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 100점의 숨겨진 이야기 - 다섯 살짜리도 그릴 수 있을 것 같은 현대미술
수지 하지 지음, 하지은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현대미술은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나도 물론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이다. 중세 시대의 미술이나 조각 작품들을 보면 형태와 여러 상징들을 담고 있어 비교적 관련 정보만 알고 있다면 이해하기가 어렵지 않은데, 현대 미술 같은 경우에는 작가의 성장 과정이나 사회를 보는 시선, 사회 문제 등 총체적으로 고려해야할 점들이 많아서 그냥 아무 정보 없이 작품만 보았을 때는 이 작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어떤 이들은 많은 것을 신경쓰지 말고 그냥 느끼는 대로 작품을 감상하라고 하는데, 그것도 어느 정도 미술에 대한 식견이 쌓였을 때 가능한 일이고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는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 책에서는 현대 미술 100점을 바탕으로 이 작품이 담고 있는 의미와 작가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하고 있다. 사실 작품의 주제별로 크게 몇 단락으로 나누기는 했는데, 큰 의미는 없어 보인다. 워낙 현대 미술이 작품 세계가 난해하고, 파격적인 작품들이 많아서 책장을 넘길 때마다 깜짝 놀라곤 한다. 그리고 이 책의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은 각 작품들의 크기를 상대적으로 비교한 페이지가 있다는 점인데, 실제로 보지 않는 이상 크기를 가늠하기 힘든 독자들에게 실제 작품 크기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게 해서 조금 더 생생하게 작품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사실 같은 작품이라도 크기에 따라서 사람들이 느끼는 위압감이라든지, 느낌이 무척 다른데 이렇게라도 배려한 점이 상당히 마음에 든다.

 

전문가의 입장에서 한정된 페이지 안에 작품 이야기를 여러모로 담으려다보니, 생각만큼 원활하게 작품에 대한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 이미 기본 지식이 있는 상태에서 이 책을 읽는다면 좀 더 쉽게 이해가 될 수도 있을텐데,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 이 책을 읽는다면 그냥 글자를 읽는 것밖에 안 된다. 대략적인 이해는 되는데, 뭔가 내가 알지 못하는 것들이 많이 남은 느낌이다. 작품의 뒷 이야기라기 보다는 그냥 어린아이도 그릴 수 있을 것 같은 작품이 왜 사람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는지에 대한 부가 설명 정도를 싣고 있다고 보면 좀 더 이해가 빠르겠다. 그래도 현재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품들을 생생한 컬러 도판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미술에 입문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되겠다. 글은 좀 난해했지만, 한 번에 여러 작품을 볼 수 있어서 꽤 재미있게 읽었다. 현대 미술에 관심이 많은 초중급자용으로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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