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등 상품 주겠다” 변질되는 일제고사


 



 ㆍ“수행평가 반영”…학부모 시험감독 동원
ㆍ31일 1000여명 체험학습… 당국과 갈등 고조

31일 실시되는 전국 초·중학생 진단평가를 앞두고 일선 교육현장에서 성적을 올리거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각종 비교육적인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성적 경쟁상품권을 걸거나 일제고사 점수를 내신에 반영키로 하는 등 파행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험 대신 체험학습을 선택하는 학생이 수백명에 이른 가운데 교육당국은 엄중 대처하겠다고 나서 일제고사를 둘러싼 갈등고조되고 있다.

29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충남 ㅅ중학교는 지난 17일 ‘2009학년도 교육활동 학부모 설명회’를 열고 진단평가에서 1~50등을 한 학생에게 상품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일부 담임교사들은 상위권 학생들에게 별도로 도서상품권 등을 주겠다고 했다.

전남 ㄱ중학교는 진단평가 결과를 수행평가에 10% 반영하겠다고 했다. ‘100점 만점은 10점, 90점대는 9점’ 등으로 수행평가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수행평가는 내신점수에 속하기 때문에 참고자료인 진단평가를 반영해서는 안된다.

부산의 ㅅ중학교는 매주 일제고사 대비용 쪽지시험을 본 뒤 과목당 1점이 떨어질 때마다 1대씩 체벌을 가하겠다고 했다가 학생·학부모의 반발로 시행하지는 않았다.

학부모를 감독으로 동원하는 사례도 있다. 서울 동대문구의 중학생 아들을 둔 학부모는 학교 어머니회 회장으로부터 진단평가 시험감독으로 나와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이 진단평가 당일 각 학교에 학부모 보조감독을 배치하도록 지시했기 때문이다. 이 학부모는 “나는 감독을 거부했지만 주변 엄마들은 눈치가 보여서 가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교육당국은 평가를 방해하면 엄중 대처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지만 전교조와 일부 학부모단체는 ‘일제고사 불복종’을 선언하고 체험학습을 강행할 태세다. 이날까지 전국적으로 1000여명의 학생·학부모가 일제고사를 반대, 체험학습을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평등교육학부모회에 따르면 서울지역에서 학부모 50여명을 포함, 300여명의 학생·학부모가 경기 여주와 남한강 일대 체험학습을 신청한 상태다. 사회공공성·공교육강화 전북네트워크가 섬진강에서 진행할 체험학습에는 300여명의 학생이 참여 의사를 표시했다. 강원지역도 100여명, 대구·경북에선 낙동강 체험학습에 9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참교육학부모회 등 학부모 단체들은 30일 전국에서 1만명의 학부모 서명을 받아 ‘일제고사를 반대하며 시험 선택권은 학생·학부모에게 있다’는 학부모 선언을 할 계획이다.

교육당국은 체험학습을 떠날 경우 무단결석 처리교사 징계를 강행할 방침이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진단평가 거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경고했다.

<임지선·박용근기자 vision@kyunghyang.com>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라주미힌 2009-03-30 0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육당국은 그냥 학생들을 학원에 넘기고 시험감독이나 해라.. 월급은 응시료에서 알아서 떼가라.. 그지같은 놈들.

마늘빵 2009-03-30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발상들하고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