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결사의 세계사
김희보 지음 / 가람기획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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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브라운의 소설을 읽다보면 비밀 결사에 대한 이야기가 참 많이 나온다. 그리고 댄 브라운의 소설 뿐만이 아니라 다른 소설 작품에서도 비밀결사는 은근히 많이 등장한다. 사람들이 비밀 결사에 대해서 많이 알려진 것이 없기 때문에 궁금해하는 것도 있고, 실제로 비밀결사가 지하에서 움직이는 일들이 많기 때문에 어느정도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등장시키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 최근에 본 영화 중 '셜록홈즈'라는 영화에서도 비밀 결사 비슷한 범죄 조직이 등장해서 이야기의 주요 내용으로 구성되었었다. 이렇게 영화나 소설에 등장하는 비밀 결사의 모습을 보면서 일반 대중들은 비밀 결사에 대한 이미지를 어렴풋이 새기게 되는데, 대부분의 이야기에서는 이러한 비밀 결사들이 범죄적인 요소를 많이 담고 있어서 그리 좋은 이미지를 가지게 되지는 않는다. 나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비밀 결사에 대해서 막연한 기대감과 신비로움, 그리고 반드시 없어져야 할 조직으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비밀 결사에 대한 이미지가 조금 변화된 것도 사실이다.

 

비밀 결사라고 해서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니고, 비밀 결사에 등록된 사람들이 모두 정신이 이상하지도 않다. 오히려 각 시대의 지성이라고 불리는 사람들도 비밀 결사에 가입을 했었고, 수장으로 활동한 사람들도 여럿있다. 책을 읽다보면 비밀 결사에 가입한 사람들이 종교적인 이유 뿐만이 아니라 비즈니스적인 이유로 가입하는 경우도 있고, 비밀 결사에 가입을 함으로서 해당 단체에 소속된 사람들의 지지를 얻게되니 어떤 주술적인 힘보다는 사람들을 얻게 되기 때문에 가입하는 사람들도 괘 여럿되는 것 같다.

 

여기에서는 비밀 결사에 대해 극히 객관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표면적으로 드러난 절대적으로 객관적인 사실만을 다루고 있어서 조금은 문체가 딱딱하다고 여기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만큼 비밀 결사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일단 첫 장에서는 비밀 결사가 어떤 유래로 생겨나게 되었는가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나는 생각지도 못했던 수많은 비밀 결사가 세계에 존재하고 있었다. 가끔 영화에 등장하는 비밀 결사 단체 이름도 보이고 처음 들어보는 이름도 꽤 많았다. 아무튼 비밀 결사의 역사가 이렇게나 오래되었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두번째 장에서는 가장 많이 등장하는 세 단체의 유래와 활동, 영향에 대해서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프리메이슨, 유대게이트, 시온수도회 이렇게 세 단체에 대해서 그 어떤 책보다도 상세하게 다루고 있어서 평소에 이 단체들에 대해 궁금했던 사람이라면 아마 그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다 풀어줄 수 있을 정도의 정보가 넘쳐난다. 소설처럼 손에 땀을 쥐게하는 긴박감은 없지만, 소설에만 등장하는 줄 알았던 비밀단체의 실체를 알게 되는 것은 소설보다도 더 충격적이다. 특히 나처럼 비밀 결사에 대해 거의 무지했던 사람이라면 아직까지 이런 단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놀랍기 그지 없을 것이다. 그저 소설 속의 이야기라고 치부할 것이 아니라 비밀 결사의 세계사에 대해서 아는 것은 세계가 움직이는 원리를 아는 것과 동일하다. 평생에 한 번도 비밀 결사와 관련이 없을 수도 있지만, 우연한 기회에 비밀 결사를 만날 수도 있는 일이다. 활동범위가 무척이나 광범위하고 조직적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해서 알아두는 것도 결코 나쁘지 않다. 비밀 결사에 대해서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도록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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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족 말레이시아 100배 즐기기 - World 100 100배 즐기기
아쿠아(한혜원, 박진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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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무척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어딘가 여행을 가기 전에 가이드북 하나쯤 구입하는 것은 필수이다. 여행사에서 패키지로 판매하는 상품을 이용하지 않고, 비행기표를 끊는 것에서부터 호텔예약, 관광코스를 짜는 것 까지 모두 직접 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가이드북을 많이 의존하는 편이다. 이렇게 여행을 몇 번 해보다보니, 그 나라의 언어를 잘 몰라도 잘 만들어진 가이드북 하나만 있으면 그 나라를 여행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간단한 현지 언어 몇 개만 알고 있으면 밖에서 돌아다니는 것도 쉽다. 지독한 길치만 아니라면 지도 한 장으로 도시를  여행할 수 있으니 얼마나 멋진 일인가! 마음같아서는 유럽 일주 여행이라도 하고 싶지만 시간과 돈이 여의치 않다보니 요즘에는 동남아와 아시아 등 가까운 국가로의 여행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중이다. TV에서 많이 보았던 야자수가 드리운 해변이 굉장히 낭만적으로 보이는 데다가, 서비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은 주머니가 가벼운 여행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곳임에 틀림없다.

