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은 식품을 약탈하고, 백인은 그냥 찾아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희생된 사망자가 최대 1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 인종 차별 논란이 미국 사회를 흔들고 있다. 흑인들과 사회 단체들은 부시 행정부가 흑인 보호에 무관심하다며 비난을 퍼붓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인종 차별 논란은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에 상륙한 직후부터 - 인터넷의 한 구석에서 - 이미 시작되었었다.
허리케인은 8월 29일 뉴올리언스 등을 강타해 홍수를 일으켰다. 그 다음 날부터 현장 사진이 인터넷 포털 등에 소개되기 시작했는데, 한 네티즌이 납득하기 어려운 보도 사진들을 보았다면서 사진 공유 사이트 '플릭알'에 올려놓았다.
'dustin3000' 이라는 아이디어 네티즌이 올린 사진에는 가슴까지 물이 찬 뉴올리언스의 도심에서 식품과 음료를 들고 가는 시민들의 필사적인 모습이 담겨 있다.
그런데 한 통신사는 흑인이 음료와 식품을 들고 가는 장면을 촬영한 사진에 가게를 "약탈(looting)"했다고 설명을 붙였다. 그런데 거의 같은 상황을 촬영한 다른 통신사는 전혀 다르게 묘사하고 있다. 백인 여성과 남성이 가게에서 빵과 소다를 "발견 finding"했다는 것이다. 물론 당시 문을 열고 장사를 하는 가게는 없었다.
흑인 백인 가릴 것 없이 시민들은 가게에 들어가 무단으로 먹을 것을 들고 나와야 했던 상황인데, 흑인은 약탈자이고 백인들은 단순 습득자가 된 셈이다.
문제의 인종 차별적 보도 사진은 네티즌들의 블로그로 급속히 퍼졌을 뿐 아니라 유명 인터넷 매체인 살롱, 진보 매체인 Z넷 그리고 시애틀 타임스, 시카고 트리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컬 등 유력 신문에도 기사화되면서 대 사건으로 발전하고 말았다.
그리고 미국 주류 사회가 흑인을 백안시한다는 사실은 흑인들의 가슴속에 아프게 새겨지고 말았다. 그 예로 지난 주말 흑인 랩 가수 케인 웨스트는 NBC의 이재민 돕기 기금모금 생방송에서 “흑인이 하면 약탈이고 백인이 하면 그냥 발견이냐"며 미국 주류 사회의 편견을 강력히 비난했었다.
팝뉴스 강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