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래기자]'창조도시'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 눈에 비친 인천은 어떤 모습일까?

사사키 마사유키 일본 오사카시립대 창조도시대학원 교수는 창조도시의 개념을 처음 정립한 학자로 정평이 나 있다. 그가 인천에 왔다. 15일 '2009 아태도시정상회의' 초청강연을 위해서다.



그는 이날 '일본의 창조도시'를 주제로 강연했다. 기자의 인터뷰 요청에 그는 "먼저 인천을 자세히 돌아보고 이야기하자"고 제안했다. 사사키 교수와 동행해 송도국제도시, 중구 역사문화의거리를 둘러봤다. 인천 도심의 과거·현재·미래를 한꺼번에 본 셈이다.

오후 3시. 갯벌타워 21층 전망대에 올랐다. 송도국제도시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그는 공사가 중단된 동북아트레이드타워를 관심있게 보더니 10여년 전 오사카의 경험을 들려줬다. "오사카에 월드트레이드센터가 건설됐습니다. 당시 오사카는 글로벌시티가 되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입주 기업이 거의 없었고, 시행사는 망했습니다. 결국 오사카 시청을 비롯한 공공기관이 이 건물에 입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1970년대 오사카시는 어마어마한 예산을 투입해 세계박람회(도시엑스포)를 열었고 큰 성공을 거뒀다. 이 성공이 결국 오사카시의 실패를 불러왔다고 사사키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오사카 시장들은 양적 성장만을 추구했다"며 "성장은 일시적일 수 있다. 빌딩을 높이 세우는 세계적 경쟁에 뛰어든 도시 중에는 성공하는 곳보다 실패하는 곳이 많을 것이다"고 했다. 그는 "경쟁적인 글로벌 도시가 아닌 네트워킹을 강화한 창조적 도시를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천의 '역사문화 자원'이 창조도시에 이르는 힘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꼽았다. 자유공원과 중구 역사문화의 거리, 아트플랫폼을 둘러보고 나서 한 말이다. 사사키 교수는 "도시의 기억(momory)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역사문화유산을 어설프게 재건(rebuild)하는 것도 문제지만, 남아있는 도시의 기억을 지우는 것도 안 될 일이다"고 덧붙였다.

사사키 교수의 제자인 가와이다 사치코(오사카시립대 도시연구플라자) 특임강사는 "인천을 천천히 본건 이번이 처음이다"며 "인천의 도시 개발과정에서 민(民)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그는 "일본 가나자와시가 창조도시의 대표적 모델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건 민·관 공동협력시스템이 촘촘히 짜여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http://www.kyeongin.com/news/articleView.html?idxno=478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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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9-18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말에 인천에 갈 예정이라 눈에 확 뜨이는데요.
자유공원은 5년 전 둘러봤으니 이번엔 중구역사문화의 거리를 꼼꼼히 돌아보려고요.
20년간 얼마나 변했는지를 확인하려고요~ ^^

무해한모리군 2009-09-18 0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한 책에 보면 몇해전 일본을 떠들썩하게 했던 초등학생의 유아살해 사건을 다룬 책을 소개하면서, 그 책에 따르면 그런 엽기적인 범죄의 발생 현장이 모두 도시의 역사가 없는 신도시에서 발생했다는 특성이 있다고 지적하는 대목이 나와요. 참 서울 전체를 역사가 없는 도시로 개발하고 있는 지금 모골이 송연해지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서울도 인천도 우리의 도시들은 역사가 켜켜이 싾여서 올라간다기보다는 예전 것을 모두 허물고 앞으로 나가는 듯한 모습인듯 해요. 그리고 아름다운 것들이 가장 먼저 없어지는듯해 더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