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aladin.co.kr/blog/mylibrary/wmypaper.aspx?PaperId=954472

 

바람구두

죽고 난 뒤의 팬티

오규원

가벼운 교통사고를 세 번 겪고 난 뒤 나는 겁쟁이가 되었습니다. 시속 80킬로만 가까워져도 앞 좌석의 등받이를 움켜쥐고 언제 팬티를 갈아입었는지 어떤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재빨리 눈동자를 굴립니다.

산 자도 아닌 죽은 자의 죽고 난 뒤의 부끄러움, 죽고 난 뒤에 팬티가 깨끗한지 아닌지에 왜 신경이 쓰이는지 그게 뭐가 중요하다고 신경이 쓰이는지 정말 우습기만 합니다. 세상이 우스운 일로 가득하니 그것이라고 아니 우스울 이유가 없기는 하지만.

출처 :  이땅에 씌여지는 서정시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건우와 연우 2006-09-20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끄덕거리며, 참 좋지요....

라주미힌 2006-09-20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상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