 

말레이시아는 상당히 끌리는 동남아시아 국가 중의 한 곳이다. 여행 정보를 검색하다보면 최근 뜨고 있는 쇼핑 스팟으로도 유명하기도 하고, 축복받은 천혜의 자연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광경임에 틀림없다. 아시아의 유명한 관광지에는 정말 어마어마할 정도로 큰 쇼핑몰들이 자리잡고 있는데, 말레이시아도 그에 뒤지지 않았다. 우리나라에도 부산에 센텀시티가 개장을 하고, 서울에서도 이런 스팟들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볼 때 한국도 이웃 나라에서 인정하는 관광지가 될 준비가 조금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아무튼 이 책을 보면서 말레이시아에 대한 좋은 점들을 많이 알게 되어 기분이 좋다. 아직 한 번도 가보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한 번쯤은 가게 될 듯 한데, 그 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가이드 북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풍부한 사진이 아닐까 싶다. 마치 말레이시아에 이미 한 번 다녀온 듯한 느낌마저 주는 방대한 양의 사진은 말레이시아의 정취를 한껏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직접 발로 뛴 저자들의 생생한 경험담이 솔직하게 실려 있어서 딱 가기 좋은 곳만 추천해서 시간낭비할 염려는 없을 듯 하다. 각 지역별로 자세한 안내 지도를 싣고 있어서 이 지도를 바탕으로 걸어다니기에는 큰 문제가 없을 듯 하고, 여행 계획을 짜기도 꽤 괜찮다. 그리고 각 스팟에서 꼭 즐기고 돌아와야 할 명소들을 꼼꼼하게 찍어서 알려주기 때문에 적어도 말레이시아에서 뭔가 놓치지 않을까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다. 트렁크 족을 위한 가이드북 답게 숙소와 레스토랑, 쇼핑 센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강점이다. 하지만 뭔가 다른 것을 원하는 독자들에게는 조금 아쉬운 가이드북이지 않을까 싶다. 물론 그 외에도 관광명소에 대한 설명이 간략하게 있기는 한데, 그리 자세하지는 않아서 좀 더 자세하게 알고 싶다면 다른 책을 참고해보아야겠다.

 

책의 두께가 그리 가벼운 편은 아니라서 가방에 넣고 돌아다니기에는 조금 묵직하다. 일단 여행가방에는 챙겨가되, 호텔에서 미리 읽고 계획을 세울 때까지 참고하면 괜찮을 책이다. 원래 돌아다닐때는 굉장히 가볍게 다녀야 몸이 편하다. 여러 곳을 돌아다니다보면 몸이 자연적으로 피곤해지는데 책까지 짐이 되어서야 안될 말이다. 그리고 환전이나 그 나라 화폐에 대한 정보가 다소 부족해서 아쉽다. 역사나 인종에 대한 정보도 간단하게 알고 가면 여행할 때 도움이 되는데, 이 책에서 그런 내용들은 실려있지 않다. 말레이시아 근처에는 많은 국가가 있기 때문에 연계 관광이 가능한데, 이 책을 보면 말레이시아 한 곳만 보기에도 왠지 빠듯할 듯 하기도 하다. 그만큼 풍부한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에 아닐까 싶은데, 그동안 알지 못했던 말레이시아의 색다른 매력을 이 가이드 북을 통해 알게되어 무척 기쁘다. 요즘 근처 여행지로 괜찮은 곳을 한창 찾고 있었는데, 이 책 덕분에 다음 여행지는 말레이시아도 한 번 고려를 해보아야겠다. 참으로 친절한 말레이시아 안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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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와도 15분 이상 대화가 끊이지 않는 66가지 Point
노구치 사토시 지음, 윤성규 옮김 / 지식여행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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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잘 하고 싶다는 욕망은 누구나 있지 않을까 싶다. 사람들 앞에 나서서 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친근감을 주는 것은 대화를 나눌 때 좋은 대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분명히 처음 사람을 만나면 어떤 대화를 해야할지 한참을 망설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실 나도 대화에는 그리 능숙한 편이 아니라 한참 대화를 재미있게 하다가도 말문이 막히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하다. 친한 사람과는 어떤 대화를 해도 말이 끊이지 않고 잠깐의 침묵이 이어져도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데, 처음 만나는 사람이나 약간 긴장되는 상황일 때는 잠깐의 침묵도 어찌나 손에서 땀을 쥐게 하는지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대화에도 뭔가 기술이 있을 것 같은데, 대화를 참 재미있게 잘 하는 사람을 보면 뭔가 기술이 있을 듯 하다. 그래서 이런 책이 등장한 것이 아닐까?

