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펙트 - 존중받는다고 느낄 때 마음의 문이 열린다
데보라 노빌 지음, 김순미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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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존중한다는 것은 알기 쉬우면서도 실제로 실천하기에는 어려운 일이다. 나보다 나이가 많고 경험이 많은 사람을 존중하는 일은 쉽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선뜻 행하기가 어렵다. 작지만 좋은 내용들을 많이 담고 있는 이 책에는 존중을 실천하여 얻을 수 있었던 좋은 결과를 담은 사례들이 가득 실려있다. 내용 자체가 그리 어렵지도 않고, 실제 사례 위주로 서술되어 있기 때문에 책을 그리 많이 읽지 않는 독자라도 큰 부담감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아마도 저자가 TV 앵커라서 그런지 대중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듯 하다. 요즘 사람들은 실화를 원한다. 원론적이고 탁상공론만 하는 이론은 읽기도 지루하고 마음에 와 닿지가 않는다. 모든 사례를 쉽게 설명하고 있는 덕분에 나도 오랜만에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이 책의 내용으로 미루어 봤을 때, 현재 미국 사회는 존중이 사라진지 꽤 오래된 것 같다. 원래 언어 자체에 존대말의 의미가 크게 없는 사회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적은 나이차이는 별로 신경쓰지 않고, 모든 사람을 자신과 동일하게 여기려는 경향이 강하지 않을까 싶다. 사람들의 의식이라는 것은 그 나라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에서도 많이 좌지우지 되므로 그런 경향이 더욱 강할텐데, 아무튼 모든 사람들을 평등하게 대하는 것은 좋으나 그로 인해 존중하는 문화가 사라지게 된 것은 문제가 된다. 저자는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깨닫고 사람들에게 존중의 힘이 얼마나 큰지 알려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문제는 비단 미국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한국도 미국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만큼, 요즘에 예전보다는 사람들을 존중하는 문화가 많이 사라졌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부모들은 이리저리 날뛰는 아이들때문에 한숨을 쉬고, 학교 선생님들은 더이상 선생님을 존경하지 않는 학생들 때문에 교육자라는 직업에 회의를 느낀다. 이미 개인주의가 만연한 미국에서 이제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자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다. 이것은 비단 아이들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사회에서도 상호간의 존중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사회에서 존중받지 못하는 사람은 언제나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인다. 자신이 사회에서 중요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당당한 태도를 취할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열심히 살고자 하는 사람들 중에 정말 불필요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무엇인가는 그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더 잘하는 것이 분명히 있다. 다만 그것이 무엇인지를 자신이 깨닫지 못하는 것 뿐이다. 사람들이 서로를 존중한다면 사회는 조금 더 따뜻해질 수 있다.

 

존중받지 못하는 문제로 인해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보면 좋을 듯 싶다. 이런 문제가 아니더라도 회사를 경영하는 CEO나 학교 선생님들에게는 이 책에서 알려주는 진실의 소리가 더욱 절실하게 다가올 것이다. 모든 개혁이라는 것은 아래에서 부터 진행되는 것도 효과가 좋지만,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것이 좀 더 파급효과가 크고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어떤 조직을 이끄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읽으면 더욱 효과가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사람이 자연스럽게 서로를 존중하는 사회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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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언어 씨 이야기 - 헬로우 Mr. 랭귀지 1881 함께 읽는 교양 5
에리카 오크런트 지음, 박인용 옮김 / 함께읽는책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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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매일 언어를 사용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어떤 장애가 있어서 제대로 된 언어를 활용하지 못하더라도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기 위한 방법을 사용한다. 세상에는 수많은 언어들이 존재한다. 누가 만들었는지도 모르고, 어떻게 생겨났는지 명확하게는 모르지만 그래도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표현하기에는 언어만큼 간편한 것이 없다. 한국에 한 때 선풍적으로 불었던 영어 조기 교육은 아직도 그 여파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요즘은 조금은 잠잠해진 듯 하다. 아무튼 멀쩡한 한국어를 놔 두고 영어를 능숙하게 사용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엄마들을 보면 차라리 한국이 영어권 국가였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마저 든다. 예전에는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희소성이 있었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어느 정도 영어를 구사할 줄 알고, 워낙 영어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에 그리 영어 점수에 연연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아무튼 이렇게 영어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면 우리 나라도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1.5개 국어를 하는 문화적인 국가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렇게 언어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비단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다. 영어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영어가 현재 차지하고 있는 위치가 국제어에 가깝기 때문이다. 미국이 빠른 속도로 세계 경제를 장악하면서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아는 것이 비즈니스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당분간 미국이 차지하고 있는 정치적, 경제적 위치가 하락할 염려는 크게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기를 쓰고 영어를 배우려고 한다. 영어도 다른 언어와 마찬가지로 그 기원을 명확하게 추적하기란 어렵다.

