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 기자회견에는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분당에서 강연이 있어, 그 시간에 저는 택시를 타고 이동중이었습니다. 지금 강연 마치고, 짜장면으로 식사를 하고, 지금은 신림동 근처의 PC방에서 다섯 시 반 강의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일단 찜질방 가서 모자란 잠을 보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를 대신하여 부상당한 두 동지는 다리에 깁스를 하고, 얼굴이 현대회화처럼 일그러진 와중에도 병원 침대에 누워 제게 술을 살 것으로 요구하더군요.  저는 그 요구가 '심히 이유 있다'고 판단하여 나중에 술을 살 예정입니다. 참고로 남자한테 술 사는 것은 제 인생에서는 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지금 집으로도 살해 협박 전화가 날아오는 바람에 심약한 노모를 위해 전화 코드를 뽑아놓은 상태고, 제 핸드폰으로 날아오는 협박전화는 문자창에 번호가 뜨므로 안 받고 있습니다. 051, 052로 오는 전화는 다시 걸어봤자, 착신이 불가, 혹은 미상으로 나옵니다. 협박을 하려면 자기 번호 가지고 당당히 하든지... 

황우석 때, 부분적으로는 디워 때에도 이미 다 겪었던 일이라, 별 감흥은 없습니다. 새로운 게 있다면. 이번에는 술 퍼먹고 진짜 당사로 쳐들어온 것 뿐. 경찰차를 타고 호송되어 가며 그 중 한 친구가 제게 그러더군요. "진중권. 기억해. 이건 시작이야." 예,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이 얼마나 창대할지 두고 보지요. 풋~

술 먹고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이라고 하나, 저는 그 말을 믿지 않습니다. 칼라 TV 인터뷰가 문제가 된 것이라면, 그것은 6월 6일 시청앞 상황, 거의 한 달 전 일입니다. 제 글이 문제였다면, 그것도 몇 주 전의 일입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갑자기 열받아 우발적으로 쳐들어갔다? 인간 형광등입니까? 그건 믿기 어렵구요... 

제 판단에 따르면, 단체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일을 친 것 같습니다. 세 사람이 난동을 부리고 두 사람이 현장 밖에서 대기한 것이나, 난동을 부리면서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보고를 한 것이나, 우연히 엿들은 그들의 귓속말 소리나, 다 뭔가 윗선의 지시에 따라 이루어진 일이라는 심증을 갖게 합니다. 

이번 일도 6월 6일 현충일 때에 있었던 그 사건의 연장이라고 봅니다. 난동을 부린 자가 이명박 후보 안보특위에 있었다고 하네요. 뭐, 저들이 왜 저런 짓을 했는지 다들 짐작하실 겁니다. 이번 총선에서 심상정 후보와 싸웠던 그 한나라당 의원이 저들에게 이권사업을 보장해주는 법률을 제출했다고 하지요? 

지난 2주 전부터 칼라 TV 방송을 하면서, 점점 더 많은 위험을 느끼고 있습니다. 뭔가 표적이 되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방송에 참여한 우리 스탭들 중에서 경찰 쪽에서 날아온 물건에 안 맞아본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니까요. 그래도 마지막 촛불 한 자루가 남을 때까지 끝까지 시민의 편에 서서 싸우는 방송이 되겠습니다.

진보신당, 칼라티비, 후원해주신 시민들, 도와주신 자원봉사자 여러분, 모두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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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돌이 2008-07-02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씨발, 개새끼들이네,

라주미힌 2008-07-02 23:59   좋아요 0 | URL
한번 국가의 개는 영원한 국가의 개? ㅡ..ㅡ;

부엉이마님 2008-07-05 0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랬군요...민주화에 한 점 기여한 바 없는 놈들이 요즘 다양성을 존중하라고 토론마다 나와서 떠들더라구요. 할 줄 아는 게 테러뿐이 없으니...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