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성탈출의 여백을 이래저래 메꾸는 작업들이 꾸준한 걸 보면,
이야기의 생명력은 완전함이 아니라 불완전함에 있는 듯 하다.
채우려 채우려 해도, 채울 수 없는 허기의 본능이라고나 할까..
100년도 못 사는 인류의 불안은 시작과 끝을 모른다는 것에 있다.
다만 깊은 땅 속에 만고의 흔적을 남긴 것들을 통해 우리의 미래를 가늠할 뿐이다.  
지구를 장악하는 속도만큼 빨라지고 있는 몰락의 속도.

인류의 자신감 만큼 구겨지는 자존감이
유인원의 표정에 서서히 드러나더니 터져나오는 말이 극적이다.
지구적 관점에서 우리의 빈자리는 얼마나 작은지
진화의 시작을 통해 그 끝을 보게 한다. 

탁월한 심리묘사가 좋다.

 

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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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11-09-14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용하신 단어가 너무 마음에 들어요.
예전에도 가끔 그런 생각한 적이 있는데
라주미힌님 가끔 참 멋진 단어들을 구사하십니다.
첫번째 단락 너무 마음에 들어요.

2011-09-15 1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5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글, 첫 단락 참 좋습니다.^^
터져나오는 말은 "NO~~~"였던가요. 첫 말이 'NO'임에 다들 많은 의미를 부여하더군요.

라주미힌 2011-09-15 23:57   좋아요 0 | URL
네... 욕이 튀어나오지 않은게 신기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