 

그런데 영어가 세계를 장악하기 이전에 세계어를 만들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이미 존재하고 있는 언어들의 불합리성과 문화 교류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각 나라의 사람들이 편하게 배워서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진 선구자들이 존재했던 것이다. 그들은 어느 한 나라의 언어를 국제어로 정하기에는 불평등하다는 생각에서 모든 언어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을 모아서 좀 더 보편적인 공통어를 만들고자 했다. 사실 그 목적과 방법은 세세하게 따지고 들어가자면 모두 다르지만,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발명가의 열망은 똑같았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이 책을 읽기 전가지 내가 알고 있는 인공어라고는 '에스페란토 어'밖에 알지 못했었다. 이것도 대학교에 들어와서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내가 다니던 학교에 에스페란토어 동아리가 있었다. 내가 직접적으로 배우지는 않았지만, 동아리방을 왔다갔다 하다보니 그 동아리의 문 앞도 지나간 적이 있어서 그 존재를 알게 되었던 것이다. 맨 처음 봤을 때에는 굉장히 신기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에스페란토 어 외에도 많은 인공어가 존재하고 있었다.

 

이 책에서는 수많은 인공어의 탄생과 소멸을 이야기하고 있다. 표지에는 뭔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숨어있을 듯 한 문구들로 가득하지만, 사실 내용의 본질을 따지고 보면 인공어의 역사들을 알기 쉽게 정리해놓은 책이다. 수많은 인공어들을 일일이 열거하기는 어렵고 그 중에서도 비교적 자료가 많이 남아있고 인공어의 역사에서 나름대로 기념비적인 흔적을 남긴 언어들을 위주로 서술하고 있다. 언어학자인 저자가 실제로 공부한 언어도 여럿되는데, 도대체 어떻게 읽어야 할지도 감이 잡히지 않는 언어들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에스페란토 어나 클링온은 사람들이 모여서 매년 행사도 개최한다고 하니 언어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그리 적지는 않은가보다. 그리고 자신이 발명한 언어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한 과학자고 있었다고 하는데, 언어의 물리적인 특성상 일단 세상에 공표를 하고 나면 조금만 바꾸어도 다른 것으로 이해될 수도 있으니 한 사람에게 귀속된다고 보기는 어렵겠다. 그 소유권을 주장한 과학자도 결국에는 패소하여 그리 좋은 결과를 보지는 못했다고 한다.

 

