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고 아이들의 견해



인디고서원에서 내는 인디고잉 12호엔 촛불과 광우병소 문제를 갖고 생태주의와 민주주의에 대해 되새겨보는 특집이 실렸다. 인디고 아이들의 글과 현병호 선생(민들레 발행인)의 광우병은 축복이다라는 글 그리고 우리 안의 대운하를 재수록하여 꾸몄는데, 아이들 글이 참 좋다. 그 일부.


저 역시 현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고, 또 그런 촛불 문화제를 느껴보기 위해 거리로 나가 촛불을 들었습니다. 소중한 시간에 이렇게 나와서 촛불 문화제를 펼치는 시민들을 보며, 우리들의 민주정신을 훌륭하다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시위는 온전한 생명의 존재로서 소와 따뜻한 정을 나누던 인간적인 삶의 회복을 위한 외침이 아닌, 우리만 안전한 먹거리를 먹으면 된다는,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에서 비롯된 시위였기 때문입니다.자연과 생명은 인간을 위한 경제적 착취의 대상이나 정치권력 획득의 도구가 아닙니다. 소를 바라보면서 따뜻한 정을 느끼고 인간과 자연이 하나됨을 느꼈던 우리의 생명 감수성은 어느새 자본이라는 거대한 힘 앞에서 사라져버리고만 듯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필요한 건 참다운 삶의 의미와 가치를 묻는 생태적 상상력입니다. 어느새 삶과 생명에 대한 존중이라는 가장 근원적이고 본래적인 가치를 상실한 채 펼쳐지고 있는 구호나 저항들은 마치 오염된 바다를 인식하지 못한 채 그 바다 위에 일시적으로 일렁이는 파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다들 너무 이기적인 것 같다. 촛불 시위 피켓엔 “이명박 너나 미친소 쳐먹어” ''내 인생 좀 펼쳐보려고 하니 광우병 걸렸네“ 등 내가 죽고, 내 이웃이 죽고 우리 국민이 죽는 문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조금 더 나아간다 해도 친미 정부, 자국민을 생각하지 않는 정부를 탓하는 지점에서 끊긴다. 대한민국 안에만 들어오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들이다. 그러나 지구 위 어딘가에서 미친 소와 병든 닭, 그리고 오리는 여전히 아프다. 이런 병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누가 어떻게 끊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은 집회현장에는 거의 없었다. 좁은 우리에 꽉꽉 채워 넣어 면역력을 떨어트리고 지구상의 모든 인간이 충분히 먹을 만큼 많은 곡식을 소에게 먹여 소수가 먹을 고기를 만들고, 그도 모자라 소가 소를 먹어 병들게 만든 것. 이것이 가장 근본적인 문제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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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7-11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낮에 보고 좀 울컥 했었어요 퍼왔다가 말았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