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성탈출의 여백을 이래저래 메꾸는 작업들이 꾸준한 걸 보면,
이야기의 생명력은 완전함이 아니라 불완전함에 있는 듯 하다.
채우려 채우려 해도, 채울 수 없는 허기의 본능이라고나 할까..
100년도 못 사는 인류의 불안은 시작과 끝을 모른다는 것에 있다.
다만 깊은 땅 속에 만고의 흔적을 남긴 것들을 통해 우리의 미래를 가늠할 뿐이다.
지구를 장악하는 속도만큼 빨라지고 있는 몰락의 속도.
인류의 자신감 만큼 구겨지는 자존감이
유인원의 표정에 서서히 드러나더니 터져나오는 말이 극적이다.
지구적 관점에서 우리의 빈자리는 얼마나 작은지
진화의 시작을 통해 그 끝을 보게 한다.
탁월한 심리묘사가 좋다.
점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