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와 비교될 만한 한국영화가 있다면...
'바람난 가족'이 될 수 있겠다.

조각난 관계와 삶이 서로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그 솔직함은 기가 찰 정도로 적나라하다.

제자와 같이 사는 부,
테니스 코치와 사귀는 모,
독선적인 아들1,
방황하는 아들2

경제능력에서 오는 컴플렉스와 지적 오만함이 넘치는 부의 모습은 병적이다 못해 퇴폐적이다.
과거의 명성과 고상함은 고집이 되어, 붕괴된 한 가정의 표상으로 굳어진다.
그에게 많은 의지를 하고, 닮으려는 아들1의 묘한 연대의식은 세습적인 가정의 한 모습으로 드러난다.
거짓과 위선, 허약한 윤리의식이 뒤틀리고 꼬여서 균열의 틈이 더욱 벌어진다.

굴레와 같은 그러한 가정에서 모의 위치는 흔들린 치아처럼 고통이 스며있다.
이 남자, 저 남자 .. 바람이 멈추는 곳에 바람이 존재 하지 않듯이
그녀는 자신의 머무를 곳을 찾아 헤맨다.
아들1과 부가 매우 닮았지만, 아들2는 결코 닮을 수 없는 이유는 아마도 아들2의
출생의 비밀과 연관되어 있을 듯 싶다.(모의 성향으로 봐서.. ) 
모의 삶에 아들2가 끼어들어 있으면서도 방황할 수 밖에 없는 아들2의 모습은
길 잃은 어린양처럼 애처롭다. 여기저기에 자신의 정액을 바르고 다니는 모습에서
아들2의 고민과 갈등을 잘 말해준다.

헐리웃의 '행복한 가족애'가 가루가 되어 재탄생한 '오징어와 고래'

이혼의 풍경,
공유했던 모든 것의 배분문제에서부터
공유했던 모든 것들에 대한 아픔을
사르고 어르는 독한 영화이다.
 

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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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25 2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주미힌 2006-03-25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답니다. 저 예산 영화이면서 요즘 영화들에 비해서 짧고..(80분이던가) ㅎㅎ

nada 2006-05-19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별이 네 개네요. 전 너무 좋게 봤는데. (지금 죽 보고 있는데 라주미힌님 취향이 저랑 비슷하신가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