 

이 책에서는 대화를 할 때 가장 기본적인 방법들을 알려준다. 사실 '66가지 포인트'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은근히 겹치는 주제도 있고 별로 내용이 없는 주제도 있어도 모두다 합치면 66가지가 안 될 것 같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에 자신없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말 주변이 없는 것은 그 사람에게 이야기거리가 별로 없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야할지 모르는 것이 원인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평범한 일상이라도 조금씩 늘어놓다보면 뭔가 대화를 할 주제가 생긴다. 그런데 이것을 어떻게 풀어내야 좋을지 모르는 것이 대화에 어색한 사람들의 대부분 특징이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에게 있어서 가장 쉬운 대화 스킬을 알려준다.

 

우선 적극적으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다. 적당하게 반응을 하면서 대화의 실마리를 이어나가는 것이 포인트이다. 그리고 질문을 할 때도 자신의 기준이 아니라 상대방의 감정에도 공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나와는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깊은 대화를 이어나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서로간의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느낄 때 더욱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다양한 상황별로 대처법에 대해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어떤 상황에서 말문이 막이는 경우가 많았다면 한번쯤 참고해볼만하다. 특히 저자가 말하기 수업을 하면서 일어났던 실제 상황도 예시로 들어서 설명하고 있어 보다 실감이 난다. 이 책을 다 읽고 실제 상황에 접목하기 위해 조금만 노력을 한다면 아마도 대화의 달인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처음에는 간단한 대화를 하는데에도 다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좀 성가시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는데, 연습을 통해서 자신의 것으로 대화의 기술을 만들어낸다면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법이 몸에 밸 수 있다.

 

대화를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에 대한 자신의 진실된 마음이다. 대화가 어렵다는 것은 이미 대화를 하기 전에 내가 상대방에 대한 벽을 만들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거북한 상황이라도 내가 먼저 손을 내밀 수 있는 용기를 가지도록 하자. 그렇다면 이미 당신은 좋은 대화를 하기 위한 단계에 한걸음 내딛은 것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아무리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더라도 상대방에게 직접 말하지 않으면 그 감정은 전해지지 않는다. 좀처럼 입을 떼기 어려운 사람이라면 한 번 쯤 참고해도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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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운동화 신은 여자, 하이힐 신은 여자
서주희.곽혜리 지음, 홍희선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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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보다 운동화를 더 좋아하는 나는 운동화를 참 많이 신고다닌다.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하이힐을 신을 기회도 별로 없을 뿐더러 한가지 신발에 꽂히면 질릴 때까지 신고다니는 편이라 내 신발장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새 신발과 걸레처럼 너덜너덜한 헌 신발이 함께 공존한다. 신발을 보면 그 사람의 취향이 보인다는데, 신발 하나를 살 때 무난하면서도 특이한 것을 좋아하는 나는 도대체 종잡을 수가 없는 사람인가 보다. 절대로 유행을 타는 신발은 사지 않고, 극도로 장식이 배제된 심플한 스타일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래서 내가 가지고 있는 신발들은 어떤 옷에나 잘 어울릴 법한 갈색과 검정색이 대부분이다. 물론 여름 신발은 예외인 경우가 한 두 켤레정도 있다. 지하철을 타면 사람들의 신발을 유심히 쳐다보는 버릇이 있는데, 신발에는 그 사람의 개성이 잔뜩 묻어난다는 지론은 결코 틀리지 않은 듯! 무척이나 깔끔해보이는 여자가 깨끗한 구두를 뽐내고 있으면 역시! 라는 생각이 들고, 대체적으로 아주머니들은 조금 저렴한 시장 구두를 뒷 굽이 닿도록 열심히 신고다니는 모습에서 알뜰한 그녀들의 살림살이가 묻어나는 듯 하다.

 

이 책은 결코 신발에 관련된 이야기가 아니다. 너무나도 다른 개성을 가진 두 여자가 자신의 일기장을 조심스레 공개한 이야기이다. 극히 주관적인 입장에서 썼기 때문에 어떤 대목에서는 이 사람이 어떤 생각과 상황에서 이런 글을 쓰게 되었는지 종잡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0대 후반의 나이에 뭔가 끄적거리면서 책을 펴낸다는 것도 대단하지만, 어떻게보면 자신의 분신일 수도 있는 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공개한다는 것 자체가 조금 놀랍다. 한 권의 책으로 이루어져있지만, 사실 이 책은 총 2권의 일기장과 1권의 사진집으로 봐도 무방하다. 세 사람의 서로 다른 이야기가 모여서 한 권의 책이 된 것이다. 사실은 세 사람 사이에 큰 연관은 없기 때문에 따로 떼어서 읽어도 그리 어색하지 않다. 다만 이렇게 다른 소재들을 한 권의 책으로 모은 편집자의 능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슬그머니 들었다.

