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죽음,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은 인간 정서와 인격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가.
아무런 이유없이 자신에게 가해지는 위협적인 운명이 던지는 공포는 폐쇄된 공간에서 배가 된다.
그곳에서 의지할 만한 인간, 믿을만한 인간의 존재는 신과 같다.
그러나 과연 존재하는가?

마지막 출구에서 묻는 '당신은 신을 믿습니까?'라는 질문의 의도는 바로 그것이다.
당신은 누구를 믿을 수 있습니까?
결국엔 모두가 No라고 대답을 하고, 그렇게 대답을 한 자들은 죽는다.
그래서 Yes는 과연 생의 끈을 뜻하는가? 영화 내에서는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그렇게 대답을 한자가 없기 때문이란다. 없을 수 밖에...
확실한 것,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yes라고 답할 수 있는 자가 과연 있을까.
관리자조차도 자기 자신의 기억이 사라지고 저 안에 갇힐지도 모르는 불안을 늘 갖고 있으니...

육면체를 둘러싸고 있는 함정의 위협, 그것을 제어하는 알 수 없는 존재들의 위협
공포는 늘 주위에 있고, 그것의 불확실성은 영화의 끝이 과연 해피인가 언해피인가를
혼돈스럽게 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느끼는 것은 과연 다음에는 어떤 함정이 기다리고 있을까.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와 불안의 묘한 버무림이다.

그것이 이 영화의 매력이라지만, 이 영화의 단점이기도 하다.
감정의 기복만을 다루고, 그것을 다루는 테크닉에만 집중을 하다보니
그 외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다.

심지어 주제조차도 없어 보인다. 그들의 불안은 영화내에 존재하고, 그들을 지켜보는
관객이란 구도만 잡혀있을 뿐이다.
영화가 뿜어내는 이미지들은 영화내에서만 맴돌기 때문에 오래 남는 영화가 될 수 없는게
이 영화의 한계이다.

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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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1-30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별점이 세개밖에 안되는군요.. 무지 기대하고 있는 영화인데..ㅠ.ㅠ

라주미힌 2005-01-31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핫.. 제 기준이라. 신경안쓰셔도 됩니다. 큐브 이전 편들하고 비슷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