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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세폴리스 2 - 다시 페르세폴리스로
마르잔 사트라피 지음, 최주현 옮김 / 새만화책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3년만의 출간이라니.. 얄미운 감정을 뒤로 하고 잽싸게(2주씩이나 지난 후에) 읽어보았다. 내용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차도르의 검정 색채, 투박한 그림이 그리웠다. 이란과 여성의 삶이라는 흔하지 않은 주제를 그린 만화의 잔상은 시간을 견딜 만큼 묵직했다. 전쟁을 피해서 망명 겸 유학생활을 하는 마르잔 사트라피보다 남겨진 가족의 ‘생사’가 궁금한 것도 있다. 급박했던 역사의 회오리를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생의 의지를 확인하고 싶었다고나 할까. 그리고 마르잔 사트라피가 보여준 국가와 종교의 억압에 끈질기게 저항한 인간 해방의 가지가 어디까지 뻗어나가나 지켜보고 싶었다. 그것을 응원이라고 해야 할 지는 잘 모르겠으나, 누군가의 삶을 관찰하면서 심정적 동화가 일었다.
1편보다 2편은 더욱 인간적인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불완전한 인간임을 스스로 고백하는 장면들이 많다. 권력과 종교에 대한 불복종이 생활 속의 일탈을 이끌었고, 어느 곳에서도 정착할 수 없는 정체성에 방황하고, 다시 이란으로 돌아가는 과정은 굴곡의 역사만큼이나 극적이다. “참아 낼 수 있는 불행이라면 우리는 스스로를 동정할 수 있다. 하지만, 한계를 넘어 버리면, 이 참을 수 없음을 견디는 유일한 방법은 농담과 웃음”이라 하면서 누군가, 무언가에 의지해야만 했던 나약한 면도 숨김없이 드러낸다. 많은 오류와 반성, 노력 끝에 진정한 여성 해방, 인간 해방이 무엇인지를 살며시 건넨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인간이야말로 찾아낼 수 있는 그 곳, 그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에너지가 ‘검은 만화’에 듬뿍 담겨 있다.
영웅적이지도 모범적이지도 그렇다고 평범하지도 않은 한 인간의 삶을 진솔하게 그려낸 만화의 힘 또한 기억해야 할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