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었다. 바람이 시원하다. 햇살이 따사롭다.
여기저기 옹기종기 피어있는 꽃을 따라 사람들은 우르르 우르르 몰려다닌다..
여의도가 좋을까 남산이 좋을까 어느 대학 캠퍼스를 갈까 고궁을 거닐까..
꽃의 향기와 꿀이 벌과 나비의 것이 듯
꽃의 정취는 인간의 것이 되어 버렸다.
벚꽃이 대세인가 보다..
진달래와 개나리가 봄의 전령이었었는데, 유명한 꽃길마다 벚꽃은 자리를 내어주질 않는다.
쏠림과 몰림...
인간은 자연의 섭리 마저도 유행가처럼 만드는 재주를 부린다,
이에질세라 바람에 쉽게 날리는 꽃잎은 봄의 끝을 빨리 가져가려 한다..
이번 주가 꽃들의 절정인 듯 싶다..
날은 벌써 더워지고, 비라도 오면 자취를 감출 태세다..
그녀가 한국의 마지막 봄에 대한 소소한 기억들을 원했다..
본국에 없다는 목련을 담아가야 겠다고..
김수영 시인의 무덤에도 가봐야하고...
관악산 꼭대기에도 가보고 싶다고..
등산과 책냄새, 고양이, 꽃 그리고 나를 좋아하는 (ㅋㅋㅋㅋㅋㅋㅋ ㅡ..ㅡ;)
그녀는 커다란 좌절과 작은 소망들을 안고 머지 않아 떠날 것이다...
그 작은 소망 속에 큰 꿈의 싹이 있음을, 만개하여 열매를 맺기를 바라는
소망 하나을 남겨둔 체로...
2009.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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