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번의 금기와 물, 불, 집
이선균의 '원죄 트라우마'는 불에 달궈진 물에서 시작한다.
이웃의 여자를 탐한 죄악에 대한 형벌로 갓난아이는 커다란 상처를 입고, 그는 더 이상 집에 있을 수 없게 된다. 그리고 뚜렷한 목적없이 누군가의 집을 지켜주기 위해 철거현장을 떠나지 못한다.
물을 맞으며 용역을 내쫓기 위해 불을 사용하지만, 그의 행위는 웬지 허전하고 멕아리가 없다.
누군가를 지켜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숨기고 있는 것 같다.
그는 집 안에 머물러야 하며, 물과 불로부터 지켜내야할 자신의 영역이 있는 듯 하다.
그는 은폐된 욕망이며 드러나면 사라져야 할 존재로 비춰진다.
처제와의 사랑은 금기의 변주로 심리적 사회적 모순을 확대시키며 이선균의 존재에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이것도 사랑의 일면을 갖고 있다면?'
군사정권 시대에는 감시의 대상.. 자본독점 시대에는 처벌의 대상처럼 다뤄지지만,
언니의 죽음과 금기의 실체를 통해서 서우는 진실(사랑)을 구하려 한다.
인정하면서 감추어야 하고,
얻기 위해 잃어야 하는,
거래할 수 없었던 유일한 유산을 넘기면서,
일부를 감춤으로써 더 두드러지는 인간 내면의 그림자...
알수록 아픈 것이고, 아프기 때문에 알고 싶다.
금기란 그런 것이다.
사랑도...
근데
좀 설득력 떨어진다.
느닷없다고나 할까...
이선균의 뜬금없는 고백은 거의 찬물을 끼얺는 수준..
점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