. 며칠동안 읽어나가다가 오늘에야 끝냈다. 인생 내내 전혀 감을 잡지 못하다가(?) 나이 육십이 넘어버린 남자의 이야기다. 제목은 sense of a endling 이지만 이 사람 전혀 감을 잡지 못한다. 하하. 묘한 아이러니 같은 이 책의 제목과 내용이 남일 같지 않은 걸 보면 누구나 짐작만으로 적절한 판단을 하고 대인관계를 이어나가고 이 소설의 주인공 토니처럼 평균치의 삶을 살아내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그렇다면 베로니카는 누가보아도 명확한 인생을 살아나갔을까. 베로니카의 한창때가 그려지진 않았지만 그녀 역시도 어디선가 서투른 짐작으로 살아갔을 것 같다.
어쩐지.. 회한이란 감정이 몰려올법한 소설인데 나는 일종의 위안을 느낀다. 짧은 소설이지만 정말로 맨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한번 꼼꼼히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행간의 의미를 추적해나가다 보면 정말로 '감'이 '어떤 명확한 것', 이를테면 증거 같은 것으로 바뀌어 인생의 행로가 뚜렷해지는 희열을 맛볼 수 있을까. 아.아. 명쾌한 삶이란 이리도 요원한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