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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나를 위로한다
김선희 지음 / 예담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니체에게 어린아이는 단순히 천진난만한 영혼이 아니라 삶에 대한 고통스러운 자기 성찰을 통해 매순간, 모든 변화를 긍정하는 유연하면서도 강한 정신의 소유자를 의미한다. 자기 삶의 자리, 일상의 노동을 버리지 않고도 자유로운 사람, 단지 비판이나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스스로 가치를 창조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 이런 사람이 어린아이의 단계에 있는 사람일 것이다.
한 때 이런 류의 책을 탐독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다가 소설로 돌아서고 요즘은 다시 소설이 잘 안 읽히는 시기다. 그렇다고 다른 책을 열심히 읽는 것도 아니니 책을 덜 읽고도 살 수 있구나 싶은 시절이다. 책을 덜 읽는다는 것은 생각을 덜 한다는 것이고(적어도 내게는..) 생각을 덜 한다는 것은 생활에 닿아있다는 말일 터이다. 위에서의 말처럼 나는 내 삶의 자리를 찾았는가, 나는 진정 생활인이 되었는가, 내게 주어진 노동의 가치는 무엇이며 그 양은 적당한가, 등등을 생각해본다. 어찌보면 다행이고 감사하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일상의 노동을 버리지 않고도 자유로운 사람이라는 말에 위로 받는다. 일상의 노동을 짊어져야 하는 나의 위치에 그럼에도 자유로울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생각하며 역시나 중독된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으니. 참으로 다행이지 않은가. 우연히 어느 분의 리뷰를 보다가 읽게 되었는데 구구절절 내 마음 속을 휘젓고 글을 썼나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이 책을 기점으로 다시 독서열을 불태우려는 마음이 인다. 이제 곧 무더위가 찾아오겠지. 더운 여름 땀 흘리며 책 읽는 노동 또한 올 여름을 기억에 새길 좋은 추억이 될지니 수많은 책들이여 기다리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