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oetry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생(生)의 갈망 속에서 내가 아직도 마음 속 깊이 사랑하고 싶은 단어가 있다면 바로 오늘이라는 아름다운 꽃이 시들어가는 완숙함이 되겠죠.”

시간보다 기억을 지워내는 속도가 앞지르기 시작한다.
덧없는 세월, 아름다운 것들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볼 수 없는 세상…

‘시를 쓸 수가 없어요. 시를 어떻게 써야 하죠. 아름다움이 시를 쓰게 하는데 나는 도저히 쓸 수가 없어요’

어찌 아름다움만으로 채울 수 있겠습니까. 추한 것들로 하여금 아름답게 하고, 어둠이 빛을 눈부시게 합니다. 시를 쓰려면 보아야 합니다. 제대로 봐야만이 비로소 쓸 수 있습니다. 늙어감이 죽어감이 아니고, 망각이 퇴행이 아닐 수 있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자식의 자식의 죄를 묻습니다.
인정하기, 받아들임, 보고 싶은 것만 보던 인간의 성장은 이렇게 이루어집니다.

“짐승도 지 흔적을 지운다고 했어!!!”


그 흔적들을 지우고, 새로운 것들로 채우려고 합니다.
이 어울리지 않는 세상에 홀로 남겨지기 싫어 나는 강물과 하나가 됩니다.

“나는 꿈꾸기 시작합니다. 어느 햇빛 맑은 아침 다시 깨어나 부신 눈으로....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이것은 죽음이 아닙니다. 생에 대한 간절함입니다.
여백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알츠하이머병이 깊고 순수한 여백의 문을 열겠지만, 그 한가운데에 핀 붉은 꽃의 화사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시가 죽어가는 세계, 시가 죽어도 마땅한 시대… 창조는 늘 파괴의 고통을 뚫고 자라난다는 것을 알 것도 같습니다.

“시를 쓴다는 것이 어려운 게 아니라 시를 써야겠다는 마음을 먹는 게 더 어려운 거죠”


쥐를 몰아내자.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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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창동 <시>' 칸은 각본상, 영진위는 0점
    from 7:30 2010-05-25 10:55 
    칸에서 낭보가 날아들었다. 이창동 감독의 <시>가 각본상을 수상한 것이다. 등급을 따지자면 황금종려상과 심사위원대상에 이은 3등 상에 해당하지만, 무엇보다 시나리오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세계 최고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가 수상한 것에 왠지 유인촌의 문광부와 한국영화산업을 총괄하는 영화진흥위원회는 맘이 편치 못 할 것 같다. 특히나 다른 상도 아닌 각본상을 수상했다는 점에서. 지난해 7
 
 
무해한모리군 2010-05-24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쥐를 몰아내자. 6.2

머큐리 2010-05-24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쥐를 몰아내자. 6.2 투

2010-05-24 16: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24 17:3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