언어에 대해 조금 관심이 있던 독자라면 정말 흥미진진하게 읽어내려갈 수 있는 책이다. 인공어라는 개념에 대해서 낯선 독자라 하더라도 지금까지 자신이 알고 있던 상식의 폭을 넓히는 차원에서 읽어두면 꽤 도움이 될 것이다. 책 뒤에는 풍부한 참고 문헌이 실려있으니 언어적으로 능력이 되는 사람이라면 웹사이트나 해당 원서를 직접 찾아서 읽어봐도 좋겠다. 아무튼 이 책을 읽고나서 지금 내가 사용하는 언어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니 그것만으로도 꽤 의미가 있는 독서경험이었다. 앞으로 동서양을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언어가 만들어질 그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의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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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임팩트 맨 - 뉴욕 한복판에서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고 살아남기 1년 프로젝트
콜린 베번 지음, 이은선 옮김 / 북하우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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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영향을 전혀 주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가능할까? 그것은 우리가 지구라는 행성에 몸을 담고 있는 이상 그것은 불가능하다. 좋은 영향이든 나쁜 영향이든 이 지구상에 살아있는 생물체는 어떤 방식으로든 지구와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생활한다. 과거에는 자연에 가까운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 나쁜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지만, 요즘에는 인간이 만들어낸 각종 화학물질, 오염 물질들로 인해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수많은 나라들이 공업화로 경제 발전을 이루었기 때문에 환경 파괴의 속도는 과거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진행이 되고 있는데, 한국도 물론 많은 환경 파괴가 이뤄졌지만 산업이 발달한 미국도 만만치 않다. 미국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자원이 풍부하고 나라의 넓이가 넓어서 모든 것이 집약된 우리나라와는 달리 환경 파괴가 덜 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을 알고보면 상당부분 환경 파괴가 진행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뉴욕의 환경 오염은 전세계적으로도 다섯손가락 안에 들어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데, 그 뉴욕 한가운데에서 환경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고 살아가겠다는 '노 임팩트 맨 No Impact Man'이 나타났다. 슈퍼맨이나 배트맨도 아니고 조금은 촌스러운 느낌의 이 사람은 그저 평범한 뉴욕의 한 시민이다. 다른 사람들처럼 일회용품을 마구 남발하면서 살다가 어느날 갑자기 환경에 어떤 영향도 미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써 자신 뿐만이 아니라 아내와 어린 딸까지 함께 동참시킨다. 미국에서는 굉장히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고 하는데, 그 방법이 다소 극단적이었기 때문에 좀 더 큰 관심을 끈 것 같다.

 

사실 도시에서 생활하는 사람으로써 전기를 안 쓰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지금 우리가 생활하는 환경이 전기를 동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전기가 없다면 모든 일을 사람의 손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이미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익숙해진 현대인이기에 다시 원시의 생활로 돌아가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저자는 단계적으로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일을 연구하면서 실제로 실천에 옮겼다. 우선 일회용품과 엘리베이터의 사용을 금지했다. 생각보다 우리 주위에는 일회용품이 많다.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의 일회용 컵, 피자 포장지를 비롯하여 화장지도 일회용품이다. 화장실에서도 화장지 대신에 다른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엘리베이터를 움직이는 동력도 전기인데, 전기는 수많은 화학 에너지를 태워서 만들어지는 에너지이다. 이도 절약한다면 환경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저자는 엘리베이터 대신에 계단으로 오르내린 덕분에 굉장히 건강해졌다고 한다. 자동차도 안되고 움직이는 모든 거리는 걸어다니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인구 밀도가 높은 뉴욕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란 쉽지 않지만, 나중에 이 가정에서는 무척 재미있는 오락 중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여러 시도들을 해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생활방식을 찾아나가는 저자를 보면서 참으로 감탄스러웠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환경을 보호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을 뿐, 실제로 실천에 옮기는 행동을 보여주는 사람은 무척 드물다. 그런데 저자는 감히 다른 사람들은 도전해보지 못한 전기를 끊고, 근거리 내에서만 생산되는 식품을 섭취하고, 일회용품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 등등 재미있는 시도들을 많이 했다. 그리고 그 경험을 인터넷 블로그라는 매체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공유했다. 그러한 여러 실험의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다. 여러가지 시도들을 하면서 겪었던 느낌과 에피소드 뿐만이 아니라 그동안 저자가 가지고 있었던 환경에 대한 철학도 함께 실려 있어서 나름대로 깊이있는 환경 서적이 된 듯 싶다. 그저 여러가지 실험을 한 것이 그친 것이 아니고 그와 같은 행동을 하게 된 배경과 또 이같은 실험을 통해서 얻은 것들을 정리하면서 다시 한 번 환경과 우리 생활의 연관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이 출간된 이후로 한국에서도 '노 임팩트 맨'이 되어보자는 움직임이 있다고 한다. 그에 관해서는 책 뒤쪽에 관련 사이트가 실려있으니 참조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책 자체의 내용 뿐만이 아니라 저자가 참고한 문헌 목록만 봐도 이 책이 그저 단순하게 쓰여진 책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실제 경험담을 통해서 우리가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들을 알 수 있어서 꽤 즐겁게 이 책을 읽어내려갈 수 있다. 환경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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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류의 아이 러브 베이스볼 - 초보가 베테랑이 되는 상큼한 야구 다이어리
김석류 지음 / 시공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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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사회인 야구의 열기가 후끈 달아오른 것 같다. 나 같은 경우는 '천하무적 야구단'이라는 TV프로그램을 통해서 다시금 야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비록 이리저리 헤메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만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연예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야구라는 운동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다. 초반부터 본 나로서는 초보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여러 야구 상식도 함께 알려주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야구에 대해서 공부하는 계기가 되었다. 잠깐 스쳐가는 것이지만 적어도 야구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만은 성공한 것 같다. 이같은 흐름에 힘입어 야구 관련 서적이 한 권 나오게 되었는데, 그 책이 바로 '김석류의 아이 러브 베이스볼'이다.