 

이들의 이야기를 읽고 감성이 잔뜩 묻어나는 사진들을 보면서 지금의 내 모습은 어떤지, 어디까지 와 있는 것인지 다시금 돌아보게 되었다. 나느 굉장히 치열하게 살고 있지만 이대로 도태되는 것은 아닐까 남몰래 걱정하고, 조금이라도 자기 계발을 하기 위해 무척이나 노력하는 욕심많은 사람이다. 남들의 시선보다는 내 자신의 만족감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조심스레 타인의 시선으로 나를 평가해보기도 한다. 운동화 예찬론을 펼치지만 신발장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하이힐을 전시해두고 언젠가는 꼭 신어야지, 라고 말하는 하이힐에 대한 로망도 가지고 있다. 쉽게 가지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테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세상에는 참으로 다양한 취향과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달았다. 물론 나와 똑같지는 않지만 그들이나 나나 비슷한 고민을 한 적이 한 번쯤은 있었다. 다른 사람의 글을 읽는다는 것은 그들의 고민으로부터 나의 고민도 함께 치유되는 효과, 공감대 형성이 아닐까 싶다. 20대 여성들이 나와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할 때 읽으면 참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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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사라 쿠트너 지음, 강명순 옮김 / 은행나무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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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지독한 우울증에 걸린 여성이다. 도대체 이 여성은 왜 우울증에 시달려야 했을까.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열정이 가득한 여성의 이야기를 보면서 왠지 20대 후반의 여성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지 않을까 싶었다. 우울증에 빠진 가장 큰 원인은 사랑한다고 여겼던 사람과의 이별이었다. 그런데 참 재미있는 것은 처음에 열정적으로 빠져들었던 사랑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식상해지고,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이별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녀의 첫 사랑에서 가장 문제점은 파트너가 자신의 문제에만 관심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한다면 자신의 생활도 중요하지만, 분명히 상대방의 생활이나 감정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그래서 사랑을 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런 것들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한다면 그 관계는 언젠가 삐걱거릴 수 밖에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주인공이 우울증에 걸리게 된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남자친구와의 이별이었지만, 사실 그 전의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주인공은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감정의 밑바닥까지 알게된 그녀가 어떻게 다시 삶으로 돌아오게 되었는가에 대해서 이 소설은 상당한 페이지와 시간을 들여 서술하고 있다.

 

소설에 등장하는 심리치료사는 주인공에게 자신의 감정이 어디서 유래된 것인지 끊임없이 탐구하게 한다. 그러한 과정들을 통해서 원인들을 알게되고, 문제는 그것들을 부드럽게 어루만져주는 것만 남았다. 도대체 이런 글을 읽으면서 독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하기도 하겠지만, 나는 독자와의 공감을 통해 감정이 함께 정화되는 것이 바로 소설의 효과라고 생각을 한다. 같이 울고 웃으면서 글을 읽다보면 끝에가서는 주인공과 동일한 감정을 갖고 해피엔딩을 맞이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주인공은 다시 사랑할 수 있었다. 물론 그 과정이 굉장히 길고 힘들었으며, 과도기라는 과정까지 거치기는 했지만 그래도 결국에는 일도 사랑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마무리가 되어 해피엔딩이라고 볼 수 있겠다. 첫 눈에 반해서 이루어진 사랑은 금방 불타오르는 만큼, 꺼지기도 쉽다. 상대방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어떤 점들이 자신과 잘 맞을 수 있는지 알게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하지만 주인공이 마지막에 만난 사람은 그 전부터 주인공의 장단점을 어느정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은 편하게 감정을 나눌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여기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서 미리 걱정하지 말고, 현재에 충실하라는 사실이다. 미리 걱정하다보면 걱정거리는 결코 줄어들 수가 없다. 문제가 발생하면 그 때가서 걱정해도 그리 늦지는 않는다. 무언가에 쫓기는 것처럼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게 조금의 휴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반어법적으로 알려주는 메시지가 작가가 독자들에게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했던 것 같다.

 

누구나 우울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감정에 빠져서 계속 허우적대느냐, 아니면 감정을 훌훌 털어버리고 새 기분으로 일을 시작하느냐는 온전히 자신의 선택에 달린 일이다. 항상 기분이 좋은 것도 약간은 문제가 있겠지만 항상 우울한 것만큼 힘든 것도 없을 듯 하다. 지금 상대방은 배려하지 않고, 이기적인 사람 때문에 지독한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또한 최근 애인과 헤어져서 어쩔줄을 모르겠다면 이 책을 한 번 펼쳐보라. 주인공과 온갖 어려움을 함께 하다보면 마지막에는 슬며시 미소를 짓고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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