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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난다 - 일상을 바꾸는 특별한 선물 감성소품
이형동 지음, 이대성 사진 / 북클라우드 / 2013년 9월
평점 :
텐바이텐에서 정기적으로 오는 메일을 받아보면, 딱 그 스토어라는 느낌의 사진과 문구들이 가득하다. 꼭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이런 물건들을 보면서 감성을 지닐 수 있는 순간을 공유하는 것은 참으로 행복하다. 나에게는 그런 깨알같은 감성이 왜 없을까 고민하다가도 그냥 슬쩍 훔쳐보는 것만으로 만족하곤 한다. 이렇게 특별한 물건들을 매일매일 만나볼 수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무척 행복할 것 같았다. 그리고 그 물건에 얽힌 이야기들도 무척 듣고 싶었다. 그래서 아마 이 책을 선뜻 선택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책을 찬찬히 읽다보니, 처음에 내가 가졌던 기대감과는 조금 다른 방향의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이 어찌되었든, 이 책은 나름대로 작가의 감성이 가득 담겨있는 그런 에세이집이다.
아마 이 책에 나온 소품들이 나오게 된 배경이나, 디자인 이야기들만 담겼다면 그것은 그냥 텐바이텐에서 취급하는 물건의 카달로그 정도 되었을 것 같다. 그리고 아마도 그런 책은 텐바이텐에서 이미 잡지 형식으로 발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예전에는 그랬었는데, 지금도 발행하는지는 미지수이지만. 아무튼 그렇기에 이 책은 그와는 전혀 다른 방향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작가가 직접 선택한 소품을 가지고, 그 소품을 보면서 작가가 떠오른 생활의 단편들을 끄적인 생각들을 글로 써냈다. 그리고 사진 작가님은 그 소품들을 가지고 멋진 사진을 찍어서 만든 책이다. 감성돋는 글과 사진이 만나서 이루어진 합동 작품이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사실 소품들을 감상하면서 이런 것들을 직접 살 생각은 못해봤었다. 원래 장식물을 안 좋아하기도 하고, 만약 산다고 하더라도 딱히 집에 놓을만한 장소가 없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물건을 놓을 자리를 먼저 고려하기보다, 예쁜 소품이라면 일단 사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는 기질상 그런 성격은 아니니 어떤 물건을 봐도 정확하게 쓰임새가 없으면 선뜻 사기가 어렵다. 그러나 내가 사지 않더라도 이런 물건들을 다루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면 나도 모르게 따뜻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감성이 충만해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비록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소품을 가질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그 소품의 느낌과 작가가 느꼈던 순간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재미있는 경험이 된다.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나도 모르게 아하 그렇구나 라면서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자극하는 소품들이 이렇게 많다니, 나도 모르게 인터넷 결재창을 누르려는 충동을 꾹꾹 눌러 자제해야 했다. 감성 소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면서 나는 같은 물건을 보면서 다른 생각을 했었는데..라는 추억을 할 수도 있고, 이런 소품들도 있었구나 라면서 재미있을만한 놀잇감들이 가득하다. 오랜만에 작은 소품 사진들을 하나씩 들여다보면서 나만의 감성을 충전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