 

이 책은 야구의 기본적인 수칙들과 함께 저자가 스포츠 전문 아나운서로 활동하면서 겪었던 야구의 뒷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해주고 있다. 원래 여러 매체에서 칼럼을 써왔던 덕분인지 김석류 아나운서의 글은 깔끔하면서도 재미있게 잘 읽힌다. 야구의 아주 기본적인 규칙만 알고 세부적인 규칙들은 잘 몰랐던 터라 이 기회에 야구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야겠다고 다짐하며 펼쳐든 이 책은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책을 읽는 동안 시간가는 줄 몰랐다. 이 책에 실린 야구의 기본적인 수칙들은 굉장히 쉽게 써놓았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동적인 움직임을 활자로 읽으려고 하다보니 약간 지루하기는 하다. 그래도 정통 야구 이론서보다는 내용을 굉장히 쉽게 풀어놓았으므로 처음 야구를 접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입문서 삼아서 읽어보는 것도 꽤 괜찮을 것 같다.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필자가 야구계에 입문을 하게 되면서 겪게되는 크고 작은 에피소드 들이다. 왜 옛날 역사책을 보아도 정사보다는 야사가 더 재미있지 않은가? 아마도 그와 같은 원리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야구계에서는 일반적인 상식이지만 잘 모르는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그런 이야기들이 같은 야구 초심자로서 공감간다고나 할까. 그리고 덕분에 우리 나라에 어떤 야구단들이 있는지도 알게 되었다. 서울을 소재지로 하는 야구단들은 알고 있었지만, 몇몇 유명한 야구단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알고 있는 팀이 없어서 그냥 경기를 하면 경기를 하는구나... 라는 생각만 했었는데, 각 야구단의 특성과 역사들을 간단하게나마 알고 나니 조금은 야구에 대해서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확실히 이 책은 야구에 대한 이야기만 쓰고 있다. 이 책의 구석구석에는 저자의 야구에 대한 열정이 가득 묻어나오고 있으며 어떻게 하면 야구를 좀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정통 야구 입문서는 아니지만 재미있는 야구 이야기가 실려있는 안내서 정도는 되겠다. 주변 사람들이 야구를 너무 좋아하는데, 나는 그것을 어떻게 즐겨야 할지 모르겠다라거나 이제 막 야구에 대한 관심이 생겼는데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고민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단연 1등으로 추천하겠다. 그만큼 정보 뿐만이 아니라 재미로서도 꽤 매력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야구를 함께 느끼고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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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빈의 조선사 - 왕을 지켜낸 어머니 최숙빈, 그녀를 둘러싼 여섯 남녀의 이야기
이윤우 지음 / 가람기획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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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드라마 '동이'로 인해 최숙빈이 역사에서 재조명을 받고 있다. 사실 최숙빈은 기록이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그녀에 대해서 재조명을 하기란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실록의 내용을 바탕으로 역사학자의 상상력이 약간은 가미되어야 일반인들이 이해할만한 그런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드라마 '동이'에서는 숙종이 굉장히 유머스러운 에피소드와 성정으로 인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실제 역사서에 남아있는 기록에 의하면 숙종 때 환국을 여러번 겪었을 만큼 왕권을 키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왕이었다. 