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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종구기자] 5000원짜리 지폐가 23년만에 새단장을 하고 그 모습을 처음 드러냈다. 한국적 이미지를 한층 강화해 전통적 예술성을 강조했고 홀로그램, 요판잠상 등 첨단 위조방지장치를 무려 20여개나 적용했다.
한국은행이 2일 새 5000원 지폐의 시제품을 완성하고 그 도안을 공개했다. 새 5000원권은 이달 7일부터 한국조폐공사에서 인쇄를 개시할 예정이다.
한은은 지난 6월 9일 금융통화위원회가 도안을 확정한 이후 5개월 여의 실무작업을 거쳐 완성됐으며 내년 1월이면 발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가로 142mm, 세로 68mm로 현용 5000원권보다 가로와 세로가 각각 14mm와 8mm 축소돼 달러화 크기와 비슷해진 새 5000원권은 인물 초상으로 현 인물인 율곡 이이를 그대로 유지했다.
그러나 앞면 보조소재와 바탕무늬, 그리고 뒷면의 도안은 모두 바뀌었다. 앞면 보조소재는 벼루에서 율곡의 탄생지인 오죽헌(몽룡실)과 그곳에서 자라는 대나무(오죽)로 변경됐다. 몽룡실은 율곡의 어머니인 신사임당이 용이 품안으로 들어오는 태몽을 꿨다는 장소다. 바탕그림으로는 현용 창호무늬(창문 방문에 사용된 전통문양)를 사용했다.
뒷면 소재로는 신사임당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8폭 초충도 병풍가운데 수박그림과 맨드라미 그림 등 2폭의 그림을 도안해 사용했다. 바탕그림으로는 조각보무늬를 사용했다. 조폐공사의 여성 디자이너 작품이다. 김두경 한은 발권국장은 "전체적으로 뒷면에는 여성과 관련된 도안을 많이 사용했다"고 말했다.
위조에 취약해 가짜 5000원권이 범람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20여가지의 첨단 위조방지장치를 새로 적용하거나 확대 적용했다.
가장 대표적인 위조방지장치인 홀로그램은 보는 각도에 따라 우리나라 지도, 태극과 액면숫자("5000"), 4괘의 세가지 무늬가 번갈아 나타난다. 색상이 변하는 원형의 얇은 특수필름을 부착해 그 아랫부분에 문자("한국은행 5000")를 덧인쇄했다.
우리나라 지도에는 제주도와 독도가 선명하게 나타나 있으며 문양을 둘러싼 14.7mm의 동그라미는 하늘을 상징하며 작은 원은 동북아 중심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4괘는 가로 배치가 아니라 마치 팔랑개비 처럼 배치해 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또 조폐공사에서 자체 개발한 색변환 잉크를 적용해 뒷면 오른쪽 액면숫자("5000")의 색상이 보는 각도에 따라 황금색에서 녹색으로 연속적으로 변한다.
만지면 볼록한 것이 느껴지는 요판잠상은 현용 1만원권의 점자에 적용됐던 것으로 새 5000원권에 새로 도입됐다. 지폐를 비스듬히 기울이면 감추어진 문자 "WON"이 나타난다.
이 밖에 육안으로는 거의 볼 수 없고 확대경으로만 식별이 가능한 여러 종류의 미세문자가 앞면과 뒷면 곳곳에 배치 돼 있고 빛에 비추어 보면 "한국은행 BANK OF KOREA 5000"이란 문자가 바르게 또는 아래위가 반대로 번갈아 인쇄되고 형광처리된 얇은 플라스틱 띠가 보인다. 또 용지두께의 차이를 극대화해 숨은 그림인 액면숫자 "5000"이 빛에 비추어 보지 않아도 육안으로 식별된다.
김두경 한은 발권국장은 "화폐도안은 나라를 상징할 뿐 만 아니라 위조가 어려워야 하고 디자인 수준을 전세계에 알리는 것이라 아름다워야 한다"며 "은행권은 이 모든 것을 갖춘 종합예술품으로 도안과 위조방지장치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나 유로지역, 일본 등의 경우 6~7년에 한번씩 새 화폐를 발행하는데 5000원권의 경우 상당히 낙후돼 있다가 겨우 23년만에 바꾼다"며 "위조를 완벽히 막을 수 있는 지폐는 없지만 총 20여종의 위조방지장치를 적용해 위조가 크게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새 1만원권과 1000원권은 내년 상반기중 시제품을 완성해 도안을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