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6000명이 흩어져 생활하고 있는 혹가이도에는 조선학교가 단 하나 밖에 없다
이 영화는 내가 이 학교에서 3년동안 생활하면서 보고 느낀 그들의 모습을 기록한 것이다.

경계에서 끊임없이 존재를 의심받아야 한다면,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으로 삶을 제련한다면,
어떤 형태로 남게 될까...

불편한 현실,
맞서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무너져 버릴 듯한 공기 속, 
재일조선인의 학교는 이들의 가슴에 '조국'을 새긴다.
저고리가 용기를 준다던 한 소녀의 말처럼 그것은 겉으로 드러나야만 한다.
그렇게라도 해야만이 존재할 수 있다.
우리 말이 아니면 침묵할지라도, 본선에 진출할 수 없는 경기에 지더라도
하나의 구호 아래에 모여야만 한다.  

죽지 않기 위해 차별당한다. 그렇게 정체성의 일부분으로 빈자리를 메운다.

내가 그토록 혐오하던 민족주의가 그들에게는 절실함이었다.
허상이라 믿었는데, 그들의 실체였다.
그 중심에 우리말이 있다. 우리말이라는 가느다란 끈에 걸린 운명이라니...

그러나 영화 속 아이들은 그 끈끈한 공동체(민족이라 부르고 싶지 않은)에서 '고향'과 '조국'을 얻어서 그런지 무척이나 밝다. 그들의 마음이 정착한 세계이니까.
졸업식장의 눈물, 잊지 않겠다던 또랑또랑한 우리말이 더욱 서글프다.
역사와 현실은 '우리 학교'와의 서먹서먹한 관계를 청산하기엔 너무 먼 길을 걷고 있으니까..

우리학교는 1세 2세 동포들이 지켜 오시고 발전시켜 온
그 무엇에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보물입니다
이 우리학교를 계속 동무들 하나 된 힘으로써
우리하고 함께 힘을 합쳐 끝까지 지켜내도록 그렇게 합시다!

어려움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때는 사양 없이 옆에 앉아있는 동무들을 찾아가고,
우리학교에 찾아 오십시요!
여기는 동무들의 영원한 모교입니다!


ps.
가식없는 얼굴과 목소리... 
기록의 힘이 느껴지는 다큐영화였다. 최고 수준. 
뭉클뭉클...  

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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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3-18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옆에서 애들이 진짜 이상하게 쳐다봤었는데 -_-

라주미힌 2008-03-18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별로 이상할 것도 없을거 같은디...
꺼이꺼이~ 우셨나부다..

웽스북스 2008-03-18 15: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뇨 질질 울었쬬 (꺼이꺼이는 안울어요, 가오가있지 ㅋㅋㅋㅋㅋ)
다들 영화는 좋긴 좋았는데,
근데 넌 왜울었는데? 이런 반응.
뭐 나도 딱히 설명은 어렵고 -_- ㅋㅋ