신하들의 권력이 하늘을 찌를 듯이 높았던 상황에서 왕으로 태어나 왕으로 살았던 숙종은 조선의 역사상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만큼 뼛속까지 왕이라는 생각이 잔뜩 깃들여있는 진정한 왕의 피가 흐르는 사람이었다.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것만큼 그리 인간적이지만은 않았다는 말이다. 물론 그런 왕권을 휘두르기까지는 내심 여러가지 생각이 있었을 테지만, 실제적으로 증명된 사실은 그리 많지 않다. 실록이 정사를 다루는 기록이라면, 드라마에서는 정사보다는 야사를 주로 다루기 때문에 그 내용을 100% 믿기에는 조금 어려움이 있지만, 역사를 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데에는 많은 도움이 된다. 사실 나도 드라마를 통해 이 책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최숙빈의 이야기보다는 숙종 시대의 정치사에 대해서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서술하고 있다. 객관적인 자료인 실록을 바탕으로 개인적인 의견은 되도록이면 배제하고, 독자들에게 극히 사실로 드러난 이야기만을 전달한다. 사실 역사의 해석에 있어서 무리한 추측은 역사의 왜곡을 불러올 수도 있으므로 이러한 태도는 바람직하다. 그렇다고 해서 그리 무거운 이야기로 끌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가벼운 어투로 가능하면 독자들에게 역사를 재미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어서 책을 읽는 내내 지루함 없이 정말 오랜만에 재미있게 읽었다. 사실 학교에서 국사를 배우기는 했지만, 교과서의 내용이 대부분 그렇듯이 굉장히 딱딱하고 중요한 사건들 위주로 기억하게 된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지루함이 전혀 없다. 숙종을 인간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피바람이 불었던 숙종 시대의 논리를 조금은 자세히 이해하게 되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책 제목이 '최숙빈'의 조선사라고 되어 있는데 실제로 이 책에서 최숙빈의 직접적인 이야기를 다루는 부분은 1장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숙종의 이야기가 더 많이 실려있다. 숙종이 왕권강화를 위해서 어떤 일을 했는지, 그 영향이 후대인 경종과 영조에게 어떤 파장을 주었는지에 대해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원래 숙종의 이야기를 썼다가 최근 드라마의 영향으로 급하게 책 제목을 최숙빈의 이름을 끼워넣은 것은 아닌지 심하게 의심되는 바이다. 그렇다고 해도 책 내용 자체가 워낙 재미있고 가볍게 역사를 설명하고 있어서 그런 아쉬움이 다소 줄어들기는 한다.

 

혹시라도 드라마 동이로 인해 최숙빈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이 책을 구입하는 사람이라면 많이 아쉬움이 남을 것이다. 책 제목 검색을 해보니 최숙빈에 대해 다룬 다른 책도 나와있으니 그 책을 참고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이 책은 숙종 때의 역사적인 흐름을 더 정확하게 알고 싶은 사람이 읽으면 최고의 만족도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역사서에 나온 숙종의 인간적인 면과 왕권 강화를 위한 노력에 대해서 상세히 쓰여있으니 정통 역사에 대해 쉽게 쓰여진 책이라 역사 입문서로 적합하다. 책의 편집도 읽기 쉽게 되어 있으니 생각보다 술술 넘어간다. 조선 후기 숙종 시대의 역사를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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