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원주민
최규석 지음 / 창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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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드러나는 경우는 없지만 내 마음 깊숙한 곳에는,
도시에서 태어나 유치원이나 피아노학원을 다녔고 초등학교 때 소풍을 엄마와 함께 가봤거나
생일파티란 걸 해본 사람들에 대한 피해의식, 분노, 경멸, 조소 등이 한데 뭉쳐진 자그마한 덩어리가 있다.
부모님이 종종 결혼을 재촉하는 요즘 이전에는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어쩌면 존재하게 될지도 모를 내 자식을 상상하게 된다.

상상하다보니 마음이 불편해졌다.
그 아이의 부모는 모두 대졸 이상의 학력을 가졌을 가능성이 크고
~중략~

그 아이의 환경이 부러운 것도 아니요,
고통 없는 인생이 없다는 것을 몰라서 하는 소리도 아니다.
다만 그 아이가 제 환경을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제 것으로 여기는,
그것이 세상의 원래 모습이라 생각하는,
타인의 물리적 비참함에 눈물을 흘리 줄은 알아도 제 몸으로 느껴보지는 못한
해맑은 눈으로 지어 보일 그 웃음을 온전히 마주볼 자신이 없다는 얘기다.-1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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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8-11 0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나는 오늘 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쥬 리뷰 올렸는데...

라주미힌 2008-08-11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봤어요.. :-)

Alicia 2008-08-11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이책 웬디님 소개받고 알았는데 아직 읽진 못했어요. 한번 보고싶은 책이에요. 이즈음 이 책에 대한 리뷰가 자주 올라오는 것 같아요.^^

라주미힌 2008-08-11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먼 다큐멘터리 같아서 읽다가 푹 빠지게 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