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 친구가 생겼다.
자본주의에 쩔다 보니 볼세비키 혁명에 관심이 가고,
어쩌다보니 닉네임도 그 쪽 이름을 쓰게 됐고,
한반도 정세와 역사에 관심 있다보니 주섬주섬 줍던 쪼가리 정보들...
궁금한게 많았나보다.. 자꾸 재미없는 얘기들을 던졌다..
그런데 나름대로 (나는) 재미가 있다..
뭐랄까... 악마같은 객색끼들에 대한 공분 ㅡ..ㅡ;
특히 한국 기업가놈들..(외국인라서 그런지 이중계약을 하고 근로조건을 객색끼처럼 하는 것들이 많나보다.. 복수하고 싶다는 말과 이글거리는 눈빛 보여줌)
나도 뭐 부당해고를 2번씩이나 20대에 경험해 봐서리;;;;
하여간...
종로에 가면 어김없이 개박이 반대시위를 보게 되는데,
개박이의 만행에 대해서 열변을 토하고 전경의 '전업 애견성'에 대해 논하니
푸틴의 정책과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톡으로 하루만에 날아오는 진압경찰이 있음을
듣고 한국은 그나마 낫다라는 '위안'을 받았다 ㅡ..ㅡ;;;
게다가 한국은 '고시'라는 '기회'라도 있지 않느냐..
러시아에는 그것조차 없다 라는 말에 '패배감'을 느꼈다;;;; 뜨....
좀 보수적인 성향도 있긴 하지만 박그네를 그냥 여성이라서 지지한다나...
그래도 나름 진보신당 당원인데...
박그네는 그냥 어쩌다가 XX 염색체로 태어났을 뿐 여권하고 하등 관계없는 인물임을
강력히 주입시켜주고 심상정님를 추천해 줬다 ㅎㅎ..
사회적 소수자와 비정규직, 생태, 평등의 가치를 추구하는 진보신당을 지지해 달라...
가능성의 희박함을 보지말고,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해 당신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식으로
말했는데.. 외국인한테 ㅡ..ㅡ; 괜히 한거 같기도 하고 ;;;;;
하여간 한국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너무 낮다라는 말도
남자는 다 바람둥이에 이혼율 90%, 가정일은 모두 여자가 한다는 러시아 현실에 백기를 들었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은 나라가 '살기 좋은 나라'일 거라는 내 말에 동의를 해줘서
쫌 고마웠다 ㅠㅠ;;;
미국에 사는 유태인 친구가 대학교도 안나오고 사는 것도 좀 그런데 오바마의 세금정책에
반대를 한다는 말에 자신의 계급을 인식 못하는 어리석음은 한국에도 비일비재함을 알려주는
'뿌듯함'도 느꼈지만...
가장 흥미로웠던 얘기는
(웃자고 한 얘기일 수 있지만) 한국에 있는 러시아인들은 한반도의 통일을 바라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당연하게도 경제적인 이유... 한국에서 일자리가 줄지 않겠냐라는 말...
참 현실적인 얘기였다. 반드시 고민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고...
뭐 나도 남북의 통일을 바라지 않는다..
보나마다 거대한 '하층계급'으로 전락하게 될 비참한 모습들..
그 친구가 말해준 한국 객색끼들이 북한 사람들을 노예처럼 부려먹는 모습은 전혀 가상의 미래가 아니다..먹을 것을 '퍼다 줘도' 북한 사람들이 느끼는 적대감은 상상 이상의 것이다..
통일의 당위성도 목표도 방향도 모두 틀려먹었다..
오로지 비용과 정치적 효과만이 문제가 된다..
그들의 굶주림을 제어함으로써 평화를 얻는 지금의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하고 만족해 하는
모습 속에서 무슨 평화가 있겠는가...
하여간 오늘 느낀 것은...
결핍은 뚜렷한 인식을 불러온다는 점이다..
애정이던... 민주주의던... 자본이던... 계급이던...
문제는 그것을 어떤 식으로 인식하느냐는 별개라는 점이다..
모순과 오류를 더욱 강화하는 쪽으로 기울어져가는 오늘을 보며 절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