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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오리새끼의 출근
메트 노가드 지음, 안진환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4월
평점 :
품절
자기 개발서는 테트리스 같다.
적당한 모양새와 내용을 끼워 맞춘다. 잘 맞아떨어지면 그 줄은 삭제되고, 계속 진행을 할 수 있다. 더 잘하면 레벨(자기 개발)도 올라간다. 그러나 엉성하면 그것이 계속 쌓이게 되어 바로 엔딩을 맞이한다. 독자와 교감을 나눌 수 있느냐, 바로 덮어버리게 하느냐를 결정짓는 것은 바로 설득력과 참신함에 있다고 본다.
자기 개발서를 읽는 목적은 독자에 따라 다르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현재를 변화시키기 위해 그것을 이끌어 낼 방법론과 추진해야 할 방향을 모색해 보기 위함일 것이다. 사실 이런 책들 내용은 거의 다 비슷하다.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주위를 잘 살피고, 관계에 힘쓰고, 자기 능력을 개발하고, 철학을 가지고, 열정을 갖고, 목표와 의지를 지니고, 자만하지 말며, 성실하게, 끈기 있게 등 내가 아는 좋은 말 대부분을 그대로 말하고 있다. .
그래서 날 지루하지 않게 참신한 소재로 얼마나 잘 설득하느냐를 중점적으로 보는데, 이 책은 나름대로 노력은 많이 한 듯 하다. 아이들만의 이야기로 치부될 수 있는 안데르센 동화가 성인들에게도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애썼다. 아이들에게는 삶의 지혜, 꿈, 환상을, 성인들에게는 처세술을 보여준다. 큰 범주 안에 둔다면 같은 말이겠지만…
이 책의 ‘설득을 위한 과정’을 보면, 간단하게 주제를 밝히고, 동화 소개, 저자의 해석을 곁들이는 식이다. 해석이 그렇게 독특한 편은 아니다. 내가 어렸을 때 읽었던 교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좀더 길고 자세하게 썼다는 점, 직장 생활에 어떻게 적용되는가 정도만이 차이가 날 뿐이다.
사실 수 많은 자기개발서의 역할은 다른 이유가 더 있다고 본다. 각오를 다지는 것, 활력을 불어 넣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년 계획 세우듯이 그것이 늘 실패해도 다시 계획을 세우고 자신을 추스르게끔 만드는 것이다. 학창시절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문제집을 사면 처음에는 앞 부분을 열심히 풀게 되나, 점점 손을 놓게 된다. 그럴 때는 문제집을 새로 사서 다음 단원부터 시작하라고~, 그것은 문제집을 새로 산 것이 아니라, 각오를 다시 산 것 이라는 비슷한 의미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책에서 얻은 것은 남들처럼 새로운 생활 태도에 대한 다짐이다.
‘피상적인 것에만 의지하거나 화려한 외양에만 마음이 쏠리면, 현상의 핵심으로부터 멀어지고 만다. 향기 좋은 와인을 마시면서도 맛을 음미하기보다는 병 표면의 브랜드를 먼저 보게 되는 것이다.’
역시 인간은 망각을 달고 다닌다. 저 평범하고도 깊은 진리를 잠시 잊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