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박근혜 대표와 한나라당의 차분한 대응에 따라 수권정당 가늠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표가 그것도 백주 대낮의 유세장에서 중상을 입는 피격을 당한 데 대해 깊은 유감과 위로의 뜻을 전해드리고 싶다. 아마 이 사실을 두고 진보 건 수구보수세력이건 대한민국 국민들 치고 안타깝게 여기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 20일 박근혜 대표 피습이 알려지자 박 대표 지지자들이 서대문 경찰서로 몰려가 밤늦게까지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     © 대자보


그러나 때리는 시누이 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격으로 원조 보수신문인 조선일보는 이번 피격사건을 쟁점화해 한나라당과 박근혜 대표의 사실상 대변인으로 자처하고 나선 느낌이다. 벌써 조선일보 홈피에는 대구. 경북지역의 분노에 찬 민심을 극대화하여 침소봉대 하여 보도하는 한편 아직 사법기관의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한나라당에 불만을 품은 개인의 우발적인 범행일 수도 있는 사안을 정치적 테러로 각색해 노무현 정권 죽이기에 힘을 보태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 그런 테러들은 세계 각국에서 다발적으로 일어났다. 바오로 2세인 교황의 저격도 그렇고 레이건 대통령의 저격과 케네디 대통령의 저격도 마찬가지로 그 동기가 우발적이고 충동적인 범행이었을 뿐 정치적인 의도가 전혀 없었다.

박근혜 대표는 알다시피 군사독재의 원조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다. 그녀는 제국의 공주였고 그 모친인 육 여사가 피격 당한 뒤에는 사실상 청와대의 안방을 좌우지하는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충실하게 해낸 분이다.

자, 우리 한번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자. 만일 테러범들이 노무현 대통령 정권이나 열린우리당에 연관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그가 정신병자가 아닌 이상 그런 무모한 범행을 저지를 리 없다.

이번 사건으로 박 대표와 한나라당의 지지기반인 영남권과 보수를 지지하는 지역은 더욱 더 굳게 결집할 것이고 심지어 중도적인 입장을 견지하거나 선거에 무관심했던 국민들도 연민의 정에 이끌려 박 대표와 한나라당을 지지할지도 모른다. 이번 박 대표의 피격 사건은 오히려 그들에게는 천군만마를 얻은 것과 다름없는 호재였으면 호재였지 악재가 결코 아니다.

오히려 한나라당 선거본부는 범인들에게 무릎꿇고 인사드리고 싶을 정도로 마음속으로는 '이번 선거는 이겼다!" 라며 만세를 외치며 쾌재를 부르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박 대표는 이 사실만은 기억해야 한다. 과거 당신의 부친인 박정희 정권 시절 영구독재를 위해 억지 고문으로 희생당해 사형 당하거나 불구자가 된 수많은 민주투사들의 아픔과 상처를 기억해 두어야 할 것이다.

유신정권과 군사독재에 항거하는 죄 없는 지식인들과 반대파들을 투망식으로 검거해 중앙정보부와 대검공안부, 기무사와 정보경찰의 취조실에서 물 고문, 전기와 고춧가루 고문, 급소를 가리지 않고 질러 대는 발길질과 몽둥이 찜질, 며칠씩 잠 안 재우기 등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잔인무도한 방법으로 강제 진술서를 받아 억울하게 사형시키고 평생 불구자를 만들었다.
 
그 원한 맺힌 영령들이 아직도 구천을 헤매고 있고,  부상당했던 당시의 민주투사들이 걸레같이 돼버린 육신을 겨우 지탱한 채 아직도 시뻘겋게 눈뜨고 살아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박 대표는 며칠 전 민주항쟁의 진원지였던 광주 망월동의 5.18 묘역을 참배했다. 그 묘역에 안치된 영령들은 박 대표의 부친인 박 정권의 충실한 후계자임을 천명했던 전두환이라는 살인정권에 의해 희생된 민주열사들이다.

비록 어제 무지한 괴한들에 의해 자행된 상처가 따갑고 아플지라도 박 대표의 부친에 의해 죽고 불구자가 된 사람들을 위해 반면교사로 삼고 오히려 겸허한 태도를 보이는 게 공당의 대표이자 이 나라를 이끌 고 있는 힘과 지혜를 가진 정치지도자의 상식과 예의라고 생각한다.

정치란 백성을 안정시키는 것이지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 아니다. 이번 사건은 박 대표를 저울 대에 올려놓은 것과 다를 게 없다. 한나라당이 이번 사건을 어떻게 처리하는 지에 따라 박 대표가 수권정당의 대표로서의 자질을 지녔는지를  판가름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다.
 
* 글쓴이는 경상남도 민언련 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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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자누스 2006-05-22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오로 2세인 교황의 저격도 그렇고 레이건 대통령의 저격과 케네디 대통령의 저격도 마찬가지로 그 동기가 우발적이고 충동적인 범행이었을 뿐 정치적인 의도가 전혀 없었다." 이건 전혀 맞지 않는 이야깁니다. '우발적 피습'이라 예단하고 과거의 권력형 폭력을 등치하는 건 횡설수설에 가깝네요.

라주미힌 2006-05-22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네요. ㅎㅎㅎ 그런 감이 없지 않아 있죠.
솔직히 제목만 마음에 듭니다. ㅋㅋㅋ

마노아 2006-05-22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 글씨가 맘에 드네요. 흠, 경상도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